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화 국제 헌터 협회 vs 김창훈(2)
호텔에서 나온 프로즌은 국제 헌터 협회 본부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간부들을 만나서 김창훈의 힘이 너무 강하다고 이야기하자 간부들은 짜증을 내면서도 납득했다.
그들은 직접 김창훈의 힘을 경험했기에 그가 얼마나 강한지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프로즌은 다른 S등급 리퍼들을 모두 다 불러 모으는 것을 요청했고 그들은 그것을 승인하였다.
그렇게 하여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S등급 리퍼들이 모두 미국 LA에 모이는 것이 결정되고. 자신이 지낼 호텔로 향하기 위해서 프로즌이 그녀의 차에 탑승했을 때.
그녀는 운전석에 앉아 있는 헌터가 자신의 본래 기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뭐 하는 거냐?”
“잠깐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본래 거기 있어야 할 사람은?”
“잘 이야기했지. 그도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기 때문인지 바로 양보해 주더라고.”
그리고 차가 출발하자 프로즌은 담담히 말했다.
“러셀. 너라면 그 상황을 잘 봤을 거다. 김창훈은 정말로 그들을 제압할 힘이 있나?”
“물론. 그라면 가능해. 그 당시 내가 직접 봤을 때, 그들은 김창훈의 무형지기 속에서 압사 당하지 않게 버티는 게 고작이었거든. 인터뷰 기사 보면 알잖아. 협회장이 그나마 아니라고 외쳤지만 다른 이들은 그것도 못 했어. 그 만큼 여유가 1도 없었다는 이야기지.”
“그렇군. 힘은 있다는 건가.”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나보고 국제 헌터 협회를 뒤엎자고 하더군.”
그 말에 러셀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군.”
“이미 뒤집어졌어. 여기서 선택지는 2가지야. 김창훈이 죽던가 국제 헌터 협회의 그 쓰레기들이 죽던가. 여기서 멈추거나 중간 합의 같은 것은 없어. 그 쓰레기들은 자존심만 강한 놈들이니까. 거기다가 열등감도 크잖아? S등급 헌터 20명이 단 한 명에게 무형지기로 찍어 눌려서 말도 못 했다고 하는데 그놈들이 가만히 있겠어? 아마 지금쯤 어떻게 해서든 김창훈을 죽이기 위해서 온갖 수를 다 생각하고 있을걸?”
“그런 것치고는 조용하더군.”
“우리 정부가 관리를 시작했으니까.”
“역시 그런가.”
프로즌의 말에 러셀은 웃으며 말했다.
“미국의 재산과 국민들을 지켜 준 은인이야. 그런 은인이 미국의 땅에서 지내는데 독살을 당하거나 하는 불상사가 일어나면 안 되지. 그 호텔은 그날 이후로 미 정부에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어. 특히 김창훈에게 가는 모든 음식들을 따로 다 검사를 하고 있는 중이거든.”
“그걸 본인이 아는지 모르겠군.”
“알걸? 이렇게 요란한 것치고 독이 담긴 음식이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으니까. 김창훈이 그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독에 대해서 견제를 전혀 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예전에 독을 즐겨 먹은 사람이기 때문은 아니고?”
그 말에 러셀은 어깨를 으쓱 거리며 말했다.
“독에 대해서 매우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놈들이 포기할 것 같아? 우리가 잡아낸 것만 해도 34건이야. 우리가 잡아내지 못한 것까지 합치면 그 이상으로 그들은 김창훈을 독살하려고 시도했어.”
“여전하군.”
“그렇지. 이런 부분에서는 절대로 변하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니까? 대응하기가 편하거든.”
“암살자들은?”
“없어.”
“이유는?”
“김창훈이 얼마나 강한지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알아. 그런 괴물이랑 척지고 싶어? 암살자라고 해도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목숨이야. 그런 괴물을 건드려서 무슨 봉변을 당하려고.”
러셀의 말에 프로즌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프로즌이 암살자라고 해도 김창훈을 죽이라는 의뢰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누가 봐도 자살행위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혹시 또 모르지. 어떤 미친놈들이 암살 의뢰를 받을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린 신경 쓰지 않아. 어차피 알아서 잘 처리할 수 있을 테니까. 대신 호텔의 방비를 철저하게 해 줄 뿐이지. 그걸 뚫고 암살을 시도한다면 뭐 명복을 빌어 줘야지. 김창훈에게 죽을 테니까.”
“결과적으로 그들이 하려고 하는 입막음은 실패라는 거군.”
“여론은 완전히 돌아섰어. 뉴스나 신문회사도 주변에 돌아가는 상황을 보며 알 수 있는데, 아무리 돈이 좋아도 그들의 편을 들어주기는 힘들지. 물론 잘 돌려서 편을 들어주고 있기는 해. 대신 댓글이 욕으로 가득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
“그런가.”
생각 이상으로 꼼꼼하게 국제 헌터 협회의 간부들을 압박해 들어가고 있는 김창훈. 그런 그의 솜씨에 프로즌은 감탄하면서도 정말로 김창훈이 하려는 일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네가 보기에는 정말로 그가 그들을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나?”
“나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아.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해도, 우리 전원이 힘을 실어 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야.”
“넌 이미 결정했구나, 러셀.”
“응. 그렇지.”
그리고 프로즌이 지내기로 한 호텔의 앞에 도착한 러셀이 차에서 내려 직원에게 차키를 건네주며 말했다.
“너도 잘 생각하라고, 프로즌.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는 거야.”
그리고 러셀이 손을 흔들며 사라지자 프로즌은 차에서 내리며 자신의 호텔 방에 들어가 홀로 조용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 * *
김창훈은 프로즌과 만남 이후로 더욱 활동적으로 움직였다. 직접 기자들과 인터뷰도 여러 번 더하고, 심지어 아예 미국의 한 케이블 토크쇼에 출연하여 현재 국제 헌터 협회의 규정들에 대해서 지적하며 이것들도 다 바꾸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렇게 김창훈이 계속 여론을 몰아가자 국제 헌터 협회로서는 더더욱 난감해질 수밖에 없었다. 김창훈은 단 1의 거짓말도 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지목하였고 그 논리는 너무나도 정확하기에 국제 헌터 협회가 어떻게 반박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들과 친한 기자들을 움직이며 계속 끊임없이 김창훈의 논리에 최대한 반박을 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반박이 말도 안 되는 반박들이다 보니 반박을 하면서도 자신들이 반박했던 내용에 다시 반박을 하는 엉뚱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국제 헌터 협회의 위상은 나날이 추락하였고 그러자 유엔을 비롯한 각 국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제 헌터 협회에 눌려 있던 헌터들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국제 헌터 협회가 가진 이권들을 각 국가에서 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국제 헌터 협회는 크게 반발하며 헌터들의 이권을 위해서 절대로 물러나지 않겠다고 하였으나 오히려 그 헌터들이 국제 헌터 협회보고 물러나라고 하는 상황.
그러니 국제 헌터 협회의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국제 헌터 협회 본부에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간부들이 모두 모여서 열띤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요?”
“솔직히 방법은 이제 하나밖에 없지.”
“가능할지가 의문이군.”
“우리가 제대로 장비를 갖추지 않아서 그래! 우리도 장비를 모두 갖추고! 거기다가 리퍼들까지 전부 동원하면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어!”
지금 그들이 논의하는 것은 바로 모든 일의 원흉인 김창훈의 제거였다. 감옥에 가둔다? 안 된다. 그를 바로 제거해야 지금이 상황을 어떻게든 수습할 수 있다.
김창훈이 계속 살아서 떠드는 한 그들은 아무 일도 해결 되지 않는다는 것에 모두 합의를 하였다.
“그렇다면 모두 정말로 결정을 내린 건가?”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의 말에 다른 이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그러면 전력을 모으도록 하지. 모두 각자 최대한 끌어 모을 수 있을 만큼 전력을 모으는 것으로 하겠네. 그리고 김창훈에게 이야기하는 거야. 체포를 할 테니 해변으로 나오라고.”
“해변으로?”
“도시에서 싸워서 이 이상 악명을 쌓을 일 있나?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싸워서 체포 작전을 벌일 테니 나오라고 하고 만약 그가 나오지 않으면 비겁하다고 말하면 그만. 그리고 시간을 주는 거지. 그 시간 안에 안 나오면 강제로 집행을 하겠다고 말하면서 말이야.”
“호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바로 공격하고. 그 일로 생기는 피해는.”
“모두 범죄자의 잘못이지. 우리는 그 범죄자를 잡으려고 하는 이들 아닌가. 최대한 노력해서 피해를 최소화하였지만, 범죄자가 너무 강렬하게 저항해서. 건물이 파괴되고 사람이 죽은 거야.”
그 말에 다른 이들이 모두 미소 지었다. 이건 그들이 자주 써먹었던 방법이었다.
“아주 좋군.”
“멍청한 짐승들에게는 그런 논리가 언제나 먹히지.”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고 말이야.”
그들은 모두 웃으며 자신들의 승리를 미리 자축하였다.
“그러면 모두 준비하지. 넉넉잡고 10일 정도면 되겠나?”
“상황이 이러니 최대한 빨리 하도록 하지. 3일 내로 준비를 끝내서 통보하자고.”
“스스로 나오지 않으면 체포 작전을 강행하겠다고 말하고, 주는 여유 시간은 10시간이면 되겠지?”
“그것도 너무 길어. 1시간으로 해.”
“1시간. 그거 좋군. 시간이 짧으니 제대로 준비도 안 될 거야. 그렇게 하도록 함세.”
“좋아. 그러면 회의는 여기서 끝내도록 하지. 모두 제대로 준비하도록. 이번 일 제대로 처리 못 하면 우리가 당할 수도 있으니까.”
협회장의 말에 다른 간부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그들은 김창훈을 체포하기 위한. 혹은 제거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 * *
“전력을 모으고 있다라.”
국제 헌터 협회의 움직임은 곧바로 김창훈의 귀에 들어갔다. 거물들이 움직이고 있으니 그의 귀에 들어오지 않을 리가 없었다.
“형, 이건.”
“그래. 아무래도 드디어 결정을 한 모양이다. 날 죽이는 것으로.”
그 말에 김창훈의 동생이 침을 삼키며 말했다.
“괜찮겠어?”
“물론이지. 아무런 문제없다. 오히려 너무 오래 끌었어. 도대체 여기에 며칠이나 지낸 건지 모르겠네.”
“정말로 싸울 거야?”
“그래. 이런 날을 위해서 이것들을 다 준비한 거지.”
그리고 김창훈은 한쪽에 걸려 있는 장포와 옷들을 바라보았다.
“이 장비들을 왜 최대한 빠르게 준비했냐. 다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서야.”
“그래도 미친 짓 같은데, 형.”
“세상일이 언제 그렇게 쉽게 되었냐? 다 그런 거지. 그리고 이건 힘든 것도 아니야. 오히려 드디어 지금까지 질질 끌고 있던 일이 끝난 거지.”
김창훈은 미소 지었다. 드디어 자신이 그동안 열심히 한 노력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좋아진 것이었다.
“그놈들이 모은 모든 전력을. 이놈들이 공격하는 그 순간 합법적으로 처리한다. 확실하고 압도적으로.”
그것으로 더 이상 자신의 무력에 대한 의문이 없도록 할 생각이었다.
“이번 일로 확실하게 누가 세계 최강의 헌터인지 사람들에게 알려야지.”
김창훈은 자신의 장비들을 보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어서 빨리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이 자신을 공격하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