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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58)화 (58/169)

58화 국제 헌터 협회(2)

5월 2일. 약속의 날이 되어서 김창훈은 LA에 있는 국제 헌터 협회 본부로 향했다. 그곳에는 이미 전 세계에서 모인 여러 헌터들이 있었고 그 헌터들을 찍는 기자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김창훈은 사진을 찍는 기자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안에 있던 직원의 안내를 받아 곧 바로 1층의 어느 방으로 이동하였다.

그곳에는 약 20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놀라운 사실은 이 20명 전원이 S등급 헌터라는 사실이었다. 그들을 바라보며 김창훈은 자신의 자리로 걸어갔다.

마치 청문회와 같이 20명의 사람들이 한쪽에 앉아 있었고 그 반대편에 김창훈이 홀로 앉아 있어야 했다.

“먼저 만나서 반갑습니다, 김창훈 헌터.”

능숙한 영어로 자신에게 인사를 건넨 노인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 김창훈이 말했다.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협회장님.”

국제 헌터 협회의 협회장을 바라보며 김창훈이 인사를 하자 노인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이번에 우리가 모인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창훈 헌터도 여러 가지로 이야기를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주된 이유는 2가지입니다. 하나는 S등급 헌터보다 더 위의 등급인 SS등급 헌터의 창설과 첫 SS등급 헌터가 될 사람인 김창훈 헌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네요. 그러면 바로 본론으로 가죠. 어차피 제가 SS등급 헌터가 되는 것은 확실하니 그 부분은 넘어가고, SS등급 헌터가 되어서 생기는 장점과 단점.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김창훈의 말에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그러면 바로 본론으로 가겠습니다. 먼저 우리 국제 헌터 협회가 내거는 슬로건에 대해서 아십니까?”

“큰 힘에는 큰 책임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우리는 이 명제 아래서 여러 가지 일들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 활약을 하며 사람들을 돕기도 하고, 반대로 우리 스스로에게 몇 가지 제약을 걸어서 사람들을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SS등급의 경우는 S등급보다 더 많은 제약이 걸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제약입니까?”

직설적인 김창훈의 말에 노인은 담담히 말했다.

“S등급 헌터였던 시절과 크게 차이는 없을 겁니다. 자신의 위치에 대한 신고. 힘 사용에 대한 제약. 그리고 전 인류를 위한 헌터 활동. 이 정도가 전부입니다.”

“위치에 대한 신고. 이건 주기적으로 해야 할 텐데. 몇 시간 단위입니까?”

“음. S등급 헌터들은 24시간에 한 번 반드시 신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혹은 자신의 위치를 확실하게 공개해야 하였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그러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몇 시간 단위입니까?”

그 말에 노인은 살짝 한숨을 쉬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SS등급 헌터는 실시간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려야 합니다.”

그 말에 김창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미 예측은 했지만 그래도 막상 들으니 썩 기분은 좋지 않았다.

“실시간이라고 하면 제 옆에 감시자라도 두는 겁니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김창훈 헌터를 지켜보는 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작정하고 그들을 정리하면, 의미 없을 텐데요?”

“물론입니다. 그래서 실시간 위치를 알리는 시계 하나를 만들 겁니다. 그 시계를 착용하고 다니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노인의 말에 김창훈의 인상은 더욱 안 좋아졌다.

“제가 무슨 성범죄자입니까?”

“물론 불쾌하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해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SS등급 헌터가 보여준 힘. 그 힘은 매우 강력합니다. 각 국의 지도자들은 물론 여기 있는 다른 헌터들마저도 두려워 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 엄청난 힘을 가진 헌터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면 두려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김창훈 헌터의 위치는 철저하게 비밀로 하여 헌터 협회에서만 알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또한 김창훈 헌터의 위치를 알지 못할 겁니다.”

“그 말은 다르게 말하면 헌터 협회에서 작정하면 제 위치를 조작할 수 있다는 거군요.”

그러자 노인의 얼굴도 굳어졌다.

“우리는 그러지 않습니다.”

“근거는요? 설마 우리는 착한 사람들입니다 하면서 믿어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겠죠. 저에게는 성범죄자나 찰 법한 전자팔찌를 달아 두고 말이죠.”

“우리 헌터 협회는 만들어진 이후로 단 한 번도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제가 최초로 그럴 수도 있겠군요.”

“…김창훈 헌터는 우리를 믿지 못하는군요.”

“예. 제가 무슨 머리가 꽃밭인 줄 아십니까? 실시간으로 위치를 알려라. 거부하도록 하죠. 지금처럼 24시간 단위로 하겠습니다.”

“후우. 이 부분은 좀 더 의견을 좁혀야겠군요. 그러면 일단 넘어가고 힘의 제약에 대한 부분인데.”

“다른 이들처럼 사람들에게 능력을 사용하지 말라는 거라면 걱정하지 마시죠. 저는 법을 준수하거든요.”

“물론 그것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앞으로 던전이나 던전 브레이크로 나온 몬스터들을 잡을 때, 헌터 협회의 허가를 받으셔야 합니다.”

“예?”

“SS등급 헌터의 힘은 막강합니다. 홀로 S등급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죠. 그런 막강한 전력이 마구 움직이면 안 됩니다. 딱 필요할 때, 필요한 장소에 투입되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나보고 당신들 장기말이 되라는 겁니까?”

“그런 표현은 좋지 않군요. 장기말이 아닙니다. 그저 조금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서 던전에 너무 자주 가지 말아달라는 겁니다. 던전에 있는 동안 만약 다른 국가에서 S등급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매우 큽니다. 우리는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싶을 뿐입니다.”

노인의 말에 김창훈은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음은 전 인류에 대한 헌터 활동인데 이건 또 뭡니까?”

“방금 것과 연관이 됩니다. 던전 브레이크로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 혹은 아주 흉악무도한 범죄자들을 잡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 주셨으면 합니다.”

“헌터 협회의 지시하에 말이죠?”

“저희는 정보를 제공할 뿐입니다.”

“그런데 던전이나 다른 국가에서 헌터 활동을 하려면 헌터 협회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요?”

“인류 최후의 방어선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SS등급 헌터입니다. 최후의 방어선은 쉽게 움직여서 안 됩니다. 그만큼 중요한 분이니까요.”

그 말을 모두 들은 김창훈은 기가 찼다. 분명 제약이 클 거라 생각을 했지만 이건 선을 넘었다. 완전히 자신을 헌터 협회의 장기말로 부리겠다는 말이었다.

“내가 던전에 가기 싫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인류를 위해서 큰 힘을 써 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내 의지로 다른 던전에 가고 싶다면?”

“인류의 안위를 생각해서 함부로 움직이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자 김창훈은 돌연 웃음이 나왔다. 김창훈이 크게 웃자 노인은 물론 다른 이들도 모두 살짝 당황했다.

“아아. 동생에게 미안하게 되었네.”

그 말과 함께 김창훈은 국제 헌터 협회의 협회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걸 내가 들어줄 거라고 생각합니까?”

“헌터 협회에서 내린 결론입니다. 그리고 이런 제약은 김창훈 헌터 개인에게 걸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헌터들도 받게 될 겁니다. SS등급 헌터가 된다면 말이죠.”

“그래. SS등급 헌터가 된다면 제약을 받는단 말이지.”

“예. 물론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입니다. 김창훈 헌터님은 지금 SS등급 몬스터들에 의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류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그러니 부디 조금만 이해를 해 주신다면.”

“좋습니다.”

“예?”

“좋다고요.”

김창훈의 말에 노인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하아, 다행이군요. 김창훈 헌터님과 말이 통해서 정말로 기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저는 이 건물을 부술 겁니다.”

“예?”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의아해하는 노인의 반응에 김창훈도 함께 의아해하며 말했다.

“우리 서로 이야기가 통했다고 생각하는데 아닙니까?”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당신들이 내건 조건은 나보고 장기말이 되라는 건데 내가 미쳤다고 그걸 합니까? 그렇다고 이걸 거절하면 당신들은 내가 헌터 협회에서 내건 제약을 어겨서 불법을 저질렀다고 말하며 범죄자라고 할 거 아닙니까?”

김창훈의 말에 노인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김창훈 헌터는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저희가 왜 그러겠습니까!”

“그거야 만들면 그만이죠. 그러니 제가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겁니다. 이 건물을 부수고 당신들을 모두 죽이는 걸로.”

그 말에 방 안에 있던 20명의 헌터들이 모두 움찔했다.

“S등급 헌터 20명 사살에 국제 헌터 협회 본부 파괴. 이 정도면 제대로 범죄자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그러니 여기서부터 시작해 봅시다, 우리.”

“아닙니다! 제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부분에 대한 협의를-”

“그만하면 되었소! 협회장! 저 녀석은 애초부터 이럴 생각으로 온 거요! 감히 우리를 협박하다니! 능력이 좀 강하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게 없는 거야!”

한 헌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김창훈에게 외치자 김창훈은 그 헌터를 보며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솔직히 조금 기대가 되기는 해. S등급 헌터들을 상대로, 전력을 다해서 싸우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그 말에 다른 이들의 얼굴도 굳어졌다. 김창훈이 정말로 싸우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의 얼굴도 마찬가지로 굳어졌다.

“진심으로 우리와 싸우려고 하는 겁니까?”

“그런 말도 안 되는 걸 들고 와서, 나보고 강제로 사인하라고 하면 내가 강제로 사인할 것 같았습니까? 최소한의 저항도 안 하고?”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협의를.”

“내가 내건 조건은 간단합니다. S등급 헌터로서 받는 제약. 그것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

“그건 불가능합니다. SS등급 헌터는 S등급 헌터보다 더 강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그 정도 제약은 여러 가지의 여지를 너무 많이 줍니다.”

“SS등급 헌터가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보다는 좋을 텐데요? 내가 작정하고 움직이면, 당신들, 나 막을 수 있습니까?”

그 말에 모두 말을 못 했다.

“난 몬스터가 아닙니다. 사람이죠. 거기다가 내가 범죄자가 되어서 본격적으로 작정하고 테러를 시작하겠다고 하면 좋아할 사람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죠. 그들과 협업하면, 아시죠?”

“이런 미친! 당신 지금 테러리스트들과 손을 잡겠다는 거야!”

“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그리고 말이 짧네. 서로 존대는 하지. 아직 확실하게 결정 난 것도 아닌데.”

그리고 김창훈은 다시 국제 헌터 협회 협회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택할 시간을 드리죠. 5초 안에 대답하세요. 제 제안, 받아들입니까? 거부합니까?”

“S등급 헌터와 같은 제약을 받는다는 것은 거부합니다. 하지만 제약을 대폭 낮추는 것은 가능합니다.”

“음. 아직도 그러네요. 헌터 협회는 헌터들의 권익을 위해서 움직인다고 들었는데 아니네요. 여기에 그 누구도 내 권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러면 결국 스스로 내 권익을 되찾을 수밖에 없겠네요.”

김창훈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곧 엄청난 힘의 무형지기가 방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을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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