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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112)화 (112/169)

112화 우토, 그리고 지구(1)

김창훈은 뉘헬과 만난 후 지구의 베이스캠프가 있는 곳을 향해서 움직였다.

돌아가는 길에 뉘헬은 김창훈과 사신교 교주의 싸움을 아주 잘 봤다며 크게 흥분한 상태로 김창훈의 힘에 대해서 감탄했다.

물론 김창훈은 대충 반응해 주면서 다음 위험 세력에 대해서 물어봤다. 사신교에 비하면 대화가 통하는 상대이기는 했으나 오히려 그렇기에 어떤 부분에서는 사신교 보다 더 위험한 이들이기도 했다.

“흠, 그들은 어떨지 나도 모르겠군. 마지막으로 내가 들은 이야기는 11년도 전의 일이다.”

“너에 대한 이야기만 참고로 하자면, 그들이 11년간 가만히 있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데?”

“그렇지.”

“그러면 혹시 정보 수집을 부탁해도 될까? 나와 사신교 교주의 싸움을 대가로 지불하는 것으로.”

“물론 가능하지. 내가 가진 지식으로는 초월자 간의 전투를 본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 없으니 이런 일이라도 해야겠지. 그대는 본래 그대의 세계에 있는 이들이 자리 잡은 곳으로 갈 것인가?”

“그래야지. 일단은 그곳으로 가서 상황이 어떤지 보고, 다시 본래 세계로 돌아가서 거기도 일 없는지 확인해야 해.”

“바쁘군.”

“세계 최강자니까. 강한 몬스터가 나타나면 나 말고 잡을 사람이 없거든.”

“드래곤 정도는 잡을 수 있는 강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아닌가?”

“드래곤은 잡을 수 있지. 어느 정도 희생을 각오하면. 문제는 그 다음이 안 된다는 거야.”

“초월의 경지에 도달한 이들을 말하는 거라면 크게 걱정할 것 없다. 그런 이들이 많지 않으니까.”

“유감스럽게도 이미 하나 있거든.”

그 말에 뉘헬이 놀라며 말했다.

“초월의 경지에 도달한 존재가 그 세계에 또 존재한다고?”

“그래. 거의 산만 한 크기의 몸을 가진 존재지. 다행히 난폭하지는 않아.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야 하니까 내가 있어야 하는 거야.”

“흠, 그렇군. 그래서 그곳에 계속 머물러야 한다는 건가?”

“그렇지. 이번에도 조금 무리해서 온 거야. 솔직히 그 세력보다는 사신교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거든.”

“확실히 사신교는 매우 위험한 이들이지. 그대가 직접 경험해 봤으니 잘 알 거다. 아니, 그대에게는 위험하지 않을 것 같군.”

그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나한테는 위험하지 않다고 해도 다른 이들에게는 아니지. 그리고 나도 위험했어. 마지막에 그건 솔직히 내 힘으로 막아낸 것이 아니야.”

“음? 그랬나?”

“그래. 나와 계약한 화신이 내 몸을 빌려 직접 나선 것이지. 뉘헬, 너도 느꼈을 거야. 마지막에 사신교의 교주가 죽고 난 후 그 거대한 탑에서 뿜어진 힘은 인간의 것이 아니야. 신의 것이었지.”

“확실히 그건 느꼈다. 단지 그대의 대응 자체가 놀라웠을 뿐이지.”

“나는 아직 그 정도로 강하지 않아. 그때 나는 진짜로 죽는다고 생각했어. 나와 계약한 화신이 나서서 겨우 살아남은 것이지.”

그 말에 뉘헬은 김창훈의 몸을 살피며 말했다.

“지금 몸이 정상은 아니겠군.”

“정확하게 파악했어. 어떻게 알았지?”

“신의 힘을 완벽하게 상쇄하였던 힘을, 너의 뜻에 따라서 온전하게 사용했다고 해도 그 정도의 힘을 인간이 사용했다면 멀쩡할 리가 없지. 심지어 그대의 말을 들으면 그대와 계약한 화신이 강제로 사용했다는 것인데, 더더욱 몸이 멀쩡할 리가 없지. 오히려 지금 이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신기하군.”

뉘헬의 말에 김창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뉘헬의 말대로 지금 김창훈의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천마신공을 습득한 이후로 이렇게 몸이 엉망인 적은 처음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몸이 아프니까 이 정도 속도로밖에 움직일 수 없는 거다, 뉘헬.”

“그런가?”

“그렇지.”

그리고 어느 정도 움직이다가 김창훈이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이에 뉘헬이 그를 바라보자 김창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무리야. 미안하지만 이 이상 움직일 수 없다.”

그리고 김창훈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는 지금 정말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움직이고 싶어도 온몸이 너무 아팠다.

“당연한 거다. 그런 힘을 사용하고도 멀쩡하게 움직인 것이 더 이상한 것이지.”

“후우. 미안하지만 오늘 하루는 그냥 얌전히 쉬어야겠어, 뉘헬.”

“그러지 말고 돌아가서 쉬는 것으로 하지.”

그 말에 김창훈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못 움직인다니까? 아니면 날 들고 이동하려고?”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나? 사신교 영역 근처는 죽음의 기운 때문에 제대로 마법을 사용하기 힘들지만 그대들이 있는 곳은 아니지.”

그리고 김창훈의 손을 잡은 뉘헬이 말했다.

“저항하지 말게나.”

그 말과 함께 빛이 내뿜어지더니 두 사람의 몸이 이동 되었다. 그들이 다시 나타난 곳은 어느 나무로 된 집 안이었다.

“여기는.”

반의 말에 뉘헬이 담담히 말했다.

“그대와 그 프로즌이라는 여성과 함께 대화를 했던 집이지. 이곳에서 쉬고 있게나. 나는 가서 그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올 테니.”

그 말을 하고 뉘헬이 다시 빛과 함께 사라지자 김창훈은 살짝 감탄하였다. 공간 이동 마법이 있다는 것 정도는 그도 잘 알고 있다.

지구에서도 스킬로 사용하는 이들이 많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걸 직접 경험한 적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신기하네.”

그렇게 첫 공간 이동의 체험에 대한 감상을 중얼거린 그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그 후 침대에 누운 김창훈은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몸 상태. 며칠이 지나야 회복되는 겁니까? 천마님.”

-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천마기공이 운기되며 네 몸에 쌓인 충격을 회복시키고 있으니까. 넉넉잡고 3일이면 충분하겠지. 그리고 얻은 것도 있다.

“얻은 것이요? 능력치는 단 1도 상승하지 않았는데요?”

- 천마신공의 마지막 경지. 그걸 직접 경험했는데 얻은 것이 없다고?

그 말에 김창훈은 사신교가 믿는 죽음의 신이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사용했던 힘을 역으로 받아친 천마의 일권을 떠올렸다.

그때의 그 감각. 확실히 일부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걸 사용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확실히 어떻게 하는지 대략적으로 감은 잡았는데, 그걸 하라고 하면 못 하겠습니다.”

- 그렇겠지. 그걸 하기 위해서 해야 할 사전 작업은 천마강림을 사용한 상태로 천마무무를 사용하여 모든 초식들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여기까지 와야 그걸 하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끝난 거다.

“최소한의 준비요?”

- 그래. 그 다음에 그걸 익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지. 장담하는데 네 재능으로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익힐 수 없다. 그러니 얌전히 노력해서 천마신공의 레벨을 올리는데 집중해라. 그러면 시스템의 도움으로 습득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까지 말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어려운 것이군요.”

- 지금까지와 다르다. 천마신공은 그저 힘을 효과적으로 방출하고 모으고 사용하는 무공이다. 하지만 그 마지막 일격만큼은 내가 평생을 쌓아 올린 ‘무(武)’의 최종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걸 네가 습득한다? 불가능한 일이지. 그 정도로 재능이 있었다면 내가 너의 몸으로 그걸 사용한 지금, 넌 그 흔적을 계속 기억하며 어떻게든 따라하려고 했을 거다. 하지만 넌 지금 그러고 있지 않지.

“솔직히 어떻게 하는 건지 알아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감도 못 잡겠습니다.”

- 호오. 어떻게 하는지 알았다고?

“예.”

- 좋아. 들어 주지. 설명해 봐라.

“천마강림을 사용한 상태에서 모든 천마기를 한 점에 압축. 그것을 천마무무로 모든 초식을 합쳐서 사용한다. 아닙니까?”

그 말에 천마가 웃으며 말했다.

- 그것이 내 무의 최종 형태라고?

“아닌가요?”

- 멍청하기는. 고작 그런 거라면 내가 평생을 쌓은 무의 최종 형태라고 말했을 리가 있나? 그냥 힘으로 하는 거지.

“그게 그거 아닙니까?”

- 그건 그렇지. 하지만 아니다. 고작 그 정도로는 할 수 없다. 물론 그렇게 해도 분명 엄청난 일격을 날릴 수 있겠지. 하지만 최종적으로 내가 사용한 일권에 도달할 수 없을 거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들어가 있으니까. 그걸 파악하고 직접 사용하지 못한다면 넌 평생 해도 결코 그 일권을 사용할 수 없을 거다.

천마의 단호한 말에 김창훈은 살짝 짜증이 났다. 그리고 조금 허무하기도 했다. 결국 돌고 돌아서 재능이란 벽이 그를 가로막았기 때문이었다.

- 머리를 쓰지 마라. 생각을 하지 마라. 넌 그런 타입이 아니야. 그건 네 길이 아니다. 너 같은 놈들은 그냥 몸으로 직접 부딪쳐서 깨닫는 것이 전부다. 그러니까 내가 강한 자들과 싸우라고 한 거다. 그런 이들과 계속 싸우고 또 싸우다 보면 언젠가 너도 깨달을 거다. 그리고 그때가 천마신공이 12레벨에 도달하는 순간이겠지.

“아까는 평생 해도 안 된다면서요?”

- 홀로 고민할 때는 안 된다는 거지. 상대가 있다면 다르다. 그리고 정 안 되겠다 싶으면 시스템이 나설 거다. 너는 그냥 싸우기만 해라. 그러면 알아서 시스템이 나설 테니까.

“정말로 그걸로 되는 겁니까?”

- 내가 거짓말해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널 붙잡고 거짓말을 하겠냐?

“그건 그렇죠. 단지 평생 익힐 수 없다고 했으면서 지금은 또 할 수 있다고 하니 그런 겁니다.”

-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지 마라. 너 혼자서는 평생 해도 못 익히지만 ‘시스템’의 도움과 강자와의 계속되는 전투가 있다면 익힐 수 있다는 거다. 물론 그래도 단기간 습득은 힘들겠지만.

“후우. 어렵네요.”

- 그러면 쉬울 거라고 생각했냐? 나를 온전한 무적으로 만들어 준 최후의 일격이다. 그걸 그렇게 쉽게 익힐 수 있다면 진작 나와 비슷한 수준의 강자들이 나타났겠지. 괜히 내가 무적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다.

“제가 천마신공 12레벨에 도달하면 저도 그렇게 될까요?”

- 나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그래도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강제로라도 그걸 깨달아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최소한 어지간한 화신들을 상대로는 싸워서 지지 않을 거다.

“천마님의 수준은 안 될까요?”

- 네가 1000만 번 정도 환생하면서 시스템의 도움 없이 제대로 천마신공을 익히고 나아간다면 조금은 따라올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내 실력이 단 1도 나아가지 않는다는 조건이 또 깔려 있어야 하지만.

“불가능하다는 거군요.”

- 네가 1000만 번 환생하는 것은 가능하지. 단지 내 실력이 그동안 1도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불가능한 이야기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조금씩 강해지고 있으니까.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저었다. 천마신공의 창조자가 천마다. 당연히 천마도 천마기공이 스스로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천마의 말대로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강해지고 있다. 아주 조금씩이라고 해도 말이다.

“대단하시네요.”

- 물론이다. 그렇기에 내가 천마라고 불리는 것이지.

당당하게 말하는 천마의 말에 김창훈은 눈을 감았다.

“이제 좀 자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에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고마움을 아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 그 감사의 마음 잊지 말도록 해라.

“물론이죠.”

그리고 잠시 후 오두막 안에는 김창훈의 고른 숨소리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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