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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33)화 (33/169)

33화 다시 한번 S등급 헌터와(1)

러시아에서의 일정은 간단했다. 하루에 하나씩 던전을 클리어하거나 혹은 의뢰받은 러시아의 국토에 있는 몬스터들을 잡는다.

그 모든 일정이 끝났을 때 김창훈은 러시아의 동쪽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돌아 온 후 다시 A등급 던전들을 최대한 수배하여 A등급 던전들을 클리어하며 실적을 쌓아 갔고 기회가 생기면 해외도 나가서 어떻게든 실적 쌓기에 주력한 결과.

2021년 2월 초에 그는 S등급 승급 시험에 필요한 최소한의 실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실적이 충족이 된 김창훈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승급 시험을 신청했다.

김창훈이 대한 헌터 학교를 졸업한 시간부터 생각하면 그는 약 1년이라는 시간 만에 S등급 승급 시험을 볼 정도로 성장한 것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승급 시험에 무조건 김창훈이 합격할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검성과 싸워 승리한 전적이 있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전 세계 최연소, 면허를 취득한 이후로 최단 기간 S등급 헌터가 되는 어마어마한 업적이 세워지는 것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기대를 하며 축하했다.

대한 그룹에서는 아예 김창훈에게 미리 축하한다며 자신들이 힘들게 공수한 장비들을 전달하곤 S등급 헌터가 되어서도 앞으로 자신들의 회사와 계속 계약을 이어 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연봉을 대폭 올려 주는 것도 함께 하며 말이다.

하지만 자고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법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잘나가면 반드시 태클을 걸고 싶어 하는 나라가 3곳 있지 않은가.

바로 중국과 북한, 일본이었다. 북한의 경우 S등급 헌터에 대해서는 그들도 딱히 손을 댈 수 없기에 그냥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중국과 일본은 아니었다.

S등급 헌터의 위상과 그 권한을 생각하면 시험은 보다 더 공정해야 한다고 외치며 자신들의 국가에 소속되어 있는 S등급 헌터들과 승급 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이 소식을 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외쳤고. 헌터 협회에서도 이건 과도한 간섭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두 국가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고.

기어이 그 시험 당사자인 김창훈을 향한 도발을 시작했다. 자신 없다면 당장 승급 시험을 포기하라고. 그리고 여기에 대한 김창훈의 대답은 간단했다.

오라고. 대한민국으로 와서 싸우자고. 그러자 곧바로 중국의 한 S등급 헌터가 한국으로 넘어왔다.

이 모든 것이 고작 5일 만에 벌어진 일이기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언론들은 이 특별한 소식들을 퍼 나르기에 바빴다.

그렇게 2021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를 기점으로 김창훈과 중국에서 온 S등급 헌터의 대결이 정식 결정 되었고 그 장소 또한 저번과 같이 서해에 있는 작은 무인도에서 펼치지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 모든 것이 결정되고 난 후 유독 많은 국민들이 김창훈을 응원했다. 이제는 단순히 S등급 승급 시험이 아니라 국가와 국가 간의 자존심 대결로 번진 것이었다.

“참 고생이네, 후배.”

“어쩔 수 없죠. 그렇다고 저렇게 똥배짱으로 나오는데 그냥 물러날 수도 없잖아요.”

중국의 S등급 헌터와 대결이 확정되자, 검성은 직접 자신이 수련을 도와주겠다며 김창훈을 찾아왔고 그와 대련을 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수련을 도와주고 있었다.

때마침 중국에서 온 헌터는 정식으로 무공을, 그것도 검법을 사용하는 헌터이기에 검성과의 대련은 많은 도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후배도 알겠지만 이번에 싸울 놈은 남궁세가의 일원이야. 후배도 이름은 알지? 제왕검형.”

“유명하죠. 전 세계에서도 몇 안 되는, 제대로 익히기만 하면 무조건 S등급 헌터로 만들어 준다는 무공 아닙니까?”

“그렇지. 그리고 그 무공의 특징은 후배의 초식과 비슷해. 무형지기로 상대를 압박하여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강력한 일격을 가하는 검법이지.”

비슷한 종류의 무공을 익힌 자들의 싸움이 될 거라는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저었다. 비슷하다? 아니다. 차원이 다르다.

“제왕검형을 얕보지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제 천마신공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그저 상대를 묶어 두는 것과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하는 것을 넘어 찍어 눌러 죽이는 힘을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그렇긴 하지만, 그 정도는 제왕검형도 가능해.”

“그러면 2월 14일에 누가 더 강한지 결정 나겠군요.”

“쩝. 그렇겠지. 그리고 너도 알겠지만 죽이면 안 된다.”

“S등급 헌터를 상대로 적당히 하라는 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요구인지 잘 아시면서 그러시는군요.”

“중국 정부에서 옹졸하게 나왔다고 하지만 그게 중국 헌터계 전부의 의견은 아니야. 특히 이번에 나온 인물은 더더욱 아니지. 너도 알잖아? 유명인이니까.”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세가의 현 가주이자 유일하게 제왕검형의 끝을 봤다고 불리는 남자였다. 중국 내에서도 검법의 최강자라고 불리는 남성이기도 했다.

전 세계로 봐도, 검성과 함께 세계 5대 검객이라고 불리는 인물이었고 이 남성에게 하나의 특징이 있다면 바로 그 누구보다 강자와의 전투를 즐긴다는 것이다.

“그놈이 오는 이유는 딱 하나야. 너랑 한번 싸워 보기 위해서지. 중국 정부에서 판을 깔아 준 이유도 그거야. 자신들이 판을 깔아 주면 강자와 싸우는 기회만 노리고 있는 그놈이 반드시 움직일 거라고 생각한 거지.”

“그리고 이왕이면 절 쓰러트리며 망신도 주고요?”

“소국이 어딜 감히 대국에게 덤비냐는 것을 한번 각인 시켜 주고 싶은 것이지. 너를 통해서 말이야.”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저었다.

“그놈의 중화사상. 끈질기네요.”

“웃기지. 누구보다 중화사상에 전념할 것 같은 중국의 무인들이나 헌터들은 그 중화사상을 싫어하는데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이 더욱 거기에 매달리니까.”

“권력 유지를 위해서 정치인들은 중국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요?”

“자고로 독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 통제와 민심 조종이지. 그리고 중국 정부는 전 세계에 그 어느 정부보다 그걸 잘하는 이들이고. 안 그래도 너의 존재로 최근 들어서 중국 내부에 말이 많다고 하더라고. 저 소국에서도 저런 인재가 나오는데 왜 대국인 중국에는 없냐고 하면서.”

“그래서 시비를 걸고 싸워 망신을 준다는 거군요.”

“옹졸하지. 하지만 그게 중국의 방식이야. 단지 모두가 그렇지 않다는 것만 알아 두라는 거지.”

“선배님이 보시기에 제가 이길 것 같아요? 질 것 같아요?”

“음. 나도 그 녀석을 만난 것은 3년 전인데. 아마 놀고 있지는 않았을 거다. 그러면 당연히 더 강해졌겠지. 그걸 감안한다면.”

말을 하고 잠시 고민하던 검성이 말했다.

“네가 질 거야.”

그 말에 김창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 이유가 뭐죠?”

“여러 가지 있는데. 크게 정리하면 이거야.”

그리고 검성은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2개의 손가락을 들었다.

“재능과 경험.”

그 말에 김창훈 대답을 못 했다.

“너의 재능은 아무리 좋게 봐도 보통 사람의 수준이야. 하지만 상대는 무에 대한 재능이 타고났어. 나는 검에 대한 재능만 있다면 그놈은 아니야. 모든 무공을 익히는 데 재능이 넘치는 놈이거든. 얼마나 많은 무공을 익혔는지 본인도 잘 모른다고 할 정도니까 말 다 했지. 하지만 더 대단한 건 그 모든 무공들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안다는 거야.”

“하늘이 내린 무의 천재라는 별명이 붙은 사람이니까요.”

“그렇지.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여럿 봤거든. 그런데 장담하는데 그놈이 최고야. 진짜 격이 다르더라고. 사람들은 나와 그를 묶어서 세계 5대 검객이니 뭐라고 하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아. 그가 당연 독보적이라는 것을.”

“경험이라는 것은.”

“강자와 싸운 경험. 그는 S등급 헌터에게도 수시로 찾아가서 대련을 요청했어. 그러기를 몇십 년이 되었지. 그런데 너는?”

그 말에 김창훈은 입을 닫았다.

“스승님과 대련을 했다고 하지만 그건 그냥 가르침이지. 그리고 제대로 된 S등급 헌터와 싸워 본 것은 내가 처음이고. 그와 경험 면에서도 너는 비교가 안 돼.”

“후우. 상대가 안 된다는 거네요.”

“그게 또 재미있게도 아니야.”

그 말과 함께 검성은 손을 내리며 말했다.

“너는 그에게 없는 단 하나의 압도적인 무공이 있지. 전력을 다한 나조차 너무 쉽게 무너트릴 정도로 강력한 일발.”

“결국 믿을 거라고는 스킬뿐이라는 거군요.”

“어차피 너 여기까지 온 거 스킬빨이라면서? 내가 봐도 그래. 너는 그 스킬이 없었다면 잘해 봐야 D~E등급 헌터 밖에 못 올라왔을걸?”

정확하게 자신의 회귀 전 수준을 잡아내는 검성의 말에 김창훈은 살짝 감탄했다.

“그렇지만 너에게는 그 천마신공이라는 엄청난 스킬이 있지. 특성도 좋은 것을 얻었다고 해도 결국 너의 기본 바탕은 스킬이야. 그리고 그것 하나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 온 거지. 그러니까 네가 해야 할 일은 하나야. 그 스킬 하나를 더욱 믿고 갈고 닦는 거지.”

“선배님처럼요?”

그 말에 검성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처럼.”

단 하나의 스킬. 연속 베기. 그 하나를 극한으로 단련하고 그 하나의 스킬만으로 검성이란 이름을 얻은 남자가 김창훈의 눈앞에 있었다.

검성의 존재는 아무리 좋지 않은 스킬이라도 그것을 극한까지 익힌다면 S등급 헌터가 될 수 있다는 아주 좋은 예시였다.

물론 재능이 받쳐 주어야 하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어딘가? 과거 김창훈도 검성의 사례를 떠올리며 하루 종일 천마신공에 매달렸다. 그렇기에 D등급 헌터라도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일은 국가에서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거든. 전 세계 최연소 S등급 헌터가 처음부터 의기소침하면 안 되잖아? 그래서 내가 좋은 걸 받아 왔지.”

“좋은 거요?”

“어. 솔직히 이걸 국가에서 줄 거라고는 생각 못 하기는 했지만, 어찌 되었든 날 통해서 주더라. 대신에 조건이 있어.”

“조건이라고 하시면…….”

“5년 안에 S등급 던전 클리어 하기.”

그 말에 김창훈은 침을 삼켰다. S등급 던전을 클리어 하라는 것은 그 던전 안에 있는 ‘재앙’이라고 불리는 S등급 던전의 SS등급 보스 몬스터를 죽이라는 뜻이었다.

“도대체 무슨 지원이길래 그런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붙인 겁니까?”

“네가 가진 힘의 원천은 스킬이야. 네가 스킬 하나만 잘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은 정부에서도 잘 알고 있지. 그리고 그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 네가 무엇이 부족했는지도 알고 있고.”

그리고 검성은 자신의 아공간 주머니에서 여러 개의 작은 상자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전부 영약이다. 국가에서 특별하게 관리하던 것들이지. 그 이외에도 이번 일에 상당히 열받은 스승님이나 김새현 아저씨가 준 것도 있지.”

하나도 아닌 여러 개의 영약들이 담겨 있는 상자. 그것을 본 김창훈은 침을 삼켰다.

“내공 능력치가 몇이야?”

“94입니다.”

“100까지 6 남았네. 이것들로 그걸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찌 되었든 도움은 될 거다. 이틀 후에 시험 시작이니 지금 먹도록 해. 남은 이틀 동안 더 나와 대련한다고 해서 딱히 바뀔 것도 없을 것 같으니까.”

그 말에 김창훈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조건 이기겠습니다.”

“그래. 5년 내로 S등급 던전 클리어 하는 것 잊지 말고.”

“3년 내로 클리어 해드리겠다고 전해주세요.”

그 말에 검성은 웃으며 대한 그룹 지하에 있는 대련장을 빠져나갔고 홀로 남게 된 김창훈은 상자를 열어 영약들을 하나하나씩 섭취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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