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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96)화 (96/169)

96화 화신의 계약자들(3)

화신과 계약한 이들은 서서히 그 힘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름 중에서는 김창훈이 회귀 전에 들어 봤던 유명한 헌터들도 많았다.

‘결국 그 사람들은 모두 다 잘났다는 거지.’

화신과 계약하는 가장 큰 조건은 바로 ‘재능’이다. 흔히 말하는 떡잎이 다른 이들. 화신들은 자신과 잘 맞는 이들 중 재능이 있는 이를 찾아서 그와 계약한다.

안 그래도 재능이 있는데 화신과 계약까지 하니까 당연히 더 빠른 속도로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던전의 몬스터들이 급격하게 강해진 것에 대해서도 서서히 적응해 나아가고 있었다.

빠르게 적응해 나아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김창훈은 바뀐 헌터의 등급이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헌터 등급을 올리는 데 조금 더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기에 헌터 등급 상승이 쉽지 않았고, 반대로 말하면 헌터 등급이 높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을 갖추었다는 것이었다.

“순식간에 반년이 훌쩍 갔네.”

2025년 8월 15일. 보호가 끝나고 화신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반년이 좀 더 흘러 2026년 3월 1일. 삼일절을 맞아 김창훈은 자신이 따로 마련한 집에서 TV를 보며 쉬고 있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정말로 이걸 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때, 프로즌이 김창훈에게 말하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굳이 쓸데없이 돈 쓸 필요 없잖아. 서울의 집값이 싸지도 않고.”

김창훈이 자신의 집으로 삼은 곳은 가디언의 본부. 그중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있는 김창훈의 집무실이다. 이곳 한 층을 개조하여 김창훈은 자신의 집무실 겸 집으로 삼았다.

4년 동안 이곳에서 지내며 급한 일이 터지면 언제라도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무엇보다 서울에서 따로 집을 구하기도 귀찮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갑자기 무슨 일이야? 오늘 쉬는 날인데.”

“화신과 계약을 한 이들 중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들이 몇 명 있어서 그들을 대상으로 한 하나의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제의가 밑에서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상당히 좋다고 생각하고요.”

“프로그램?”

“예. 보여주는 거죠. 당신이 누군지, 그리고 앞으로 어디까지 더 나아가야 하는 지.”

그 말에 김창훈이 의아해하자 프로즌은 담담히 말했다.

“전 세계에서 전도유망한 30살 이하의 헌터 혹은 학생들을 총 50명을 선별. 그들을 우리 가디언 본부에서 2주 동안 지내도록 할 겁니다.”

“엥? 2주 동안 인턴 체험이라도 시키려는 거야?”

“현직 헌터가 있는데 무슨 인턴 체험입니까? 2주 동안 하는 것은 당신과 함께 지내는 겁니다.”

“나? 나랑 뭘 한다는 건데?”

“보여주는 거죠.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남자의 힘이 어떤 건지. 그리고 당신이 그들에게 조금씩 조언을 해 주어도 좋고요.”

“헐. 그건 무리지. 너도 알잖아, 프로즌. 난 재능이 없다고. 그들이 나에게 오히려 재능을 줘야 할 거야. 그런데 내가 그들에게 무슨 재능을 보여준다는 거야?”

그 말에 프로즌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에게 그들을 가르치라고 한 적 없습니다. 단지 그들과 만나서 같은 시간을 보내라고 한 거죠. 그들에게는 그것 자체가 엄청난 경험이 될 테니까요. 아까도 말했지만 그들은 전도유망한 이들. 이는 다르게 말하면, 그들이 만약 범죄자가 된다면 그만큼 머리가 아프다는 겁니다. 그러니 미리 보여주는 거죠. 만약 그들이 범죄자가 된다면 누구와 싸워야 하는지.”

“과연. 그런 의미라면 상관없기는 한데. 2주는 너무 길지 않아?”

“너무 길면 줄이면 됩니다. 어느 정도가 마음에 듭니까?”

“5일 정도로 하자. 대신 같이 던전으로 가는 것으로 하자.”

“던전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갈 생각입니까?”

“S등급.”

그 말에 프로즌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정도라면 문제없죠. 적당한 던전을 구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응. 그런데 50명만 선발하는 거야? 전 세계에서 뽑는다면 엄청나게 몰려 올 것 같은데.”

“숫자를 더 늘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할까요?”

그 말에 잠시 고민하던 김창훈이 말했다.

“아니, 반대야. 10명으로 하자.”

“그건 너무 적지 않을까 싶은데요.”

“대신 확실하게 할 수 있잖아. 그러니 확실한 10명을 키우자고. 그 10명이 전부 S등급 헌터나 SS등급 헌터가 되어서 움직인다면 차라리 그 편이 더 이득이야.”

김창훈의 말에 프로즌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계획을 준비, 사람들을 선별하는 과정까지 거치면 아마 7월 달 중순쯤에 그들과 만나게 될 수 있을 겁니다. 혹시 선별하는 데 있어서 중점을 두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성격 더러운 놈들 7명. 정의심 투철한 사람 3명. 이렇게 하자.”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3명 중 한 명은 내가 추천할게.”

“직접 말인가요?”

“응. 내가 추천한 건 비밀로 하고. 내가 얼마 전에 부산에 갔다 온 것 알고 있지? 그때 티탄을 상대로 싸운 헌터가 있어. 그 헌터가 나는 꼭 왔으면 좋겠어.”

“아. 그 사람이라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확실히, 그 사람은 좋은 예가 되어 주겠네요. 그러면 그 사람 포함해서 10명. 모두 준비가 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응. 부탁할게.”

“예. 그러면 푹 쉬시기를.”

그 말과 함께 프로즌이 나가자 김창훈은 다시 TV로 시선을 돌렸다.

- 재미있어지는데? 네가 그들을 가르친다는 거야?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제가 싸우는 자세를 보고 그 사람들이 저에게 자세를 가르쳐 주어야 할걸요? 그냥 프로즌의 말대로 제가 가진 힘을 보여주라는 겁니다. 제가 힘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들에게 힘의 차이를 알려주라는 거죠.”

- 고작 그걸 위해서 사람들을 모은다고?

“말 들었잖아요. 그게 목적입니다. 정말로 뛰어난 이들이고, 그들이 만약 범죄자가 된다면 그 피해가 매우 클 테니까요. 제 몸은 하나니 전 세계를 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프로즌이 하려고 하는 것은 장래의 강력한 힘을 가진 범죄자가 나타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거죠.”

- 세상 일이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데 말이야.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죠. 그보다 고르고 고른 10명이라면 다 화신과 계약한 사람들이겠죠?”

- 네 생각대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놈들이라면 이미 다 꿰찼을 거다. 그놈들은 욕심이 많은 놈들이니까. 최근 들어서 조금 지루했는데 그놈들이 모두 모이면 좀 재미있어지겠군.

“그런가요. 저는 그냥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 그러면 아예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으면 될 텐데?

“그럴 수는 없죠. 4년 동안 이 일을 제대로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제대로 해야 합니다. 제가 초대 총장이니까 제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제 다음에 올 사람이 어떻게 할지 결정이 될 테니까요. 선례를 잘 남겨야죠.”

- 쓸데없이 책임감 넘치는군.

“하고 싶어서 한 일이니 열심히 해야죠. 그보다 이제 슬슬 저는 다시 천마기 압축해야겠습니다.”

- 그래라. 난 TV나 보고 있을 테니까.

“예.”

전혀 다른 차원에 있을 텐데 어떻게 지금 이곳에서 방송되고 있는 TV를 보는지 그 방법을 알 수 없는 김창훈이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상대는 그가 상상도 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존재이니 말이다.

‘그러면 시작할까.’

천마기를 계속 몸 안에서 압축하며 천마기의 양은 좀 줄어들었지만 천마기의 힘은 더욱 강해졌다. 이는 즉, 천마신공의 힘이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방법을 이용하면 사실 천마신공의 한계가 없는 것 아닌가?’

문득 과거에 천마강림이란 기술을 알려주며 천마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천마신공의 한계.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만든 기술이 천마강림.

그런데 그 천마강림의 근본은 결국 천마기의 압축으로 인한 천마신공 자체의 위력 상승이다. 그리고 천마기 압축을 천마강림을 사용하지 않고 평소에 꾸준히 해낸다면 결국 천마강림을 사용한 상태나 마찬가지인 상태가 평상시에도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천마신공의 한계는 사라지는 것이다. 천마신공이 낼 수 있는 위력은 계속 끝도 없이 강해질 테니 말이다.

‘나중에 물어봐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오늘 해야 할 천마기의 압축을 시작하는 김창훈이었다.

* * *

“이거 진짜인가?”

- 그렇겠지.

“흐음. 갑자기 왜 이런 걸 하는 거지?”

- 그게 무슨 상관이냐. 어차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녀석을 만나는 거다.

“그건 그렇지.”

- 오히려 나는 너에게 묻고 싶군. 자신 있나? 나도 아직 천마를 이기지 못했지만 나와 천마의 격차보다 너와 저 천마의 후인의 격차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그렇겠지. 지금 나는 아무리 잘해 봐야 S등급 헌터 수준의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지금의 일이지 나중에도 그러라는 법은 없어. 나는 지금도 빠르게 강해지고 있으니까. 분명 언젠가 저 사람도 추월할 수 있을 거야. 그것으로 내가 바로 세계 최고가 되어 주는 거지!”

당당하게 말하는 소년. 그 소년의 말에 소년과 계약한 화신이 말했다.

- 그래. 아주 계획은 좋다. 하지만 쉽지 않을 거다. 내가 천마와 여러 번 싸워 봐서 알지만 그가 가진 힘은 정말로 말도 안 되는 힘이다. 그 힘을 이어 받은 후인. 절대로 약하지 않다. 아무리 내가 널 돕는다고 해도, 상대인 천마 또한 저 후인에게 몇 가지 도움을 주었을 거다.

“상관없어. 상대는 재능이 없거든. 오히려 나는 그 천마에게 묻고 싶어. 왜 저 재능 없는 사람을 선택했는지 모르겠어. 내가 저 녀석보다 재능이 있는데 말이야.”

- 천마는 오만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자가 천마다. 남들이 뭐라고 해도 결국 자기가 옳다고 생각할 거다. 그 결과가 설령 실패라고 해도 말이다.

“한심하네.”

- 그렇지. 천마가 가진 유일한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지. 그의 오만함, 그 부분을 파고들어서 이번에야 말로 나는 그에게 패배를 안길 것이다. 비록 내가 직접 그를 이기지는 못했지만.

“내가 그 후인을 쓰러트리면 된다는 거지.”

- 바로 그거다.

그리고 소년은 미소 지으며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모니터에 나온 것은 가디언 공식 홈페이지에서 김창훈과 함께 S등급 던전을 갈 수 있는 캠프에 갈 사람을 모집한다는 것이었다.

김창훈과 함께 S등급 던전에서 5일 동안 생활하며 그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 헌터로서 이건 놓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기회였다.

“적에 대한 정보 수집은 아주 중요한 거지. 그러니 이번에 반드시 참가해서 김창훈이란 사람이 가진 힘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해 봐야겠어.”

- 일단 저 10명 안에 들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

“하! 날 누구로 보는 거야? 10명? 1명만 뽑는다고 해도 뽑힐 자신이 있어.”

그리고 소년은 미소와 함께 캠프 참가를 신청했다. 그것은 그 말고도 전 세계에 15~30살 사이의 사람들이라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마찬가지였다.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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