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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52)화 (52/169)

52화 SS등급 몬스터 레드 드래곤(2)

드래곤 브레스. 드래곤들이 가지는 최고의 무기이자 특권.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지 김창훈은 회귀를 한 이후로 여러 번 생각하였다.

처음 생각한 것은 회피였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했다. 드래곤 브레스는 매우 압도적인 위력을 가지고 있다. S등급 헌터라고 해도 일순간에 죽일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었다.

그런 강력한 공격을 막거나 받아친다는 것은 미친 행동이니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회피였다. 그러나 천마신공의 힘이 점점 더 강해지고, 새로운 초식들이 생겨나며 김창훈은 조금 다르게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드래곤 브레스를 정면으로 받아낼 수 있다면, 나아가서 역으로 받아칠 수 있다면 더 이상 드래곤은 김창훈에게 두려운 몬스터가 아니게 되는 것이었다.

‘지금 그걸 실험할 때지.’

천마멸염공의 흑염. 천마붕산권의 관통력. 그리고 천마파천장의 파괴력. 이 3가지 초식의 힘이 김창훈의 오른손에 모인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초고온의 불꽃들을 보며 김창훈은 있는 힘껏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천마멸염공의 흑염이 앞으로 쏘아지며 레드 드래곤의 브레스와 충돌했다.

붉은색의 불꽃과 검은색의 불꽃. 색이 다른 두 불꽃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다 한쪽이 무너졌다. 놀랍게도 레드 드래곤의 브레스가 밀리는 것이었다.

레드 드래곤도 그 사실에 놀랐는지 눈을 크게 떴고, 그 사이에 김창훈의 흑염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며 레드 드래곤의 브레스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레드 드래곤은 더욱 강하게 브레스를 내뿜으며 그 힘에 대항했다. 그러다가 두 힘이 허공에서 충돌하고 있던 지점에서 강한 폭발이 발생하며 레드 드래곤과 김창훈. 둘을 서로 밀어내었다.

김창훈은 순간적으로 허공답보의 힘을 잃고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으나, 곧 다시 허공답보를 사용하여 허공에서 중심을 잡았다.

레드 드래곤은 날개를 움직이며 허공에서 흔들리던 중심을 바로 잡은 후 곧바로 김창훈에게 달려들지 않고 진지한 눈으로 김창훈을 노려보았다.

레드 드래곤의 강력한 기세. 일명 ‘드래곤 피어’라고 불리는 드래곤들 특유의 강력한 기세를 몸으로 직접 느끼는 김창훈.

“드래곤 피어. 그때는 정말로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했는데…….”

회귀 전 그가 경험한 드래곤 피어는 엄청났다. 레드 드래곤이 자신을 죽이려고 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발을 움직일 수 없었다.

악에 받쳐서 움직인다? 아니다. 불가능했다. 레드 드래곤이 처음 나타났을 때, 전력을 다한 천마파천장을 사용하고 나서 레드 드래곤의 팔에 맞고 쓰러진 후.

단순히 몸이 망가져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드래곤 피어. 저 강력한 레드 드래곤의 기세에 완전히 짓눌린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드래곤 피어가 느껴지기는 했으나, 약했다. 아니, 오히려 마치 궁지에 몰린 쥐처럼 느껴졌다. 하찮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이걸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천마군림보의 힘이 드래곤 피어를 밀어내며 오히려 천마군림보의 무형지기가 레드 드래곤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한다.

“이제 넌 내 상대가 아니야.”

김창훈의 몸에서 천마기가 솟구친다. 레드 드래곤을 상대로 전력을 다한 천마신공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그래서는 안 되었다.

저 레드 드래곤 한 마리가 가지는 값어치. 특히 드래곤 하트의 가치를 생각하면 최대한 온전한 모습을 남긴 상태로 죽여야 했다.

“얌전히 있어라. 고통 없이 보내줄 테니까.”

그리고 천마뇌절각을 사용하여 빠른 속도로 김창훈이 레드 드래곤에게 나아가자 레드 드래곤 또한 자신의 팔을 뻗으며 김창훈을 노렸으나 김창훈은 그 공격을 피하였다.

공격을 피한 김창훈은 레드 드래곤의 몸을 향해서 손을 뻗지 않았다. 충분히 공격할 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하지 않았다. 그가 노리는 것은 최대한 적은 상처로 레드 드래곤을 죽이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단 일격에, 목을 자른다.’

김창훈은 허공을 박차며 레드 드래곤의 꼬리를 피하였고 동시에 레드 드래곤의 목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김창훈이 자신의 목을 노린다는 것을 느낀 레드 드래곤은 곧바로 몸을 뒤틀며 동시에 빠른 속도로 땅으로 하강하며 김창훈이 자신의 목을 노리지 못하도록 움직였다.

이에 김창훈 역시 땅으로 하강하며 레드 드래곤의 뒤를 쫒아갔다. 자신의 뒤를 쫒아오는 김창훈을 본 레드 드래곤은 급격하게 하늘로 상승하며 동시에 불꽃을 만들었다.

레드 드래곤의 브레스가 아닌, 레드 드래곤의 비늘의 위에 불꽃들이 만들어지며 레드 드래곤의 전신을 불꽃이 뒤덮었다.

“파이어 아머. 그걸 사용하기 위해서 시간을 번 것이었군.”

드래곤들의 속성에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의 속성에 맞는 ‘갑옷’을 자신들의 비늘 위에 만들 수 있었다. 레드 드래곤 같은 경우는 그 갑옷이 ‘불꽃’으로 된 갑옷이었다.

몸에 불꽃을 갑옷을 두른 레드 드래곤이 방향을 틀어서 자신에게 날아오자 김창훈은 양손에 천마기를 모으며 말했다.

“갑옷을 둘렀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다!”

레드 드래곤이 몸을 틀며 휘두르는 꼬리. 레드 드래곤의 몸무게와 그 속도, 거기에 불꽃으로 둘러진 꼬리는 그 자체가 흉악한 흉기였다.

하지만 김창훈은 이번에도 확실하게 누가 더 강한지 알려주기 위해서 그 꼬리를 피하지 않고 오른손으로는 천마파천장을, 왼손으로는 천마붕산권을 각각 동시에 사용하며 레드 드래곤의 꼬리를 향해서 두 손을 뻗었다.

폭음과 함께 레드 드래곤의 고통에 찬 포효가 황야에 울려 퍼진다. 불꽃의 갑옷은 파괴되고, 김창훈의 공격을 받은 꼬리 부분은 이제 몸에서 떨어져 나가기 직전의 상태로, 큰 상처를 입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 잠깐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김창훈은 허공을 강하게 밞으며 레드 드래곤의 목이 있는 곳을 향해서 나아갔다.

그리고 그것을 느낀 레드 드래곤은 고통을 참고 억지로 다시 움직이려고 했으나 그때는 이미 늦었다.

“천마뇌절각!”

강기를 두른 오른발을 있는 힘껏 휘두른다. 김창훈의 오른발이 레드 드래곤의 목을 강타하자 레드 드래곤의 몸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오른발이 닿은 레드 드래곤의 목 부분의 비늘이 완전히 파괴되고 피가 튀었다.

그 공격을 받은 레드 드래곤의 몸이 빠르게 땅으로 낙하하며 땅에 떨어진다. 김창훈도 빠르게 땅으로 내려와 레드 드래곤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래도 드래곤이라는 거냐.”

천마뇌절각을 강기로 사용하였다. 정확하게 목을 가격했다. 뼈가 부러졌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도 레드 드래곤은 피를 토하면서도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여전히 그 눈은 죽지 않았다. 당장에라도 김창훈을 태워 죽일 듯한 눈빛이었고 그것을 본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최소한의 예우다. 그만 쉬어라.”

김창훈은 다시 천마뇌절각을 사용하여 레드 드래곤을 향해서 빠르게 돌진했고 레드 드래곤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김창훈을 향해서 브레스를 사용하였다.

초고온의 불꽃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며 김창훈은 이번에는 이 불꽃에 맞서지 않고 피하는 것을 선택한 김창훈은 옆으로 몸을 이동하여 레드 드래곤의 브레스를 피하고 다시 한번 천마뇌절각을 사용하여 레드 드래곤의 목을 공격했다.

퍽 소리와 함께 레드 드래곤의 목이 꺾이지 않아야 할 각도로 꺾이자, 레드 드래곤의 눈이 돌아가며 더 이상 브레스가 나오지 않았다. 이내 레드 드래곤의 머리가 힘없이 땅에 떨어진다.

“복수 성공인가.”

스스로 말하고도 웃겼는지 김창훈은 피식 웃었다. 하지만 만족스러웠다. 비록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김창훈 스스로는 명백하게 만족스러운 복수를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만족하면 그걸로 충분한 거지.’

그리고 김창훈은 멀리서 자신을 보고 있을 마이클 킴을 향해서 손을 흔들었다. 모든 일이 끝났다는 신호였다. 그 후 김창훈은 자신이 따로 챙겨 온 아공간 주머니를 열어서 드래곤의 시체를 통째로 그 안에 넣었다.

잠시 후 마이클 킴이 다른 A등급 헌터들과 함께 김창훈에게 다가왔다. 마이클 킴은 잔뜩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성공했어! 자네가 해냈다고!”

그 말에 김창훈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말하지 않았습니까? SS등급 몬스터는 혼자서 잡을 수 있다고. 그 이상인 EX등급은 아직 무리겠지만요.”

레드 드래곤을 상대하며 더 확실하게 깨달았다. 최초로 발견된 EX등급 몬스터. 아쿠파. 그 몬스터가 얼마나 강한지 말이다.

‘천마신공 12레벨은 찍어야 어떻게 할 수 있으려나?’

김창훈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이클 킴은 고개를 저으며 김창훈에게 말했다.

“단순히 그 문제가 아니야!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자네는 모르겠나?”

“아뇨.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최초로 SS등급 몬스터를 홀로 잡았는데 모를 리가 없죠.”

“아니. 자네는 이 사안의 중요성에 대해서 모르고 있어. 자네가 혼자서 SS등급 몬스터를 잡음으로써 이제 인류는 SS등급 몬스터에 대한 걱정이 없게 되었다고! 왜냐고? 자네가 가서 다 잡으면 되니까!”

웃으며 말하는 마이클 킴에게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할 때, 레드 드래곤의 시체가 있었던 자리에 검은색의 포탈이 나타났다.

이것은 던전이 클리어되었다는 표식이었다. 즉, 이 던전의 보스 몬스터가 방금 김창훈이 잡았던 SS등급 몬스터. 레드 드래곤이라는 뜻이었다.

“던전 클리어가 되었네요. 다행입니다. 이 던전에는 EX등급 몬스터가 없었나 보네요.”

“S등급 던전 클리어. 대단해! 아주 대단한 일을 해낸 거야!”

잔뜩 흥분해선 김창훈이 레드 드래곤을 쓰러트린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이야기하는 마이클 킴을 보며 김창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자자, 진정하시고. 그만 나가죠. 아, 그 전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들도 나가겠지. 베이스캠프를 던전 출입구에 차린 이유가 던전이 클리어되면 그곳에 있던 인원들은 신속하게 물러나기 위함이지. 던전은 클리어되면 그렇게 오랜 시간 유지되지 않으니까.”

“베이스캠프에 있는 것들은 그대로 두고 나오나요?”

“정말로 중요한 것들만 챙기고 바로 나오는 거지. 애초에 그럴 목적으로 베이스캠프에서 정말로 중요한 장비들은 언제든지 들고 나올 수 있도록 소형화해 두는 거고. 솔직히 정말로 S등급 던전을 클리어해서 베이스캠프를 버리고 던전에서 나오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네.”

그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그런 일이 벌어졌네요. 그러면 우리도 나가죠.”

“그래야지.”

그리고 A등급 헌터들은 드론들을 잘 챙긴 다음에 다 함께 검은색 포탈을 통해서 던전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이미 미리 나온 많은 이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창훈과 마이클 킴 일행이 나온 뒤로도 던전에서는 계속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 주위에는 군인들이 경계라인을 만들어서 던전이 클리어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밀려드는 기자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S등급 던전 안에 있던 마지막 사람이 던전에서 나오자, 검은색의 포탈은 점점 그 크기가 줄어들더니 검은색의 점이 되어서 사라졌다.

전 세계 최초로 S등급 던전이 클리어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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