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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45)화 (45/169)

45화 초심으로(2)

김창훈이 강해지는 길은 오직 노력뿐이다. 재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그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예 지름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창훈에게 허락된, 강해지기 위해서 나아는 길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지름길.

그것은 바로 천마기를 늘리는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천마기를 늘리는 것. 그 천마기를 늘려서, 천마기 능력치를 올리고 나아가서 천마신공의 레벨을 상승시킨다.

그것이 김창훈이란 사람에게 허락된 유일한 지름길이었다. 그리고 김창훈 스스로도 그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돈을 사용해서 영약이나 독약을 구매, 그것들을 모두 섭취하면서 천마기를 어떻게든 늘린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것이 거의 한계에 도달해 버렸다. 영약이나 독약은 이제 시중에서 구하기도 힘들었다. 김창훈이 나오는 족족 다 사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김창훈 스스로도 이 정도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50년의 내공을 늘려 주는 영약이 어디 흔하겠는가?

그나마 나오는 영약들은 10년 정도 내공을 늘려 주는 것들인데 이 영약들의 가격은 과거와 비교하여 6배가 더 뛰었다.

모두 김창훈 덕분이었다. 그러니 김창훈은 영약이나 독약을 구하는 것을 포기하였다. 대신 다시 본래 해야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천마기공. 천마신공의 심법. 그것에 매달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천마기공은 24시간 쉬지 않고 자연스럽게 운용되고 있다.’

그렇기에 천마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착실하게 쌓여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김창훈은 좀 더 빠르게 강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여기 있는 건데.”

그는 지금 활활 타오르고 있는 모닥불 앞에 앉아 있었다. 모닥불. 이는 다르게 말하면 불꽃이고 그리고 불꽃은 곧 ‘화기’를 뜻하는 것이다.

모닥불이 가지고 있는 화기. 김창훈은 가장 먼저 그 화기를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고 싶었다. 독기도 흡수하였는데 화기를 흡수할 수 없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모닥불에 손을 뻗어보기도 하고, 살짝 모닥불 위에 손을 올려서 좀 더 불의 힘을 더 잘 느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그냥 뜨겁기만 하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하지만 김창훈은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재능이 없다.

그렇기에 지금 이 일을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자연의 기운을 직접적으로 몸에 받아들이는 데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막말로 화기를 얻기 위해서 불을 피우고 그 불꽃에서 화기를 흡수하겠다는 생각을 과연 김창훈 한 명이 했겠는가?

수많은 이들이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여 바다에도 가고 나무들이 가득한 숲에도 가고 스스로의 몸을 땅에 파묻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냥 좀 더 자연의 기운이 많은 곳이 있을 뿐. 그 누구도 그걸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니 만약 김창훈이 이걸 성공한다면 그는 최초의 성공 사례가 되는 것이었다.

‘조급해하지 말자, 창훈아. 예전을 떠올리는 거야. 직접 천마기공을 운용해서 천마기 능력치를 1씩 올리던 시절을 떠올린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하며 김창훈은 모닥불 앞에 앉아 눈을 감고 스스로 천마기공에 집중했다. 천마기공은 여전히 아무런 변함없이 주변의 기운들을 흡수하고 그것들을 천마기로 바꾸어서 축적을 이루어나갔다.

그 과정에 어떤 변화도 없었지만 김창훈은 묵묵히 집중을 유지했다. 하루 이틀 한다고 성공할 거란 기대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0년이다. 10년 동안 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 거다.’

올해 나이 고작 21살. 여기서 10년을 더 이런 수련에 매달린다고 해 봐야 31살에 불과하다. 도중에 던전도 종종 가서 간간이 영약이나 독약도 구하고 한다면 10년이면 천마기 능력치 110을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조급해하지 말자. 장기전으로 가는 거다.’

매일 하루에 조금씩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김창훈이 그 무엇보다 자신 있어 하는 일이었다. 거기다가 이렇게 앉아서 천마기공을 운용하기만 해도 천마기는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그렇기에 결코 손해가 아니었다.

‘10년이다, 10년. 천천히 하는 거다.’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다짐을 하며 김창훈은 집중을 이어갔다.

* * *

“형, 오늘도 여기 있네.”

모닥불을 피워 두고 그 앞에 앉아 있는 김창훈을 찾아온 동생이 그렇게 말하자 김창훈은 눈을 뜨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던전이라면 3일 전에 들어갔다 나왔잖아. 무슨 일이라도 벌어졌어?”

“아니. 그냥 그동안 쌓인 CF나 방송 출연 이야기를 하려고 왔는데, 보아하니 안 할 거지?”

“어.”

그 말에 그의 동생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창훈의 동생은 결국 그의 매니저가 되었다. 물론 아직 여러 가지로 부족하기에 정식으로 고용된 것이 아닌 인턴 개념으로 일을 하고 있었지만.

김창훈과 아무런 부담 없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과 스스로 끊임없이 물어보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회사에서도 김창훈 본인도 상당히 만족하고 있기에 그의 동생에 대한 평판은 아주 훌륭했다.

“하아. 그러면 그렇게 전달할게. 그보다 아직 포기하지 않은 거야?”

“당연한 말을 하네. 이거 말고 내가 더 강해질 길은 없어. 그리고 지금 나는 심법 수련을 하며 내공을 늘리고 있는 중이야. 너도 알잖아. 나에게 내공의 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천마신공에 대한 모든 것을 동생에게 알려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을 알려 주었다. 그렇기에 김창훈의 동생도 그의 형이 내공에 얼마나 목숨 걸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는 한데. 요즘 너무 이곳에 있는 것 아니야?”

“오히려 좋지 않아? 이곳에서 조용히 쉬면서 힐링도 할 수 있잖아. 얼마 전에 부모님이 와서 아주 좋아하시더라.”

“아니, 뭐, 이런 풍경 좋은 곳에 있는 별장에서 고기 구워 먹고 지내면 당연히 나쁠 것 없기는 한데.”

김창훈은 자신이 조용히 수련할 장소로 아예 서울에서 상당히 떨어진 강원도에 있는 별장 하나를 구매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쭉 지내면서 수련을 하고 있었다.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상당히 긴 시간을 이동해야 했기에 쉽게 오고 가기 힘든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다.

“에휴. 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는 김창훈의 옆에 있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형.”

“왜?”

“형도 알고 있지. 최근 들어서 점점 등급이 높은 던전들의 출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거.”

“당연히 알고 있지. 덕분에 나도 바빠지고 있고.”

“그래서 최근 말이 많아. 이러다가 진짜로 인류가 멸망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말들이 인터넷에 나돌고 있더라고.”

“얼마 전에 터진 S등급 던전 때문에?”

“응.”

시간이 흐를수록 인류는 분명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 맞춰서 몬스터들도 강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 러시아에 있는 시베리아의 어느 한 곳에서 S등급 던전의 브레이크가 발생했다.

그 충격으로 시베리아에 SS등급 몬스터 한 마리가 자리 잡게 되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근처에는 작은 마을이 하나밖에 없기에 피해는 최소한으로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오지에서 던전이 나타나고 그 던전의 브레이크가 발생하는 경우는 최근 들어서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이는 그만큼 던전들이 과거보다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동시에 그의 동생 말대로 높은 등급의 몬스터들이 나오는 던전의 출현 숫자도 빠르게 증가 중이었으니 인터넷에서 인류 멸망설이 떠도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문제없다. 어차피 잡으려고 하면 잡을 수 있어. 단지 그걸 하면서 생길 피해 때문에 방치하는 거지. 무엇보다 너도 알다시피 현재 인류는 강해. S등급 헌터 숫자가 올해 들어 100명이 넘었다. 이들이 작정하고 움직인다면, SS등급 몬스터도 피해 없이 잡을 수 있을 거다.”

“작정하고 움직이면, 이잖아. 그런데 그게 되겠어?”

“불가능하겠지. 각국에 이미 SS등급 몬스터가 자리 잡은 경우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니 S등급 헌터가 쉽게 움직이지 못할 거야. 거기다가 우리나라도 S등급 던전 관리로 S등급 헌터 2명이 묶여 있고.”

EX등급 몬스터가 나타난 SS등급 던전 말고도 대한민국에는 S등급 던전이 2개가 더 있었는데, 이 던전에 대한 탐사도 지금까지 꾸준히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직까지 보스 몬스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건 조심을 위해서 탐사 속도가 느리다 보니 그런 것이었고, 곧 발견될 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꾸준히 탐색을 한 덕분에 상당 부분 탐색이 완료되었기 때문이었다.

“여차하면 형님이 나서서 처리할 테니 걱정 마라.”

“형이 뭘 하려고?”

“잡아야지, 그놈들.”

“SS등급 몬스터들을 형이 잡겠다고?”

“어. 왜, 못 잡을 것 같아?”

“음. 솔직히 말하자면 반반 아닐까? 형이 약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가 상대잖아.”

그 말에 김창훈은 피식 웃었다. 확실히 그의 동생은 틀린 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창훈은 자신 있었다. 천마기공을 집중적으로 수련하면서 김창훈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지금 천마신공을 더욱 활용할 방법도 알아냈으며 SS등급 몬스터를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SS등급과 관련된 영상들을 보면서 대략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나라면 조금 부상을 각오하고 싸운다는 가정하에 혼자서도 SS등급 몬스터를 잡을 자신이 있다. 운이 좋다면 아무런 부상을 입지 않을 수도 있지.”

“진짜로?”

“너에게 거짓말해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나중에 우리나라에 있는 S등급 던전에서 SS등급 보스 몬스터가 나타나면 그때 보여 줄게. 그걸 잡는 것으로.”

“호오. 강하게 나오네. 형, 작년에 그렇게 말했다가 완전 개망신 당한 거 알지?”

그 말에 김창훈의 이마가 꿈틀거린다. 그것은 분명 자신의 실수였다. 오만으로 인해서 벌어진 부끄러움이었다. 아무리 그걸 받아들였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흑역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건 상대가 너무 안 좋았잖아. SS등급 몬스터였으면 진짜 혼자 잡을 수 있었다고.”

“흐흐흐. 예에, 어련하시겠습니까. 그러면 방송은 다 안 하는 걸로 알고 간다.”

“바로 가는 거냐?”

“응. 형은 모르지만 나는 바쁘다고. 아무리 안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가서 ‘다 꺼져, 안 해’라고 말할 수 없잖아. 잘 돌려서 설명해야지. 그리고 식사도 한번 해야 하고. 형은 모르지만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참 힘들어.”

“나보다 한 살 어린놈이 뭐라는 거야? 네가 형이냐?”

“S등급 헌터가 사회생활을 경험할 것 같아? 그냥 시키면 주변에서 예 하고 하잖아. 그건 진정한 사회생활이 아니야.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사회생활이지.”

당당하게 가슴을 펴며 말하는 동생을 보며 김창훈은 헛웃음이 나왔다. 회귀 전에 24년간 밑바닥에서 구르고 구른 그다.

장담하는데 그는 사회의 밑바닥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고작 올해 21살이 된 동생이 사회생활을 모른다고 말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하아. 가라, 수련 방해하지 말고.”

“그래야지. 그러면 고생해!”

그리고 떠나는 동생을 보며 김창훈은 고개를 저으며 약해진 모닥불에 새로운 장작을 넣고 다시 눈을 감고 천마기공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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