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화 사신교 vs 삼계 동맹(1)
지원 병력이 도착하고 10일이 지났다. 그동안의 변화라고는 지원 병력으로 온 이들의 실력이 좀 더 성장했다는 것과 마법사들이 세리스에게 배운 마법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전부였다.
김창훈은 그동안 계속 천마기를 늘리기 위해서 죽음의 힘을 흡수하였다. 어떻게 보면 평화로운 10일이었다. 하지만 그 평화도 드디어 무너졌다.
멀리서 느껴지는 기척. 이 짙은 죽음의 기운 속에서도 확실하게 다수의 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강력한 죽음의 기운. 이에 김창훈은 눈을 뜨고 외쳤다.
“적들이 온다! 모두 준비해라!”
김창훈의 외침에 훈련 중이던 모든 이들이 훈련을 중단했다. 그리고 레이드가 외쳤다.
“모두 그동안 훈련했던 그대로 진형을 갖추어라!!!!”
그리고 김창훈은 앉아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며 검은색의 안개 속에서 나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잠시 후 검은색의 안개 속에서 여러 사람들이 나타났다.
나타난 이들은 총 300명. 그들을 보며 김창훈이 세리스에게 말했다.
“봉인 준비는 되었어?”
“저것들을 한 번에 다 한다고 해도 문제없어.”
세리스의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앞에 있는 300명의 사신교를 바라보았다. 300명 중에서 유일하게 금실로 특이한 모양을 수놓은 옷을 입고 있는 인물이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정말로 많이도 모여 있군. 오랜만에 보는 생명들이다.”
그 인물의 말에 김창훈은 한 발 앞으로 나아가며 말했다.
“자기소개는 좀 해 주었으면 하는데. 대사제는 아닌 것 같고. 교주인가?”
“음. 이곳의 언어로 하면 ‘추기경’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
추기경이라는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그러면 하나 궁금한 것이 있는데, 그대도 죽었다가 살아나나?”
“애초에 우리는 모두 죽음을 초월했다. 죽어도 살아난다는 질문 자체가 틀렸다. 우린 죽지 않는다.”
“어련하겠지.”
그 말에 추기경은 세리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보다 우리 쪽 대사제 한 명이 우리들의 신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혹시 그 이유를 알고 있나?”
“우리 쪽에서 잘 처리해 주었지.”
“흠. 역시 영혼에 손을 썼나 보군.”
추기경의 말에 김창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인 후에 말했다.
“너희들 전원 그렇게 만들어 줄 테니 너무 당황할 것 없다.”
김창훈이 천마군림보를 전력으로 사용하여 300명의 사신교 인물들을 압박하기 시작하자 추기경은 웃으며 말했다.
“후훗. 애를 쓰기는 하는군. 하긴, 이제 곧 죽을 자들에게 너무 많은 말을 이어갔군. 그러면 여기서 정리하도록 할까.”
추기경의 말에 사신교의 다른 이들이 죽음의 기운을 움직여 만들어낸 무기들을 각자 손에 쥐었다.
그 모습을 보며 레이드가 검을 뽑았고 다른 이들 또한 각자 무기를 쥐었다.
“너무 저항하지 말도록. 저항해 봐야 고통스러울 뿐이니까.”
그리고 추기경이 손을 들어 올리자 다른 사신교의 이들이 일제히 김창훈을 향해서 돌진하였다. 그들을 보며 김창훈은 천마강기를 사용해 천마파천장으로 299명 중 일부의 몸을 파괴하였다.
그것을 본 세리스는 곧바로 마법을 사용했다. 자신의 앞에 정육면체 수십 개를 만들어서 그 정육면체들 중 일부에 사신교의 사제들의 영혼을 봉인하였다.
그 모습을 본 추기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과연 그런 방법으로 우리 대사제와 사제들의 영혼을 봉인한 것이군.”
“당황하지 말고 훈련한 그대로 싸워라!”
그러한 외침과 함께 레이드가 검을 휘두른다. 그의 검에서 만들어진 참격에 사신교의 사제들은 자신들의 무기를 휘두르며 레이드의 참격을 막아냈다.
그 사이 레이드가 이끌고 온 이들은 각자 자신들의 방식으로 사신교의 사제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특히 진리의 탐구자들은 세리스가 알려 준 신체의 재생을 방해하는 마법들을 사용하며 최대한 신체의 재생을 저지하는 것부터 하였다.
사신교의 사제들과 다른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충돌하기 시작하자 사방에서 폭음들이 울렸다. 그 와중에 레이드와 세리스는 사제들 중에 있는 대사제급 존재와 1:1로 싸우며 그들을 막아야 했다.
김창훈 또한 대사제급 존재 2명을 한 번에 상대해야 했다. 추기경은 느긋하게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에 김창훈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여기서 추기경까지 난입했다면 전멸을 각오해야 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썩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김창훈은 그렇게 말하며 천마강림을 사용하였다. 동시에 김창훈이 사용하는 공격들의 위력이 매우 강력해지자 대사제급 존재 2명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강해진 김창훈의 공격에 당하였다.
당연히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세리스가 2명의 대사제의 영혼들을 봉인하려고 하였고 그것을 본 추기경이 말했다.
“아, 대사제들은 매우 대단한 이들이니 더 이상 손해는 곤란하지.”
그리고 추기경이 손을 뻗어 세리스를 방해하려고 했다. 추기경의 손에서 뻗어나간 죽음의 기운이 세리스가 만든 정육면체의 봉인결계를 파괴하려고 했다.
그것을 본 김창훈은 추기경의 공격을 막아내며, 역으로 추기경과 세리스와 싸우고 있던 대사제급 존재를 동시에 공격했다.
그리고 세리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사제급 존재 2명의 영혼을 무사히 봉인하였다. 대사제급 존재의 영혼이 봉인되어 있는 정육면체가 허공에서 사라지자 추기경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 사이 세리스와 싸우던 대사제급 존재의 머리를 박살 내며 그 몸도 천마멸염공으로 모두 불태워 버린 김창훈. 그렇게 다시 죽음의 기운으로 잃어버린 몸을 재생하려고 하는 또 한 명의 대사제급 존재의 영혼을 세리스가 봉인했다.
‘이것으로 셋.’
남은 대사제급 존재는 한 명. 그리고 그보다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추기경 하나. 김창훈은 레이드와 싸우고 있는 대사제급 존재를 뒤로하고 추기경을 향해서 달려가 주먹을 뻗었다.
“음. 확실히 강하긴 하군.”
추기경은 김창훈의 힘을 인정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오는 김창훈의 주먹을 보며 추기경 또한 주먹을 쥐어서 김창훈의 주먹을 향해 뻗었다.
두 사람의 주먹이 충돌하자 그 여파가 사방으로 퍼진다. 그 여파에 대사제급 존재는 물론 사제들 또한 어느 정도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건 당연히 다른 사람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레이드와 세리스마저 그 여파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으니 당연했다.
“확실히 대사제들로는 자넬 막기 힘들겠어.”
추기경은 태연하게 김창훈을 향해서 말했다. 하지만 추기경의 말에 김창훈은 웃을 수 없었다.
‘강하잖아. 더럽게.’
천마신공의 4개의 초식을 합쳐서 한 공격이었다. 그런데 그걸 너무 쉽게 받아냈다. 거기에 딱히 힘들어 보이지도 않았다.
“너는 우리 대업에 아주 큰 방해가 되겠군. 교주님이 너에 대한 위험도를 좀 더 높이신 것이 이해가 되는걸. 내가 직접 올 가치가 있는 적이다.”
적이라고 말하는 추기경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주위에 있는 죽음의 기운들이 추기경의 몸에 엄청난 속도로 흡수되며 그의 몸에서 내뿜어지는 힘이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이 축복들을 흡수하여 자신의 힘으로 만드는 것 같은데. 그건 올바른 사용법이 아니지. 진짜 제대로 이 축복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 주지.”
죽음의 기운이 추기경의 몸을 감싸며 마치 검은색의 갑옷과 같이 되었다. 그 상태로 추기경이 다른 주먹을 뻗자 김창훈은 천마파천장을 사용하며 그 공격을 받아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창훈의 몸이 뒤로 크게 밀려났다.
‘미친, 이건 또 뭐야.’
천마강림을 사용한 상태로 사용한 천마파천장. 그 힘이 절대로 약할 리가 없는데도 너무 압도적으로 밀렸다. 손에서 느껴지는 강력함에 김창훈은 허공에서 무게 중심을 잡고 자신을 향해서 돌진해 오는 추기경을 바라보며 이번에는 5개의 천마신공 초식을 융합했다.
‘천마대멸겁.’
어둠이 압축되었고 추기경이 내뻗는 주먹을 향해서 김창훈은 그 어둠을 쥐고 있는 주먹을 내뻗었다. 두 사람의 주먹이 다시 충돌하였을 때.
추기경을 향해서 어둠이 뿜어졌고 추기경은 그 어둠에 저항하며 단 한 발자국도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추기경의 몸에 두른 검은색의 갑옷이 파괴되고, 그의 육체가 파괴되었으나.
추기경은 물러나지 않았고, 주변에 가득한 죽음의 기운은 그런 추기경의 몸을 재생시키고 그의 힘을 모두 회복시켜 주었다.
“이게 전부인가? 그렇다면 넌 여기서 죽을 거다, 죽음의 적이여.”
“분명 육체 재생을 쉽게 하지 못하도록 세리스가 손을 썼을 텐데…….”
“그런 어쭙잖은 마법 따위가 신께서 내려 주신 위대한 축복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은가? 저런 어리숙한 것들과 난 다르다.”
자신 있게 말하는 추기경을 보며 김창훈은 혀를 찼다. 세리스의 마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싸움을 이어 가야 했다. 그의 몸에서 다시 천마기가 폭발하듯이 움직인다.
그것을 느낀 추기경이 웃으며 말했다.
“최후의 저항. 그 또한 보는 재미가 있지. 저항하고 또 저항해라. 그렇다고 하여도 죽음은 피할 수 없으니까.”
“죽음을 피한다고? 누가 그래? 나는 지금부터 죽음을 부숴 버릴 거다.”
김창훈이 반대편 손을 뻗는다. 천마파천장을 사용한 손. 하지만 지금까지와 다르게 천마파천장의 위력이 매우 강력했다.
추기경마저 얼굴에 미소를 지울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만 추기경은 피하지 않고 그 공격을 받아쳤고, 그 결과 추기경의 몸이 뒤로 밀려나며 그의 몸에서 4분의 1이 사라졌다.
초식의 중첩. 방금 사용한 천마파천장은, 천마파천장을 두 번 중첩한 공격이었다. 그리고 그 위력은 기존의 초식 5개를 융합한 것보다 강력했다.
‘이러니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단 한 번 사용했다고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자신의 근육과 뼈를 느끼며 김창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몸을 재생하고 있는 추기경을 바라보며 천마만상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초식의 중첩이 아니라 조금 무리하여 6개의 초식을 융합해 사용한 천마만상이었다.
온몸이 저릿할 정도의 통증이 느껴졌지만 그것을 애써 억누르며 사용한 천마만상에, 수천 개의 검은색 불꽃으로 이루어진 창들이 나타나 일제히 추기경을 겨냥하였다.
“최선을 다해서 발버둥 쳐 봐라, 추기경.”
그 말에 추기경이 인상을 찌푸릴 때, 수천 개의 검은색 불꽃으로 이루어진 창들이 일제히 추기경을 향해서 쏘아졌다.
자신에게 오는 검은색 불꽃의 창들을 본 추기경은 죽음의 기운을 움직여 자신을 보호하는 막을 만들었으나, 그 막은 순식간에 파괴되었고 죽음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추기경의 갑옷 또한 순식간에 파괴가 되었다.
추기경의 몸이 창에 꿰뚫리고 불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추기경은 그 와중에도 김창훈을 노려보며 죽음의 기운을 움직여 공격하였다.
그 모습에 김창훈은 추기경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며 추기경이 독하다 생각을 함과 동시에 다시 공격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