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스킬은 천마신공 (31)화 (31/169)

31화 지구에서 몬스터와 싸우는 방법(1)

다음 날. 샤워를 하고 호텔 방을 나선 김창훈은 아예 장비들을 모두 착용한 상태로 호텔 방을 나왔다. 그리고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끝내고 이장훈, 나탈리와 함께 러시아 정부에서 준비한 리무진을 타고 이동을 시작했다.

“갑자기 리무진이라니, 조금 당황스럽네요.”

리무진 안에서 김창훈이 나탈리를 바라보며 말하자 나탈리가 말했다.

“그만큼 정부에서 김창훈 님을 좋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엇보다 모스크바부터 카잔까지의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구에서 몬스터와 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니 그에 대한 간단한 정보들도 알려드릴 겸 해서 이렇게 리무진을 준비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지금이라도 헬기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헬기로 갈아타시겠습니까?”

“아뇨. 그 말씀대로, 저는 지구에서 몬스터와 싸우는 것은 처음입니다. 그러니 그에 대한 정보들을 주신다면 저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죠.”

회귀 전의 김창훈도, 그가 죽기 직전에 만난 드래곤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지구에서 몬스터와 싸운 적이 없었다. 그의 헌터 등급이 낮았던 것도 있지만.

보통 그런 일들은 국가에 소속된 헌터나 나라와 따로 계약이 되어 있는 기업에 소속된 헌터들이 나서서 처리하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드래곤과 만나서 싸운 건 싸움이라고 부르기도 좀 민망하지.’

당시 전력을 다한 천마파천장을 사용했지만 드래곤에게 상처를 좀 입혔을 뿐. 제대로 된 타격을 주지 못했다. 대신 고통으로 화가 난 드래곤의 직접적인 공격을 받아 그대로 죽었고 말이다.

‘도중에 천마가 나타나서 천만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정말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거야.’

“그러면 바로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사전에 정보를 드렸지만 이번에 가야 하는 카잔시에서 10㎞ 정도 떨어진 숲에 1만이 넘는 몬스터 무리가 포착되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몬스터들 중 가장 강한 몬스터는 B등급의 오우거로 판명되었습니다. 이 정보는 오늘 아침에도 확인한 정보이니 바뀌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군요.”

“지구에서 몬스터들과 싸울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이런 정보의 정확성과 신속성입니다. 몬스터가 어떤 종류이고 그 수가 어떻게 되는지 각종 장비들을 통해서 신속하게 알 수 있죠. 위성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말입니다.”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에서 싸운다면 던전에서보다 훨씬 더 쉽게 몬스터들과 싸울 수 있는 이유는 더 있습니다. 바로 현대 무기의 지원이죠.”

던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물품의 크기는 한정되어 있다. 포탈의 크기가 가로, 세로 2.5m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던전 안에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에너지가 사용이 안 된다. 그리고 이 중에는 화약도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사람들을 가장 곤란하게 하는 것은 바로 전기였다.

그렇기에 인류는 여러 가지 보완책을 마련해야 했고. 그중 하나가 바로 특별한 마나 코팅을 적용한 전자기기들의 탄생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아공간 주머니 혹은 아공간 가방의 탄생이다.

이것들 덕분에 인류는 좀 더 쾌적하고 편안하게 던전을 공략해 나아갈 수 있었다. 만약 이것들이 없었다면 던전 공략 이전에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을 던전 안으로 옮기느라 몇 시간 혹은 하루 이상을 낭비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 직접 손으로 옮기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고 말이다.

“현대 무기들은 몬스터들에게도 통합니다. 그렇기에 막강한 화력을 가지고 몬스터들을 녹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단지 이럴 경우에 생기는 이득과 손실을 계산해야 합니다.”

현대 무기는 강력하다. 하지만 너무 강하다. 특히 지금과 같이 도시 근처에서 몬스터가 나타났을 경우.

만약 폭격으로 몬스터들을 다 없애지 못해서 몬스터들이 근처의 다른 마을이나 도시를 덮친다면 괜히 건드린 셈이 된다.

무엇보다 포탄 하나의 가격도 생각해야 한다. 몬스터들의 수가 적으면 상관없지만 지금처럼 그 수가 많을 경우 수백 발 이상의 포탄을 떨어트려야 한다.

거기에 드는 세금, 만약의 위험 부담, 그리고 폭격으로 인해서 벌어질 부수적인 피해까지. 이 모든 것을 감안해서 국가는 군대를 움직인다.

그렇기에 가능하면 국가를 움직이지 않는 선에서 끝내려고 한다. 군대를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일단 손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었다.

“군대는 최소한의 지원을 할 뿐입니다. 가장 최우선적으로는 헌터들이 싸움을 시작하고 헌터들이 밀린다면 그때 나서는 것이 군대죠. 하지만 이번과 같이 1만 단위의 몬스터들이라면 조금 방식을 달리합니다.”

“군대와 같이 싸우죠?”

“정확합니다.”

그리고 나탈리가 리무진 안에 부착되어 있는 작은 모니터를 켜고 그 모니터를 조작해서 한 군용 헬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재 우리 러시아 군이 운용하고 있는 헬기입니다. 이런 헬기나 전차, 자주포 등등을 사용해서 헌터들이 돌격할 때, 몬스터들의 수를 일단 한 번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면 헌터들이 미처 잡지 못한 몬스터들이 있는 곳을 공격하며 지원사격을 이어갑니다. 이건 대표적인 예시 영상입니다.”

그리고 화면이 바뀌었다. 마치 영화와 같이 위에서 찍는 카메라 영상. 그리고 지상에서는 수백 명의 헌터들이 엄청난 수의 몬스터 무리들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 헌터들을 발견한 몬스터들이 괴성을 지르며 헌터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을 때, 폭격이 시작되었다. 미리 발사했는지 때마침 도착한 미사일들도 몬스터들의 무리 위에 떨어졌다.

그렇게 한바탕의 폭격이 휩쓸고 가자 남은 몬스터들을 향해서 헌터들이 돌진하며 남아 있던 몬스터들을 쓸어 버렸다.

총 30분 정도 되는 영상이었고, 그 영상이 모두 끝나자 나탈리가 김창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것이 보편적으로 대규모 몬스터들을 토벌하는 방법 입니다.”

“보편적이라고 하셨는데, 이번에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죠?”

“그렇습니다. 김창훈 님의 그 스킬은 정말로 광범위하게 약한 적들을 상대하는 데 특화되어 있으니까요. 그저 몇 번 걸어가 주신다면 그걸로 다 정리될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오우거들이 있다고 했는데, 오우거가 약한 몬스터인가요.”

이장훈의 말에 나탈리는 멈칫했다. 오우거는 절대로 약한 몬스터가 아니다. 한 마리라도 도심에 나타나면 그 순간 재앙이다. B등급 헌터들도 오우거를 잡을 수는 있지만 혼자 잡는 것은 매우 힘들다.

대부분이 같이 힘을 합쳐서 잡고 A등급 헌터는 되어야 1 대 1로 오우거를 잡을 수 있다. 그런 괴물을 보고 약하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강함과 약함은 상대적이지 않습니까? 우리들에게는 강하지만, 김창훈 님에게는 아닙니다.”

상대가 인간을 초월했다는 S등급 헌터들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들에게 오우거는 약한 몬스터가 맞다. 특히 김창훈에게는 더더욱 그러하였다.

단 일격으로 S등급 몬스터도 죽이는 그에게 오우거는 그냥 지나가다가 우연히 밟힌 개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러시아 군이 움직여서 몬스터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지 못하게 근처 지역에 포위망을 만들었습니다. C, B등급 헌터들도 다수 배치해 두었습니다.”

몬스터들을 놓치지 않고 완벽하게 섬멸하겠다는 의지가 가득 담겨 있는 러시아 정부의 행동에 김창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능한 그분들이 움직이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천마군림보의 영향 범위를 생각하면 1만의 몬스터들을 다 한 번에 처리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몬스터들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매우 적대시한다.

그 점을 생각할 때, 김창훈이 눈앞에 있다면 몬스터들은 결코 도망가지 않고 김창훈에게 달려들 것이니 그런 몬스터들을 천마군림보로 찍어 눌러서 죽이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러시아 정부가 원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성공하기만 한다면 말 그대로 단 한 발의 총알을 소비하지도 않고 몬스터들을 처리하는 것이니 러시아 정부로서는 이보다 이득인 장사도 없었다.

운전기사 무전을 통해서 나탈리에게 뭐라고 말을 하자 나탈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김창훈에게 말했다.

“곧 도착한다고 합니다.”

“기대되네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지구에서 몬스터들과 싸우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서요. 조금 떨리기도 합니다.”

물론 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기대였다. 던전 안에서 싸우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 그것을 알아 둘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으니 말이다.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겁니다. 도심이나 마을에서 싸운다면 모르지만, 지금 갈 곳은 한적한 작은 규모의 숲이니까요.”

그 말에 김창훈은 목까지 튀어나온 말을 꾹 눌렀다.

‘여기서 아쉽다고 그러면 쓰레기 취급당한다.’

도심에서 몬스터와 싸우는 것은 또 어떤 다른 재미가 있을지 개인적으로 궁금하지만 이런 일은 경험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냥 생각은 생각으로만 두었다.

잠시 후, 리무진이 멈추었다. 그러자 나탈리가 차 문을 열며 말했다.

“내리시죠.”

그리고 3명이 모두 내렸을 때, 그들이 본 것은 어느 곳을 향해서 포신을 겨누고 있는 수십 대의 전차들이었다.

리무진에서 내린 3명들 중 나탈리를 향해서 러시아 군인들 중 한 명이 다가와 말하자 나탈리가 고개를 끄덕였고 곧 김창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목적지는 저 숲입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바로 시작하도록 할까요?”

그 말에 나탈리는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말과 함께 군인과 대화를 나누더니 곧 군인이 경례와 함께 어딘가로 빠르게 달려가더니 곧 다시 돌아왔다. 그때 군인의 손에는 작은 통신장치가 들려 있었다.

“이어 버드입니다. 간단한 통신장치죠. 이걸 착용하고 가시면 제가 몬스터들의 상세한 위치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탈리가 건넨 이어 버드를 받은 김창훈은 귀에 잘 착용한 후에 말했다.

“이제 정말로 가도 되나요.”

“예. 저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스킬은 가능하면 숲에 들어가신 이후에 사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확실하게 처리해 드릴테니까요.”

그리고 김창훈은 전타들을 구경하면서 숲을 향해서 걸어갔다. 홀로 걸어가는 그 모습에 구경하던 군인들은 과연 김창훈이 정말로 강한가 혹은 정말로 홀로 다 잡을 수 있는 것인가 의문을 가질 때.

쿵!

대지를 울리는 발걸음 소리. 동시에 러시아 군인들은 모두 휘청거린다. 무형의 힘이 그들을 찍어 누르고 있었다.

“큭! 이건.”

이장훈은 바로 옆에 있던 리무진에 몸을 기대며 힘들게 서 있는다. 나탈리의 옆에 있던 군인도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이것이 S등급 헌터의 힘입니다, 이장훈 씨. 한번 직접 경험해 보시면 압니다. 왜 그들을 보고 우리들이 초인이라고 부르는지.”

쿵!

다시 한번 들리는 발소리. 그리고 군인들을 찍어 누르는 힘이 더욱 강해지자 군인들 중에서는 땅에 쓰러지는 군인들이 많아졌다. 이장훈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는지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본 나탈리가 이어 버드를 통해서 말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주시겠습니까? 군인들이 힘들어 합니다.”

- 응? 아아. 죄송합니다. 더 안쪽으로 빨리 갈게요.

그리고 김창훈이 더 숲의 안쪽으로 향하자 천마군림보의 영향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군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때 다시 들리는 쿵 소리. 군인들은 이에 완전히 바닥에 엎드려야 했다. 3중첩의 천마군림보는 아무리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해도, 일반인들이 버틸 수 없는 힘이었다.

그나마 김창훈이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그 영향력에서 군인들이 빨리 벗어나서 사상자가 나오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