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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65)화 (65/169)

65화 국제 헌터 협회 vs 김창훈(3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최대한 전력을 끌어 모은 국제 헌터 협회의 협회장은 김창훈이 지내는 호텔로 향했다. 그는 일부러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차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걸어서 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를 필두로 20명의 국제 헌터 협회의 간부들. 그리고 리퍼에 소속되어 있는 프로즌을 포함한 또 다른 S등급 헌터 8명과. 러셀을 비롯한 미국에 있는 S등급 헌터 4명.

총 32명의 S등급 헌터들과 A등급 헌터 300명이 함께 움직였고. 이들이 단체로 완전 무장한 채 움직이자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저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부는 빠르게 SNS에 글을 올려서 김창훈이 자신이 지내고 있는 호텔에서 떠나기를 바랐다.

그러나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김창훈은 저들이 직접 걸어서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온다는 글을 본 그 순간 저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형. 진짜로 할 거야?”

“물론이지. 그러기 위해서 이것들을 다 준비한 것이니까.”

검은색의 두루마기 형태의 장포를 걸치고 손에는 검은색 가죽 장갑과 아래론 검은색 신발까지. 그리고 상의와 하의도 모두 검은색의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었다.

“형.”

“왜?”

“중2병 심하게 걸린 중학생 보는 것 같아.”

올 블랙 패션의 김창훈의 보며 그의 동생이 평가하자 그 말에 김창훈은 전신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음. 멋진데?”

“형만 그렇게 생각할걸?”

“그래도 명색이 천마인데 이 정도는 입어야 하지 않겠어?”

“그 천마가 무협지에 나오는 그 천마가 되는 거야?”

“그러면 다른 천마가 어디 있냐?”

“형, 마공 써?”

“신공이지. 어찌 되었든 형 갔다 온다.”

“진짜 정면에서 한판 붙을 거야?”

“그럼. 물론이지. 너도 구경해라. 아마 TV로 생중계로 방송할걸?”

“이거 누가 봐도 죽으러 가는 길인데 말릴 수도 없고. 이것 참.”

여기서 김창훈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나가서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당당하게 활동해야 김창훈이 옳고 국제 헌터 협회가 틀렸다는 포지션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알기에 그는 자신의 친형이 스스로 위험한 길에 가는 것을 알고도 말릴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을 기호지세라고 하지. 우리는 이미 호랑이의 등에 올라탄 거야. 여기서 멈추면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거야. 끝까지 가는 수밖에 없어. 물론 이 경우에는 내가 그 호랑이를 가볍게 때려죽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지.”

“그 말은 여기서 멈출 수도 있다는 말이네.”

“가능은 하지. 하지만 그럴 생각이 없어. 그 이유는 알지?”

“범죄자 놈들이 배부르게 사는 꼬라지를 보니 배알 꼴린다고?”

그 말에 김창훈이 웃으며 말했다.

“정확해. 가서 그 새끼들 다 쓸어버리고 올게. 그리고 이 복장은 멋진 거야. 중2병이라고 하지 마.”

“누가 봐도 중2병 패션이야, 형.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유치하게 올 블랙이야?”

“천마다운 복장이라고 해주렴. 그러면 간다.”

웃으며 방에서 나가는 자신의 친형을 보던 그는 한숨을 쉬고 TV를 틀었다.

“정말로 생방송 중이네.”

호텔을 향해서 다가오고 있는 국제 헌터 협회의 병력을 하늘에서 헬리콥터로 찍고 있었다. 일부 다른 채널에서는 아예 기자들이 그 뒤를 쫒아가며 그들의 뒷모습을 찍고 있는 채널도 있었다.

“그래. 어디 한번 끝까지 가 보자고. 끽해야 죽기밖에 더하겠어.”

냉장고에 있는 차가운 맥주 다섯 캔을 꺼내서 하나를 따 마신 그는 부디 자신의 친형이 이기기를 기도하며 TV를 보기 시작했다.

* * *

“후후. 계획대로 잘되어 가는군, 이라고 말하고 싶은 얼굴이 벌써부터 훤히 보이는군.”

프로즌의 옆에서 걸어가고 있는 남성. 그는 자신의 주먹을 쥐었다가 펴며 말했다.

“정말로 이 일에 동참할 거야?”

“이미 이야기는 끝났을 텐데?”

프로즌의 말에 남성은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일이 잘 풀릴까.”

“그러기를 바라야지. 그리고 혹시 몰라서 다른 이들도 불렀다.”

“저놈들이 그걸 알까?”

“모르지. 관심도 없고.”

자신들끼리 모여서 희희낙락거리고 있는 협회장과 그 간부들을 보며 프로즌은 더욱 차가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당장에라도 저들의 뒤통수를 날리고 싶었지만 그것은 힘들었다.

자신도 분명 S등급 헌터로 강하지만 저 눈앞에 있는 이들은 수십 년을 S등급 헌터로서 살아 온 괴물들이다. 아무리 최근 들어 정치에 빠져있다고 해도.

초창기 막 각성자가 나타나고 던전이 나타났을 때. 그 혼란스러운 시기에서 살아남아 지금의 위치에 오른 자들이다.

그런 자들을 가볍게 상대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무엇보다 저들은 리퍼들이 자신들을 손쉽게 건드릴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대놓고 등을 보이면서 걸어갈 수 있는 것이었다. 리퍼들은 저들에게 쉽게 손을 쓸 수 없지만 반대로 저들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그 애송이에게 모든 것이 걸렸다는 건가.”

그리고 남성은 추가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들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남성의 기분이 점점 더 좋지 않아질 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무형지기가 이들을 전부 짓누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힘은 그렇게 강력하지 않기에 국제 헌터 협회에서 나온 이들 모두가 자신들의 마나를 내뿜으며 그 힘에 대항하였다.

“호오. 제대로 준비해 왔네.”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허공에 서서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김창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뒤에 오는 리퍼들은 A등급 헌터. 거기에 S등급 헌터 28명. 흠. 나쁘지 않은 전력이군. 역시 국제 헌터 협회. 아주 대단한 전력이야.”

“순순히 체포에 응해라! 그러지 않으면 강제로 널 체포하겠다! 그리고 그 와중에 생기는 불상사에 대해서 우리는 책임지지 않는다!”

협회장의 말에 김창훈은 가만히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나에게 그렇게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A등급 헌터들을 데려 온 이유는 뭐야? 저들은 내 무형지기만으로도 죽을 수도 있어. 그걸 알고 데려 온 건가?”

“흥! 그때와 다르다! 힘이 분산되면 자연스럽게 힘이 약해지는 법이니까!”

“그건 그런데. 그때는 내가 장비가 없었잖아.”

김창훈이 자신의 새로운 장비를 가볍게 흔들어서 자랑하듯이 보여 주자 협회장도 자신의 손에 들린 지팡이를 강하게 땅에 내리찍으며 말했다.

“너만 그런 것이라고 생각 마라.”

그 말에 다른 이들이 모두 각자 자신들의 장비를 들며 언제든지 싸울 수 있는 자세를 취하자. 김창훈은 그런 그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장소를 옮기자고. 설마 여기서 싸우자고는 하지 않겠지?”

“도망치지 마라.”

“내가 할 소리야. 자, 함께 가자고. 사람들이 좀 없는 곳으로 말이지.”

그리고 김창훈이 먼저 허공을 밞아서 나아가자 협회에서 나온 이들은 그런 김창훈의 뒤를 쫓아 움직였다. 김창훈이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기에 그들도 김창훈의 뒤를 쫓으며 굳이 공격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김창훈이 이들을 유인하여 데려 온 장소는 바로 LA의 유명한 해변인 산타모니카 해변. 여러 놀이기구들이 있는 곳이지만 그곳에 김창훈과 국제 헌터 협회의 인원들이 도착하자 사람들은 곧 빠르게 그곳을 떠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먼저 충분히 물러날 수 있도록 하고 싸우자고. 아, 싸우기 전에, 너희들 가능하면 저 바다 쪽으로 움직여 줄 수 있을까? 괜히 내가 사용한 공격을 피하는 바람에 애꿎은 피해가 발생해서 사람들이 다치면 곤란하거든.”

“하! 네놈이야말로 네놈이 내 마법을 피하는 대신에 도시에 떨어지는 것을 막아설 거라고 믿으라는 거냐? 범죄자의 말을 잘도 믿겠구나!”

“음. 역시 그런가. 그러면 뭐 내가 움직여야지.”

그리고 김창훈은 스스로 도시를 등 뒤에 두었다. 이제 여기서 김창훈이 저들의 공격을 피한다면 그 공격은 저 도시를 직격하게 되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걱정하지 마. 내가 너희들의 공격을 피할 일은 없을 거야. 오히려, 반대로 너희가 내 공격을 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일이지. 그러면 슬슬 시작해 볼까.”

김창훈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가며 천마군림보를 사용하자 아까보다 더욱 강력한 무형지기가 이들을 짓누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협회장은 급히 마법을 사용하여 김창훈을 공격했다. 김창훈의 천마군림보가 모두 중첩이 되어서 가장 강력한 힘을 내기 전에 그를 처단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협회장의 마법을 본 김창훈은 피하는 대신 천마군림보를 다시 사용하여 3중첩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협회장의 마법과 김창훈의 몸이 충돌하기 직전, 김창훈의 몸에서 천마기가 스스로 뿜어지며 검은색 연기가 되어서 협회장의 마법을 막아냈다.

“지금이다! 공격해라!”

협회장의 지시에 다른 이들 또한 망설이지 않고 김창훈을 향한 공격을 시작했다. 그의 뒤에 도시가 있던 말건 신경 쓰지 않고 전력을 다한 공격. 그 공격들을 보며 김창훈도 움직였다.

“너희가 먼저 시작했으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천마파천장.”

앞을 향해서 뻗는 김창훈의 손. 거기서 뿜어진 천마파천장의 힘이 김창훈을 덮치려고 하는 헌터들을 향해서 쏘아지자 그들은 급히 위치를 이동하며 그 공격을 피하였다.

하지만 A등급 헌터들은 자신들을 짓누르는 무형지기 속에서 자유롭지 않았기에 반응하는 속도가 늦었는데, 혹시 몰라서 남아 있던 러셀과 미국 헌터들이 그 공격을 대신 막아내며 그들을 지켜주었다.

“무겁군.”

러셀은 떨리는 자신의 손을 보며 담담하게 말하였으나 그 속은 경악하고 있었다. 단순하게 손을 뻗었는데 그걸 막기 위해서 4명의 S등급 헌터가 나서야 했다. 그런데도 이 정도의 위력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콰콰쾅!!!!

그 사이 김창훈을 공격했던 헌터들의 공격이 모두 김창훈의 몸에 적중했다. 바람이 불고, 검이 베어들었고 불꽃이 솟구치며 뇌전이 휘몰아친다. 그리고 이 모든 공격 속에서 김창훈은 느긋하게 자신을 공격한 헌터들을 바라보았다.

“이게 전력인가. 그러면 조금 실망인데?”

천마반탄강기. 김창훈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작동되는 천마신공의 보호체계. 그 힘이 발현되며 김창훈을 보호했다.

S등급 헌터들의 공격을 모두 막아낼 정도로 천마반탄강기는 강력했다. 하지만 그 힘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크억!”

“아악!”

김창훈을 직접 공격했던 이들이 피를 토하거나 크게 뒤로 날아가며 쓰러진다. 김창훈에게 가했던 공격만큼의 힘이 그들의 몸을 덮친 것이었다.

“이거 이제 보니 완전 괴물이군.”

주먹을 뻗은 상태로 입가에 살짝 피를 흘리고 있는 남성의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만나서 반갑네요, 블랙 스틸맨.”

그 말에 흑인 남성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그다지 반갑지 않군. 그보다, 이거 네 전력인가?”

“기본 패시브 같은 겁니다. 제 몸을 알아서 보호해 주는 힘이죠. 제가 의도하지 않아도 말이죠.”

“이제 보니 네가 사람인지부터를 먼저 물어야 했군.”

“사람입니다. 그저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죠.”

그리고 김창훈은 한 발 뒤로 물러나는 그들을 보았다. 그 사이 마법을 사용하거나 원거리 공격을 하는 이들이 일제히 김창훈을 향해서 자신들의 스킬을 퍼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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