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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148)화 (148/169)

148화 삼계(三界) 동맹(3)

거대한 몸이 움직이는 속도는 결코 느리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렇게 빠르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김창훈과 레이드 두 사람은 대사제의 공격을 바로 피하였고.

동시에 두 사람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레이드는 대검을 쥐고 있는 두 손을 주로 공격했다면 김창훈은 천마무무를 사용하여 모든 천마신공의 공격 초식들의 힘을 합친 뒤에 천마대멸겁을 연속해서 사용해 대사제의 몸과 얼굴을 공격하였다.

레이드의 검에 손이 잘려도, 김창훈의 천마대멸겁에 그의 몸이 파괴되어도 대사제는 웃으며 몸을 재생하고 두 사람을 공격했다.

심지어 아직 사방에 있는 죽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검은색의 안개들을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김창훈과 레이드를 공격했다.

검은색의 안개가 검은색의 가시나무가 되어서 사방으로 그 가시들을 뻗어 나아가며 김창훈과 레이드를 공격할 때, 김창훈은 천마파천장의 힘으로 그 가시나무를 파괴하였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이어지는 대사제의 공격을 레이드가 대신 받아서 흘러내며 말했다.

“죽음의 기운을 흡수하는 거, 더 빨리 안 되나!”

그 말에 김창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보면 모르겠나!”

전투가 이루어지고 있는 내내 김창훈의 주위에 죽음의 기운이 휘몰아치며 그의 몸으로 흡수되는 것이 육안으로 보였다.

그만큼 김창훈은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죽음의 기운을 흡수하여 자신의 천마기로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여전히 사방에 퍼져 있는 죽음의 기운이 너무 많았다.

“젠장. 이거 진짜 꼼짝없이 며칠은 싸울 것 같군.”

“그 며칠 안에 결판이 나면 다행이라고 생각해. 저 죽음의 기운은 움직인다. 아마 여기에 계속 죽음의 기운이 보내지고 있다면 우리는 며칠이 아니라 몇 주 동안 싸워도 승부를 보지 못할 거다.”

“최악이군.”

“그렇지.”

그렇게 말하며 두 사람은 대사제의 공격들을 역으로 받아치거나 피한다. 그리고 다시 서로 말없이 각자 할 일에 집중했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레이드는 더욱 자신의 힘을 아끼기 시작하였고. 김창훈은 여전히 죽음의 기운을 흡수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사용하여 대사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천마만상!”

허공에 나타난 검은색의 불꽃으로 이루어진 수천 개의 검. 그 수천 개의 검이 대사제의 전신을 향해서 쏘아지자 대사제는 웃으며 그 공격들을 받아냈다.

전신에 검이 꽂히고 불에 타도 대사제는 웃었다. 그렇게 해서 파괴된 자신의 몸은 빠르게 재생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창훈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다시 한번 똑같은 천마만상을 사용하자 수천 개의 검은색 불꽃으로 이루어진 검들이 대사제의 몸을 향해서 쏘아진다.

“계속 무한한 재생. 그래, 어디 진짜 무한인지 한번 보자고.”

김창훈은 그 말과 함께 천마만상을 계속 사용하였다. 8개의 다른 공격 초식들을 천마무무로 하나로 합친 천마만상의 힘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수천 개의 검들이 계속 나타나서 대사제의 몸을 향해서 쏘아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대사제의 몸이 재생하는 속도보다 대사제의 몸이 파괴되는 속도가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검은색의 안개, 죽음의 기운을 통해서 김창훈을 노리는 대사제였다.

그러나 김창훈은 천마만상을 통해서 만들어진 검들 중 일부를 그 공격을 방어하는 데 사용하며 그 또한 공방일체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대사제와 김창훈의 서로를 향한 공격과 방어. 그 속에서 어느 정도 자유의 몸이 된 레이드는 뒤로 물러나 체력과 마나를 회복하며 두 사람의 격전을 바라보았다.

“둘 다 정상은 아니군.”

죽음의 기운 속에서 계속 끊임없이 재생하는 대사제. 그리고 검은색의 강력한 힘을 내뿜으며 동시에 죽음의 기운을 흡수하고 연속해서 수천 개의 검은색 불꽃으로 이루어진 검들을 만들어 공격하는 김창훈.

둘 모두 일반적인 시각을 벗어난 이들이었다. 하지만 납득은 되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을 태연하게 하기에 그들이 초월자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레이드 자신 또한 마찬가지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당장은 도움이 안 되는군.’

그가 초월의 경지에 도달한 검은 ‘공간을 베는 검’이다. 하지만 지금 공간을 베어 봐야 아무 소용없다. 대사제는 그대로 다시 자신의 몸을 재생할 테니까.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저 대사제의 ‘영혼’을 베어 버릴 수 있는 검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는 레이드가 도달하지 못한 경지였다.

“이번 일이 어느 정도 수습되면 그걸 목표로 죽어라 수련해야겠군.”

검의 길에 끝이 없다는 것에 감탄하면서도 탄복한다. 동시에 주위를 살펴본다. 죽음의 기운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계속 소모하고 있는 김창훈과 대사제다.

그런데도 처음 전투가 벌어졌을 때와 비교해서 별 차이 없이 사방에 깔려 있는 죽음의 기운들. 그것을 보며 김창훈이 저 죽음의 기운들이 이동한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

‘정말로 다른 곳에 있던 죽음의 기운들이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이라면, 이대로 백날 싸워도 결판이 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레이드가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역시 이러고 있나.”

이곳에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레이드가 고개를 돌리자 10살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이는 소녀가 뉘헬의 옆에 서서 김창훈과 대사제의 전투를 바라보고 있었다.

“죽음의 기운을 흡수하여 자신의 힘을 계속 충전한다. 무한의 마나를 가진 이들의 싸움이나 다름없군. 물론 저쪽은 신체를 계속 재생하며 싸우니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있기는 하지만.”

소녀의 등장에 대사제는 물론 김창훈도 잠깐 전투를 멈추고 모두 소녀를 바라보았다. 김창훈은 소녀를 보고 살짝 놀라서 말했다.

“여길 어떻게 온 거지? 거기서 나오지 못한다면서.”

“상황이 상황이니까. 사신교의 그 미친놈들이 작정하고 이곳에 왔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우리의 지식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신교는 처단해야 해. 그리고 직접 보니 그 확신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그 말에 대사제가 소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식이라. 그렇군, 네년. 지식의 탐구자 중 하나구나.”

“그렇지. 세리스라고 해.”

그리고 세리스의 주변에 수십 개의 마법진들이 나타난다.

“일단, 너부터 처리해야겠네.”

“흐흐흐. 고작 그런 마법들로 날 쓰러트리겠다는 거냐?”

“응. 고작 이런 마법들로 널 쓰러트릴 거야.”

그리고 마법진들이 빛을 내더니 대사제의 거대한 몸을 결계에 가두었다. 그것을 본 대사제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하! 고작 이것이 전부이더냐!”

“음. 당연히 아니지. 김창훈, 네 차례야. 저 녀석의 몸을 완전히 파괴해 버려.”

그 말에 김창훈은 세리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거라면 이미 뉘헬이 해서 실패했다.”

“알아. 오면서 들었으니까. 그러니 신경 쓰지 말고 하기나 해. 그러고 나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자신감이 넘치는 세리스의 말에 김창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 사용하고 나면 한동안 전투를 할 수 없다. 그러니 확실하게 처리해야 할 거다, 세리스.”

“물론이지.”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한 번 더 끄덕인 후에 다시 천마강림을 사용했다. 이미 몸에 축적된 대미지가 있기에 장시간 천마강림을 유지할 수 없지만 단 일격이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격. 자신의 몸에 있는 모든 천마기를 자신의 오른손에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대사제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다.

“한 번이다. 잘해라, 세리스.”

김창훈의 말에 세리스는 고개를 끄덕였고 김창훈은 자신의 모든 천마기를 오른손에 모은 후 심호흡과 함께 말했다. 자신이 사용할 마지막 초식의 이름을.

“천마멸염공.”

검은색의 불꽃이 김창훈의 손에서부터 뿜어져 나온다. 세상을 불태울 듯한 기세로 김창훈의 전방으로 쏘아지는 검은색의 불꽃은 죽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안개는 물론 대사제의 몸까지 모두 불태우며 나아가다 사라졌다.

일직선으로 나 있는 길을 보며 김창훈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제대로 서 있을 힘도 없을 만큼 모든 힘을 쥐어짜서 날린 일격이었다.

그리고 세리스는 미소 지으며 그녀의 앞에 있는 푸른색의 정육면체와 그 안에 있는 검은색의 연기를 바라보았다.

“이걸로 포획 완료.”

“포획이라니?”

김창훈의 물음에 세리스가 자신의 앞에 있는 정육면체를 가볍게 손으로 건드리자 정육면체가 빛과 함께 사라졌다. 그것을 본 세리스는 김창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자들을 계속 죽여도 부활하는 이유는 2가지야. 하나는 저 죽음의 기운 때문이고, 하나는 저들의 영혼 때문이지. 그리고 어떤 것이 더 근본적이냐고 물어보면 간단해. 저들의 영혼. 그 영혼의 의지로 인해서 죽음의 기운이 움직이고 영혼의 육체가 이루어지는 거지.”

“그래서?”

“너와 레이드, 뉘헬이 선택한 방법은 육체의 바탕이 되는 죽음의 기운을 없애는 것이지.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야. 그 육체의 주체가 되는 ‘영혼’이 아직 남아 있으니까. 그러니 나는 그 주체에 손을 댄 거야.”

그 말에 레이드가 놀라며 말했다.

“설마 방금 그 정육면체 안에 있던 검은색의 연기는.”

“방금까지 싸웠던 대사제의 영혼이지. 내가 봉인한 거야. 단지 급하게 만든 마법이다 보니 그 강도가 뛰어나지 않아. 그러니 나중에 제대로 다시 봉인을 해야겠지. 이곳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김창훈의 일격으로 죽음의 기운들 사이에 뻥 하고 길이 나타났지만 그 길 또한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세리스가 말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서 저렇게 짙은 안개가 될 정도의 죽음의 기운이라니. 보지도 듣지도 못한 일이기는 하네.”

세리스의 말에 김창훈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그렇게 지친 와중에도 잘도 흡수하네.”

지쳐서 자리에 주저앉아 있는 김창훈의 주위에는 여전히 죽음의 기운이 휘몰아치며 그의 몸으로 흡수되고 있었다. 이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몸이 안 좋으니 이런 기운이라도 더 열심히 흡수해야지. 다 내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약이 되어 줄 녀석들이니 말이야.”

“너무 과하게 흡수하면 좋을 것 없어. 죽음의 기운을 생명체의 몸에 가득 담아 봐야 좋을 것 없으니까.”

“알아서 하지.”

“하긴. 그것도 그러네. 그러면 일단 여기서 대기야?”

“다른 이들이 아직 오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죽음의 기운이 사방에 가득한 곳에서 싸우면 우리가 불리하다.”

김창훈의 말에 레이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세리스라고 했던가? 그대의 마법으로 사제나 대사제의 영혼을 봉인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그들이 다수 나타난다면 역시 우리가 불리할 수밖에 없지. 그러니 당장은 여기서 대기하며 저 죽음의 기운 자체를 어떻게 할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죽음의 기운의 대한 처분이라.”

그렇게 말하며 세리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그러네. 그러면 모두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저걸 어떻게 할지 고민해 보자고.”

그렇게 세 명의 초월자가 한 곳에 모였다. 단 하나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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