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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159)화 (159/169)

159화 연합의 탄생(2)

김창훈이 추기경을 모두 제거하고 전쟁터에서 활발하게 움직이자, 전투 중이던 사신교의 사제들이 일제히 물러나기 시작했다.

한 곳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모든 전선에서 사제들이 물러남에 모두 놀라면서도 자신들의 승리를 축하하였다. 그리고 한 숨 돌릴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 동시에 바쁘게 움직였다.

전쟁이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부상자들의 수습이 최우선이었고, 그 다음은 전선의 유지를 위해서 더욱 많은 물자들을 수급하며 전선의 방어력을 올렸다.

그리고 간부들은 모두 한곳에 모여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 어색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 부분은 나중에 챙기도록 하죠. 당장 중요한 것은 사신교와의 전쟁입니다.”

안경을 쓰고 있는 여성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안경을 쓰고 있는 여성은 김창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리스로부터 대략적인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우토의 안정을 위해서 다른 세계들과 동맹을 맺고 있다고요?”

“우토만 포함된 것이 아닌 각자 자신들 세계의 안전을 위해서도 동맹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거지. 진리의 탐구자들같이 그 세계가 안정되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리 세계만 해도 그렇지만 여러 가지로 잡음이 많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외부 세계에 적을 둔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피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동맹을 두는 거지. 전쟁이나 다툼은 우리 세계 내부에서 하는 걸로 충분하니까.”

김창훈의 말에 안경을 쓴 여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동맹이 실제로 나쁜 것도 아니고요.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말이죠.”

그 말에 도끼를 들고 싸우던 초월자가 말했다.

“그냥 툭 까놓고 말해. 지금 무조건 동맹을 맺어서 함께 싸워야 한다고. 아, 이 경우는 함께 싸워 달라고 해야 하는 건가? 이쪽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니까.”

“서로가 돕는 거라고 해 두지. 사신교 놈들에게 일반적인 상식을 기대할 수는 없으니까.”

김창훈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과 한 번이라도 싸워 본 이들이라면 김창훈의 말에 모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동맹에 대해서는 맺었으면 합니다. 말씀 그대로, 우리 제국 또한 제국 내부의 문제만으로도 충분히 머리가 아픕니다. 이 상황에서 외부의 세력과 전쟁을 하며 힘을 소모하고 싶지 않습니다.”

창을 들고 싸웠던 초월자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그렇기에 언제나 다툼을 불러 온다.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하나입니다.”

오페니가 강력하게 말하였다.

“서로 힘을 합쳐서 사신교를 막아야 합니다. 그들을 막지 못한다면 결국 죽음뿐입니다. 모두의 욕망이나 야망은 잠시 접어 두어야 할 때입니다.”

오페니의 말에 모든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서로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사신교에 맞설 연합을 만들려고 하는데, 동의하는 걸로 봐도 되나?”

김창훈의 말에 다른 이들 모두 동의했다. 그만큼 모두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우토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쓸데없이 힘을 소모하고 싶지 않다는 김창훈의 말에 모두 공감한 부분도 있었다.

“좋아. 연합은… 뭐 그냥 편안하게 연합이라고 부르기로 하고, 각 세계들과 개별적인 동맹은 나중에 연합을 만들면서 정식으로 따로 하면 되고. 당장 문제가 되는 사신교 놈들에 대한 문제로 돌아가지.”

그 말에 안경을 쓴 여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모두 이걸 봐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안경을 쓴 여성이 허공에 손짓을 하자 홀로그램 영상이 나타났다.

“지금 보이는 이 영상은, 현재 사신교와 우리들이 만든 전선에 대한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여기 보이는 검은색이 사신교의 영역이며 여기 보이는 흰색이 우리들의 영역입니다. 이제부터 이 흰색의 영역을 ‘연합’이라고 칭하겠습니다.”

그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자 안경을 쓴 여성이 말을 이어갔다.

“현재 연합에서 구축한 방어선은 급하게 만들어졌기에 튼실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신교가 물러났기에 지금을 기회 삼아서 최대한 튼튼하게 구축하고 있으나, 사신교에서 다시 돌진을 시작하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저들은 ‘죽음’을 자원으로 쓰지만 우리는 그 죽음이 손실이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죽지 않고 싸워야 한다는 거지.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야. 무엇보다 사신교의 인물들은 죽어도 죽지 않아. 그 사실은 모두 알고 있겠지?”

김창훈이 사신교 사제들의 재생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안경을 쓴 여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서 크게 고생하였으나, 다행이 세리스 님이 전해 주신 봉인 마법으로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 전에는 솔직히 계속 밀리기만 했습니다. 영혼 그 자체에 손을 댈 수 있는 실력자들은 많지 않았거든요. 덕분에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의 대응 방식이라면?”

이에 안경을 쓴 여성 대신 활을 사용했던 초월자가 대답했다.

“죽음의 힘에 가장 상극이 되는 것은 생명의 힘. 우리는 그 생명의 힘을 사용하여 저들의 신체 재생을 억제하고 나아가 저들의 육체를 무너트렸습니다. 저들의 육체는 죽음의 힘으로 이루어진 허상이나 마찬가지이기에, 생명의 힘으로 그 육체를 파괴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생명의 힘이라는 말에 김창훈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무엇인지 자세히 모르지만 사신교 놈들에게 독과 같은 것이라고 이해했다.

“생명의 힘과 사신교 사제들의 영혼을 봉인하는 마법. 이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하며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여러분들이 도착한 겁니다.”

“추기경 놈들을 상대로 힘들게 버티고 있었는데 덕분에 살았지.”

도끼를 쓰는 초월자의 말에 김창훈은 피식 웃었다.

“그거 다행이군. 하지만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해. 적들의 수장은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으니까.”

그 말에 분위기가 무거워진다.

“나는 그 이전에 사신교를 한 번 토벌한 적이 있다. 그때는 이 정도로 강한 이들이 없었지. 그때, 나는 가짜 사신교 교주와도 싸웠지. 가짜이기는 했지만 그녀는 ‘신의 힘’을 사용했다.”

“신의 힘?”

“그래. 사신교가 그렇게 주구장창 외치는 사신이 직접 나타났지. 물론 제대로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그때 내가 살아난 것은 천운이었지.”

천마가 나서지 않았다면, 그때 김창훈은 죽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사신은 다시 한번 내 앞에 나타났다. 그때도 어떻게 운이 좋게 넘어갔지만, 두 번이나 그렇게 당한 이상 사신이 세 번은 당하지 않으려고 할 거다. 그러니 다음에 또 나타난다면 작정하고 나타나겠지. 무엇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사신교 교주가 사용할 힘은 지금까지 우리가 상대했던 놈들과 차원이 다를 거란 이야기다.”

“그러면 그대가 상대하면 되겠군. 그대는 강하니까.”

레이드의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이다. 물론 내가 직접 나서서 싸울 생각이야. 나 아니면 싸울 사람도 없을 것 같고. 그걸 위해서도 중요한 것은 전력의 분산이다.”

그리고 김창훈은 홀로그램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신교와 우리 연합이 싸우고 있는 영역이 넓어 보이는데,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지?”

김창훈의 말에 안경을 쓴 여성은 살짝 당황하며 말했다.

“길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각 세계마다 길이에 대한 단위가 다를 테니까요.”

그 말에 김창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에서도 국가마다 사용하는 단위가 다른데 아예 다른 세계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그건 그렇겠네. 그러면 일단 내 키를 기준으로 해보는 것은 어때?”

“음. 잠시만요.”

그리고 안경을 쓴 여성의 손짓에 그녀의 손에서 뿜어진 빛이 김창훈의 키를 측정했다. 여성이 홀로그램에 그 수치를 입력하고 난 후에 말했다.

“약 4만 배 정도 됩니다.”

“내 키에?”

“예.”

그 말에 김창훈은 잠시 생각했다. 그의 키는 185㎝다. 여기에 4만 배라고 하면.

‘74㎞인가.’

계산을 끝낸 김창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략 어느 정도인지 알겠군. 다른 이들도 대충 짐작은 가지?”

그 말에 세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매우 길다는 것은 다 이해했을 거다.”

“그래. 그러면 충분해. 우리는 이 긴 전선을 유지하면서 싸워야 한다. 그러니 적절한 전력 분산은 필수야. 나는 우리가 이끌고 온 지원 병력을 2개로 나누어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해.”

“어떻게?”

레이드의 말에 김창훈이 말을 이어갔다.

“먼저 내가 속한 세계인 지구에서 온 헌터들. 그리고 레이드가 이끌고 온 에트린 제국의 기사와 마법사들. 이 2개의 분류로 나누고 진리의 탐구자들이 나뉘어서 각각 합류하는 거지. 마침 진리의 탐구자들 측에서 온 초월자도 2명이니 딱 적당해.”

“그러면 새롭게 온 지원 병력은 2부대로 나누고, 각각 2명씩 초월자가 있다고 보고 병력을 편성하면 되는 건가요?”

안경을 쓴 여성의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빼야 해. 그러니 하나의 부대는 초월자가 한 명만 있는 거지. 나는 부대에 속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 저길 공격할 생각이거든.”

검은색으로 되어 있는 사신교의 진영을 가리키며 김창훈이 말을 이어갔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우리 세계에 있지. 그리고 나는 앉아서 기다렸다가 대응하는 것은 성격에 맞지 않아. 내가 먼저 저들에게 돌진한다.”

“그러다 당하면?”

세리스의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하면 그것으로 끝이지. 내가 못 이길 정도의 상대다. 여기 있는 전력으로 이길 수 없을걸?”

그 말에 다른 초월자들이 살짝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 이상으로 나서지 않았다. 괜한 분란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었고, 동시에 그의 힘을 일부나마 인정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내 걱정은 하지 말라고. 나는 무사히 돌아 올 테니까. 여차하면 바로 도망칠 생각이야. 나 혼자 싸워서 이길 수 없는 괴물과 홀로 계속 싸우는 짓을 할 정도로 나는 멍청하지 않으니까.”

김창훈의 말에 안경을 쓴 여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즉, 다른 분들은 모두 방어에 집중하고 홀로 공격으로 나서겠다는 거군요.”

“공격을 해도 상관없어. 하지만 그럴 여유가 우리 연합에 있나?”

그 말에 모두 입을 다물었다.

“여유가 없지. 저들은 죽어도 상관없지만 우리는 안 되니까. 그러니 방어가 최선이야. 무엇보다, 홀로 추기경 5명씩 상대해서 이길 수 있는 사람 여기서 나밖에 없잖아.”

이 또한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러니 내가 홀로 공격을 나서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최선의 수야.”

“그렇군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러면 그걸 베이스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에 김창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후로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전력의 분배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회의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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