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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101)화 (101/169)

101화 다른 세계의 사람(1)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사이클롭스가 고통을 느꼈는지 비명을 질렀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이클롭스가 도끼를 놓치지는 않았다.

오히려 고통에 더욱 분노한 사이클롭스가 더 날뛰기 시작하며 주변을 모두 파괴하기 시작했다.

“얌전히 있어라!”

다시 한번 박철이 사이클롭스의 손을 공격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사이클롭스는 고통에 찬 포효를 지를 뿐. 손에 쥐고 있는 도끼를 놓치지 않았다.

더욱 분노한 눈으로 박철을 본 사이클롭스는 그를 향해서 손과 발을 마구 움직이며 공격했으나 박철은 어떻게든 그 공격을 피하거나 반격을 하였다.

그러나 그뿐. 사이클롭스를 죽일 수는 없었다. 다른 4명도 최선을 다해서 싸우고 있지만 그들의 공격은 사이클롭스에게 작은 타격 하나 주기 힘든 공격들이었다.

“여기까지인가. 역시 무리인가 보네.”

김창훈의 말에 프로즌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철이 어떻게든 버티고 있으나, 곧 그것도 끝이다. 박철은 빠르게 지쳐 가고 있지만 사이클롭스는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할까?”

“아니요. 제가 하도록 하죠.”

그리고 프로즌이 사이클롭스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점프하며 사이클롭스의 등에 손을 올리고 자신의 스킬을 사용하자 순식간에 손에 든 도끼를 박철에게 내려찍으려고 하는 그 자세 그대로 사이클롭스의 몸이 얼어 버렸다.

“여기까지입니다.”

프로즌의 말에 박철은 길게 한숨을 내쉬곤 자리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아뇨. 애초에 여러분들은 이 던전에 올 수 없는 이들. 그런 여러분을 데려왔으니 생명을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단지, 아무리 S등급 몬스터라고 하나, 너무 약하군요. 여러분 전부.”

프로즌의 말에 미카엘이나 아서가 발끈할 거라고 김창훈은 생각했지만 그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래도 현실은 보는군.’

박철이 그나마 사이클롭스에게 제대로 타격을 주었지 나머지는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다. 그러니 미카엘이나 아서가 할 수 있는 말이 있을 리 없었다. 억울하고 분하다고 해도 그 감정의 대상은 프로즌이 아니라 자기 자신들일 테니 말이다.

“물론 충분히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만. 총장님께서 전 세계의 그 많은 각성자들 중에서 고른 5명이 여러분들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테니 너무 그러지 말자고, 프로즌. 세상에 처음부터 강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보다 이건 잘 챙겨서 가자. S등급 몬스터의 시체는 상당히 돈이 되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얼어 있는 사이클롭스의 몸을 그대로 자신의 아공간 주머니에 넣는 프로즌. 그런 그녀를 본 김창훈은 5명의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그러면 이제부터 야영하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보죠. 당장은 모두 지쳤으니 휴식을 취할 때입니다.”

김창훈의 말에 5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다시 앞으로 나아갔고 곧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곳을 발견한 이들은 그곳에 자리를 잡기로 결정하고 그들의 아공간 주머니에 있는 개인용 텐트를 꺼내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렇게 야영지가 완성되고 난 후 시냇물에서 간단하게 몸을 씻고서 밤에 경계를 설 순서를 정했다. 가벼운 식사 후에는 곧바로 잠이 들었다. 그만큼 모두 지쳤다는 것이었다.

그들을 보며 김창훈은 프로즌과 함께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은 후 그들 또한 하루 야영을 하며 던전에서의 첫날을 보냈다.

* * *

던전에 들어온 지 4일째 되는 날 아침. 처음 들어 올 때와 별로 바뀐 모습이 없는 프로즌, 김창훈과 다르게 5명은 온몸이 엉망이었다.

미리 옷들도 챙겨 왔으나 그 옷들도 엉망이었는데, 방금까지 있던 트롤 10마리와의 전투 때문이었다.

고작 4일이지만 이들은 확실하게 4일 전보다 더 발전한 상태였고 그 모습에 프로즌은 조금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그건 김창훈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재능이 있는 천재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는 생각을 하며 트롤 10마리를 모두 죽인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갑자기 느껴지는 어느 한 기운에 김창훈은 그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바라보았다.

“프로즌.”

김창훈의 말에 프로즌 또한 굳은 얼굴로 말했다.

“느꼈습니다.”

“이건 몬스터가 아니야. 사람이지. 혹시 이 던전에 우리 말고 들어 온 사람들. 베이스캠프에 있는 이들 말고 또 있어?”

“없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말이죠.”

“그렇단 말이지.”

김창훈은 그 말과 함께 자신들처럼 멀리서 풍겨온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굳어 버린 5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부터 프로즌이 여러분들을 보호할 겁니다. 가능하면 그녀의 옆에서 떨어지지 마세요. 프로즌.”

“예.”

그리고 5명들이 있는 곳으로 간 프로즌은 땅을 얼리고 투명한 얼음벽을 만들어 자신과 5명의 사람들을 모두 감쌌다. 투명한 얼음벽이기에 시야 확보에 걸림돌은 없었다.

퉁!

그때, 다시 한번 느껴지는 강력한 마나의 기운. 그 기운에 김창훈은 그곳을 바라보며 외쳤다.

“괜히 폼 잡지 말고 어서 나와라! 지금 나온다면 가벼운 처벌로 넘어가 주겠다!”

김창훈의 말에 잠시 후 허공에서 한 사람이 스르륵 나타났다.

“놀랍군. 여기에서 이런 강자가 있을 줄이야. 거기다가 복장을 보면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인가?”

한국어로 들리기는 했지만 나타난 사람이 말한 입모양을 보면 절대로 한국어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아무리 헌터라고 하지만 지금 남성처럼 완벽한 중세 시대에나 입을 법한 판금 갑옷을 입고 있는 헌터들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넌 뭐지?”

“음. 자기소개를 해야겠군. 알아들을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남성은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검을 뽑아 하늘 높이 들어 올리며 말했다.

“나는 에르틴 제국의 기사! 파발로다! 다른 세계의 기사여,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에르틴 제국? 다른 세계?”

김창훈의 말에 스스로를 파발로라고 소개한 남성이 검을 천천히 내리며 말했다.

“설마 아무것도 모르는 건가?”

“무슨 말이지?”

“음. 그렇군. 초행이라는 거군. 아무래도 우리는 서로 할 이야기가 많은 것 같군, 다른 세계의 기사여.”

“그거 좋네. 지금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고 싶거든. 당신이 단순한 중2병 코스프레 환자인지 아닌지 알아야 하니까.”

“음. 그, 조금 이상하게 번역이 되었군. 하지만 나는 정신병 환자가 아니네. 아주 멀쩡하지. 그러나 그대들의 반응을 나는 이해하네. 아마 매우 혼란스럽겠지.”

“그 부분을 이해해 주니 고맙네. 그래서 이야기는?”

“아, 그렇군. 먼저 자네들에게 하나 궁금한 것이 있는데 자네들의 세계는 언제 ‘보호’가 종료되었나?”

그 말에 김창훈은 물론 그 뒤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도 굳어졌다. 김창훈은 좀 더 신중하게 말했다.

“그게 중요한 건가?”

“물론이네. 그 보호가 끝났기에 자네들이 지금 이 세계에 있는 것이니까.”

“이 세계?”

“자네들의 세계에는 갑자기 이상한 푸른색의 빛나는 원과 함께 다른 세계의 괴물들이 나타났을 거야. 그리고 동시에 그대들의 세계에 갑자기 강한 힘을 가진 자들이 탄생하였을 거고.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보호’가 종료되었다는 말이 나타났을 거네. 안 그런가?”

‘포탈과 몬스터. 그리고 각성자들에게 대해서 말하고 있다.’

김창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기는 했지.”

“그렇겠지. 그 모든 것은 이걸 위한 신의 안배네. 자네가 있는 세계는 지금 다른 세계들과 연결이 되었지. 그리고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세계는 다른 세계들과 연결되어 있는 중간지점에 해당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지. 이 중간지점에서 제대로 된 곳을 찾아 가면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네. 반대로 말하면 이 세계에서는 다른 세계의 인물들을 만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 이렇게 나와 자네가 만난 것처럼.”

그 말에 김창훈은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지금 이세계라는 거지?”

“다른 세계. 그렇다네.”

“후우. 잠깐만.”

김창훈은 그 말을 하고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런 김창훈을 향해서 화신인 천마가 말했다.

- 뭘 그리 고민하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 세계는 하나가 아니다. 네가 있는 그 ‘세계’도 분명 하나의 세계지만 다른 세계도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거지. 그리고 이런 식으로 종종 다른 세계들이 서로 중간지점을 거쳐서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때 생기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신은 여러 가지 안배를 해 두었지. 너희 같은 경우는 그것이 ‘각성’이라는 것을 통해서 나타난 거고.

“그러니까 정말로 여기가 이세계라는 겁니까?”

“물론이네.”

파블로의 대답과 함께 천마의 대답도 들려왔다.

- 그렇지. 저 뒤에 있는 이들도 각자의 화신에게 지금 그 설명 듣고 있을걸?

그 말에 김창훈이 뒤를 바라보자 그의 뒤에 있는 6명 전원이 얼떨떨한 얼굴이었다. 일부는 김창훈과 같이 혼잣말을 하며 자신의 화신들과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면 계속 이야기를 해도 되겠나? 다른 세계의 기사여.”

“음. 아. 계속하지.”

“흠흠. 세계와 세계의 연결. 그리고 그 연결을 이어주는 이 중간거점의 역할을 하는 세계. 우리는 이곳을 ‘우토’라고 부르지.”

“우토요?”

“그래, 우토! 뜻은 존재하면 안 된다, 라는 어느 세계의 단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은 나도 잘 모른다네.”

“이 땅에 온 것은 당신들도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나 보군요.”

“우리가 이 땅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약 50년 전이네. 그리고 그런 우리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이 땅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지. 그리고 자네들도 이미 만나 봤을 것 같은데 이 땅에는 괴물들이 많이 살고 있네. 인간들이 극소수지. 거기다가 같은 인간들끼리도 싸우네. 이 땅은 매우 거대하기 때문이지.”

“몬스터랑 싸우고 인간이랑 싸운다. 바쁘겠네요.”

“음. 그러네. 그래서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우리 에트린 제국은 결코 그대들과 적대적인 관계에 설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서네. 우리는 오히려 그대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네.”

“좋은 관계라면.”

“바로 동맹을 하자는 것은 아니야. 시작은 간단한 교류가 어떤가? 말 그대로 ‘다른 세계’의 지식이나 문화, 물건들을 서로 교류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네.”

“그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봐야겠죠. 그리고 저는 이런 쪽으로 권한이 없거든요.”

“음. 그런가? 보아하니 자네는 매우 강해 보이는데. 그런데도 권한이 없다는 것은 그대도 누군가 모시는 주군이 계신 건가?”

“거기서부터 좀 다르네요. 일단, 이야기는 나중에 좀 더 해야겠습니다. 우리들도 좀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해서요.”

“아. 뒤에 있는 동료들과 말이로군. 얼마든지 하게나. 나는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겠네. 아니지. 대화가 다 되면 어떤 신호를 나에게 주게나. 아예 멀리 떨어져 있을 테니.”

그리고 파발로가 다시 숲으로 돌아가자 김창훈은 멍하니 있는 프로즌과 5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단. 이야기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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