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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125)화 (125/169)

125화 레이드 에트린(2)

그것을 본 김창훈은 한계 시간이 아슬아슬했던 천마강림을 해제하였고 레이드는 검신이 사라진 자신의 검을 보며 말했다.

“대단하군. 설마 힘에서 밀릴 거라고 생각 못 했네.”

“대련은 이걸로 끝인가.”

“서로 마지막 한 수를 보였으니 여기서 종료해야지. 더 했다가는 정말로 목숨 걸고 싸우는 것이니까. 그리고, 자네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도 않고.”

천마강림을 최대한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아슬아슬한 수준으로 맞춰서 사용했다. 당연히 그만큼 육체에는 많은 부담이 갔고, 마지막에 천마기를 압축해서 사용한 천마대멸겁으로 더 이상 천마강림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육체에 충격이 쌓였다.

그것을 꿰뚫어 본 레이드였고, 김창훈은 레이드의 말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여기서 더 싸운다면 그냥 검만 잃은 레이드와 다르게 김창훈으로서는 여러 가지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자네는 그 강대한 힘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군.”

정확하게 천마강림의 단점을 꿰뚫어 본 레이드의 말에 김창훈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상관없지. 내가 이 힘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대를 확실하게 죽이겠다는 의미니까.”

“자네가 확실하게 적을 죽이면 그렇지. 하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살아남으면?”

“내가 살리려고 했으니 네가 살아 있는 거지. 아니었다면 넌 죽었다, 레이드.”

김창훈의 말에 레이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슬프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군. 그 정도의 힘이라면 아무리 내가 전력을 다해도 살아남기 힘들겠지. 확실히 좋은 대련이 되었어.”

그렇게 말하며 웃는 레이드의 말에 담담히 고개를 끄덕인 김창훈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보다 여기는 이렇게 되어도 상관없나?”

핵폭탄 몇 개는 동시에 터진 듯이 곳곳이 움푹 파여 있었고 파괴되어 있는 산들도 많았다. 완전히 지형이 바뀌어 버린 주위를 둘러보며 김창훈이 말하자 레이드는 담담히 말했다.

“문제없네. 어차피 여기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거든. 여기 살고 있는 동, 식물들은 조금 피해를 봤을 수도 있긴 하겠군.”

“그렇군. 그러면 이제 어떻게 돌아갈 거지?”

“이곳으로 온 방식으로 돌아가야지. 마침 오는군.”

빛과 함께 나타난 여러 마법사들. 그들은 김창훈과 레이드를 보더니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했다.

“그러면 이동하겠습니다.”

그 말에 레이드와 김창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모두 빛과 함께 사라지고 이들이 다시 나타난 곳은 처음 떠났던 황궁이었다.

그곳에 미리 도착해 있던 에메랄드가 두 사람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두 분 모두 다친 곳은 없으신가요?”

“물론이지. 간단한 대련이었으니 말이다. 우리 모두 큰 상처 없이 끝났다.”

“그 전투를 보고 간단한 대련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하하하. 초월자들 간의 싸움이라는 것이 본래 그런 법이지. 그러면 난 좀 쉬러 가도록 하지. 솔직히 나도 썩 좋은 상태는 아니니까.”

김창훈의 배려로 천마대멸겁에 직격 당하지는 않았으나, 레이드는 그 천마대멸겁을 자신의 검으로 베려고 했다. 즉,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도중에 힘의 부족함을 깨닫고 검을 버리는 것으로 그 충격을 최소화하였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충격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레이드는 휴식을 취한다는 말과 함께 떠난 것이었고, 정작 레이드를 그렇게 만든 김창훈은 그보다 상태가 좀 더 심각했다.

- 쯧. 도대체 언제쯤 멀쩡하게 그걸 사용하고 유지할는지 모르겠군.

천마강림. 그 힘은 너무 강력했다. 그걸 사용하는 사용자마다 망가트릴 정도로 말이다.

“후우. 나도 좀 쉬고 싶으니 쉬도록 하지. 방에 사람을 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김창훈의 말에 에메랄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할게요. 방에 있는 종을 흔들면 그때 사람이 올 테니 그 전까지는 푹 쉬도록 하세요.”

에메랄드의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방으로 향했고 멀어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에메랄드가 바라보고 있을 때. 한 기사가 그녀에게 다가와 말했다.

“외부에서 온 손님들이 있습니다.”

“벌써 타국에서 축하 사절이라도 보낸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단지 스스로 지구에 있는 ‘가디언’에 소속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말에 에메랄드의 얼굴이 굳어졌다. 가디언은 김창훈이 수장으로 있는 단체. 그곳에서 사람이 왔다고 하면 당연히 김창훈을 찾아 온 것이었다. 그렇기에 에메랄드는 잠시 고민한 끝에 말했다.

“제가 직접 만나도록 하죠.”

“어디로 모실까요?”

“아뇨. 제가 직접 가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기사의 안내를 받으며 가디언에서 왔다는 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자 그곳에는 5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 5명의 사람들은 에메랄드를 보더니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을 본 에메랄드가 빈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모두 자리에 앉으시죠.”

그 말에 5명의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자리에 다시 앉자 에메랄드가 5명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곳에 온 이유가 무엇이죠? 지구에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그러자 5명 중 가장 살이 많이 찐 남성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 지구는 평화롭습니다. 단지 이번에 에메랄드 황녀님께서 정식으로 황위에 오른다는 말을 듣고 축하를 위해서 왔습니다.”

그 말에 에메랄드가 인상을 찌푸린다.

“그런 일로 여기에 왔다고요? 그거라면 각국의 축하 사절로 보내도 될 텐데요? 제 오빠들을 지원했던 것처럼 말이죠.”

과거의 일을 꼬집어서 말하는 에메랄드의 말에 가장 먼저 말을 걸었던 남성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땐 저희가 자세한 사정을 잘 모르고…….”

그 말에 다른 이들도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걸 본 에메랄드는 이들이 왜 여기에 왔는지 알 수 있었다.

“가디언 소속으로 온 것은 확실한 겁니까? 당신들.”

“물론이죠! 우리는 모두 가디언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 입니다. 애초에 우토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은 가디언의 허가를 받은 사람들과 가디언에 소속된 이들밖에 없습니다. 그 이외의 사람들은 모두 불법으로 출입한 것이죠.”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남성의 말에 에메랄드는 담담히 그 남성을 바라만 보았다. 이에 남성이 움찔거리자 다른 사람이 에메랄드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황제의 즉위를 축하한다는 의미의 사절은 나중에 따로 정식으로 파견이 될 겁니다. 저희는 이곳에 계신 우리 가디언의 총장님을 만나 뵙고자 왔습니다.”

“그분은 지금 쉬고 계십니다.”

“마침 잘되셨군요. 우리들이 왔다고 이야기를 전해 주시겠습니까?”

“그분은 다른 사람들이 오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스스로 방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러니 말만 좀 전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쪽에서 해 보시죠. 그분이 머무는 방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5명 모두 입을 다물었다. 외부와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한 뒤 쉬는 중이라는 김창훈. 그런 그와 강제로 만나서 좋을 것 하나 없었다. 하물며 앞으로 만나서 해야 할 이야기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좋을 것 없었다.

“음. 그렇군요. 그러면 죄송하지만 저희가 그분이 나올 때까지 여기서 좀 머물러도 되겠습니까?”

“황궁에서 아무나 머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 수도에 적당한 여관을 하나 잡으시죠. 기사 한 명을 붙여 드릴 테니 머무는 곳이 확정되고 난 후, 제가 그분에게 직접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당신들을 만날지 말지에 대한 판단은 그분이 알아서 하겠죠. 오신 김에 차는 마저 다 마시고 이동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에메랄드가 방에서 나가자 남은 5명은 서로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젠장. 일이 이렇게까지 되다니.”

“그러니까 하지 말라고 했잖소.”

“아니, 이걸 나 혼자 진행했어? 모두 다 찬성한 거 아니야? 그런데 이제 와서 발을 빼겠다고?”

“하! 가장 먼저 시작한 국가가 중국이란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이제 와서 적반하장이라니.”

“우리가 시작했다고 해서 우리만 시작했나? 그렇게 말하는 미국에서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으면서.”

서로 점점 언성이 높아지려고 하자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모두 여기까지 하죠. 이곳이 어디인지 잊은 것은 아니겠죠?”

그 말에 말싸움을 하던 이들이 조용해졌다. 이곳은 그들에게 있어서 적대적인 관계에 있었던 인물의 집이다. 당연히 여기서 목소리 높여서 싸워 봐야 좋을 것 하나 없었다.

“일단, 여기서 나갑시다. 그리고 호텔 잡아서 그곳에서 지내다 보면 무언가 말이 있겠죠. 너무 말이 없다 싶으면 그때 다시 찾아와도 되고 아니면.”

“아니면?”

“본국으로 돌아가야죠.”

그 말에 5명 모두의 얼굴이 안 좋아졌다. 이대로 돌아가면 그들에게 있어서 하등 좋을 것 없다는 것을 그들도 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

특히 중국에서 나온 인물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고 있었다.

“모두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할 것 아닙니까? 이건 저만이 아니라 모두 다 같은 마음일 겁니다. 우리가 대표로 나선 이유도 우리랑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고요. 그러니 흥분하지 말고 진득하게 이야기해 봅시다. 외교에서 흥분하는 것만큼 나쁜 악수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조금 진정이 된 이들은 서로 조용히 차를 마신 후에 기사의 안내를 받아서 황궁을 떠났다. 그리고 근처에 가장 좋은 호텔에서 자리를 잡으며 기사에게 꼭 자신들이 이곳에 있다는 이야기를 에메랄드에게 전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들을 안내하고 온 기사는 에메랄드에게 찾아와 그들이 머문 장소를 이야기해 주었는데 그 말을 들은 에메랄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5명이 머무는 곳에 조용히 사람을 심어 두도록 하죠.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이 나라에 왔는지 알아야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기사가 나가자 에메랄드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벌써부터 시작이구나.”

제국 내의 귀족들의 움직임은 레이드 때문에 그 힘이 많이 빠졌다. 명분도 너무 완벽하기에 그들은 에메랄드의 횡보를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황자들을 지원한 이들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황제는 그녀로 정해졌으니 황자들을 지원했던 이들은 똥줄이 탔고, 더욱 그녀를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를 생각하면 그런 이들을 적절하게 골라서 받을 것을 받고, 내줄 것은 내주어야 했다.

“지금부터 시작이구나.”

아직 정식으로 황제 즉위식을 치른 것은 아니지만 이미 제국 내의 모든 백성들은 물론 귀족들까지도 그녀를 황제로 인정하고 있는 상황.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황제로서의 행동을 해야 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지만 일단 적을 쳐내야겠지.”

자신과 자신의 여동생을 가장 괴롭힌 이들. 그리고 그런 이들을 방조하며 은근슬쩍 가담한 이들까지. 모두 다 죽이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그렇게 했다가는 나라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골라야 했다. 누굴 죽이고 누굴 살릴지. 그녀는 조용히 자신만의 살생부를 만들며 황제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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