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화 쓰레기 청소(2)
- 권력자들의 실체! 어느 국가나 다 똑같다!
- 야당이고 여당이고 결국 다 같은 놈들이다! 나라의 이득을 위한다고 말하며 불법을 저지르는 그들의 행태!
- 국회의원을 포함한 국가 고위급 관료들을 다 바꾸어야 한다고 외치며 광화문 광장에 나온 국민들. 누가 이들을 분노하게 하였는가?
- 전 세계 불고 있는 일명 ‘김창훈 리포트’의 여파. 과연 이 바람은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가?
- 국제헌터협회를 청소하고 없애 버린 김창훈. 그가 이번엔 전 세계의 정치를 청소하려고 한다. 과연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 힘없는 공주를 돕기 위해서 나선 왕자님. 그 결과 공주님은 왕이 되고 왕자님은 악당들을 물리칠 증거들을 가지고 왔다!
- 초월자란 무엇인가? 초월자에 대해서 알아보자.
세계 여러 언론들의 1면에 나온 제목들이었다. 대부분 김창훈이 발표한 그 리스트에 올라온 이들을 욕하고 있었으며.
연예 쪽에서는 김창훈이 한 일에 대해서 하나의 영화와 같은 스토리라고 이야기하며 그것을 영화로 만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과학 쪽에서는 초월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김창훈의 힘은 다른 각성자들과 차원이 다르다. 어느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를 하지만.
김창훈과 다른 각성자들의 힘의 차이는 그것을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그렇기에 각성자들 사이에서도 도대체 왜 이렇게 힘의 차이가 큰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여기에 어떠한 근거도 없었다. 시스템이란 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현 인류다. 여기에 화신이란 존재들도 추가되었다.
이걸 과학적으로 해석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당연히 과학적으로 해석이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김창훈이 말한 초월자란 존재.
인간이란 종족의 한계를 뛰어넘은 존재가 바로 초월자란 말에 과학자들은 당연히 그 한계가 무엇이고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렇기에 여러 과학자들은 여러 가지 가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가설들이 잡지에 실리는 것이고 말이다. 이 모든 현상을 시작한 김창훈의 경우엔, 가디언 본부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조용히 놀고 있었다.
모든 일이 복잡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들 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간단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프로즌을 비롯한 2대 그림 리퍼가 리퍼와 가디언의 다른 감찰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을 동원해서 모든 부정에 대한 증거를 확보해 두었기 때문이었다.
그걸 가지고 하나하나 처벌하면 된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 와중에 일이 시끄러워지기도 하지만 그 시끄러움도 잠시였다.
김창훈이 한 경고 때문이었다. 꼬리를 자르고 모른다고 잡아떼면 자신이 직접 나설 거라고 했다. 그리고 최대한 그런 일은 피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이는 다르게 말하면 여차하면 나서겠다는 것이었다. 전 세계 그 어떤 국가도 김창훈과 싸우고 싶어 하는 국가는 없다.
그가 가진 무력은 더 이상 개인에게 한정되어 있지 않았다. 전 세계를 상대로 싸워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김창훈이었다.
그런 강자와 싸우는 것은 무조건 하책이었으니 당연히 이들은 최대한 싸움 자체를 피하려고 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명확한 증거가 눈앞에 내밀어지면 피할 수 없었다.
국가를 위해서 일을 했다고 하지만 엄연히 불법이다. 그걸 가지고 법적 처벌을 내리겠다는데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저 국가로서는 자신들을 위해서 일한 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이 전부다.
당연히 일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며 자신을 희생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역으로 국가에 협박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자신을 당장 꺼내지 않으면 그동안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다 발설하겠다고 말이다.
당연히 국가들로서는 그런 일을 원하지 않기에 이들의 입을 다물게 해야 했고, 여차하면 암살까지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 또한 쉽지 않았다.
리퍼를 비롯한 가디언에서 직접 배속한 헌터들이 그들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을 무시하고 공격한다? 그러면 김창훈이 움직이는 거다.
그것을 알기에 그 어떤 범죄자들도 건드리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범죄조직들도 다 쓸어 버린 김창훈이다. 그런 그가 나서는데, 누가 감히 버티겠는가?
일을 받으면 죽을 수도 있지만 일을 받지 않으면 산다. 그러면 어떤 선택을 할지 너무나도 뻔한 일이었다. 그러니 아직까지 별 문제 없이 일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솔직히 너무 무난하네요. 저는 도중에 한 번 터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나타난 ‘패배’란 글자를 보며 게임의 패배를 아쉬워하곤 계속 게임을 이어하려고 하는 김창훈. 그런 그의 중얼거림에 천마가 대답했다.
- 그것이 바로 압도적인 힘이 가진 편리함이란 거다. 무엇보다 명분이 너에게 있다. 범죄자들을 처벌하는데 그걸 막는다? 그러면 그걸 막는 놈이 나쁜 놈이 되는 거지. 심지어 단순히 나쁜 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죽을 수도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나서지 않는다.
“그러네요. 솔직히 이렇게 될 거라고 조금은 예상했지만 너무 조용해서 그랬어요.”
- 이제 겨우 시작이다. 일이 계속되다 보면 네가 생각했던 일들이 벌어질 거다. 아직까지 예민한 정보들이 풀리지 않았지만 또 모르지. 엄청 예민한 정보가 풀리려고 한다면 각 국가에서 어떻게 나올지.
“그 부분을 잘 해야겠죠. 어찌 되었든 그들을 죽이려고 든다는 것은 우리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니 그건 피해야죠.”
- 그렇지. 그보다 이제 완전 손을 놓은 거냐?
“무엇을요?”
- 공간을 파괴하는 힘에 대해서.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게임을 시작하겠냐고 나타난 모니터의 글자에 수락을 눌러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며 말했다.
“그걸 포기할 수는 없죠. 단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어요.”
- 어려울 것도 없지 않나? 그냥 힘으로 부수면 된다. 지금까지 한 것과 아주 똑같은 일이지.
“문제는 그걸 제어하지 못한다는 거잖아요. 레이드는 그 힘을 자신의 검에 담아서 딱 지정된 곳만 공간만을 베어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니죠. 그냥 그 힘을 모아 놓았을 때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공간이 뒤틀리는 것뿐이니까요.”
- 그래서 그 힘을 네 의지대로 사용하고 싶다는 거냐?
“예. 그걸 위해서 고민하는 거고요.”
-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내가 분명 말했을 텐데?
“알고 있어요. 먼저 공간을 뒤틀리게 만드는 그 힘 자체를 온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요.”
- 천마강림을 사용하지 않은 지금의 너라도 모든 천마기를 한 점에 모은다면 가능하겠지. 하지만 그건 그만큼 힘을 사용하는 거다. 그리고 일회성 공격이지.
“힘의 낭비가 크다고 하셨죠.”
김창훈의 말에 천마는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김창훈이 공간을 비트는 것은 그냥 압도적인 힘에 의해서 나타난 부가적인 현상이지 그걸 의도하여 만든 것이 아니었다.
- 그래도 역시 성과가 있군.
“무슨 성과요?”
- 초월자들 간의 전투 말이다. 직접 초월자들과 싸우며 확실하게 나아가고 있지 않나? 그러면 되는 것이지.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도달할 수 있을 거다. 온전한 초월의 경지에 말이야.
“제가 죽기 전에 도달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 죽기 전에 도달할 수 있을 거다. 내가 도와주고 이 ‘시스템’이란 것이 널 또 보조하고 있으니까. 내가 보기에는 이 상태로 너 홀로 수련한다는 가정하에 아무리 오래 걸려도 50년 정도면 도달할 수 있을 거다.
“50년이요?”
- 뭘 그러게 놀라나? 평생 해도 도달하지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니 50년 만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것이 어떠냐?
“끄응.”
천마의 말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만큼 초월의 경지에 오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50년 만에 도달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더 시간을 줄일 수 없습니까?”
- 가장 좋은 경험은 실전이지. 이번에 이곳에서의 일을 처리하고 돌아가면 레이드란 자와 더욱 많은 대련을 하는 것이 어떻지? 서로 도움이 될 거다. 물론 힘은 적당히 빼야겠지만.
“힘을 빼면서 싸우면 솔직히 승부가 나지 않습니다. 그와 전 동급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마강림을 사용한 후 김창훈은 레이드와 전력을 다해서 싸웠으나 거의 완벽하게 동급의 수준이었다. 그 이상의 전력을 다한 일격을 나눌 때는 천마신공이 워낙 사기적인 힘이다 보니 김창훈이 이기기는 했지만.
다른 부분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이나 경험 같은 측면에서는 김창훈이 크게 레이드에게 밀렸다. 그것을 힘으로 어떻게든 커버한 것이 김창훈과 레이드 사이의 대련이었다.
- 당장 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네가 유의미한 성장을 한 다음에 다시 싸우라는 거지. 그 녀석도 아마 그때쯤이면 더 성장해 있을 거다.
“유의미한 성장이라…….”
- 가령 예를 들어 천마강림을 사용한 상태에서 지금 너는 천마신공의 초식 2개를 하나로 합쳐서 사용할 수 있다. 3개의 초식을 합치는 일은 얼핏 시도는 할 수 있으나 무리가 가지. 그러니 4개의 초식을 완전히 하나로 합쳐서 사용할 수 있을 때 다시 대련을 신청해라.
“3개가 아니라요?”
- 3개를 온전하게 다룬다면 그건 유의미한 성장이 아니지. 그냥 적당한 성장이다. 그러니 4개의 초식을 완전히 하나로 합칠 수 있을 때 가라는 거다. 그 정도는 해야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할 수 있으니까.
“그렇군요.”
-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천마기를 더 단련해야겠지. 물론 천마기의 양도 더 늘려야 하고. 나아가 네 육체의 단련도 함께 해야겠지.
“천마기공을 더욱 열심히 하라는 거네요.”
- 24시간 쉬지 않고 운용이 되고 있다고 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기본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네가 의지를 가지고 어떤 목적을 위해서 천마기공을 운영한다면 그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다.
“알겠습니다.”
그때 그의 모니터 화면이 회색으로 변하였다. 자신의 캐릭터가 죽은 것이다.
- 그나저나 너 정말로 이 게임을 못하는군.
“취미로 하는 건데요, 뭐.”
그렇게 말한 그는 채팅창에 올라오는 욕설을 보며 한 숨을 쉬었다.
“게임에 너무 열 내는 것도 피곤한 일인데 말이죠.”
- 나라도 너한테 욕을 할 것 같군. 그 사이에 벌써 4번이나 죽었다.
“이 캐릭터 처음 하거든요.”
- 처음 하는 캐릭터로 시합을 하지 마라. 연습을 하고 와야지.
“그래도 동영상은 보고 왔어요.”
- 쯧. 너랑 같은 팀이 된 이들이 불쌍하군. 저들이 널 욕해도 저들은 무죄다.
“에이. 그래도 욕을 한 건 잘못한 거죠. 나중에 리폿이나 먹이면 되겠네요.”
- 그 말을 반박할 수는 없군.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도 분명 잘못이 있다.
“게임은 즐기라고 하는 겁니다, 천마님. 그러니 즐겨야죠.”
- 내 후인이 선천적인 트롤이라니.
천마는 김창훈의 말에 한숨을 쉬었고 김창훈은 자신만 즐거운 게임을 다시 즐겁게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