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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87)화 (87/169)

87화 천마신공 11레벨(2)

2024년 12월 5일. 흑룡이 말한 25일이 지나고, 처음 부딪쳤던 그 장소에서 흑룡과 김창훈은 다시 서로 마주보았다.

- 그동안 좀 더 강해졌구나.

“물론이지. 널 죽이기 위해서는 예전의 나로서는 부족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 흐흐흐. 지금은 날 죽일 수 있다는 거냐?

“그래.”

자신감에 가득 찬 김창훈을 보며 흑룡은 정말로 즐거운 듯이 웃었다. 그 후 빛과 함께 흑룡의 몸이 다시 2m 정도 되는 인간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재미있군. 그러면 바로 해볼까. 이번에는 저번과 같은 기회가 없을 거다. 여기서 더 강해진다면 정말로 날 죽일 수도 있을 테니까.”

“너는 25일 전에 날 죽여야 했다. 너의 방심 때문에, 오늘 너는 나한테 죽는 거다.”

흑룡과 김창훈. 둘 모두 처음부터 자신들의 전력을 끌어 올렸다. 하늘을 뒤덮을 것 같은 불꽃이 흑룡의 몸에서 솟구치고 세상 모든 것을 어둠으로 뒤덮을 것 같은 천마기가 김창훈의 몸에서 뿜어진다.

넘쳐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해서 사방으로 퍼지고 있는 두 힘이 서로 충돌하는 가운데, 둘은 서로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처음부터 천마무무를 사용하여 천마신공의 모든 초식들의 힘을 담은 공격을 이어가는 김창훈. 그런 김창훈의 공격을 이번에는 온몸에 두른 불꽃의 힘으로 상쇄시켜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는 흑룡.

두 존재의 싸움에 다시 대지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지만 둘 모두 거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확실히 더 강해졌구나! 더 강해졌어! 이 정도면 나와 처음 싸웠을 때와 비교해서 거의 2배 가까이 강해진 것 같구나!”

“그렇지!”

천마신공의 한계가 증가한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지 지난 시간 동안 열심히 고민했다. 그 결과 이 문장의 뜻은 간단했다.

문장 그대로 천마신공의 각 초식들이 낼 수 있는 기본적인 최대 ‘위력’이 상승한 것이다.

천마파천장을 사용할 때, 천마기를 압축시켜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천마파천장을 최대 위력으로 사용할 때의 힘이 10이라고 한다면.

지금 김창훈이 낼 수 있는 힘은 100으로 증가하였다. 10배의 최대 위력 증가. 그 결과 김창훈은 흑룡과 맞서 싸우면서도 여유가 있었다.

‘천마기공 또한 크게 발전했다.’

흑룡과 싸우면서도 착실하게 흑룡의 불꽃들이 김창훈의 몸에 흡수되고 있었다. 그 사실을 흑룡도 알고 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 정도 기운은 흑룡에게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방심이야말로 너의 패착이다.’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은 힘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김창훈. 그러자 흑룡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진다. 조금씩, 흑룡이 밀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알아차린 흑룡은 더욱 자신의 힘을 쏟아내며 오른손에 불꽃을 모아서 그대로 김창훈을 향해 뻗었다.

그것을 보며 김창훈 또한 천마강기를 사용하고 난 후 천마대멸겁을 기존보다 더욱 강한 힘으로 사용하며 흑룡의 공격을 맞받아쳤다.

너무 큰 소리로 인해서 이제는 인간의 귀에 잘 들리지 않은 고주파의 폭음이 사방으로 퍼지며 흑룡과 김창훈. 둘 모두 뒤로 밀려났다. 서로가 서로의 힘에 밀려난 것이었다.

“훌륭하다! 이 정도로 성장할 줄이야! 이 세계의 인간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구나!”

흑룡은 다시 얼굴에 미소를 짓고는 크게 웃으며 말하였고, 김창훈은 손에 느껴지는 감각에 미소 지었다.

“더 할 수 있겠지? 흑룡.”

“흐흐흐. 물론이지. 나는 얼마든지 더 싸울 수 있다. 그 전에, 너는 이름이 무엇이지, 인간.”

“김창훈. 천마라고 불러도 괜찮아.”

천마라는 말을 들은 흑룡의 얼굴에 살짝 놀라움이 퍼졌다. 그러더니 곧 웃으며 말했다.

“그런가. 그런 건가. 그렇게 된 것이었어. 이제 이해가 되는군. 도대체 어떻게 그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인간이 강해질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인간이 나와 대등한 힘을 쥘 수 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

흑룡의 말에 김창훈은 혹시, 하는 생각에 물었다.

“천마를 알고 있나?”

“알지. 흐흐. 나 같은 이들 중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가 후인을 찾는다고 하던데 그 후인이 너였군! 이거 아주 운이 좋아! 설마 천마의 후인과 싸우게 될 줄이야!”

흑룡의 몸에서 아까보다 더욱 강렬한 불꽃이 피어오른다. 흑룡의 비늘 또한 검은색에서 점점 붉은색으로 변하고 있었고 주변의 모든 땅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하하하! 즐겁구나! 천마의 후인을 내 손으로 죽일 수 있게 되다니!”

“죽는 것은 너다, 흑룡.”

“흑룡. 이 세계의 인간들은 날 그렇게 부르나 보군. 내 진짜 이름은 흑룡이 아니다. 나는 베우스티! 한 차원의 정점이자 최강의 드래곤이다!”

“이름 따위 관심 없다. 어차피 여기서 죽을 테니까.”

“흐흐흐. 그것도 좋지. 자! 천마의 후인이여! 서로 죽고 죽여 보자!”

완전히 붉은색으로 물든 비늘을 온몸에 두른 상태로 흑룡이 불꽃을 분사하며 그 힘으로 김창훈을 향해서 날아온다.

그것을 본 김창훈 또한 지금의 자신이 낼 수 있는 천마신공의 최대 위력을 모두 끌어 올려 흑룡을 향해서 돌진하였다.

다시 시작된 두 존재의 싸움. 아까보다 훨씬 더 넓은 지역까지 그 피해가 미치기 시작했으며, 심지어 10㎞ 떨어진 서안시의 건물들이 부서지며 어느 곳은 나무가 불에 타고 있기도 했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흑룡의 불꽃과 김창훈의 파괴력에 건물들이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당연히 이 둘을 촬영하는 드론도 모두 다 파괴된 지 오래였다.

남궁철과 같은 이들은 그저 이 여파에서 더 떨어지기 위해서 이동하기 시작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김창훈은 베우스티와의 싸움에 집중했다.

‘한계가 더욱 늘어난 천마신공으로도 안 된다는 건가?’

흑룡의 공격을 김창훈은 최대한 받아치고 있지만, 그 한계가 보이고 있었다. 흑룡의 힘은 계속 높아지는 반면 그의 힘은 더 이상 상승하지 않았다.

천마가 말하였던 천마신공의 한계. 그 앞에 부딪친 것이었다.

‘결국 써야겠구나.’

천마가 남긴 마지막 ‘오의’. 천마신공의 한계를 벗어던지게 해 줄, 하나의 기술.

“천마강림.”

김창훈의 말과 함께 그의 몸에서 천마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그 힘에 베우스티마저 놀라며 뒤로 밀려나야 했고 주위의 모든 것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그 어둠이 일제히 김창훈의 몸에 흡수된다. 흑룡과의 전투에서 사방으로 퍼지던 천마기도 모두 김창훈의 몸에 흡수되어 그의 안에 자리 잡는다.

그것을 본 베우스티는 긴장한 얼굴로 김창훈을 바라보았다. 그 강대하던 힘이 지금 김창훈이란 인간의 몸에 모두 압축되었다.

“아까 말했지. 너는 나에게 시간을 주면 안 되었다. 그 오만함이, 결국 너를 여기서 죽게 만드는 거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확실히 이건 좀 위험해. 하지만 그래서 더 좋은 거다!”

베우스티의 몸에서 뿜어지는 불꽃의 색이 하얀색으로 변하며 그 온도가 더욱 상승한다.

“얼마 만에 이렇게 싸워 보는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구나! 자! 날 죽이고 싶다면 어서 와라! 천마의 후인이여! 여기 최강의 드래곤 베우스티가 있다!”

웃으며 외치는 베우스티의 말에 김창훈은 심호흡을 하고 허공을 박차며 베우스티를 향해서 나아가 손을 뻗었다. 단순한 천마파천장.

어떤 초식도 융합하지 않은, 순수한 천마파천장이었다. 그리고 그 천마파천장과 베우스티의 손이 충돌하자 놀랍게도 베우스티의 손에 있는 비늘들이 갈라지고 파괴되며 피가 튀었다가 베우스티의 몸에서 내뿜어지는 불꽃에 그대로 증발되어 사라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천마뇌절각. 김창훈이 왼다리로 하는 옆차기에 베우스티가 손을 들어 올려 막아보지만 손의 뼈가 부러지며 그의 몸이 옆으로 튀어나갔다.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날개를 펼친 베우스티가 겨우 중심을 바로 잡았다.

그리고 중심을 바로 잡은 베우스티를 향해서 돌진한 김창훈이 이번에는 천마붕산권을 사용해 주먹을 뻗자 베우스티는 자신의 양손을 뻗어 흰색의 불꽃을 발사하며 그것을 막으려고 했으나 천마붕산권은 그 불꽃을 꿰뚫고는 베우스티의 몸마저 꿰뚫었다.

“크윽.”

몸에 난 구멍이 빠른 속도로 재생되었으나 베우스티는 긴장한 얼굴로 김창훈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모든 것이 바뀌었다. 너무 강해졌다.

“너도 그걸 할 수 있구나.”

“물론이지. 나도 천마신공을 익혔으니까.”

“흐흐, 그런가. 하여튼, 대단하군. 설마 그 25일 사이에 그걸 할 수 있게 될 줄이야.”

천마강림. 이건 ‘초식’이 아니라 완벽한 하나의 ‘기술’이다. 천마신공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천마가 만든 하나의 기술.

천마신공의 넘치는 힘을 압축하여 온몸에 집약. 그리고 그렇게 집약된 천마기를 몸 안에서부터 극단적으로 압축시키고 그 압축된 천마기를 바탕으로 천마신공의 초식들을 사용한다.

천마신공 자체의 한계를 ‘기술’로서 뛰어넘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꼼수라고 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천마신공의 한계 자체를 벗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기술 하나로 천마신공은 분명 그 한계를 뛰어넘는다. 방금처럼 다른 초식들을 하나도 융합하지 않은 순수한 힘만으로도 흑룡을 압도할 수 있는 위력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이거 정말로 죽겠군.”

웃으면서 베우스티가 말하자 김창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넌 여기서 죽을 거다.”

“그런가. 하지만 그것도 좋지. 천마의 후인. 아니지, 이 세계의 새로운 천마와 싸워서 죽는다. 그것도 나쁘지 않은 최후다. 하지만 그건 확실하게 날 죽이고 나서 말해야 할 거다, 천마!”

베우스티의 몸이 다시 거대해진다. 본래의 500m 몸길이를 가진 거대한 드래곤이 되었다.

그 거대한 몸의 비늘 또한 이제 검은색이 아니라 붉은색이었다. 그 상태로 베우스티의 입에서 흰색의 불꽃이 튀었다.

- 자! 승부다! 너도 그 상태를 오래 유지 못 하고 나 또한 마찬가지! 그렇다면 서로 시간 끌지 말고 누가 살아남을지 이 일격으로 결정하자꾸나!

‘칫. 아픈 곳을 찌르는군.’

천마강림은 천마기를 강제로 압축하여 몸에 두는 기술이다. 당연히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강제로 압축된 천마기의 힘은 너무 강력하기에 장시간 사용하면 김창훈의 몸이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가 던전에서 실험을 통해서 알아낸 최대 유지 시간은 정확하게 1분. 그 이상은 절대로 무리였다.

“천마강기.”

천마강기로 김창훈은 하나의 ‘검’을 만들었다. 그리고.

“천마대멸겁.”

그 검에 모든 자신의 모든 천마기를 또 다시 압축시켜서 담는다. 공간이 뒤틀리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상태로 천마기를 그저 모으고 압축시켜 마지막 일격을 준비했다.

- 즐거웠다! 이 세계의 또 다른 천마여! 내가 너의 이름을 끝까지 기억하겠다!!! 나 베우스티의 진정한 적수로서!!!

베우스티의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네 목을 베고 그 시체는 내가 잘 써 주마!”

그리고 베우스티의 마치 레이저와 같은 흰색의 불꽃 브레스와 김창훈의 천마대멸겁이 서로를 향해서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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