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국제 헌터 협회(3)
“이게 무슨 짓입니까! 당신은 제대로 스킬을 조절하지 못하는데 LA의 도시 한복판에서 이 스킬을 사용하다니! 당장 그만하시죠!”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의 발언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동안 성장을 좀 해서, 이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케로베로스를 잡고 난 뒤에 케로베로스의 시체에 남아 있는 힘을 김창훈은 흡수했다.
드래곤 하트에 비하면 흡수되어 축적되는 천마기의 양은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상당한 양의 힘을 얻을 수 있었고.
그 결과 김창훈은 천마기 능력치 120을 달성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리고 김창훈이 천마신공의 10레벨을 달성하며 몇 가지 변화가 함께 찾아왔다. 그중 하나가 천마군림보를 사용할 때 내뿜어지는 무형지기의 조종이었다.
천마군림보의 무형지기 영향력을 좁혀서 좀 더 좁은 범위에 더욱 강한 힘을 가할 수도 있고, 그 범위 안에 있는 자신이 원하는 대상만 무형지기의 영향을 받도록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김창훈이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천마군림보를 사용하여 그 무형지기의 영향력을 이 방 안에 있는 20명의 S등급 헌터들만 받도록 한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버티네요. 역시 썩어도 S등급 헌터. 그러면 좀 더 수준을 높여 봅시다.”
천마군림보 2중첩에 추가로 3중첩을 바로 가자 김창훈의 무형지기에 버티고 있던 S등급 헌터들이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천마신공의 레벨이 10으로 증가하며, 천마신공 자체의 위력이 또 다시 크게 증가하면서 천마군림보의 힘도 더욱 강해졌으며 거기다가 천마군림보의 영향력을 좁힘으로써 더욱 힘을 압축했으니, S등급 헌터라고 할지라도 쉽게 버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흠. 여기까지도 버티는군요. 그러면 다시 한 번 더.”
그리고 천마군림보를 다시 한번 사용하려고 할 때,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이 말했다.
“당신은 정말로 범죄를 저지를 생각입니까!”
“당신들이 그렇게 만드니 어쩌겠습니까? 나는 가만히 있다가 당할 생각 없습니다.”
“크윽! 그러니까 협의를 해서. 서로 의견의 차이를 좁힐 수 있습니다!”
“나는 당신들의 장기말이 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기 때문에 무리 같네요. 그러면 좀 더 강하게 갑니다. 잘 버티세요.”
“크으… 이대로 당할 것 같으냐!”
20명들 중 한 명이 급히 땅을 박차며 김창훈에게 돌진하자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이 급히 외쳤다.
“안 돼! 하지 마!!!”
그 외침에도 헌터는 자신의 손에 냉기를 만들며 말했다.
“진정한 무공을 보여 주마!!!”
그리고 그 헌터는 김창훈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그러자 김창훈이 있는 자리의 주변 모든 것들이 얼어붙었다. 자신의 공격이 어느 정도 통했다는 사실에 기뻐하던 헌터는.
김창훈의 몸을 보호하는 검은색의 연기를 보며 놀라야 했다.
“이것도 이번에 새롭게 생긴 거야. ‘천마반탄강기’라고 하는 건데. 주 능력은 날 보호하는 것. 그리고 두 번째 능력은.”
“커억!”
김창훈을 공격했던 헌터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날 공격한 이들에게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것. 쉽게 말하면 공격한 대상의 공격을 반사한다고 할까? 물론 만능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 보니 효과적이네.”
천마신공이 10레벨에 도달해서 생긴 변화는 크게 4가지다.
천마군림보의 무형지기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이 ‘천마반탄강기’가 천마기공과 함께 24시간 발동하여 김창훈의 몸을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지켜주는 것.
그리고 세 번째가 천마신공의 마지막 8번째 초식이 개방되었다는 것이고, 네 번째 변화는 ‘천마강기’라는 일반적인 강기를 뛰어넘는 진정한 천마기의 정수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먼저 공격하지 않았어. 모두 알지? 나는 먼저 공격을 받은 사람이야.”
“네가 무형지기로 먼저 우리를 공격했다!”
“아니지. 무형지기로 상대를 크게 압박하여 몸을 상하게 하면 그것이 범죄지만, 그 정도는 아니잖아? 실제로 잘 버티고 있고. 그냥 헌터들 사이에 있는 기 싸움 정도지. 안 그래?”
김창훈의 말에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은 이를 악물었다. 그로서는 정말로 짜증 나지만 김창훈의 말에 틀린 점이 없기 때문이었다. 무형지기나 기세로 헌터들 간의 힘겨루기는 흔하게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끝내면 일을 조용히 처리해 줄 수 있네.”
더 이상 자신에게 존대를 하지 않는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에게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거절하지. 나는 날 공격한 자들을 절대로 그냥 두지 않아. 아주 옛날부터 그래 왔거든.”
회귀하기 전에도, 힘이 생긴다면 김창훈은 절대로 자신을 공격했거나 자신에게 피해를 주었던 이들에 대해서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반드시 복수를 했다. 그러다가 몇 번 죽을 뻔한 적도 있었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당했는데도 꾹 참고 그냥 살아갈 정도로 그는 성격이 좋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이건 정당방위야.”
그리고 김창훈은 발을 들어 쓰러져 있는 헌터의 머리를 내려찍으려고 할 때.
“적당히 해라! 애송이!”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의 큰 외침과 함께 그가 본격적으로 힘을 내뿜으며 순식간에 발현된 마법이 김창훈을 향해서 쏘아지자 김창훈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강력한 마법을 보며 몸을 옆으로 피하였다.
그러자 애꿎은 벽에 마법이 적중하며 벽을 파괴하고 사라졌다. 협회장이 빠르게 마법을 취소해 다른 추가적인 피해 없이 사라지게 만든 것이었다.
“와우. 기물 파손. 그것도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이 국제 헌터 협회 본부를 파괴하다니. 그래서야 쓰나.”
“네놈이 감히…….”
그 말에 김창훈은 미소 지었다.
“그래. 이제야 제대로 할 생각이 들었나 보네.”
그리고 김창훈이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자 천마군림보가 다시 발동되며 4중첩이 되었다. 그러자 S등급 헌터들도 모두 전력을 다해야 할 정도로 그들을 찍어 누르는 무형지기의 힘은 강력했다.
“하지만 나는 너희들과 싸울 생각이 없어.”
마지막 다섯 번째 천마군림보의 사용. 5중첩 된 천마군림보의 무형지기는 S등급 헌터들이라고 해도 버티기 힘들었다. 어떻게든 버티고 있지만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그저 자신들을 짓누르는 무형지기를 버티는 것이 이들의 최선이었다.
이들이 있던 방 안의 다른 기물들은 이미 완전히 짓눌러진 상태로 있게 된 지 오래였고, 파괴된 벽을 통해서 사람들이 그 내부의 모습을 보며 경악하고 있었지만 모두 거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S등급 헌터 20명과 그 S등급 헌터 20명을 짓누르고 있는 강자.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방심하여 눈을 떼는 순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는 지극히 S등급 헌터들의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김창훈은 이들을 ‘적’으로 보지 않고 있었다.
“싸움이라는 것은 서로 어느 정도 힘이 비등한 이들끼리 성사되는 거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너희들과 나는 애초에 싸움이 성사가 되지 않아. 싸움이라고 하기에는, 지금 너희들은 내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 약하거든.”
그 말에 반박을 하고 싶었으나 지금 자신들을 짓누르는 무형지기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는 반박하기도 힘들었다.
‘입만 살아서는.’
‘네놈도 지금 우리를 압박하는 무형지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것 같으냐?’
‘조금의 틈이 보인다면 바로 죽여 버리겠다.’
등등의 생각을 속으로 하며 김창훈을 노려보고 있는 헌터들. 그들을 보며 김창훈은 대략적으로 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물러날 수 없었다. 여기서 승부를 봐야 했다. 설령 범죄자가 된다고 해도 말이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해 볼까.”
그러며 자신의 양손에 천마파천장을 사용한 김창훈이 가장 먼저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을 공격하려고 할 때.
“거기까지 하시죠. 거기서 더 나아가면 정말로 큰일 납니다.”
그때 들리는 목소리에 김창훈이 공격하려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돌리자 부서진 벽을 통해서 방 안을 보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를 본 협회장이 급히 외쳤다.
“러셀! 당장 이 자리를 제압하게! 완전 미쳤어!”
“음. 그러고 싶긴 한데, 아쉽게도 저에게 그 정도의 능력은 없어서요. 여기 있는 스무 분을 제압하고 있는 사람을 제가 무슨 수로 이기겠습니까?”
“지금 우리를 압박하느라 쉽게 움직이지 못할 거야! 그러니 자네라면 충분히 할 수 있어! 미국 S등급 헌터의 위용을 보여 주게나!”
그 말에 러셀이 김창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유 없으십니까?”
“시험 삼아서 LA부터 지도상에서 지워 볼까요?”
“그렇다고 하네요, 협회장님. 그러니 유감입니다만 저는 못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미 그러기도 힘들고요.”
러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고 곧 그들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기자들이 들이닥치는 것을 보아야 했다.
그들은 부서진 벽을 통해서 방 안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방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는데, 딱 봐도 지금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아무리 힘을 조절했다고 하지만, 천마군림보의 무형지기의 영향력은 이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완전히 찍어 누를 정도는 아니지만.
숨 쉬는 것이 어려울 정도의 힘은 이들에게도 끼치고 있었고, 그렇기에 섣부르게 나설 수 없었다.
“기자들이 왔으니 마침 잘되었군. 즉석 기자회견이나 하죠, 우리.”
그리고 김창훈은 여유롭게 몸을 돌려 기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 기자분들. 오늘 아주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무려 저기 있는 헌터 협회의 고위 관부 20명이 일개 헌터 한 명을 협박했기 때문이죠.”
능숙하게 영어로 말하는 김창훈의 말에 기자들은 모두 당황했다. 그 말에 러셀이라고 불린 남성마저 놀랐다.
“아니다!”
협회장이 기력을 쥐어짜며 말하였지만 김창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본래 범죄자들은 다 자기가 죄를 짓지 않았다고 하는 법이죠. 여러분들, 오늘 제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아시면 어처구니없어 할 겁니다.”
김창훈의 말에 기자들 중 한 명이 용기를 내어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십쇼!”
“알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오늘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이번에 새롭게 헌터 협회에서 만들 SS등급 헌터에 대해서 입니다. 제가 최초의 SS등급 헌터가 될 예정이었죠.”
“예정이라면, 안 되었다는 겁니까?”
“예. 헌터 협회가 내건 슬로건은 큰 힘에는 큰 책임을, 입니다. 저도 여기에 개인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래서 S등급 헌터가 된 후에도 착실하게 수칙들을 따르면서 헌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기자들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창훈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어떠한 오류도 없을 만큼 깨끗하다는 것을 모두가 다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에 SS등급 헌터가 되면서 헌터 협회는 저에게 더 많은 제약을 부여했습니다. 제가 어지간하면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제약들이었습니다.”
그러자 협회장은 다시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신을 짓누르는 힘 때문에 입을 열기도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