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스킬은 천마신공 (55)화 (55/169)

55화 S등급 던전 브레이크(1)

김창훈은 LA에서 아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낮에는 여러 곳을 구경하고 밤에는 호텔에서 룸서비스를 시키며 못 보던 미국 드라마를 보고 혹은 컴퓨터를 통해서 한국 드라마나 예능을 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할리우드 구경인가.”

하루에 한 장소씩, 무리하지 않고 느긋하게 다니고 있는 김창훈이기에 오늘은 할리우드 구경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가 호텔에서 나왔을 때.

호텔 입구에 붉은 머리카락의 여성이 서 있었는데, 저번에 자신을 ‘리사’라고 소개했던 그 여성이었다. 리사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김창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김창훈에게 다가온 리사가 대뜸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말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잠시만 시간을 내주시겠습니까.”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란 김창훈이 급히 리사를 일으키며 말했다.

“갑자기 찾아와서 뭡니까?”

“정말로 죄송합니다. 하지만 사안이 워낙 급하여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사안이라니. 갑자기 무슨 일입니까? 어디서 S등급 던전 브레이크라도 발생한 겁니까?”

“그와 비슷합니다.”

그 말에 김창훈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면 일어난 거지 비슷하다는 것은 또 뭡니까?”

“자세한 사안은 따로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부디 같이 가 주시겠습니까?”

이에 김창훈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휴가로 왔다고 하나 SS등급 몬스터가 날뛰는 것을 방관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사람들을 몬스터들로부터 지키기 위한 ‘헌터’였으니 말이다.

“어디로 가면 됩니까?”

“이쪽으로.”

그리고 리사의 안내한 곳에는 SUV가 주차되어 있었고, 그 뒷좌석에 리사와 함께 탑승했다. 차량이 출발하자 김창훈이 말했다.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혹시 뉴스에서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케로베로스’라고 아십니까?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SS등급 몬스터입니다.”

“그 뉴스라면 저도 봤습니다.”

“그 케로베로스에 대한 문제입니다.”

그 말에 김창훈은 살짝 의아해하며 말했다.

“미국 내에 있는 헌터들로 해서 안 되면 다른 해외 헌터들의 도움을 받을 거라는 뉴스는 봤는데, 그것 때문에 굳이 휴가 중인 절 부른 것 같지는 않군요. 다른 헌터들이 필요하다면 따로 요청하면 되니까요.”

“그렇습니다. 분명 맞는 말씀입니다만. 지금 그 케로베로스가 S등급 던전 안에 있는 베이스캠프를 향해서 전진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김창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SS등급 몬스터가 베이스캠프를 덮치려고 한다는 겁니까?”

“이대로 두면 그렇게 될 겁니다.”

“그래서 절 부른 거라고요?”

“현재 있는 S등급 헌터들의 전력으로는 피해 없이 케로베로스를 잡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냥 얌전히 나오면 될 텐데요?”

“안 그래도 이미 최대한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서 던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걱정하는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그럼요?”

“한 가지 속설이기는 한데. 혹시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 던전의 보스 몬스터가 포탈을 발견하여 그 포탈을 통해서 강제로 지구로 넘어오려고 한다면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 있으십니까?”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결과적으로 이 속설은 나중에 ‘진실’로 밝혀진다. 보스 몬스터가 포탈을 찾으면 정말로 지구로 올 수 있고 그때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다.

물론 던전 브레이크가 모두 이런 일로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서 수많은 실험과 누적된 사례들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게 된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는 이유는 3가지.

던전이 장시간 방치되어 있을 때, 던전에 몬스터들이 너무 많을 때, 던전 안의 보스 몬스터가 포탈을 찾아 던전 밖으로 나오려고 할 때. 이 3가지다.

앞에서 이야기한 장시간 방치되어 있는 것과 던전의 몬스터가 많은 것은 비슷한 사례라서 이걸 하나로 치는 경우도 있지만, S등급 던전 같이 그 던전 내부가 넓은 던전들은 사람들이 몬스터들을 잡아도 종종 몬스터들의 수가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서 던전 브레이크가 벌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기에 하나로 묶지 않고 따로따로 나눈 것이다.

‘그러고 보니 케로베로스가 처음 등장했다고 했었지?’

김창훈은 회귀 전에 있었던 사건 중 하나가 떠올랐다.

‘이거였구나.’

과거 사람들은 어떻게 보스 몬스터가 포탈을 통해 던전에서 지구로 넘어오면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하나의 예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미국에서 나타난 케로베로스 한 마리. 그 케로베로스가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 말이 많았다.

당연히 그 누구도 정확하게 말하지 못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미국에서 그 이유를 발표한 것이다. 던전의 보스 몬스터가 포탈을 넘으면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다고.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담을 이야기한 것이었다. 이걸 확인하기 위해서 낮은 등급의 던전에서 몇 번 실험을 반복하였고, 실험 결과 그 이론이 사실임을 확실시하게 된 것이었다.

“던전은 여기서 얼마나 먼 거리에 있습니까?”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있습니다.”

“당장 거기로 가도록 하죠.”

그 말에 리사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도와주시는 겁니까?”

“예. 당장 가야 합니다.”

“물론입니다! 지금 바로 헬기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그 후 리사가 영어로 운전기사에게 헬기장으로 가라고 말하자 운전기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차를 돌려서 이동했다.

“케로베로스에 대한 정보는 따로 없습니까?”

“아쉽게도 현재 가진 정보는 없습니다. 그저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 나오는 저승의 문지기처럼, 3개의 머리와 3개의 꼬리를 가진 거대한 몸을 가진 괴물이라는 것밖에 모릅니다.”

“그 몬스터를 발견하고 바로 물러났나 보군요.”

“예. SS등급 몬스터를 상대로 싸우려고 하는 멍청한 A등급 헌터는 없으니까요.”

“그렇군요. 하긴, 정보가 없어도 상관없지만요.”

김창훈은 자신 있었다. 케로베로스에 대한 정보. 이들에게는 없는 정보가 김창훈 자신에게는 있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나타난 SS등급 몬스터, 케로베로스.

이 몬스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난동을 피우며 12만 명의 사람들을 죽이고 측정하기 힘들 만큼 엄청난 재산 피해를 남겼다.

미국 정부는 케로베로스의 피해를 복구하려고 노력했지만, 김창훈이 과거로 회귀하기 전, 그러니까 15년 후까지도 복구가 완전히 되지 않았을 정도로 케로베로스가 S등급 던전 브레이크로 남긴 피해는 어마어마했다.

‘내가 과거를 바꾸어서 케로베로스가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키려고 하는 시기가 더욱 빨라졌다고 봐야겠지.’

그야말로 나비의 날갯짓이 불러온 것이 이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차량은 VVIP들만을 위한 헬기장에 도착하였고 거기서 내린 리사와 김창훈은 미리 준비되어 있는 헬기를 타고 곧바로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LA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차량으로 가면 6시간 정도가 걸리는 거리지만, 헬기로 가면 그 반 이상으로 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당장 급하게 가기 위해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는 헬기가 최선이었다.

그렇게 샌프란시스코로 가고 있을 때, 멀리서 검은색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보이자 리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건 김창훈도 마찬가지였다.

저곳에서, 헌터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그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더 빨리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이상으로는.”

리사의 말을 무시한 김창훈은 헬기의 문을 잡고 강제로 열었다. 열린 문 사이로 강하게 부는 바람을 맞으며 김창훈이 리사에게 외쳤다.

“먼저 갑니다!”

그리고 헬기에서 뛰어내린 김창훈은 천마군림보를 사용함과 동시에 천마뇌절각을 사용하여 허공답보를 통해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검은색 연기가 피어오른 곳을 향해서 나아갔다.

순식간에 나아가는 김창훈이었지만 동시에 천마군림보의 영향력은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일부 사람들은 짧은 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강력한 압박감에 휘청거리기도 하고 구토를 하기도 했으나 김창훈으로서는 그런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다 왔다!’

눈으로 보이는 다수의 몬스터들과 그 몬스터들의 중심에 서서 포효하고 있는 40m의 달하는 크기에 3개의 늑대 머리와 3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는 케로베로스.

‘빠르게 제거한다.’

그런 김창훈의 마음과 함께 천마군림보가 한 번 더 발동되며 헌터들과 싸우고 있던 등급이 낮은 몬스터들의 몸이 일제히 짓눌리며 터져나갔다.

몬스터들의 시체가 터진 곳의 바로 옆에 착지한 김창훈은 케로베로스와 마주 보았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보고 있던 미국의 헌터들은 모두 침을 삼켰다. 지금 사방을 짓누르는 이 강력한 무형지기에 일부 약한 헌터들은 저항도 못 하고 숨만 겨우겨우 쉬고 있었다.

제대로 버티지 못하는 헌터들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헌터들이 최대한 챙겨서 후방으로 이송하려고 했으나 그들도 한 걸음 이동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만큼 지금 이 공간을 짓누르고 있는 무형지기는 너무나도 강력한 것이었다.

“헤이! 힘을 조절해!”

그때 한 헌터가 있는 힘껏 김창훈에게 외쳤다. 그러자 김창훈은 곧 주위를 보며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천마군림보를 해제하였다. 그러자 헌터들은 한숨 돌릴 수 있었으나 그것은 몬스터들도 마찬가지였다.

2중첩 천마군림보를 어떻게든 버틴 A등급 몬스터들과 S등급 몬스터들은 자신들을 짓누르던 무형지기가 사라지자 이때라는 듯이 헌터와 사람들이 있는 곳을 향해서 달려들기 시작했고.

미국의 헌터들은 그런 몬스터들을 막기 위해서 전투를 준비를 할 때, 김창훈이 움직였다. 천마뇌절각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

뇌절. 번개를 절단한다는 뜻 그대로 번개와 비슷하거나 그에 준하는 속도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주는 초식이었다.

‘진짜 그 정도 속도로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음속보다는 빠르게 움직일 수는 있었고, 그 속도로 움직이는 김창훈은 A등급 몬스터와 S등급 몬스터를 향해서 권강을 사용하여 몬스터들을 처리하였다.

순식간에 수십의 몬스터들을 처리하자 헌터들도 놀라며 그 모습을 봐야 했고 당하는 몬스터들도 왜 자신들이 당하는지 제대로 인식도 못 하고 당해야 했다.

단 한 마리. 케로베로스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김창훈이 몬스터들을 죽이는 모습을 본 케로베로스는 포효와 함께 빠르게 움직이더니 김창훈을 향해서 앞발을 휘둘렀고 그것을 본 김창훈은 천마파천장을 강기로 사용하며 응수하였다.

김창훈의 손과 케로베로스의 앞발이 충돌하자 힘의 여파가 사방으로 퍼지며 근처에 있던 몬스터들이 죽었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던 헌터들마저 그 힘의 여파를 버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가거나 일부는 다치기도 했다.

“거리를 더 벌려! 더 뒤로 물러나야 한다!”

한 헌터의 외침에 움직일 수 있는 헌터들은 움직이지 못하는 헌터들을 챙겨서 더욱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고 몬스터들 또한 위험다고 생각했는지 김창훈과 케로베로스가 있는 공간으로부터 멀어지려고 했지만.

“어딜.”

김창훈은 다시 천마군림보를 사용하여 몬스터들을 압박했다. 이번에는 2중첩이 아니라 한 번만 사용한 것이다 보니 몬스터들 중 강한 몬스터들은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으나 여전히 움직이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진짜 힘 조절 좀 하라고!”

“몬스터들 놓치는 것보다는 낫잖아! 참아!”

영어로 그렇게 외친 김창훈은 케로베로스를 마주 보며 천마신공의 초식들의 힘을 끌어 올렸다.

“시간 없으니 빠르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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