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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113)화 (113/169)

113화 우토, 그리고 지구(2)

다음 날 일어난 김창훈은 프로즌과 만나서 자신이 없는 동안 벌어진 일에 대해서 들었다. 그동안 딱히 큰일은 없었다.

우토에서 처음 그와 만난 에트린 제국의 파블로가 다시 돌아와 미리 대기하고 있던 각 국가의 여러 인물들과 만나서 본격적인 교류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는 것이 전부였다.

지구에서 또한 마찬가지였다. S등급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 곳은 없었다. 간간이 A등급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지구에 있는 헌터들이 그것을 침착하게 잘 막아냈다.

화신의 등장으로 헌터들이 더욱 강해졌고, 동시에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어졌기에 헌터들은 지금 빠르게 강해지며 던전들을 없애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딱히 할 일이 없어진 김창훈은 얌전히 베이스캠프에 있는 자신의 오두막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몸을 회복시키는 일에 전념했다.

그렇게 몸을 모두 회복시킨 다음에는 사신교에서 죽음의 기운을 대량 흡수하여 늘어난 천마기를 다시 자신의 몸 안에서 압축하는 일을 천천히 해 나갔다.

사신교에서 벌인 전투로 초월의 경지에 도달한 이들과의 전투에서 자신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사신교 교주가 만약 그 ‘신물’이라고 불리던 탑을 지키는 데 신경 쓰지 않았다면 천마강림을 사용한 상태로 천마기를 압축시킨 천마대멸겁을 사용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강력한 한 방을 준비하도록 사신교 교주가 절대로 두고 보고 있지 않을 테니 말이다. 모두 사신교 교주가 그 거대했던 뼈의 탑에 너무 신경을 썼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물론 그래도 질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천마강림을 사용한 상태에서 천마무무를 통해 2개 이상의 초식을 합성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실제로 2개의 초식을 융합하여 사용한 결과, 그 힘은 사신교 교주를 지키는 수호령을 파괴할 정도의 위력을 보여 주었다.

3개 이상의 초식을 합쳐서 사용할 수 있다면 사신교 교주를 상대로 충분히 승리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 김창훈의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한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천마강림은 몸 안의 천마기를 강제로 극한까지 압축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긴 시간 유지할 수 없는 대신 그 시간 동안은 강한 위력을 선보일 수 있다.

이미 극한까지 압축한 천마기에 다시 초식을 합쳐서 사용한 것을 한 번 더 압축하여 방출한다면 당연히 안 그래도 무리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무리를 한 것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니 몸에 가해지는 충격이 어마어마한 것이다. 이것을 해소할 방법에 대해서 김창훈이 천마에게 물었을 때 천마가 한 말은 간단했다.

더더욱 몸을 단련하는 것. 당연히 여기서 몸을 단련하라는 것은 단순히 운동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천마기공을 운용하여 천마기의 힘을 버틸 수 있는 육체를 천마기공을 통해서 만들라는 의미였다.

당연히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고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지만 이 방법 이외에 김창훈이 강해질 방법은 없었다.

- 물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제가 못 한다는 것이 문제죠.”

가볍게 몸을 스트레칭하고 있는 김창훈의 귀에 들리는 천마의 목소리.

- 천마신공도 이러나저러나 무공이란 말이지. 깨달음을 얻어서 천마신공에 대해서, 무란 무엇인지 더 확실하게 알게 된다면 그로 인해서 확실하게 성장을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제가 못 한다는 거죠.”

- 흔히 깨달음이 재능과 상관없다고 하는데 개소리지. 지혜를 가진 사람,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만큼 깨달음을 얻기에 유리한 사람은 없어. 지혜를 가진다는 것은 많은 경험을 한다는 것이고 많은 지식을 가진다는 것은 재능이 넘친다는 것이지. 그리고 내가 너보고 하라는 것은 지혜로워지라는 거야. 많은 경험을 쌓으라는 거지.

“그래서 하려고 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벌써 초월의 경지에 도달한 존재랑 2번이나 싸웠습니다.”

- 고작 2번이지. 그걸로는 한참 부족하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 그런 존재가 흔합니까?”

- 뉘헬이라고 했던가? 그 녀석이 초월에 도달한 존재가 몇 명 더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을 텐데? 당장 찾아가지 않고 뭐 하는지 모르겠군.

“그들 전부가 그 세력의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데 가서 싸우자고 하면 그건 진짜 선전포고나 다름없죠. 그렇다고 대련을 하자고 해서 받아 줄 리도 없고.”

- 그건 또 모르지. 혹시 알아? 대련을 받아 줄지.

“그러면 제가 손해 같은데요. 저는 딱히 얻는 것이 없을 테지만 그들은 많은 것들을 얻을 테니까요.”

- 재능 없는 것이 참 서러운 일이야. 그지?

천마의 말에 김창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대련을 해도 김창훈이 얻는 것이 1이라면 상대는 10을 얻을 수도 있다. 천마신공이라는 희대의 사기 스킬과 천마의 도움으로 인해서 강제로 초월의 경지에 도달한 그와 다르게 그들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초월에 경지에 도달한 이들.

당연히 김창훈과 같은 수준의 재능이나 자질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

정형적인 엄청난 스킬을 가지고 그 스킬 하나로 모든 것을 다 하는 보통 사람인 김창훈과 다르게 그들은 압도적인 재능과 자질을 가지고 스스로 고생한 끝에 초월의 경지에 도달했을 테니 말이다.

때문에 대련을 통해 김창훈은 얻는 것이 적은 데 반해 상대는 더 많은 것을 얻는다. 그러다가 나중에 김창훈과의 관계가 좋지 않게 되었을 때, 상대가 김창훈에 대한 공략법이라도 들고 나온다면 그대로 김창훈은 패배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패배란 곧 죽음이다.

그게 싫어서라도 김창훈은 함부로 다른 이들과 대련할 생각이 없었다. 특히 자신과 대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 그 검성이란 놈처럼 말이냐?

“예. 그분이 초월의 경지에 도달할 일은 없을까요?”

- 그건 나도 모르지.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은 없으니까. 하지만 무인으로서 보자면 너 같은 반쪽짜리보다 훨씬 더 빠르게 제대로 된 방법으로 초월의 경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지. 그 녀석도 분명 화신 한 놈하고 계약했을 테니 그 화신이 어느 정도 길을 알려 줄 거다. 그러면 빠르게 도달할 수도 있겠지.

“그렇군요.”

- 물론 여기서 알아야 할 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라는 거다. 죽을 때까지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 그만큼 쉬운 건 아니야. 개나 소나 도달할 수 있다면 초월이라는 말을 붙이지도 않았지.

“그렇겠죠?”

- 그런 거다.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앞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그냥 제 할 일이나 해야겠습니다. 어차피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요.”

- 회귀하기 전과 비교하면 비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성장하기는 했지. 매우 적은 시간에.

“그러니까요. 그러니 천천히 가시죠.”

- 흠. 구경하는 나는 별로 재미없는데 말이지.

“참아 주세요. 천마의 후인이 괜히 어디 가서 맞고 다니는 것보다는 그냥 시간이 걸려도 강해져서 패고 다니는 것이 천마님의 명성에도 더 좋잖아요.”

- 확실히 그건 그렇지. 그편이 내 정신 건강에 좋기도 하고. 회귀 전에 네 녀석 하는 꼬라지 보고 열받아서 고혈압으로 죽는 줄 알았으니까.

그 말에 김창훈은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 참아 주세요.”

그렇게 말한 후 김창훈은 허공을 향해서 주먹과 발을 뻗었다. 가상의 적을 생각하고 홀로 훈련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 김창훈의 행동을 보며 천마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참았다. 그가 재능이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기에 자신이 해 주는 조언을 그가 다 소화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저 지금처럼 계속 포기하지 않고 착실하게 한 발씩 나아가는 것. 그것이 김창훈이 할 수 있는 전부였고 천마가 일부러 무리하면서까지 그를 회귀시킨 이유이기도 했다.

천마신공은 조금씩, 한 발씩 나아가는 것으로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는 무공이었고 그걸 김창훈이 알고 계속 행동으로 실행을 하는 이상 그가 하는 모든 것은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쯧. 그래도 너무 답답하군.’

천마는 속으로 자신이 후인을 잘못 골랐나 하는 생각을 하며 김창훈이 훈련하는 모습을 담담히 지켜보았다.

* * *

뉘헬이 떠나고 약 20일 정도 지난 후, 그는 다시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뉘헬은 김창훈이 원하는 정보를 가지고 돌아왔는데 아주 의외의 소식을 들은 김창훈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망했다고?”

“그래. 아무래도 과도하게 욕심을 부린 모양이야. 본래 있던 세계에서 제대로 전쟁을 치룬 모양이더군. 그 덕분에 과거 우토를 정복하겠다는 야욕을 가지고 있던 그 나라의 왕이 죽고 새로운 나라가 그 지역을 차지했다고 한다. 여전히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로 우토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하더군.”

그 말에 김창훈은 김빠진 얼굴로 말했다.

“힘 빠지네.”

사신교와 함께 김창훈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세력. 그 세력은 우토를 정복하여 그 힘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세계까지 정복하겠다는 야욕을 품은 이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뜻을 따르지 않은 자들은 가차 없이 처분할 정도로 과감하기도 했으며 강력했다. 그렇기에 김창훈은 이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구에서도 분명 이들과 뜻을 같이하며 우토를 정복, 나아가 지구까지 정복하려고 하는 미친 인간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고 그 인간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세력을 미리 정리할 생각이었다.

사신교와 같이 우토에 있는 모든 세력을 파괴하면 크게 영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동시에 그 세력을 파괴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지구에 있는 이들이 함부로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위험 세력이 자신들의 본래 세계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망해 버렸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싸우는 일이 없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조금 아쉽다는 생각도 하였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굳이 내가 또 사람을 죽이는 일이 없으니 다행이네. 어찌 되었든 이 정보를 알려 주어서 고마워, 뉘헬.”

“무엇을. 그대로부터 받은 지식들에 대한 값을 치를 뿐이다. 물론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지만, 그것은 차차 갚아 나아가면 되겠지.”

“그래.”

“그리고 이건 다른 문제인데, 그대는 다른 초월의 경지에 도달한 이와의 만남에 관심이 있나?”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나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만나서 대화만 하는 거라면 관심이 있지.”

“잘되었군. 우리 쪽에서 초월의 경지에 도달한 한 분이 그대를 만나고 싶어 한다.”

“날?”

“그래. 그대와 사신교 교주가 싸웠을 때, 그 힘의 여파는 전 세계로 퍼졌다. 그 힘의 여파를 그분이 느끼고 그대를 꼭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의일 뿐, 그대가 싫다면 거절해도 상관없다. 그분도 무리해서 만나겠다는 생각은 없으니까.”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리할 생각은 나도 없어. 오히려 이쪽이야말로 한 번 만나보고 싶네. 어떤 사람들이 초월의 경지에 도달하는지 궁금했거든.”

“그런가. 그러면 내가 그분을 모시고, 내일 오도록 하겠네.”

“그래.”

그리고 뉘헬이 사라지고 다음 날, 뉘헬은 자신의 허리춤까지 오는 한 소녀와 함께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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