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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35)화 (35/169)

35화 다시 한번 S등급 헌터와(3)

천마뇌절각을 끊임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걸 알기 위해서는 먼저 천마뇌절각의 본질을 봐야 한다.

천마신공에는 따로 ‘보법’이나 ‘신법’이라고 불릴 만한 경공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걸 대신할 만한 것들이 존재한다.

첫 번째가 천마군림보. 보법의 기본 본질은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역으로 상대하기 좋은 위치로 이동하는 것에 있다.

천마군림보는 이 기본 본질에 아주 충실한 초식으로 무형의 힘을 사방으로 내뿜고, 주변의 모두 짓누르며 상대를 억압한다.

이로 인해서 상대가 움직이기 힘들게 만드는 것으로 상대의 공격이 쉽게 자신에게 오지 못하게 하고, 동시에 자신은 그 속에서 편하게 움직이며 상대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부족한 신법을 대신하는 것이 천마뇌절각이다. 일순간 다리에 천마기를 집중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적을 향해서 다리를 뻗는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그 속도로 다리를 움직여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천마뇌절각에 대해 시스템이 건네 준 기본 지식 중에는 이 초식을 신법 대용으로 사용한다는 것도 있었다.

그렇기에 순간적으로 빠른 움직임을 내고 싶을 때만 김창훈이 천마뇌절각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천마기의 소모량이 미쳤기에 오래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천마기의 소모만 줄일 수 있다면 그 빠른 속도로 쉬지 않고 움직이며 적을 향해서 곧바로 공격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단어 그대로 공방일체의 완벽한 하나의 초식이자 각법. 그것이 천마뇌절각의 본질이었다.

‘이게 진짜로구나.’

천마기의 소모가 사라지고, 천마뇌절각을 쉬지 않고 사용하게 된 김창훈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면서 쉬지 않고 남궁철을 향한 공격을 이어갔다.

천마파천장과 천마붕산권을 사용하며 천마뇌절각을 이동이 아닌 공격용으로도 사용한다.

그리고 남궁철은 이런 김창훈의 모든 공격에 대해서 철저하게 회피와 방어에 집중하며 어떻게든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천마파천장의 힘이 담긴 김창훈의 오른손을 자신의 검으로 살짝 비껴내듯이 쳐내며 그 힘을 최대한 흘리고 애꿎은 무인도의 바닥을 파괴하게 만들거나 혹은 한 발 옆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천마붕산권을 피한다.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낸다. 김창훈이라면 시도하기도 힘든 절정의 움직임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 해내며 김창훈의 힘을 빼려고 하는 의도가 보이는 남궁철.

그런 남궁철을 보며 김창훈은 다시 한번 재능이란 벽을 마주해야 했다. 그가 평생 수련해서 한 번 할 수 있을까 말까 한 그런 움직임들을 남궁철은 숨 쉬듯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재능이란 것이 참.’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김창훈은 양손에 천마파천장을 각각 사용한 후에 남궁철의 얼굴과 몸을 노렸으나 이번에는 능숙하게 회피하는 것을 넘어 남궁철이 검을 한 손으로 잡더니 허공을 가르는 김창훈의 손을 잡아 아예 반대 방향으로 던져 버렸다.

천마파천장이 애꿎은 하늘로 사용되며 그 힘은 하늘로 솟구치며 구름을 꿰뚫고 나아가다 사라졌다. 그리고 허공에서 몸을 비틀어서 중심을 잡으려고 하는 김창훈을 향해서 남궁철의 일검이 내려쳐진다.

남궁세가의 제왕검형은 단 일검에 모든 적들을 무릎 꿇게 만든다고 한다. 이는 그만큼 그 일검에 강력한 힘을 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일격이 김창훈의 몸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었고 그것을 본 김창훈은 억지로 허공에서 몸을 움직이며 다리를 뻗는다.

남궁철의 검과 천마뇌절각이 다시 한번 정면으로 충돌하자 폭음과 함께 남궁철이 뒤로 몇 걸은 밀려났고 허공에 떠 있던 김창훈의 몸은 크게 뒤로 날아가 바다에 떨어졌다.

“흠. 굉장하군. 내공의 소모가 극심하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연속해서 초식들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 내공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이는군.”

남궁철의 말이 끝났을 때 바닷물이 솟구치며 그 속에서 천천히 김창훈이 걸어 나왔다. 그런 김창훈을 보며 남궁철이 말했다.

“자네, 내공 능력치 100을 달성했는가?”

그 말에 김창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에 조금 무리했습니다. 안 그래도 영약들 구하기가 힘든데, 무리를 하는 바람에 지출이 좀 많이 커졌습니다.”

“그렇군. 영약으로 인한 내공 능력치의 증가라. 90대 후반의 능력치라면 1의 능력치를 올리기도 힘들 텐데. 어지간히 영약을 많이 먹은 모양이군.”

“제 무공의 심법은 아주 효과가 좋아서요. 영약을 먹으면 그 영약이 담고 있는 힘을 모두 소화할 수 있습니다. 내공 능력치와 상관없이 말이죠.”

“그건 부럽군. 알다시피 자네나 나 정도 되는 무인들에게는 어지간한 영약은 그냥 내상에 좋은 약에 불과해. 그래서 영약으로 내공만 키운 반쪽짜리 무인들은 성장할수록 약해지는 거야. 그런데 자네는 그런 모습이 안 보이는군.”

“애초에 저는 재능이란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할 수 있는 건 제가 각성하면서 얻은 스킬을 하나 믿고 죽어라 노력하는 것밖에 길이 없거든요.”

“무인은 그런 노력 끝에 탄생하는 법이지. 그리고 하나의 무공을 극한까지 익히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법이니. 나도 여러 가지 무공을 익히지만 그중에서도 극한까지 익혔다, 혹은 끝을 보았다고 자부하는 무공들은 몇 안 되거든.”

“있기는 있다는 거네요.”

“몇십 년을 수련했는데 몇 개는 있어야지.”

그렇게 말하는 남궁철을 보며 김창훈은 고개를 저었다. 그 몇 십 년이 아니라 몇 백 년을 수련해도 안 되는 이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저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남궁철이 그만한 재능을 가졌다는 증거였다.

“그 재능 참 부럽습니다.”

“그런가. 나는 자네의 그 무공이 더 부럽군.”

“본래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는 법이죠.”

그리고 김창훈의 다리가 다시 천마기로 인해서 검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강함이라는 것은 단순히 재능의 유무로 결정되지 않는 법이죠.”

“그렇지.”

“그러니 제가 이길 겁니다. 안 그러면 절 죽이려고 들 사람이 한 명 있어서요.”

자신을 과거로 회귀시켜 준 천마의 말이 떠오른다.

“그건 또 대단한 사람이군. 자네를 죽이려고 들다니 말이야. 그건 나라도 쉽게 못 할 것 같은데.”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것으로 들립니다만.”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나도 목숨 걸고 싸우는 건데. 자폭을 각오하면 같이 죽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나?”

“사양하겠습니다.”

그리고 김창훈이 땅을 박차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박찬 무인도의 땅이 움푹 파인다. 동시에 순식간에 남궁철의 눈앞에 도착한 김창훈은 아까와 같이 천마파천장과 천마붕산권을 끊임없이 사용하며 남궁철을 공격하였다.

그러자 남궁철은 이번에는 무작정 방어나 회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간간히 날카로운 반격을 하며 김창훈을 공격했는데.

남궁철의 시기적절한, 그야말로 카운터라고밖에 할 수 없는 완벽한 반격에 김창훈은 제대로 대응을 못 하였다. 그나마 천마뇌절각으로 얻은 엄청난 속도로 인해서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러다 보니 몸에 조금씩 상처들이 나기 시작했다. 김창훈이 입고 있는 장비가 훌륭한 장비이기는 하나, 작정하고 검을 휘두르고 반격을 하는 남궁철의 공격을 막아줄 정도는 아니었다.

또 다시 김창훈의 공격을 회피한 남궁철. 그리고 남궁철의 빈손이 김창훈의 복부를 강타하자 그의 몸이 뒤로 크게 밀려나더니 비틀거렸다.

“강해. 그것도 너무할 정도로 강하군. 어지간한 이들은 그 공격에 제대로 대응도 못 할 거야. 하지만 나 정도 되는 이들이라면 다르지. 단순히 강하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네.”

그 말에 김창훈은 심호흡을 몇 번 하고 다시 몸을 일으킨다.

‘진짜 암울하구나.’

재능의 벽, 경험의 벽. 모든 부분에서 김창훈은 남궁철에게 밀렸다. 그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남궁철이 저렇게 여유가 있는 것이었다.

‘이대로 진다?’

그 생각은 곧 머리에서 지운다.

‘천마는 무적이다.’

단순한 말이 아니다. 천마기 능력치를 달성하고 천마뇌절각, 천마파천장, 천마붕산권을 무한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이후로 그 말을 믿었다.

이 3개의 스킬만 무한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정말로 적수가 없다고 봐야 했다. 그런데도 왜 김창훈은 남궁철에게 지는 걸까?

‘내가 문제라는 거지.’

천마신공을 제대로 익힌 천마는 무적이다. 하지만 김창훈은 아니다. 천마신공이라는 어마어마한 무공을 익힌 사람치고 김창훈의 재능은 너무 뒤떨어지기 때문이었다.

- 쪽팔리는군. 감히 남궁 따위에게 내 후인이 밀릴 줄이야.

그때 과거로 자신을 회귀시킨 이후로 단 한 번도 말을 걸지 않았던 천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천마신공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했는데도 아직 그딴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후인이여.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 헛소리! 부드러움이 강함을 제압한다? 웃기는 말이다! 그것이 가능했다면 왜 그 누구도 날 상대로 이기지 못했지? 간단하다. 그건 내가 압도적으로 강했기 때문이지. 초식? 의미? 의지? 하등 쓸모없다! 압도적인 힘 앞에 모든 것은 평등한 법이다!

천마의 고함과 함께 김창훈의 몸에 있던 천마기들이 스멀스멀 움직이며 김창훈의 몸을 감싸기 시작한다.

- 본래라면 조금 이르지만 여기서 네가 패배하여 천마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는 꼴을 볼 생각은 없다. 진짜, 내가 멍청한 후인 한 명 때문에 이렇게까지 손을 쓰게 될 줄이야. 어떻게 보면 너도 재능이 넘치는구나. 사람 복장을 뒤집어 버리는 재능이 아주 뛰어나!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 한심한 놈. 도대체 어쩌자고 이런 놈이 후인으로 걸렸는지 모르겠군.

“운이죠.”

- 당장 운명을 담당하는 신을 찾아가서 천마신공의 정수를 먹여 버리고 싶군. 어찌되었든. 네 녀석에게 보여 주마. 진짜 천마신공의 정수가 무엇인지 보여 주마. 본래라면 네가 더 성장한 후에 보여 줄 예정이었지만 미리 주는 것이다. 그러니 똑똑히 보아라.

동시에 천마기가 요동친다.

- 천마는 자신의 앞을 막는 것들을 부수고 나아간다. 그것이 무엇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설령 신이라고 해도 거치적거린다면 부수고 나아가야 한다. 그렇기에 내가 ‘천마’라고 불린 것이다. 역천의 상징이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존재. 하늘이 내린 진정한 마의 주인. 이것이 ‘천마’라는 두 글자에 담겨 있는 의미다.

그리고 대기가 떨린다. 무인도가 흔들리고 바다가 요동친다. 그 현상에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남궁철이 김창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 상대가 네 공격을 피한다고? 그러면 아예 상대가 있는 ‘공간’을 파괴해라. 상대가 네 공격을 흘린다? 그러면 그 공격을 흘린다고 해도 피해를 입힐 정도의 압도적인 힘을 담아서 공격해라. 압도적인 힘. 그것으로 이루어지는 파괴야말로 천마신공의 진정한 본질이다.

요동치던 천마기가 갑자기 가라앉는다.

- 모든 힘을 소모해서 네 앞을 막는 모든 것을 파괴해라. 천마신공은 그 힘을 더욱 증폭시켜 주는 도구다. 본질을 잊지 마라. 천마는 언제나 무적이다. 천마를 가로막는 적에게는 언제나 파멸만이 있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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