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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57)화 (57/169)

57화 국제 헌터 협회(1)

LA로 돌아 온 김창훈은 다시 본래의 휴가 생활을 즐겼다. 다만, 휴가를 즐기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지기는 했다. 그 이유는 그가 너무 유명해졌기 때문이었다.

안 그래도 유명했는데, 이번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난 S등급 던전 브레이크를 막아낸 인물로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유명세를 탔기 때문이었다.

레드 드래곤의 사냥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이번 케로베로스 사냥으로 김창훈은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확실하게 구축하게 되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SS등급 몬스터를 홀로 잡은 남자로서 말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피해를 최소화한 것에 대해서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였을 정도였다.

심지어 훈장을 주어야 한다는 말도 나왔는데 김창훈이 괜찮다고 말해서 훈장 수여를 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미국은 자신들의 힘이 필요한 일이라면 최대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미국으로서는 자신들이 받은 은혜를 갚으면서도 동시에 최초의 SS등급 헌터가 될 김창훈과의 관계를 계속 좋은 쪽으로 유지할 수 있기에 손해 볼 것이 하나도 없었고.

김창훈은 미국의 힘을 빌릴 수 있기에 손해 볼 것이 없는 그런 관계가 이루어진 것이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사건 이후로.

많은 미국의 사람들이 김창훈을 알아보았고, 그가 지내고 있는 호텔에서는 아예 자체적으로 나서서 김창훈이 지내고 있는 방을 호텔 최고의 방으로 업그레이드 해 주며 심지어 숙박비나 모든 룸서비스 비용을 일절 받지 않겠다고 하기도 하였다.

그 이외에도 거리를 돌아다닐 때, 김창훈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그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나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생겼기에 이런 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는 샌프란시스코의 일이 있기 전보다 더욱 쾌적한 휴가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헌터 협회에서 모이는 날은 미국에서 벌어진 S등급 브레이크 사건으로 인해 약간 지연이 되어서 5월 2일로 바뀌었다.

이 일에 대해서 헌터 협회에서는 공식적으로 김창훈에게 미안하다는 성명을 발표하였고 김창훈은 상관없다고 말하였다. LA에서 지내는 일에 하등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었다.

“완전히 익숙해진 것 같네.”

“편하니까.”

“젠장. 나도 이런 곳으로 휴가 오고 싶다.”

그렇게 말하며 침대에 눕는 자신의 동생을 보며 김창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넌 여기 무슨 일로 왔냐?”

“전화했잖아. 형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왜 왔냐고. 방송이나 광고 같은 것은 전부 다 안 한다고 했잖아. 케로베로스의 시체는 미국 정부를 통해서 잘 넘겼고.”

“그것도 잘 받았어. 우리 회장님이 좋아 죽으려고 하더라. 현재 전 세계에서 SS등급 몬스터의 시체를 유통할 수 있는 기업은 우리 대한 그룹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짓는 자신의 동생을 본 김창훈이 확실하게 말하였다.

“정확히 말하면 나 혼자 가능한 거지.”

“그래그래. 형 잘났어.”

“그래서 진짜로 온 목적이나 이야기해라.”

그러자 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형, 일이 꼬였다고 하더라.”

“무슨 일이 꼬여?”

“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형이 가진 힘을 다른 이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번에 SS등급 헌터가 된다면 그에 따른 제약들이 많이 걸릴 거라고 하더라고.”

동생의 말에 김창훈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구에게 들었어?”

“마이클 킴. 대한 헌터 협회 협회장님이 우리에게 살짝 알려줬지. 그 말을 듣고 내가 바로 날아 온 거고. 아무래도 형 매니저 겸 형의 친동생인 내가 오는 편이 외부에서 볼 때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흐음.”

김창훈은 동생의 말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의 S등급 헌터 남성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형에게 걸리는 제약에 대해서 여러모로 마이클 킴 협회장님이 힘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안 될 것 같다고 하더라. 다른 국가나 헌터들이 우리가 너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런 법 아니겠냐. 그보다 다른 국가라고 하면.”

“일본, 중국이 가장 극렬하게 반응하고 있는 중이고 러시아는 그저 그런 반응, 미국은 우리랑 함께 형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하더라. 그리고 유럽은 일본과 중국처럼 조금 형에게 제약을 가해야 한다는 쪽이고.”

“날 두고 새로운 냉전시대가 만들어질 수도 있겠는데?”

한국과 미국이 한편. 중국, 일본이 한편. 그리고 러시아는 중립. 유럽은 살짝 중국, 일본의 손을 들어 준다고 하면 김창훈의 말대로 새로운 대립 관계가 형성이 될 수도 있는 수준이었다.

“에이. 설마 거기까지 갈까. 그렇게는 안 되겠지. 국제 헌터 협회에서 작정하고 이번 일을 처리할 모양이라고 하더라고. 형도 알잖아? 국제 헌터 협회가 쉽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 곳이지만 이들이 한번 목소리를 내면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거.”

“그건 그렇지.”

전 세계의 거의 모든 헌터들은 이 헌터 협회에 속해 있다. 헌터 협회의 각 국가별로 지점을 따로 두고 그 지점장을 따로 두고 있을지언정, 결국 이들은 모두 헌터 협회라는 국제기구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다.

실질적인 무력을 가지고 있는 헌터들이 모두 속해 있는 곳이다. 그런 곳의 발언권이 가벼울 리가 없다. 헌터 협회도 그것을 알기에 발언은 가능한 자제하는 편이지만 그들이 한마디 하면 곧바로 전 세계가 움직인다.

괜히 헌터 협회의 요청에 전 세계의 여러 국가들이 그들의 요청을 거의 다 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터무니없는 요청만 아니라면 모든 국가에서는 헌터 협회의 요청을 들어준다.

그만큼 헌터 협회의 힘은 강했다. 그러니 이들이 작정하고 나선다고 하면 아무리 미국이라고 해도 막을 수 없다.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단합을 하면 또 모르지만.’

그렇게 한다면, 헌터 협회가 역으로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단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헌터 협회 또한 전 세계의 국가들이 정치를 펼치는 복마전이다. 서로가 서로의 이득만을 위해서 움직이는 장소.

그곳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헌터 협회를 없애겠다고 나선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었다.

“헌터 협회에서 나에게 어떤 제약을 건다는 말은 없고?”

“아직까지 나온 말은 없나 봐. 이번에 날짜가 미뤄진 것도, 형에게 도대체 어떤 제약을 걸어야 할까에 대한 회의를 하기 위해서라고 하더라고.”

“마이클 킴 대한 헌터 협회장님이 그래?”

“어. 형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보여준 활약이 충격적이었다고 해. 그래서 다시 회의를 하는 거지. 어느 정도의 선이 적절한지 고민하면서 말이야.”

“애쓰는군.”

“그렇지.”

그리고 두 형제의 말이 끊어졌다. 잠시 후 김창훈의 동생이 말했다.

“형. 어떻게 할 거야?”

“무엇을?”

“제약 말이야, 제약. 그거 그냥 받아들일 거야?”

“제약이 어떤 것인지 들어보고 결정해야지. 말도 안 되는 거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거절해서 좋은 꼴 보기 힘드니까 하는 말이잖아, 형.”

그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날 걱정하는 거야?”

“당연하지. 헌터 협회에서 찍으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고 하잖아.”

하나의 도시전설이나 음모론 같은 것이다. ‘헌터 협회에 찍힌 헌터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는 괴소문. 하지만 완전히 괴소문이라고 하기는 힘들었다.

헌터 협회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각성자들을 잡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수사팀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의 모든 법조기관과 협업하여 국제적으로 움직이며 범죄자들을 잡는다.

일반 범죄자들은 인터폴이 잡는다면, 각성한 범죄자들은 이들이 잡는다고 보면 된다. 이들에 대해서 딱히 알려진 것은 없다.

하지만 이들이 잡아들이는 범죄자들 중에서는 S등급 헌터와 비슷한 힘을 가진 이들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가진 힘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헌터 협회에서 내거는 제약. 그걸 형이 거절하면 그것만으로도 불법이 될 수 있어. 그러면 그들이 움직이겠지. 형은 그들과 싸울 거야?”

“말도 안 되는 제약을 걸고 그걸 거부했다는 명분으로 날 잡으려고 한다면, 내가 순순히 체포돼야 하냐?”

“그러면 일이 더 커질 거야.”

“그렇겠지.”

그렇게 말하며 김창훈도 고민했다. 그도 정말로 그런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냥 얌전히 당할 생각도 없었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와 다르다.’

회귀 전이라면 이런 거대한 힘의 압박에 대항할 수 없을 것이다. 그냥 하라면 하라는 그대로 따라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국제 헌터 협회라고 해도 두렵지 않아.’

아무리 강한 헌터들이 있다고 해도, 김창훈은 자신 있었다. 상대가 EX등급 몬스터가 아니라면 그 누가 되어도 이길 자신이 말이다.

“어찌 되었든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 가지고 소란을 피울 이유는 없지.”

“하아. 제발 그래야 할 거야. 나는 세계 최악의 범죄자의 동생이 되고 싶지 않아.”

“어떻게 해서 내가 세계 최악의 범죄자야?”

“형이 가진 힘을 생각하면 당연하지. 형이 헌터 협회에게 찍혀서 범죄자가 되는 순간.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걸?”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가 있는 말이기 때문이었다.

“그건 그러네. 하지만 그럴 일이 없어. 나는 범죄자가 아니야.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으니까.”

“알아. 나도 잘 알지. 하지만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위에 있는 인간들이 작정하면 없는 범죄도 만들어서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는 거야.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에서도 진짜로 일어날 수 있다고.”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것도 상대에 따라서 다른 거야. 헌터 협회는 분명 엄청나게 거대한 단체지. 하지만 나는 그 단체를 찍어 누를 힘이 있어. 그런 나랑 싸우겠다고? 미치지 않고서는 그런 짓 못 하지.”

“미쳤다고 싸우면?”

“그러면 별 수 있나.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나도 싸워야지.”

그 말에 김창훈의 동생은 고개를 저었다.

“제발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헌터 협회에서 하는 제약이라고 해봐야 끽해야 위치 추적 정도겠지. 조금 위험성이 있는 헌터들이라면 그 정도는 누구나 제약받잖아. 당장 S등급 헌터인 나만 해도 주기적으로 내 위치를 정부에 알려야 하는데.”

큰 힘은 큰 책임을 가진다. 이것은 헌터 협회에서 내건 슬로건이다. 그리고 이 명제 아래. 등급이 높은 헌터들은 몇 가지 제약을 받아야 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자신들의 위치를 정기적으로 국가에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S등급 헌터 정도 되면 하루 단위로 위치를 알려야 하는데, 김창훈의 경우엔 워낙 머무는 곳이 확실하기도 하고, 그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SNS에 몇 시간 단위로 그의 위치에 대해서 올라오니 따로 신고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을 뿐.

어딘가 오지로 간다면 반드시 하루에 한 번씩 국가에 자신의 위치를 이야기해야 했다. 김창훈이 생각하는 제약이라면 이 위치 신고를 하루 단위가 아니라 시간 단위.

조금 심하면 실시간으로 국가가 알아야 한다는 건데 그 정도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마음에 안 들지만, 이 정도는 참고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러니 너무 걱정 마라. 제약이라고 해도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닐 테니까.”

“그렇겠지?”

동생의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5월 2일. 김창훈은 과거의 자신을 패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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