소설리스트

내 스킬은 천마신공 (160)화 (160/169)

160화 연합의 탄생(3)

길고 긴 회의가 서서히 결론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김창훈은 모든 이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곤 말했다.

“후우, 그럼 결론을 내도록 하지.”

그리고 그는 창을 사용했던 초월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뮤 제국의 초월자 왕창월.”

그 후 활을 사용했던 초월자를 바라본다.

“테라의 초월자들 중 한 명인 에피로트.”

그 다음 도끼와 정령들을 소환했던 초월자를 바라본다.

“테라의 또 다른 초월자 셀라. 이렇게 셋이 전선의 우측을. 그리고 에트린 제국의 초월자 레이드, 진리의 탐구자 소속 초월자 세리스와 오페니. 이렇게 셋이서 전선의 좌측을 담당한다. 그리고 중앙은 내가 담당하고, 전선이 밀리는 지역을 동시에 내가 지원 나간다. 맞나? 리프러스.”

그 말에 안경을 쓴 여성. 리프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맞습니다. 큰 틀은 그 전략으로 움직일 겁니다. 내부의 세세한 부분은 따로 참모부에서 이야기를 해서 진행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리프러스가 김창훈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정말로 저에게 지휘권을 전부 위임하시는 겁니까?”

“나는 이런 전략이니 전술이니 하는 것들은 잘 몰라. 그쪽으로는 완전히 평범한 보통 사람 수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하지만 그쪽은 지금까지 테라와 뮤 제국의 연합을 잘 이끌어서 사신교와 싸워 왔잖아? 그렇다면 괜히 지휘권을 분리할 필요가 없지. 지휘권을 가진 사람을 바꿀 필요는 더더욱 없고.”

김창훈의 말에 왕창월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리 제국의 사람이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능력은 정말로 뛰어납니다. 지금까지 위험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그녀의 기지 덕분에 몇 번이고 그 위기를 넘겨 왔으니까요.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도 계속 그녀가 지휘하는 편이 저는 옳다고 봅니다.”

왕창월의 말에 테라에서 나온 두 초월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 의견을 말했다.

“나도 찬성이에요.”

“나도 동감이다. 그녀는 정말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러니 그녀가 지휘하는 편이 우리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거다.”

세 명의 초월자가 칭찬하자 리프러스는 살짝 부끄러운지 귀가 빨갛게 되었다. 그리고 남은 3명의 초월자 또한 그녀의 지휘를 찬성하였다.

“괜히 지휘관을 갑자기 바꾸어서 혼란을 만들 필요가 없긴 하지요. 적은 바로 코앞에 있으니까요. 거기다가 그 지휘관이 유능하면 더더욱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나도 찬성.”

“저도 찬성입니다.”

레이드와 세리스, 오페니 또한 리프러스의 지휘에 대해서 찬성하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리프러스에게 말했다.

“들었지? 그러니 지휘는 계속 네가 하도록 해.”

“절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드시 승리라는 결과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러면 중요한 회의는 다 한 것 같으니.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하자고. 모두 쉬어야지. 우리는 저들과 다르게 체력이 무한하지 않으니까.”

김창훈의 말에 리프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낮에 전투를 벌이며 고생하셨으니, 피곤하실 터.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자세한 사안들은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참모부에서 검토를 하고 여러분들에게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 초월자들은 각자 자신에게 배정된 텐트로 향해서 그곳에서 하루를 지내야 했다. 시설이 좋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리프러스가 사과를 했지만 김창훈 일행들은 모두 이해했다.

당장 코앞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여기서 한가하게 집을 짓고 있을 여유 따위 있을 리 없었다. 오히려 비라도 피할 수 있는 텐트가 다 준비되어 있다는 부분이 더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텐트로 들어 온 김창훈은 텐트 안에 있는 침낭에 누우며 홀로 중얼거렸다.

“연합의 결성은 성공이고. 남은 것은 사신교의 퇴치인가.”

- 나름 성과를 잘 보고 있구나.

그때 머리에서 들리는 천마의 목소리에 김창훈이 놀라며 말했다.

“천마님?!”

- 소리치지 마라. 잘 들리니까.

“돌아오신 겁니까?”

- 잘 쉬다가 왔다. 그리고 건방진 놈들 정리도 좀 하였고.

“건방진 놈들이라뇨?”

- 사신이라는 놈을 포함해서 정신 못 차리는 놈이 더 있더구나. 그래서 그놈들에게 격의 차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고 왔지.

그 말에 김창훈은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며 말했다.

“사신교에서 신으로 모시는 그 사신을 죽이신 겁니까?”

- 아니. 도망치는 것 하나는 빠르더구나. 끝까지 구시렁거렸다면 쫒아가서 죽이려고 했는데 그냥 살려 달라고 하며 도망치기에 놓아 주었지.

“가서 죽이시죠. 그러면 앞으로 일이 엄청 편해졌을 텐데.”

김창훈이 아쉬워하며 말하자 천마가 웃으며 말했다.

- 싸울 의지도 없는 쓰레기들을 죽이라는 거냐?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이냐? 그런 놈들까지 다 처리하게. 그런 놈들은 그냥 두는 거다. 그리고 네가 처리해야 할 놈들이 있는데 내가 더 먼저 나서서 처리하면 일이 재미없지 않느냐?

“재미라뇨. 이쪽은 생존이 달린 문제인데.”

- 그러니 재미있는 거지. 내 생존이 달린 문제가 아니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생명이 위험할 정도의 싸움보다 재미있는 것도 없다.

“저는 사양하고 싶네요. 그런 재미.”

김창훈의 말에 천마는 혀를 차며 말했다.

- 아직 멀었구나. 멀었어.

“평생 가까워지고 싶지 않네요. 그냥 지금처럼 저보다 약한 이들을 상대로 평생 싸우고 싶네요. 천마신공을 12레벨까지 달성한 마당에 무리해서 강자랑 싸우고 싶지 않아요.”

- 에휴. 언제쯤 제대로 된 무인이 될지 모르겠군. 어찌 되었든 이번 싸움이나 잘해라. 잘못하면 그대로 죽을 거다. 나한테 살려 달라고 외치며 도망쳤으니 그 녀석도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거다.

“사신이요?”

- 그래. 그리고 나에게 복수를 하고 싶겠지만 그건 불가능해. 그 녀석이 아무리 강해진다고 해도 그 녀석이 강해진 만큼 나도 강해진다. 나와 녀석의 차이는 절대로 메울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 그 녀석도 도망치면서 그 사실을 깨달았을 거다. 그러니 간접적으로나마 복수를 하고 싶어 할 거다.

그 말에 김창훈은 불안해졌다.

“설마.”

- 그런데 이렇게 놀라울 수가. 바로 앞에 내 후인이 있다. 그것도 아주 약한 놈으로. 그놈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할걸?

“반대로 천마님이 무서워서 절 죽이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그러지 않을걸? 내가 애들 싸움에 두 번 다시 끼어들지 말라고 했거든. 나도 끼어들지 않을 거라고 했고.

“그 말씀은…….”

- 사신이 직접 나타나는 일은 없을 거다. 하지만 녀석은 신이지. 그러니 자신의 신도들에게 힘을 주는 것은 가능해. 이건 직접 나서는 것도 아니니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지.

“사신교의 사람들이 강해진다는 거군요.”

- 다 강해지지는 않겠지. 널 상대하는 데 어중이떠중이들은 아무리 많아 봐야 의미 없다는 것을 녀석도 알 테니까. 거기다가 아무리 약하다고 해도 명색이 신의 힘이다. 아무나 그 힘을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지. 몸이 버티지 못할 테니까.

“그럼?”

- 사신교 교주. 그 녀석에게 모든 힘이 집중될 거다. 그리고 그가 널 죽이려고 들겠지. 그런 광신도들에게 있어서 자신들이 믿는 신의 지시는 절대적이다. 아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널 죽이려고 들 거다. 재미있는 일의 시작이지.

웃으며 말하는 천마의 말에 김창훈은 전혀 웃을 수 없었다.

“그 어디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없습니다만.”

- 나는 재미있으니 상관없다.

“후우. 그 말씀대로라고 하면 좋은 일도 있긴 하네요.”

- 좋은 일? 호오. 그래? 어떤 일이 좋은 일이지?

“사신교 교주가 미친 듯이 절 노릴 거라는 거요. 아마 무조건 제가 있는 곳으로 오겠죠.”

- 하하하. 분명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그건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것 아니냐? 반대로 함정을 준비해서 널 유인할 수도 있다. 말했을 텐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널 죽이려고 할 거라고.

“그… 럴 수도 있겠네요. 아니, 오히려 그 가능성이 높네요.”

- 그 함정에 걸리지 않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경청하겠습니다.”

- 첫 번째는 네가 함정을 파악하고 그곳에 아예 가지 않는 거다. 하지만 상대도 멍청하지 않을 테니 분명 네가 빠질 수밖에 없는 함정을 만들 거다.

“그럼 의미 없다는 거네요.”

- 그렇지. 아니면 네가 정말로 모든 것을 버린다면 또 모르지만. 그리고 두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 바로 상대가 함정을 만들 시간을 주지 않는 거지.

“함정을 만들 시간을 주지 않는다…….”

-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알겠지?

그 말에 김창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선빵필승이란 거네요.”

- 상대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지 말고 밀어 붙여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도록 계속 공격하는 거다. 상대가 깔아 놓은 판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네가 스스로 판을 만들어야 한다. 머리가 좋다면 상대의 함정을 역으로 이용할 수 있겠지만. 너는 머리가 좋지 않으니 부지런히 움직일 수밖에 없지.

“지금 바로 움직여야 할까요?”

-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 시간이란 것은 모두에게 같이 적용되니까.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지.

천마의 말에 김창훈은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는 리프러스가 머무는 곳으로 향했다. 그녀는 참모들을 모아서 한창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김창훈이 찾아오자 조금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무슨 일이십니까?”

“급하게 알려 줄 것이 있어서 왔다.”

“급하게 말입니까?”

“그래.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 어떤 쪽을 먼저 듣겠나?”

그 말에 리프러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안 좋은 소식부터 듣도록 하죠.”

“사신교의 교주가 아주 열을 내면서 우리를 공격할 거다. 단순히 열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모든 것을 걸고 우리를 공격하려 들 거다.”

“…갑자기 왜 그런 거죠?”

“나와 계약한 화신이 사신교가 모시는 사신을 밟았다고 하더군.”

“예?”

“쉽게 말하면 화풀이라고 할 수 있다. 나와 계약한 화신을 이기지 못하니 나에게라도 화풀이하겠다는 거지. 그리고 직접적으로 나서지는 못하니 자신을 모시는 신도들을 이용할 거다. 그리고 광신도들에게 있어서 자신들이 믿는 신의 말은 절대적이지.”

그 말에 리프러스가 멍하니 김창훈을 바라본다.

“그러면 이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 볼까?”

그 말에 리프러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긍정적인 소식이라고는 사신교의 최종 목표가 누군지 알았고. 그걸 이용해서 그들의 움직임을 조금이나마 예측 하거나 혹은 유도할 수 있다는 것뿐이군요.”

“정확해.”

그리고 김창훈은 말을 이어갔다.

“적들은 날 어떻게든 죽이려고 할 거다. 그리고 나는 죽기 싫어. 그러니 저들이 무슨 짓을 하기 전에 먼저 공격할 거다. 그러니 아쉽게도 아까 했던 작전을 좀 수정해야겠어. 나는 개별적으로 홀로 움직인다.”

“지금 바로 가실 겁니까?”

“적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데, 시간을 더 줄 수 없지.”

“…알겠습니다. 먼저 이걸 받아 주십시오.”

그리고 리프러스가 무선 이어폰 같은 것을 주었다.

“통신기입니다. 그것으로 최소한의 연락은 해 주셨으면 합니다. 급한 일이 있으면 이쪽에서 먼저 연락을 하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받은 이어폰을 귀에 낀 김창훈이 말했다.

“그러면 다음에 또 보자고.”

그 말과 함께 그는 곧바로 천마뇌절각을 통해서 진형을 벗어나 검은색의 안개로 가득한 사신교의 영역을 향해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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