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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71)화 (71/169)

71화 밑에서부터 차근차근(1)

프로즌과 동거한 지 2주 정도 지났을 때. 두 사람은 서로 편하게 말을 놓았다. 나이는 프로즌이 좀 더 많기는 했지만 서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친분이 쌓이자 프로즌은 김창훈에게 그동안 궁금했던 점을 점심 식사를 하는 도중에 물어봤다.

“그런데 도대체 왜, 날 받아들인 거지?”

그녀의 말에 밥을 먹던 김창훈은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싶어서 되물었다.

“갑자기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야. 너는 누군가에게 감시받는 것이 싫다고 했는데 나는 지금 널 감시하고 있지. 본래라면 당연히 거절해야 하는데. 너는 안 그랬지.”

“그렇지. 그 감시가 1년이라는 기간 동안만 하기로 했으니까 그런 거다. 무엇보다 중국이나 일본에 건수 주기 싫었거든. 네 말대로 정말로 전쟁이라도 나면 곤란하고.”

“그들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진짜로 전쟁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 말에 김창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일반적인 국가라면 그렇겠지. 그런데 하필이면 중국하고 일본이야. 그리고 이 두 나라와 대립하는 것이 하필이면 우리나라란 말이지. 중국이나 일본은 우리나라에 대해서라면 이성으로 상대하지 않아. 감성이 더 앞서.”

“그건 이 나라도 마찬가지로 보이는데.”

“그렇지. 서로가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는 사이야. 그러니까 1년 동안 감시를 받기로 한 거야. 그 둘에게 어떤 명분을 주었다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거든. 나 한 명을 공격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무시하고 부숴 버리겠는데. 그러지도 않으니까.”

나라와 나라의 전투로 가면 대한민국이 일본은 어떻게든 이길 수 있을지 몰라도, 중국은 절대로 이길 수 없다. 그 엄청난 물량 공세에 분명 대한민국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싫었기에 김창훈은 프로즌의 감시를 받아들여서 그들에게 그 어떠한 명분도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다른 목적도 있었다.

“거기다가. 네가 나랑 동업을 하자고 했잖아. 국제 헌터 협회를 대신할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드는 일을 옆에서 도와준다고 하는데, 그런 동업자를 옆에 두지 않을 이유는 없지.”

“그것이 전부인가?”

“왜. 다른 이유라도 있나 싶었나?”

김창훈의 말에 프로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난 내 몸을 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분명 네가 미인에 몸매도 좋은 건 인정하는데. 내가 그 정도로 여자에 고픈 사람은 아니거든. 다시 말하지만 별로 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 여자랑 강제로 하는 취미는 없어.”

“내가 하고 싶다면?”

“그래도 패스.”

“고자인가?”

프로즌의 말에 김창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실례네. 난 멀쩡하다고. 단지 그보다 좀 더 우선시하는 것이 있을 뿐이야.”

“아아. 그걸 말하는 건가.”

“그래.”

매일같이 김창훈이 하는 수련. 그는 그 수련을 통해서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고 프로즌 또한 2주간 꼭 붙어서 지내고 있으니 김창훈이 하고 있는 수련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보통은 비밀로 해야 하는 일이겠지만 딱히 김창훈은 숨기고 싶은 생각이 없기에 프로즌에게 알려준 것이다.

“정말로 가능은 한 거야? 혹시 몰라서 다른 이들의 무공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 봤는데 그런 무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불가능하다고 하던데.”

“지금까지 없었지. 나하고 천마신공이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야. 그렇게 따지면 내 천마신공만 한 위력을 가진 무공은 나온 적 있고?”

“…없지.”

“그런 거야. 세상의 모든 일은 최초나 처음이란 것이 존재하는 법이지.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내가 그 최초이자 처음이야. 그러니 이상한 생각 그만하고. 너도 네 할 일을 하라고, 프로즌.”

밥을 마저 다 먹은 후 김창훈이 여느 때와 같이 수련을 하러 집 밖으로 나가자 프로즌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건 또 이것대로 기분이 나쁘군. 나름 자신 있는데 말이지.”

그리고 그녀도 다 먹은 식기를 자동 세척기에 넣은 후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컴퓨터를 켰다. 그녀가 하는 일은 새로운 국제기구의 밑바탕을 만드는 일.

국제법을 참고하여 국제기구의 규범과 규칙부터 완전히 새롭게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당연히 홀로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드는 일이기에 그녀는 다른 이들과 함께 이 모든 일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하는 가장 큰 일은 사람들을 컨트롤하거나 그들이 제출한 결과물을 확인하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김창훈에게 알려주는 것이었다.

“후우. 여전히 많군.”

일을 하는 사람은 수천 명이 넘는데 그 일을 정리하는 사람은 프로즌 자신 한 명이었다. 그러니 언제나 일은 과다하게 많을 수밖에 없었고 그녀도 하루 종일 이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 * *

프로즌의 감시는 평범하게 계속되었다. 물론 감시라는 미명하에 그녀는 김창훈과 함께 새롭게 만들어질 국제기구의 밑바탕을 만드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고.

김창훈은 천마신공에 더욱 매달리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천마신공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그 힘과 효과에 대해서 그가 모르는 것들이 하나씩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일이 많았던 2023년이 지나고 2024년. 새해가 찾아왔을 때, 어김없이 수련을 하고 있는 김창훈을 향해서 프로즌이 다가왔다.

“손님이야.”

“손님?”

김창훈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자신에게 올 손님은 대부분 자신의 동생인 김창수의 선에서 커트 된다. 동생의 손을 뛰어 넘은 이들이라고 해도 프로즌이 김창훈 대신 상대했기 때문에 김창훈이 불려나가는 일은 잘 없었다.

그렇기에 프로즌을 보며 어떤 일들은 김창훈의 비서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 한 것이다.

“누군데?”

“검왕.”

“그 사람이 갑자기 왜?”

“S등급 던전에서 보스를 발견했다고 하더군.”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장 가자.”

그리고 프로즌과 함께 수련장을 벗어나 자신의 집으로 돌아 온 김창훈은 느긋하게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검왕을 볼 수 있었다.

“오. 둘이 있으니 그림 좋네.”

함께 집에 들어오는 프로즌과 김창훈을 보고 검왕이 웃으며 말하자 김창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 이야기는 이미 질리도록 들었으니 넘어가죠. 그보다 던전 보스 발견했다는 것은 사실입니까?”

“당연하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굳이 시간 내서 강원도까지 올 이유가 없지.”

그리고 검왕은 자신의 품에서 한 장의 사진을 꺼내서 보여주었다. 사진 속에는 한 몬스터의 사진이 있었다.

“크네요.”

“우리가 측정한 바로는 대략 80m 정도 되는 거인이야.”

“사이클롭스보다 더 강하다는 것은 보면 알겠고. 그래서 이름은 무엇으로 지었습니까?”

“티탄.”

“거인이란 뜻이네요.”

“잘 어울리지 않나? 그래도 다행이라면 사이클롭스들과 다르게 이 녀석은 딱히 장비들을 착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지.”

“대신 강하겠죠. 혹시 실험해 봤나요?”

“A등급 헌터들을 보내서 실험을 하기에는 후배가 있는데, 굳이 위험한 일을 자처할 필요는 없지. 후배가 직접 가서 실험하면 그것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으니까.”

“쩝. 실험용 쥐가 되었네요.”

그 말에 검왕이 웃으며 말했다.

“가서 자네가 죽이면 SS등급의 몬스터로 새롭게 등록이 되는 거고. 만약 자네가 죽이는 데 실패한다면.”

“EX등급이라는 거죠.”

김창훈의 말에 검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거지.”

“그래도 EX등급은 아마 아닐 거라고 생각됩니다.”

“호오. 그 이유는?”

“우리가 봤던 EX등급 몬스터를 생각해 보세요. 같은 등급이라고 해도 몬스터의 크기 차이가 확연하다고 하지만 그것도 정도라는 것이 있잖아요.”

“그 녀석이 유독 거대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럴 수도 있지만 아마 아닐 겁니다. 그냥 제 생각으로는 그래요.”

“그런가. 나도 사실 그랬으면 좋겠어. 만약 이 거인이 진짜 EX등급 몬스터라서 자네가 죽이는 데 실패한다면 자네의 공격을 받아서 분노한 이 거인은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서 움직일 테니까.”

“제가 최대한 막아 보겠습니다. 가능하면, 죽여 보고요.”

“가능하겠나?”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금 다시 그 녀석을 상대하라고 하면 힘듭니다. 제가 많이 강해지기는 했는데, 지금 상태로는 그 녀석을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요. 제대로 상처를 입히는 것까지는 할 수 있겠지만요.”

“그렇군.”

“그러니 나머지는 직접 가서 확인하겠습니다. 여기서 더 이야기해 봐야 솔직히 결론도 안 나고요. 던전은 어디 있는 던전입니까?”

“대전에 있는 S등급 던전이네.”

“오늘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쪽에서 고맙지. 거기 도착하면 거기 있는 사람이 알아서 안내해 줄 거야. 나머지는 거기 있는 헌터들에게 안내받으라고, 후배.”

“예. 알겠습니다.”

김창훈의 말에 검왕은 김창훈의 옆에 서 있는 프로즌을 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진짜 둘이 사귀는 거 아니야?”

“아닙니다.”

“아닌데요?”

프로즌과 김창훈. 두 사람 모두 아니라고 말하자 검왕은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은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프로즌의 말에 검왕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암. 칭찬이고말고. 솔직히 일단 눈에 보이는 모습만 보자면 프로즌, 자네가 100배는 더 아깝지만, 그래도 명색이 세계 최초이자 최강의 SS등급 헌터니까. 어떻게든 잘 비벼 보라고, 후배.”

“그냥 대놓고 못생겼다고 하시죠.”

김창훈의 말에 검왕은 씩 웃으며 말했다.

“후배가 못생긴 건 아니지. 보통이야, 보통.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잖아? 세계 제일 미녀를 거론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여성이 옆에 있는데 어느 남자가 그 옆에서 빛을 보겠어. 자네가 세계 제일 미남이면 또 모를까.”

“그 말 하려고 왔습니까?”

“이미 용건은 다 했으니 나이 먹은 중년 아저씨의 사적인 호기심 충족이라고 해 두지. 그리고 이건 내가 두 사람을 위해서 하는 한 가지 조언인데.”

검왕은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고 진지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것은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 너무 방심은 하지 말라고. 그 새로운 조직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으니까. 그럼, 두 사람 모두 좋은 사랑하라고!”

“그러니까 사랑 안 한다고요!”

김창훈의 말을 무시하며 웃으며 집 밖으로 나가는 검왕. 그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쉰 김창훈이 프로즌에게 말했다.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방해가 많다는 거겠지?”

그 말에 프로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미 시작부터 주변에서 말이 많이 나왔으니 당연한 거야. 그 정도는 우리 모두 각오한 일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상관없어. 당장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한정적이니까.”

“극히 한정적이라고 하면 그래도 무언가 방해를 하고 있기는 있나 보네.”

“아니라고는 못 하겠어.”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일단 그 방해를 하고 있는 이들부터 제대로 파악해야지. 그동안 파악한 정보가 있겠지?”

“있는데. 그걸로 뭘 하려고? 설마 직접 가서 공격하겠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

“에이. 설마. 21세기의 현대인으로서 그럴 수는 없지. 일단 대화로 해결해야지. 그 정보들 잘 가지고 있어. 일단, 던전부터 가야 하니까. 자세한 것은 가면서 들을게.”

그 말에 프로즌은 고개를 끄덕였고 1시간 정도 후, 두 사람은 차를 타고 검왕이 던전 보스를 발견했다고 알려준 던전을 향해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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