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화 시작이 다르니, 과정도 달라야 한다.(3)
김창훈은 천마신공의 모든 초식들을 한 번씩 사용하여 일단 천마기의 능력치가 상승하고, 천마신공의 레벨이 상승하며 바뀐 변화에 대해서 먼저 파악했다.
“흠. 위력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 이외에는 딱히 변화가 없네. 아니, 효율도 더 좋아졌다고 해야 하나? 위력이 증가한 것에 비해서 천마기의 소모가 증가하지 않았으니까.”
그는 허공에 떠 있는 상태에서 엉망이 되어 버린 지상을 바라보았다. 김창훈이 천마신공을 실험한 대가로 곳곳에 큰 구멍들이 나타나 있었으며 아예 대지 일부가 완전히 소멸된 곳도 보였다.
그것을 보며 김창훈은 다시 허공답보를 이용하여 편안하게 지상에 착지한 후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생각해 보면 엄청 간단한 이야기였지.”
그리고 김창훈의 손에서 검은색의 불꽃이 나타난다.
“천마군림보, 그리고 천마뇌절각. 이 2가지 초식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천마파천장을 사용할 수 있었어. 그렇다면.”
그가 생각한 것은 다른 초식들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천마멸염공. 이 초식은 검은색의 불꽃을 만들어서 전방에 흩뿌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김창훈은 생각했다. 만일 이 천마멸염공으로 만든 검은색의 불꽃을 하나의 ‘권기’와 같이 생각한다면 천마붕산권과 같은 초식과 함께 합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냐고.
천마군림보와 천마뇌절각이 대표적이었다. 이 두 초식은 각기 다른 초식이지만 동시에 사용한 상태에서 얼마든지 계속 유지가 되었다.
천마군림보를 사용하며 천마뇌절각을 통해서 적을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천마멸염공과 천마파천장, 천마붕산권과 같은 초식도 같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애초에 천마군림보와 천마뇌절각을 동시에 사용했을 때부터 이걸 생각해야 했는데.”
스스로 멍청하다고 자신을 평가한 김창훈은 앞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하곤 손에 있는 검은색의 불꽃을 바라보았다.
“성공하면 좋겠네.”
그리고 천마멸염공을 사용한 상태에서 동시에 천마파천장을 사용한다. 그러자 놀랍게도 천마파천장의 장력이 검은색의 불꽃이 되어서 앞으로 쏘아지더니 곧 폭음과 함께 검은색의 불꽃들이 사방으로 튀는 모습이 볼 수 있었다.
“성공… 이지?”
일단 제대로 두 초식의 특성이 담겨 있는 공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김창훈은 천멸염공을 사용하며 다른 초식들을 사용했다.
그리고 김창훈의 생각은 맞았다. 천마멸염공은 모든 천마신공의 초식들과 조합이 되었다. 심지어 천마군림보, 천마뇌절각, 천마멸염공. 이 3가지 초식을 오른발 하나에 다 담는 것 또한 가능했다.
그리고 이 상태의 오른발을 한 번 휘둘렀을 때 펼쳐진 위력은 무시무시하다는 말로 부족할 정도였다.
“여기서 내가 강기를 사용한다면…….”
최소 2배 이상으로 위력이 더 강해질 것이다. 물론 그만큼 천마기의 소모도 함께 늘어나겠지만 지속적인 성장 덕분에 천마기의 회복 속도는 매우 빠른 상태였다.
그렇기에 장기전으로 간다고 해도 천마기를 다 소모하였을 때는, 천마기를 소모하지 않는 천마신공 초식들을 사용하며 시간을 벌다가 다시 천마기를 소모하는 강력한 초식들을 사용하면 되었다.
“이거였어. 괜히 이상하게 나아갈 것이 아니라, 이게 내가 진짜 나아가야 할 방향이었어.”
김새현이 말한 ‘각성자’로서 강해지는 법이 무엇인지 그는 조금 깨달았다.
‘내가 가진 스킬들을 더욱 파고들며 동시에 이 스킬들을 활용하여 더욱 강해지는 것. 그것이 각성자가 강해지는 법이야.’
헌터가 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다. 상대에 따라서는 여러 가지 무기술도 익혀야 하고 공부도 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헌터’로서 강해지거나 더 좋은 헌터가 되기 위한 길.
더 뛰어난 각성자를 위한 방식이 아니었다. 각성자가 강해지는 방식은 오직 자신의 스킬. 그 하나만 바라보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구나.”
참 자신은 운이 좋다고 생각한 김창훈은 소모한 천마기가 회복되는 것을 느끼며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였다. 천마신공의 새로운 가능성을 방금 확인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것들을 실험해 봐야 했다. 그가 특히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천마신공의 초식들은 어디까지 서로 합쳐지는가이다.
‘천마뇌절각의 속도. 그리고 천마파천장의 힘. 이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서 사용할 수 있을까?’
천마멸염공의 경우는 검은색의 불꽃을 만드는 것이기에 그렇다고 하지만 지금 김창훈이 생각한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
각법하고 장법. 이 두 가지를 하나로 합치겠다는 것이니 당연히 완전 다른 분야의 문제였지만 김창훈은 이상하게 가능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해 보면 알겠지.”
천마뇌절각을 사용하는 김창훈. 그러자 그의 발에 천마기가 모인다. 하지만 김창훈은 그 힘을 강제로 자신의 팔에 끌어 올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천마뇌절각의 천마기가 그의 몸을 타고 올라가 그의 오른손에 모였다. 그 상태에서 김창훈은 천마파천장을 허공에 사용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속도로 움직인 그의 오른손이 허공을 강타하자 천마파천장과 천마뇌절각이 합쳐진 힘이 허공으로 뻗어나가 대지를 가르며 나아간다.
“이것도 된다고?”
스스로 하고도 놀라웠다. 정말로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천마신공의 모든 초식들의 진정한 활용법을 깨달았습니다. 천마기 능력치를 상승시켜 천마신공 레벨이 10에 도달할 경우 천마신공의 마지막 초식이 개방됩니다.]
[천마기 능력치가 3 상승합니다.]
“대박.”
천마기 능력치가 115가 되었다. 이제 5만 더 달성하면 천마기 능력치가 120이 되는 것이었고, 그렇게 되면 지금 시스템이 알려준 천마신공의 레벨 10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거 SS등급 몬스터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발전소로 달려가서 천마기 능력치부터 120을 찍고 와야 할 것 같은데?”
김창훈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였다. 그러다가 곧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늘려도 늦지 않아. 일단 지금 알게 된 사실에 집중하자.”
천마신공의 초식들의 융합. 단순히 같이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그 초식들의 특성. 혹은 특징과 힘만을 따로 빼내서 다른 초식에 추가적으로 담아서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더욱 중요했다.
“세상에 이런 무공도 다 있군.”
무공의 초식이란 서로 빠른 연계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 100번 양보해서 서로 다른 초식을 하나로 합쳐 새로운 초식을 만드는 것 또한 가능하다.
그러나 아예 다른 초식들의 각각의 장점만 가져와서 다른 초식에 그대로 이식해 버리는 경우는 생전 처음 보았다.
“알면 알수록 놀랍네. 천마신공이란 것은.”
자신은 천마신공에 대해서 여전히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각성자로서 강해지기 위해서 더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하나하나 해 보자.”
그리고 김창훈의 천마신공 각 초식들을 활용한 실험은 계속되었다.
* * *
“자네 요즘 아주 바쁜 것 같아.”
김창훈이 S등급 던전에 들어온 지 5일째 되는 날.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자신의 앞에 앉으며 그렇게 말하는 마이클 킴에게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예. 이번에 제 스킬의 제대로 된 활용법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확인하느라 아주 정신이 없습니다.”
“좋은 소식이로군.”
“그렇습니다. 그보다 드래곤은 좀 어떻습니까?”
“여전히 탐색 중이지. 그리고 그걸 위해서 내가 자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하시면…….”
“5일 동안 여러 가지로 연구한 스킬의 활용법. 실험해 봐야 하지 않겠나?”
실험이라는 말에 김창훈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몬스터군요.”
“S등급 몬스터. 드레이크와 와이번이 수십 마리가 발견되었어.”
“드레이크는 그렇다고 치고, 와이번이요? 그 녀석들은 주로 높은 지역에서 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 베이스캠프가 있는 곳에서 쭉 나아가다 보면 바위산이 하나 나오는데, 와이번들은 거기 살고 있네. 산 밑에는 드레이크들이 있고.”
“영역이 완벽하게 둘로 나뉘어다는 겁니까?”
“놀랍게도 그래. 둘 다 한 성질 하는 몬스터들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신기하지. 그리고 이런 부자연스러운 공생 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경우는 내가 알기로는 한 가지 밖에 없어.”
“드래곤이군요.”
그 말에 마이클 킴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김창훈도 좀 더 심각하게 이번 사안을 받아들일 생각을 하였다.
“드레이크와 와이번들이 문제가 아니라 그놈들을 잡는 도중에 나타나는 드래곤을 걱정하시는 거군요.”
“그렇지. 드레이크와 와이번들이야 나하고 여기 있는 A등급 헌터들만으로 충분해. 하지만 여기에 드래곤이 끼어들면 이야기가 달라지네.”
“제가 합류한다고 해도 확실하게 이긴다는 보장이 없죠.”
“나는 확실하게 이길 거라고 생각하네만?”
그 말에 김창훈이 웃으며 말했다.
“저를 높게 평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아니야. 자네가 하는 그 실험. 나도 얼핏 보기는 했어. 그리고 확신한 거야. 자네가 보여준 그 무공의 힘은 보는 내가 무시무시하다고 느꼈어. 저번에 보았을 때보다 확실하게 더 성장했더군. 그 정도라면 드래곤을 상대로 싸워도 밀리지 않을 거라는 것이 내 생각이야.”
“그렇군요.”
“그리고 솔직히 자네도 자신 있지 않은가? 혼자서 드래곤을 잡는 것에 대해서.”
마이클 킴의 말에 김창훈은 미소 지었다.
“물론 저는 자신 있습니다. 예전보다 더욱 강해진 지금, 저는 혼자서 SS등급 몬스터를 잡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습니다.”
“그래. 그걸 증명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직접 부딪치는 거야. 이번에도 여차할 때 내가 자네를 돕는다면 우리들이 도망치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할 거라는 것이 내 생각이야. 그러니 해 볼 만하지 않겠나?”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저었다.
“도망치지 않을 겁니다. 거기서 만약 드래곤이 나타난다면 저는 드래곤을 죽일 겁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확신이 있습니다. 지금의 저라면 그 드래곤을 죽일 수 있습니다.”
확신에 가득 찬 김창훈의 말에 마이클 킴은 웃었다.
“그러면 더 좋지. 그래서 같이 갈 건가?”
“물론입니다. 언제 출발합니까?”
“자네가 승낙했으니, 내일 바로 출발해야지. 여기서 거리가 좀 있거든.”
“어느 정도 거리 입니까?”
“한 100㎞ 정도 되네”
“멀군요.”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 그러니 미리미리 움직여야 하고. 저 놈들이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먼저 쳐야 해. 그리고 만약 드래곤이 없다면 드래곤의 흔적이 더 사라지기 전에 움직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길을 막고 있는 드레이크와 와이번들을 치워야 하네.”
“그 둘이라면 저 혼자 가도 충분합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하지만 드래곤이 나타날 경우를 대비해야지. 그러니 이 던전에 있는 몇몇 A등급 헌터들이 우리와 함께 움직일 거야. 어중이떠중이들이 아닌 S등급 헌터로의 승급이 가까운 이들로만 선정할 거니 크게 방해는 안 될 거야.”
“알겠습니다.”
“내일 오전 아침 9시. 이 식당에서 다 같이 아침을 먹고 출발할 생각이니, 지금 저녁을 먹은 후에 짐을 미리 챙기게나. 야외에서 자야 할 수도 있으니까.”
“예.”
그렇게 S등급 몬스터인 드레이크와 와이번들을 상대로 그동안 습득한 천마신공의 새로운 활용법을 실험할 기회를 얻은 김창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