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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46)화 (46/169)

46화 천마기공 - 흡(1)

봄이 가고 뜨거운 여름이 지나 추수의 계절인 가을이 왔다. 김창훈이 강원도에 틀어박힌 지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동안 2주에 한 번씩은 던전의 클리어를 위해서 전국을 돌아다니고 1달씩 각각 S등급 던전에 머물면서 몬스터들을 잡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모은 돈으로 최소 20년 이상의 내공을 늘려주는 내공이나 A등급 몬스터도 독살할 수 있는 독약을 구하는 데 성공하면 그것들을 먹으며 천마기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 결과 그의 천마기 능력치는 현재 102가 되었다. 그 사이에 1이 상승한 것이었다. 김창훈은 이것을 고무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1년에 1씩 상승한다는 건 앞으로 8년만 더 노력하면 110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니 고무적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오늘도 어김없이 강원도에 있는 자신의 별장의 앞마당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조용히 천마기공을 운용하고 있을 때, 변화가 나타났다.

그 변화가 너무 미세하여 김창훈은 느끼지 못하였지만 천마기공은 스스로 움직이며 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바로 모닥불의 힘을 끌어 당겨 축적을 시작한 것이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평범한 기운이 아닌 뜨거운 느낌을 주는 화기가 자신의 몸에 퍼지는 것을 느낀 김창훈은 눈을 뜨며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모닥불은 그 크기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고 마치 바람이라도 불듯이 김창훈이 있는 곳을 향해 불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설마. 진짜로 성공한 건가?”

김창훈이 조금 놀라며 자신이 있는 쪽으로 타오르고 있는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을 때,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천마기공의 ‘흡’에 담겨 있는 진정한 정수가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보다 더 직접적으로 대상의 기운을 흡수하실 수 있습니다.]

[큰 깨달음을 얻어 지능 능력치가 5 상승합니다.]

[천마지체가 이 깨달음에 반응합니다.]

[천마기공의 힘을 통해서 대상의 기운을 흡수하는 속도와 흡입력이 더욱 강력해지며 천마기의 회복, 축적 속도가 더욱 증가합니다.]

시스템 메시지를 보며 김창훈이 놀라고 있을 때, 모닥불이 갑자기 한 번에 크게 타오르더니 그대로 그 불꽃이 김창훈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그리고 그 화기는 그대로 천마기로 변형되어서 김창훈의 몸에 축적이 되었다.

“대박. 나 성공한 거야?”

스스로 말하고도 의문스러웠던 김창훈은 일단 보다 더 확실한 확인을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장작을 좀 더 여러 개 가져다 두고 거기에 기름을 부은 후 다시 불을 지폈다.

잠시 후 불꽃이 크게 타오르자 그 불꽃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그러나 아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김창훈이 저 불꽃의 힘을 자신이 흡수하고 싶다고 생각하자.

불꽃이 김창훈이 있는 곳을 향해서 타오르기 시작하며 김창훈의 손으로 불꽃들이 빨려 들어오고 있었다. 김창훈은 자신의 손을 통해서 느껴지는 화기에 미소를 지울 수 없었다.

“성공이다. 내가 성공했어.”

10년. 어쩌면 이 10년을 다 사용해도 절대로 이루지 못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걸 1년 만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김창훈은 기뻐했다. 솔직히 이건 도박이었다.

천마기공에 ‘흡’의 능력이 추가되어서 여러 가지 기운들을 받아들인다는 과거의 시스템 메시지와, 독약에 담겨 있는 ‘독기’를 그대로 받아들였던 천마기공의 힘을 생각하며 한 도박이었다.

그런데 그 도박이 성공했다. 그 사실에 김창훈은 미소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김창훈이 더욱 불꽃에 담겨 있는 화기를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하자 불꽃은 더욱 크게 타오르더니 곧 순식간에 꺼졌다.

그 힘이 다해서 불꽃이 스스로 꺼진 것이었다.

“이런 것도 되는구나.”

스스로 하고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불을 피워 그 힘을 직접 다 흡수한다? 지금까지 이론상의 이야기였지 실재로 성공한 사례는 단 1도 없었다. 비슷하게 간 적도 없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김창훈은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물론 그가 대단해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

“여전히 나는 이걸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천마신공. 그가 익힌 단 하나의 스킬이자 그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해 준 스킬. 회귀 전의 24년. 회귀한 지금 6년. 총 30년을 익힌 스킬이지만 그는 아직도 천마신공의 모든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거라면, 가능하겠어.”

8년? 아니다. 1년이다. 1년 안에 천마기 능력치 110을 달성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김창훈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별장으로 향했다. 불꽃의 힘을 흡수했다. 그렇다면 이제 다른 것도 실험을 해 봐야 했다.

‘전기를 뇌기로써 내 힘으로 흡수할 수 있다면.’

별장에 있는 콘센트에 손을 올린 김창훈이 조용히 눈을 감고 천마기공을 의식하며 전기를 흡수하고자 생각했다. 그러자 따끔거리는 느낌과 함께.

뇌기가 그의 손을 통해서 김창훈의 몸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이에 김창훈은 미소 지었다. 현대 세상에서 가장 흔한 에너지인 전기. 그것을 자신이 그대로 흡수하여 천마기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진짜 발전소를 가야겠네.”

그리고 김창훈은 콘센트에서 손을 떼고 곧바로 자신의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 형, 무슨 일이야?

“너. 지금 발전소 잡아 줘.”

- 발전소?

“응. 전기를 생산하는 데 여유가 있는 곳으로, 그 전기를 다 소모해도 괜찮은 곳 있어?”

- 세상에 그런 곳이 어디 있어. 아니, 그보다 전기는 갑자기 왜?

“놀라지 말고 들어라.”

- 어.

“형이 전기를 뇌기로 바꾸어서 내 내공으로 흡수할 수 있게 되었다.”

- …미쳤어?

“안 미쳤다.”

- 술 취했어?

“안 취했어, 인마. 어찌 되었든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도록 해. 가서 직접 성공하면 좋은 거고 실패하면 그냥 내가 쪽팔리고 끝날 일이잖아. 정부에서도 내가 요청했다고 하면 알아서 해 줄 거다. 그러니 알겠지?”

- 하아. 이거 완전히 미친 이야기 같은데. 일단, 바로 할 수는 없어. 나도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하잖아. 그러니까 몇 가지 준비해 갈게.

“준비?”

- 형이 정말로 전기를 흡수할 수 있다면 간단하게 테스트 할 수 있는 것들 있잖아. 내가 공업용으로 쓰이는 전기 배터리 하나 들고 갈 테니까 그것부터 다 흡수해 봐. 그러면 인정한다.

“그러네. 언제 올 거야?”

- 늦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갈게. 끊는다.

그리고 전화 통화가 끊어지자 김창훈은 미소 지었다.

“그 망할 거북이를 드디어 잡을 수 있겠어.”

자신에게 흑역사를 만들어 주었던 몬스터인 최초의 EX등급 몬스터 아쿠파에 대해서 떠올린 김창훈은 미소를 지으며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했다.

물론 그 전에 확인해야 할 과정들이 몇 가지 있었지만, 그래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었다.

‘내일이 기대되는군.’

김창훈은 어서 내일 오기를 기대하며 흥분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침대에 누웠다.

* * *

“이거 진짜 할 거야? 형.”

다음 날. 김창훈의 동생은 2톤 트럭을 직접 운전하고 왔는데 트럭의 짐칸에는 여러 가지 물체들이 실려 있었다.

“그러면 진짜로 하지 가짜로 하냐? 그보다 이거 어느 정도야?”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30개야. 이걸 다 흡수한다면 형을 인정할 거야.”

“좋아.”

“그러면 우선 테스트부터.”

김창훈의 동생은 전기를 측정할 수 있는 기계를 통해서 배터리 안에 담긴 전기의 양을 측정한 후에 말했다.

“좋아. 측정 완료. 이제 이거부터 흡수해 봐.”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동생이 가리킨 배터리에 손을 올리고, 천마기공을 통해서 이 배터리 안에 있는 전기를 흡수하고 싶다고 생각하였다.

그러자 놀랍게도 배터리에서 전기가 튀더니 그 전기가 김창훈의 손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김창훈의 동생도 놀라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김창훈은 생각 이상으로 상당한 양의 뇌기에 놀라고 있었다. 어제 모닥불을 흡수했을 때, 그 화기의 양은 솔직히 대단하지 않았다. 간에 기별도 안 갈 정도였다. 그냥 화기가 들어왔구나 하는 감상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배터리 안에 담긴 전기의 양은 상당했다. 천마기가 축적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정도의 양이었고 김창훈은 그 배터리에 담긴 모든 전기를 자신의 천마기로 흡수하였다.

“야. 확인해 봐.”

김창훈이 손을 떼며 말하자 그의 동생은 급히 기계를 들어서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의 양을 확인하고는 놀라며 말했다.

“거짓말. 2%밖에 안 남았잖아?”

“거 봐. 진짜로 흡수했지?”

“이런, 미친. 형은 이제 인간이 아니게 되었구나!”

“그게 형한테 할 소리냐.”

“하지만 이런 일은 인간이라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잖아! 전기나 불꽃 같은 원소를 통해서 힘을 회복하거나 늘리는 것은 정령들만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고!”

“나도 그랬다.”

천마신공이 아니었다면 김창훈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시 한번 천마신공의 그 끝없는 능력에 감탄하며 천마가 왜 오만하고 무적이라고 불렸는지 새삼 다시 깨달았다.

‘이러니 천마기를 신경 쓰지 않고 무식하게 위력만 늘렸지.’

각 자연의 원소들로부터 직접적으로 그 기운을 흡수하여 천마기를 늘릴 수 있다면, 천마기를 늘리는 일은 너무나도 쉬운 일.

그러니 천마는 천마기의 부족을 단 한 번도 체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적들이 어지간히 강하다고 해도 천마신공의 초식 한 번이면 대부분 정리가 되었을 테니 말이다.

심지어 이 천마신공을 직접 만들 정도의 재능을 가진 천재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천마신공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했을 천마다.

그러니 천마신공의 모든 것이 그를 기준으로 맞춰져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김창훈이 천마신공을 제대로 익히기 힘들었던 것이고 말이다.

“좋아. 이대로 이 배터리들 전부 다 흡수한다.”

“내공이 많이 늘어날 것 같아?”

“음. 배터리 하나에 1년 정도 늘었네.”

“뭐? 이거 효율 완전 최악이네!”

그 말에 김창훈은 피식 웃었다. 그 1년의 천마기를 늘리기 위해서 15년의 내공을 늘리는 영약을 하나 먹어야 한다는 것을 자신의 동생이 알게 되면 뭐라고 말할지 궁금했다.

“그래도 영약 대신 전기로 내공을 늘릴 수 있는 게 어디냐? 안 그래?”

“그건 그렇지.”

“그러니까 너도 발전소 영입해 봐. 거기라면 분명 크게 내 내공을 늘릴 수 있을 거야.”

“음. 이런 증거가 있으니 뭐라고 말도 못 하겠고. 일단 연락은 해 볼게. 내가 직접 확인했으니까. 그런데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는 것은 형도 알아 둬. 이건 정말로 엄청난 대사건이니까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로 확인하고 싶어 할 거야. 발전소가 보통 중요한 건물도 아니잖아.”

“물론이지. 그 정도는 내가 이해할 테니까 전화 통화나 해.”

“알았어.”

그리고 그의 동생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시작할 때 김창훈은 쌓여 있는 배터리들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그리고 한동안 김창훈의 손에는 계속 전기가 감돌았고 그의 천마기는 착실하게 축적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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