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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82)화 (82/169)

82화 EX등급 몬스터와의 전투(2)

중국의 항복 선언과 함께 김창훈은 곧바로 중국에서 미리 준비해 둔 전용기를 타고 일본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하였다.

베이징에 있는 공군 비행장에서 내린 김창훈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남궁철이었다. 그를 본 김창훈이 살짝 놀라며 말했다.

“선배님이 직접 오실 거라고는 생각 못 했습니다.”

“중국 사람들 중에서 너랑 가장 친분 있는 사람이 나니까 보낸 것이지. 그리고 나로서도 크게 도움을 바라야 하는 입장이고.”

한숨을 쉬며 말하는 남궁철을 본 김창훈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상황이 그 정도로 안 좋습니까?”

“소식은 들었지? 다른 지역에 있던 몬스터들까지 지금 그곳으로 모이고 있다고.”

“예.”

마치 무슨 자석에 이끌리듯. EX등급 몬스터의 등장과 함께 그 몬스터 주변에 있던 모든 몬스터들이 그 몬스터를 향해서 대이동을 시작했다.

그 덕분에 지금 중국의 서쪽 지방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였고. 이제는 그 영향이 중앙에도 미치고 있었기에 중국의 중앙 지역도 지금 헌터들이 매일 몬스터들과 피 토하는 싸움 중이었다.

“그 때문에 정신이 없어.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지만 그 몬스터는 던전을 강제로 브레이크 시키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있어.”

“던전 브레이크요? 그걸 몬스터가 강제로 일으킨다는 겁니까?”

“그렇지 않으면 그 숫자가 설명이 안 되거든. 중국의 땅이 아무리 넓어도 몬스터들은 SS등급 몬스터가 아닌 이상 보이는 족족 잡고 있어. 그런데 지금 그 녀석의 휘하에 있는 몬스터들의 수는 10만이 넘어가고 있다. 이건 어디선가 몬스터들이 새롭게 나타나지 않은 이상은 납득이 안 되는 숫자야.”

10만이라는 말에 김창훈도 입을 다물었다. 10만. 그것도 사람이 아니라 몬스터들로만 10만. 이 엄청난 숫자.

“쯧. 그러게 빨리 결정했으면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어떻게든 했을 텐데 망할 쓰레기 새끼들 쓸데없이 자존심 부려서 일을 이 지경까지 키웠어.”

그렇게 말한 남궁철이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타라.”

“비행기로 가는 것이 더 빠르지 않습니까?”

“더 빠른데 위험하다.”

“위험이요?”

“그 망할 놈은 하늘에 무언가 날아다니는 것을 싫어한다. 그것이 미사일이든, 포탄이든, 비행기든. 자신의 감각 안에 들어 온 것들을 다 파괴해 버리지. 그러니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지상으로 가는 편이 안전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반은 차에 탑승했고 곧 차는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전속력으로 몬스터들이 있는 곳으로 향할 거다. 우리는 이미 방어진지를 구축해 놨어.”

“어디입니까?”

“섬서성에 있는 서안시다. 그곳을 중심으로 방어선을 펼칠 거다.”

섬서성은 중국 대륙의 중앙이지만 그래도 좀 동쪽에 있는 지명이다. 그곳에 자리를 잡는다고 한다면.

“많이 밀렸군요.”

“포기한 것도 있지. 몬스터 숫자가 10만이 넘어갔다. 어지간한 전력으로 싸워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 다행이라면 다른 곳으로 흩어지지 않고 그 망할 놈을 중심으로 뭉쳐서 한 번에 동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거다.”

“10만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함께 움직인다. 각개격파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로 들리네요.”

“그런 거지. 지금 사람들의 피난으로 조금 상황이 엉망이기는 하지만 이대로 기차역까지만 가면 된다. 그러면 미리 준비된 기차가 있으니 그 기차를 타고 다시 나아가면 된다.”

“알겠습니다.”

김창훈의 말에 남궁철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망할. 이번 일로 중국이란 국가가 흔들리게 생겼어.”

“그렇겠죠. 영토의 30% 정도가 완전히 파괴되었는데요. 거기다가 그 파괴는 실시간으로 계속 더 일어나고 있는 중이고요.”

“후우. 다 멍청한 정치인들 때문이지. 그들 때문에 애꿎은 사람들만 피해를 본다.”

“전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본래 가장 무서운 것은 어쭙지 않은 신념을 가진 자들이고 그 다음이 멍청한 정치인들입니다.”

“미국에 싸움을 걸 때부터 알아보고 손을 써야 했는데.”

남궁철은 진심으로 후회된다는 얼굴로 한숨을 쉬었고 그런 그를 보며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이미 지나간 일 가지고 너무 화내지 마시죠. 그보다 앞으로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지금 가야 할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몬스터들의 정확한 숫자와 그 수준에 대해서도 파악을 해 나아가야죠.”

“그건 이미 다른 이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다른 곳에서 지원은요?”

“너한테 찍히기 싫어서 안 보냈지. 하지만 이제 네가 직접 왔으니 조금씩 보낼 거다. 특히 러시아가 안달 났지. 만약 그 망할 놈이 갑자기 위로 방향이라도 틀면 바로 자신들 차례일 테니까.”

“그렇게 따지면 남쪽으로 가면 인도나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 아닙니까? 그쪽은요?”

“인도는 알다시피 최근 우리랑 사이가 좋지 않잖아. 그래서 그런지 단 1의 도움도 안 준다고 하더라.”

“그렇군요. 북한은.”

“그놈들이 무슨 도움을 주겠냐. 자기 나라 관리하기도 힘든 놈들인데.”

“하긴 그렇겠죠. 일본은 아시겠지만 내전 중입니다. 야쿠자들과 전쟁을 하고 있는데 지금 중국 상황이 이러다 보니 중국에 있는 삼합회 놈들도 일본으로 많이 넘어왔습니다. 그놈들도 상대하고 있는 중이죠.”

“한국은?”

그 말에 김창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중국에서 가장 거리가 가까운 국가인데 더 말할 필요 있을까요? 아마 북한도 지금 머리가 아플 겁니다.”

“그렇군.”

전 세계가 지금 범죄 조직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EX등급으로 추정되는 몬스터의 등장.

그야말로 상황이 좋지 않고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밖에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나라의 국운을 다한 것 같구나.”

남궁철의 말에 김창훈은 차마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가 보기에도 지금 중국이 입은 피해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이걸 복구하는 데 몇 십 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심지어 지금 중국은 미국이랑 경제 전쟁 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미국의 손에 의해서 중국이 쪼개지지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었다.

“한국에서는 좀 어떻지?”

“무슨 말씀인가요?”

“중국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도와야 한다, 아니다로 나뉘어서 싸우고 있을 텐데 그 어느 쪽이 우세한지 궁금하다는 거야. 혹시 자네도 모르나?”

“아뇨. 중국을 돕지 말아야 한다는 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 이대로 그냥 베이징까지 다 밀리기를 기도한다고 하더군요.”

“끄응… 사방에 호감을 가진 이웃이 하나도 없구나.”

“그동안 했던 짓을 떠올리시죠.”

그 말에 남궁철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오만해졌지. 망할 놈의 사상교육의 문제도 있고. 이번 일을 계기로 공산당을 해체해야겠어.”

“가능하시겠습니까?”

“못 할 것도 없지. 민심은 곧 천심. 그리고 그 천심이 공산당에 완전히 등을 돌렸어. 지금 더 큰 위협이 있기에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이 사태가 진정되면 분명 그 책임에 대해서 논의가 될 거고 사람들은 결코 참지 않을 거야.”

“천안문 사태의 재현이네요.”

“그렇지 않을 거야. 이번에는 내가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그들을 도울 테니까. 나 이외에도 많은 헌터들이 찬성한 일이야.”

“헤에. 중국에서 민주화 운동이라. 이것도 역사책에 실리겠네요.”

“네 녀석의 존재도 그렇게 될 거다. 아예 널 따로 두고 위인전도 나타날걸?”

“하하하. 그렇게 되면 그것도 그것대로 재미있겠네요.”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이 차량은 어느 기차역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내린 두 사람은 대기 중이던 기차에 탑승하자 기차는 빠르게 섬서성의 서안시를 향해서 출발했다.

기차 안에서 남궁철은 김창훈에게 자신의 핸드폰으로 한 가지 영상을 보여주었다. 화면은 거칠게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갑자기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화면이 끊어졌다.

“이건.”

“네가 상대해야 할 괴물의 영상이다. 그 이외에도 몇 가지 있는데 더 보여주마.”

그리고 남궁철이 가져온 모든 영상들을 본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실히 이 정도면 EX등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그렇지?”

“예. 물론 서울에 있는 그 아쿠파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거대합니다. 이 정도의 덩치를 가진 드래곤이라면 EX등급을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죠. 혹시 코드네임도 이미 정해졌나요?”

“흑룡.”

“흑룡이요?”

“그래. 우리 정부가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옛날부터 흑룡은 파괴와 혼돈을 불러 오는 존재였으니까. 이보다 더 어울리는 코드네임도 없을 거다.”

“흠. 흑룡이라. 블랙 드래곤이랑 같은데 좀 그러네요.”

“차후에 더 뭐라고 말을 붙이겠지. 당장은 흑룡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영상을 봐서 알지만 이 녀석 주위에 있는 2마리의 드래곤 두 마리는 각각 푸른색과 하얀색의 비늘을 가진 드래곤이다.”

“블루 드래곤과 화이트 드래곤. 각각 번개와 얼음 속성의 공격을 하는 드래곤들이죠.”

“그래. 너는 이 3마리의 드래곤과 싸워야 한다.”

“난이도 높네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마음 같아서는 돕고 싶지만 나는 저놈들이 이끌고 온 남은 몬스터들을 상대해야 하니까.”

남궁철이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얼굴로 말하자 김창훈이 웃으며 말했다.

“아아. 너무 그러지 마세요. 농담이니까요.”

“농담이라고?”

“예. 저 거대한 한 놈을 제외한 나머지 두 마리는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선배님도 영상 봐서 알잖아요. SS등급 몬스터는 10초 안에 죽일 자신 있습니다. 문제는 저 ‘흑룡’이라고 부르는 놈이죠.”

블루 드래곤, 화이트 드래곤. 이 두 마리의 드래곤들은 가볍게 죽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흑룡’이라고 불리는 그 거대한 드래곤만큼은 아니다.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아무리 김창훈이라고 해도 절대로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흥분이 되었다. 천마신공으로 빠르게 강해지고 난 후. 더 이상 지구에서 그의 적수가 없었다. 아쿠파가 있긴 했지만 전투 의지나 살의라고는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는 존재라서 그런지 별로 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물론 언젠가는 잡아야겠지만 그래도 당장은 아니다. 하지만 이 흑룡은 다르다. 그야말로 파괴를 부르는 존재. 화면 속에서도 강렬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저 녀석과 제가 싸운다면 아마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제가 죽거나 저 녀석이 죽거나.”

“개인적으로는 네가 죽였으면 좋겠구나.”

“저도 그렇습니다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등급 몬스터는 이미 여러 번 봤습니다. 그렇기에 아마 제가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솔직히 힘들 거라고 생각됩니다.”

“…아직 무리라는 건가?”

“자세한 건 저도 직접 부딪쳐 봐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은 확실하게 해 두겠습니다.”

“죽이는 것이 무리라면 그냥 부상만 입혀도 그걸로 만족해야지. 죽이는 건 다음에 해도 되니까.”

“제가 죽지 않으면 말이죠.”

그 말에 남궁철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로도 두 사람은 앞으로 있을 전투에 대해서 열띤 이야기를 나누었고 두 사람을 태운 기차는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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