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SS등급 몬스터 소탕 작전(2)
SS등급 몬스터 토벌을 선언한 김창훈의 발언은 당연히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어떤 이는 이 발언을 한 날인 2024년 1월 12일을 SS등급 몬스터 박멸의 날로 기념해야 한다는 말도 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김창훈의 실력에 사람들이 믿음을 가지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이미 그는 SS등급 몬스터 3마리를 잡아서 S등급 던전 2개를 클리어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생방송으로 미국 전역에 방송되고 있을 때 ‘케로베로스’라 불린 SS등급 몬스터를 그 자리에서 죽였다.
딱히 무슨 전력이 더 있었던 것도 아니다. 김창훈 홀로 그 모든 것을 해내었다. 특히 이번에 티탄과의 전투 영상이 공개되며 그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딱 4번 공격하는 것으로 티탄을 죽였다. 사실 4번 공격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티탄과의 전투에서 김창훈은 너무 일방적으로 티탄을 공격하여 죽였기 때문이었다.
이는 그만큼 힘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했고 어떤 이들은 김창훈이라면 SS등급 몬스터를 단 일격에 죽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놀랍게도 그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만큼 김창훈의 무력에 대해서는 이제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확실하게 인정하게 되었고 이제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김창훈이 어느 국가부터 가느냐다.
전 세계에 있는 SS등급 몬스터의 수는 총 18마리로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리고 이 몬스터들이 각기 다른 국가에 있었으니, 이 몬스터들이 있는 국가 혹은 그 국가에 인접한 국가에서도 급하게 김창훈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대해서 김창훈은 프로즌을 앞으로 내세웠다. 프로즌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확실하게 이야기한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각국의 정상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정확하게는 3개의 국가에서 당황했다. 바로 중국과 일본, 북한이었다.
중국, 일본, 북한 이 세 나라 모두 SS등급 몬스터가 자국의 영토 내에 있는 국가들이다. 심지어 중국에는 2마리의 SS등급 몬스터가 있었는데.
한 마리가 계속 도시들을 파괴하며 전진하기에 엄청난 피해를 감수하고 이 몬스터를 죽였다. 그렇기에 중국은 누구보다 SS등급 몬스터의 무서움을 아는 국가다.
그런데 자신들은 가입조차 안 된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분명 전 세계 모든 국가에 간다고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돌아 온 프로즌의 답변은 간단했다. 처음부터 자신을 공격만 한 ‘적’들에게 도움을 줄 정도로 자신은 멍청하지 않다는 김창훈의 답변.
즉, 김창훈은 그들에게 ‘적’이라는 표현을 대놓고 사용한 것이다. 그러자 그들로서는 더욱 다급해졌다.
특히 일본이 가장 급했다. 중국이나 북한과 다르게 민주주의 국가인 일본에서 국민들은 어서 빠르게 자기들의 국가에 있는 SS등급 몬스터를 사라지게 해 주기를 원하는데 그걸 못 한다고 한다면.
과연 국민들은 정부에 어떻게 나올 것인가? 중국이야 정보통제가 잘 되고 철저한 감시를 통해서 국민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도록 했지만 일본은 아니다.
일본도 나름대로 정보 통제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이나 북한에 비하면 여전히 밀리는 편. 그렇기에 정말로 일본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면 일본 정부는 그대로 망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일본 정부는 다른 두 나라보다 더욱 열심히 프로즌에게 여러 가지 보상 이야기를 하며 앞으로 자신들이 어떻게 더 해 주겠다는 이야기를 했으나 프로즌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김창훈의 방침은 확고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세 국가에서 어떻게든 김창훈을 붙잡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사이 가장 처음으로 김창훈이 잡기로 한 SS등급 몬스터가 정해졌는데 바로 미국이었다.
과거 미국의 유명한 관광 도시인 라스베이거스. 이곳에 SS등급 몬스터가 나타났다. 그리고 도시는 파괴되었다. 찬란한 유흥의 도시는 지도에서 사라졌고.
미국 정부는 이 몬스터가 추가적인 활동을 하지 않자 그대로 방치를 하였다. 그 덕에 지금도 폐허가 되어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도시의 잔해 위에서 이 몬스터는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미국은 김창훈의 일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였다. 그렇기에 김창훈은 그에 대한 보답 차원으로 다른 어떤 국가보다 미국을 우선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당연히 이런 뒷소식은 언론보다는 아는 이들만이 아는 채널로 퍼지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눈치 보고 있던 여러 국가들에서.
특히 자국에 SS등급 몬스터가 있는 국가에서는 강력하게 김창훈을 지지하며 새로운 국제기구 건설에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선언하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이제 대부분의 사람도 알 수밖에 없었다. 국제 헌터 협회를 대신하여 새롭게 생길 헌터들을 위한 국제기구.
그곳을 지지한 곳이 김창훈의 최우선 방문 대상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에 그 나라의 국민들 또한 자신들의 정부를 지지하였다.
국제 헌터 협회가 사라진다면 새로운 국제기구가 생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헌터들에 대한 것을 각 국가에서만 처리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국제 헌터 협회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국제기구는 반드시 있어야 했고, 그걸 만드는 일에 협력한다는 것이 김창훈을 끌어 들일 수 있는 방법이라면 안 하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였다.
“반응 좋네.”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 그곳에서 핸드폰으로 인터넷 기사를 보며 미소 짓고 있는 김창훈을 보며 프로즌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금 중국하고 일본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고 있겠지?”
“난리쳐 봤자야. 어차피 그들은 아무것도 못 해. 아무리 미친놈들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들을 도와주지 않을 뿐이지 어떠한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어. 그런데 날 욕한다고? 징징거리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딱 거기까지야. 그 이상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국제기구 창설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여러 국가가 국제기구 창설에 참가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이야. 그리고 이 새로운 국제기구 역시 마찬가지지. 그렇기에 그 이익만 제대로 보장이 된다면 다른 국가들은 중국이나 일본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도 않고 가입할 거야. 뭐, 북한이야 본래 국제사회에서 핵 하나만 믿고 깝치는 놈들이니 넘어가면, 아무 문제없어.”
그 말에 프로즌은 한숨을 쉬었다. 벌써 몇 번이나 김창훈을 설득하려고 하였으나 그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보다 한숨 자라고. 프로즌. 미국에 도착하면 바쁘게 움직여야 하니까.”
“무슨 정치인들의 일정 같군.”
미국에 도착하여 라스베이거스로 가서 SS등급 몬스터 퇴치. 그 후에 미국의 대통령과 식사를 하고 미국의 S등급 헌터들과도 만찬회를 가져서 새롭게 만들어질 국제기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누가 봐도 헌터가 아니라 정치인들이 할 법한 일정이었으나 김창훈은 스스로 나서서 이 일정을 만들었다.
“지금은 힘보다는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잖아. 그러니 정치를 해야지.”
“넌 정치인을 해도 잘했을 것 같군.”
그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내 꿈은 대통령이었거든. 내 나라가 너무 개판이라서 내가 대통령이 되어서 다 뒤집고 나라를 정말로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싶었지.”
“지금은 아니란 말이로군.”
“지금 대통령은 잘하고 있으니까.”
‘이 다다음이 문제지.’
미래에 나올 대통령. 그 대통령이 벌일 미친 짓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 김창훈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나중에 따로 손을 써야겠어.’
다른 누구가 되도 좋지만 그 사람만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반드시 저지할 거라고 다짐하며 김창훈은 핸드폰 화면을 끄고 눈을 감았다.
“한숨 자라고 프로즌. 도착하면 바쁠 테니까.”
“이번에 확실하게 해두는데, 난 네 비서가 아니다.”
“대신에 나랑 계속 같이 있어야 하잖아. 날 감시한다며? 심지어 내가 감시하기 좋도록 내 스케줄도 다 알려주고 있잖아.”
“네 스케줄 관리를 내가 하는 거겠지.”
“그게 그거지 뭐. 감시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잘 따라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수야, 프로즌. 그러니 푹 자. 아직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많으니까.”
그 말에 프로즌은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왜 자신이 저 남자의 비서 겸 매니저 노릇을 하고 있는지 그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어느 순간 그렇게 되었다고밖에 말이 안 되었다.
‘역시 감시 임무는 다른 이들에게 넘겨야 했는데.’
과거 김창훈을 감시하며 함께 지내는 일에 대해서 스스로 자원한 자신을 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프로즌은 눈을 감았다.
김창훈의 말대로 미국에 도착하면 그때부터 바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 *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나타난 몬스터는 ‘키메라’라고 불린다. 얼굴은 사자. 등에는 독수리의 날개, 꼬리는 뱀, 몸은 코끼리, 다리는 말로 되어 있는.
그야말로 여러 동물들의 신체 일부가 합쳐진 모습이었고, 그러다 보니 상당히 보기 혐오스러운 모습이었다.
몸길이는 약 30m 정도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 몬스터를 잡으려고 할 때 미국은 잡지 못했다.
헌터들의 공격을 하늘을 날며 유려하게 회피했으며 미사일이나 전투기들 또한 사정없이 파괴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 밥이지.”
천마대멸겁. 김창훈이 과거 바다를 가를 때 사용했던 초식. 이 초식을 천마강기로 사용한 김창훈의 일격에 키메라는 잠을 자고 있다가 영문도 모르고 그대로 가루가 되어 세상에서 사라졌다.
물론 그 대가로 라스베이거스 도시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일격의 흔적이 남았지만 이 정도는 얼마든지 채우는 것이 가능했다.
그 다음 김창훈은 천마만상을 사용하여 남은 몬스터들을 모두 제거하였다. 그렇게 김창훈이 이 도시에 있는 몬스터들을 모두 다 제거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34초.
단 34초 만에, 미국이 잡는 것을 포기해야 했던 몬스터를 처리하고, 되찾길 포기해야 했던 도시를 수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장면을 카메라를 통해서 촬영하고 있던 미국 뉴스 기자들이 오히려 더 당황할 정도였으니 헌터들의 충격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키메라를 정리한 다음 헌터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 온 김창훈은 프로즌에게 말했다.
“빨리 가자.”
“아아. 그래야지.”
미국 대통령과 식사 약속이 되어 있기에 김창훈은 곧 프로즌과 함께 미리 준비해 둔 차량에 탑승하여 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끝까지 촬영한 미국 뉴스 기자들은 곧 카메라에서 흥분한 어조로 라스베이거스가 다시 미국 국민들의 품에 들어왔다고 외쳤다.
동시에 그들은 김창훈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으로 사람들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김창훈이야말로 세계 최강의 헌터라는 것과. 그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0%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자 각국의 정상들은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창훈에게 이미 찍힌 이들이 어떤 불이익을 보았다는 것을 보았으니 자신들은 그걸 피해야 했다.
그리고 그 결과 새로운 국제기구 창설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김창훈이 생각한 그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