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화 범죄와의 전쟁(3)
“만나서 반갑네.”
김창훈의 말에 야쿠자들은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
“세계 최강의 헌터가 이 땅에 무슨 일이지? 이 나라는 당신 관심 밖이었을 텐데.”
“본래라면 그런데. 아쉽게도 이쪽도 용건이 생겼거든. 그보다 모두 모인 곳은 저곳인가.”
가장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바라보며 김창훈이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자 야쿠자들이 그런 김창훈의 앞을 막아섰다.
“우리가 전세를 냈다. 그러니 다음에 오도록.”
“호오. 이것 참. 놀랍네. 감히 범죄자 따위가 헌터의 앞을 막다니. 이건 새로운 자살 방법인가?”
김창훈의 말에 야쿠자들이 움찔하자 김창훈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두 번 말 안 한다. 비켜. 쓸데없이 사람 죽이고 싶지 않으니까.”
그 말에 야쿠자들이 김창훈과 대화를 나눈 남성을 바라보자 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물러나라.”
그러자 다른 이들이 물러나며 길을 터 주었고 그곳을 통해서 김창훈은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런 김창훈을 본 그들은 곧 빠르게 자신들의 보스에게 김창훈이 이 장소에 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것을 본 김창훈도 천마뇌절각을 사용하여 빠르게 이동하여 가장 강한 이가 있는 곳에 들이닥쳤는데 그곳에는 넓은 방에 약 80명 정도 되는 이들이 있었고. 이들의 상석에 한 노인이 앉아서 김창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김창훈을 보며 방 안에 있던 이들은 각종 총기와 무기를 꺼내려고 할 때.
“자. 여기까지.”
김창훈이 천마군림보를 사용하였다. 한 번 사용한 것에 불과했지만 그 한 번으로도 이곳에 있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고 함부로 움직일 수 없도록 하였다.
“천마. 그대가 왜 여기 있는 거지?”
가장 상석에 앉아 있는 노인의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일본의 4대 야쿠자들을 중재하거나 협력하게 조율하는 사람은 한 노인이고, 그 노인은 한국인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진짜였네.”
아주 능숙한 한국어로 말하는 노인이기에 김창훈 또한 웃으며 말한 것이었다.
“온 목적을 말해라.”
“헌터가 범죄자들의 소굴에 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우릴 잡아가겠다는 건가?”
“물론.”
“훗. 이 나라 정부가 허락을 하고?”
“물론이지. 그렇지 않고 내가 왔을 리가 없잖아. 그리고 이건 국제 헌터 협회가 아니라 가디언으로서 하는 첫 번째 일이거든. 그러니까.”
천마군림보가 다시 한번 발동되며 2중첩의 천마군림보가 방 안에 있는 이들은 물론 밖에 있는 모든 야쿠자들까지 전부 강력한 무형지기로 그들을 찍어 누른다.
“실패가 용납이 안 되는 일이야. 얌전히 있으면 살 수 있을 거야.”
김창훈의 말에 노인은 인상을 찌푸리며 이번에는 일본어로 말했다.
“정부에서 정말로 우리 전원을 체포하는 것을 허락했다고? 그 순간 전쟁이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그 말에 다른 야쿠자들 또한 당황하며 김창훈을 바라보았다. 자신들을 체포하러 왔다는 말에 놀란 것이었다.
“그렇지. 그 순간 전쟁이고 이는 엄청난 큰일이지. 정말로 지금의 최악의 민심을 돌리기에 아주 좋은 이벤트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김창훈의 말에 노인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 쥐새끼 같은 놈들이. 자기들의 실책을 덮기 위해서 우리를 이용하겠다는 거군.”
“정확해.”
일본 정부는 2가지의 실책을 단기간에 저질렀다. 하나는 김창훈이 가디언을 설립하는 것을 방해하여 김창훈에게 찍힌 세 국가 중 하나가 되어서 김창훈이 SS등급 몬스터를 퇴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불행한 국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선언으로 인해서 일본의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고 일본의 모든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단순한 한 마디가 일본 경제를 흔들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건 중국도 마찬가지였지만 중국은 워낙 덩치가 크고 중국 공산당의 힘이 워낙 강하기에 어떻게든 피해를 최소화하였지만 일본은 아니었다.
그러한 실책으로 인한 엄청난 결과 때문에 일본의 전대 총리의 대한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먹고사는 문제가 걸렸으니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그 결과 일본 전대 총리는 지지율 15%를 달성하여 스스로 물러났고 그 후에 같은 여당에서 뽑힌 새로운 총리가 지금의 총리였다.
여당에서는 이 상황을 타파하고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무리하게 SS등급 몬스터를 잡았다. 그 결과는 S등급 헌터의 사망을 비롯한 수많은 헌터들과 군인들의 피해. 그리고 엄청난 재산의 피해.
지지율이 회복이 되다가도 다시 바닥을 찍었다. 상황이 이러니 이제 이들에게도 뒤가 없었다. 여기서 상황을 역전 시키지 못하면 그대로 자신들이 퇴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강수를 둔 것이다. 그때 마침 나타난 것이 바로 리퍼들이었다. 새로운 국제기구가 창설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며 급격하게 증가하는 범죄들.
그 범죄들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무언가 수가 필요했는데 그때 김창훈이 스스로 나서서 자신이 새로운 상징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기에 리퍼들은 바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일본 총리에게 조용히 이 일을 제시한 것이다. 자신들과 김창훈이 나서서 일본의 야쿠자들을 소탕해 주겠다는 것을.
이 말에 일본 총리는 바로 수락했다. 지금 가면 갈수록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 상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바로 세계 4대 범죄조직 중 하나인 야쿠자와의 전쟁이었다.
“일본 여당은 이대로 있으면 완전히 정권을 빼앗기게 되겠지. 그건 피하고 싶을 거야. 거기다가 이미 가디언. 즉 나에게도 찍힌 상황이야. 설령 자기들이 다시 정권을 가지고 온다고 해도 그 상황이 바뀌지 않지.”
“그래서 우리를 제물로 천마, 그대에게 호감을 사겠다는 거군. 덤으로 자신들의 지지율도 올리고.”
“우리는 가디언으로서 첫 번째 활동으로 야쿠자라는 세계 4대 범죄 조직을 없애는 실적을 쌓아서 좋고, 일본 여당은 자신들의 지지율을 지킬 수 있어서 좋고, 일본이란 국가로서는 나에게 조금이나마 호감을 사서 좋지.”
“우리만 빼고 말이지.”
“범죄자가 떵떵거리면서 살아간다면 그 자체가 문제인 거야. 사람들이 멍청하게 왜 법을 지키고 살겠어? 억울하잖아. 자기도 강도나 도둑질을 못 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닌데. 그러니까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기 위해서라도. 범죄자들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 내 신조야. 당장 나만 해도 이런 힘을 가지고도 법을 지키면서 사는데 너희 같은 쓰레기들이 마음대로 살고 있으니 얼마나 억울해.”
“재미있는 말을 하는구나, 천마.”
노인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옆에 있는 일본도를 손에 쥐었다.
“나랑 싸우려고?”
김창훈의 말에 노인은 웃으며 말했다.
“몬스터와 싸우는 것과 사람과 싸우는 것은 많이 다르다.”
“28명의 S등급 헌터가 나에게 제압당한 거 알고 있지?”
“하나같이 약한 놈들이지. 그놈들과 날 비교하지 마라.”
그렇게 말하는 노인의 몸에서 강력한 마나가 뿜어졌다. 그리고 그 마나는 노인이 들고 있는 일본도에 압축이 되었다.
“네놈에게 보여 주마. 내가 평생을 갈고 닦아 온 나만의 검을.”
그 말과 함께 노인은 전력을 다해서 김창훈에게 돌진한 후에 검을 휘둘렀다. 김창훈의 등 뒤에 노인이 서 있었다. 노인은 자신의 손에 느껴지는 감촉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뒤돌아서 김창훈을 바라보았다.
김창훈도 천천히 몸을 돌려 노인을 바라보았다. 김창훈의 몸 어디에도 상처는 없었다. 그것을 본 노인이 의아해 하며 자신의 검을 바라보자, 노인의 손에 들린 일본도의 검신이 없어져 있었다.
“내가 좀 많이 강해. 나 스스로도 어느 정도인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그러니 시도는 좋았어. 하지만 잊지 마. 나랑 싸웠던 그 28명도 어디 가서 꿀릴 사람들이 아니었고 결국 그들조차 내 몸에 생채기 하나 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김창훈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가 손을 뻗었다. 그의 손에서 천마파천장이 발현되었고 그것을 본 노인이 피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였을 때, 김창훈의 손은 그보다 더 빠르게 노인의 몸에 도달하였고.
퍽 하는 소리, 그리고 쿠구구궁거리는 소리와 함께 천마파천장의 힘의 여파가 가로막는 모든 것을 파괴하며 나아가다 사라졌다.
휑하니 뚫린 벽을 본 김창훈은 아까까지 노인이 있었던 곳을 보았다. 천마파천장을 정면에서 맞은 노인의 몸은 피 한 방울조차 남기지 못하고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압도적인 힘으로 이루어진 파괴. 이것이 바로 천마신공의 기본 골자이자, 전부였다.
“자. 당신들은 어떻게 할래? 얌전히 갈까? 아니면 힘들게 갈까?”
“죽여라!!!”
자신을 죽이라고 외치는 일본어에도 돌아보지 않은 김창훈이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해 주니 고맙네. 천마만상.”
천마기로 이루어진 수백 개의 창들이 김창훈의 주위에 나타난다. 그것을 본 야쿠자들은 달려드는 것을 멈추었다.
“나도 너희 같은 범죄자 쓰레기 새끼들을 살려 두는 거 좋아하지 않았거든.”
그리고 천마기로 이루어진 수백 개의 창들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며 모든 것을 파괴했다. 신음 소리와 비명 소리만 가득하게 울리는 가운데 곧 히로가 김창훈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경찰 특공대가 지금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힘 좀 어떻게 해 주시겠습니까?”
“응? 아. 그러네요. 미안합니다.”
그리고 김창훈이 천마군림보를 해제하자 히로가 무전기로 진입을 하라고 말하였고 곧 사방에서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음. 다 죽었습니까?”
“항복하면 살려 준다고 했는데 거절하네요. 먼저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자신의 옷 앞섬에 붙어 있던 소형 카메라를 떼어서 히로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걸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 나중에 이걸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빠르게 움직여 보죠. 오늘 어디 어디 가야 한다고 했죠?”
“도쿄에 있는 야쿠자 조직은 크게 15곳입니다. 오늘은 이 15곳을 전부 다 기습 공격으로 파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바쁘겠네요. 빨리 움직이도록 하죠.”
“예. 그러면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그렇게 야쿠자와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 *
미국 LA에 있는 국제 헌터 협회의 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건물. 그 건물의 상층에서 그림 리퍼가 프로즌에게 말했다.
“잘되고 있다고 하던가?”
“그 녀석이 나섰습니다. 야쿠자들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지만, 상대가 너무 좋지 않죠. 문제없습니다. 오히려 김창훈이 너무 흥을 내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군. 세계 각지에서 야쿠자들에 대한 체포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네. 이곳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지. 덕분에 그동안 기회만 보고 있던 법 기관들은 좋아하고 있는 중이고.”
“범죄자가 줄어드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적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주기 시작했어. 야쿠자들이 일거 쓸렸다면 이제 다음은 자신들이라고 생각할 테니까.”
“감시 인원을 배로 늘리라고 세계 각국 정부에 이야기를 해 두겠습니다.”
“그들이 과격하게 나올 수 있는 것도 대비하도록 하고.”
“예.”
“그리고 이번 기회에 세계 4대 범죄조직이란 것. 없애도록 해봐야겠어. 어렵겠지만 고생해 주게.”
“예.”
그리고 며칠 후 여러 국가의 정상들과 입을 맞춘 그림 리퍼는 전 세계에 선언했다. 세계 4대 범죄 조직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겠다고.
그렇게 전 세계적으로 범죄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