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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30)화 (30/169)

30화 러시아 원정(3)

김창훈이 가진 힘은 강력하다. 그 사실을 나탈리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보여 주는 것은 또 차원이 달랐다.

‘단 일격이었다.’

A등급 던전에서 나오는 보스 몬스터는 S등급 몬스터다. 그리고 이곳에서 나온 S등급 몬스터는 15m의 몸을 가진 거대한 고릴라.

사람들이 ‘자이언트 킹콩’이라고 이름 붙인 몬스터였다. 사이클롭스보다 그 키가 작지만, 그 힘은 사이클롭스 이상이었으며 자이언트 킹콩의 가장 무서운 점은 바로 브레스다.

사이클롭스가 자신들만의 어느 정도 문명을 이룰 정도의 이성과 지식, 지혜가 있다고 한다면 자이언트 킹콩은 말 그대로 짐승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사이클롭스들보다 더 뛰어난 신체능력과 초고온의 불꽃을 내뿜는 브레스가 자이언트 킹콩의 가장 큰 무기이자 가장 무서운 점이었다.

하지만 그런 자이언트 킹콩은 지금 맥없이 쓰러져 있었다. 상황은 간단했다. 천마군림보를 사용하며 몇 시간을 걸어 다닌 김창훈.

도중에 천마붕산권을 사용해 큰 소음을 발생시키며 던전 안에서는 조용히 이동해야 한다는 기본 헌터 업계의 상식을 산산이 박살 내며 아예 작정하고 몬스터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그렇기에 많은 몬스터들이 김창훈에게 달려들었는데, 결과적으로 모두 김창훈에게 접근도 제대로 못 하였고 그중에서 그나마 시체가 온전하게 남은 몬스터들은 나탈리의 아공간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던 중 나타난 자이언트 킹콩. 자이언트 킹콩은 천마군림보의 무형의 힘 속에서도 압박을 덜 받는지, 상당히 자유롭게 움직이며 곧바로 김창훈을 향해서 자신의 특기이자 가장 강력한 무기인 파이어 브레스를 사용하였다.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드는 초고온의 불길을 본 김창훈은 그것을 피하기보다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바로 천마멸염공을 사용한 것이다.

검은색의 불꽃이 자이언트 킹콩의 파이어 브레스와 충돌하였고 곧 검은색의 불꽃이 자이언트 킹콩의 전신을 덮치자 자이언트 킹콩의 몸 중 오른팔 하나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재가 되어서 사라졌다.

“끝났습니다! 어서 오세요!”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김창훈. 방금 S등급 몬스터 자이언트 킹콩을 단 일격에 죽인 강자라고 보이지 않을 해맑은 웃음이었다.

오히려 그 사실이 나탈리에는 조금 더 거부감이 들게 하였다. 해맑은 웃음 뒤에는 단 일격으로 S등급 몬스터를 재로 만들어 버릴 힘이 있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하하. 가능하면 시체를 챙기려고 했는데 그 녀석이 보자마자 기습을 날려서 말이죠. 아쉽지만 이 오른팔로 만족해야겠습니다.”

약 1m 정도 남은 자이언트 킹콩의 오른팔의 일부분을 보며 김창훈이 말하자 나탈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러면 이걸 챙기겠습니다.”

“예.”

그리고 나탈리가 땅에 있는 자이언트 킹콩의 오른팔을 챙기자. 두 사람은 검은색의 포탈을 통해서 지구로 돌아왔다. 두 사람이 포탈을 나오자 검은색 포탈은 사라지고 이것으로 A등급 던전이 클리어되었다.

“시간이 좀 흐른 것 같네요.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아침이었는데.”

김창훈의 말에 나탈리는 자신의 시계를 보며 말했다.

“약 5시간 정도 흘렀습니다. 그러니 현재 시간은 오후 3시 10분입니다.”

“그래서 배가 고팠나 보네요. 식사를 하고 싶은데 어디서 할 수 있죠?”

“예약해 둔 호텔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그곳에서 원하는 음식들을 언제든지 주문이 가능하십니다. 한식도 뛰어난 곳이니 입에 맞으실 겁니다.”

“좋네요. 그러면 이장훈 씨를 불러서.”

이장훈에게 연락을 해야 한다는 말을 김창훈이 하려고 할 때 누군가가 그 둘을 향해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본 김창훈이 살짝 놀라며 그 사람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장훈 씨? 계속 여기서 기다린 겁니까?”

“하하. 식사를 하고 나서 할 것도 없어서 이곳에서 게임이나 하고 있었죠. 오히려 A등급 던전을 이렇게 빨리 클리어하고 나왔다는 사실이 더 대단한데요? 역시 최연소 S등급 헌터가 확정된 분은 뭔가 달라도 다르군요.”

“아직 A등급 헌터이니 그 S등급 헌터의 이야기는 S등급 헌터 면허를 받은 이후에 하죠. 조금 부끄러우니까요. 그보다 그 예약해 둔 호텔로 가야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하던데.”

“아. 자동차는 근처 주차장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그리고 이장훈이 앞장서서 나아갔고 나탈리과 김창훈은 그런 이장훈의 뒤를 따라갔다. 근처 주차장에 있던 차에 다시 나타난 세 사람.

이번에는 이장훈이 차량을 운전해서 미리 예약해 둔 호텔로 향했다. 호텔은 던전이 있는 곳으로부터 20분 정도 가니 바로 도착할 만큼 가까운 곳이었다.

그 후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방에 자신의 짐들을 내려놓은 후 김창훈은 바로 나탈리와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서 식당으로 향했다.

호텔은 뷔페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따로 음식을 주문하는 것 또한 물론 가능했다. 하지만 뷔페의 음식만으로도 김창훈은 충분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삶에서 대한 그룹과 계약을 통해서 계약금으로 부모님과 함께 외식한 이후로 이렇게 호화스러운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기에 음식이 맛이 없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폭풍 같은 식사가 끝나고 나서야 김창훈은 물을 마시며 식사의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나탈리가 김창훈에게 말했다.

“식사는 만족스러우신 것 같군요.”

“말보다는 행동이죠. 이곳에서 10접시를 비웠습니다. 그거면 충분하죠?”

그 말에 나탈리가 웃으며 말했다.

“예, 그런 것 같군요. 다행입니다. 이 후에 일정은 따로 없으십니까?”

“예. 오늘은 더 없습니다. 내일 이동해서 또 몬스터들과 싸워야 하는데 그때까지 체력을 잘 비축해 둬야죠.”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는 오늘 던전에서 얻은 부산물들을 처리하러 갔다 오겠습니다. 처리 결과는 내일 아침에 카잔으로 향하며 그곳에서 싸울 몬스터들에 대해서 알려드릴 때 한 번에 전해 드리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장훈 통역도 편하게 쉬십시오.”

그리고 나탈리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식당을 나가자 김창훈과 함께 있던 이장훈이 김창훈에게 말했다.

“어떻습니까?”

“예? 뭐가요?”

“나탈리요. 예쁘죠?”

갑작스러운 말에 김창훈은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봐도 나탈리는 미녀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여성이었으니 말이다.

“갑자기 그건 왜…….”

“아뇨. 나탈리를 처음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남자는 제가 아는 한 김창훈 님이 처음이라서요. 혹시 미의 기준이 다른가 싶어서 여쭈어 본 겁니다.”

‘다행이 정상이네요’라고 말하며 하하 웃는 이장훈을 보며 김창훈은 이 사람도 정상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이제 방에서 쉬려고 하는데 이장훈 씨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러면 저도 제 방에서 쉬도록 하죠. 아, 제 핸드폰 번호 아시나요?”

“예. 회사에서 미리 받았습니다.”

“그러면 다행입니다. 일이 터지면 바로 연락 주세요. 대기하고 있을 테니 말이죠.”

“알겠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도 각자 자신들의 호텔 방으로 흩어졌다. 자신의 호텔 방으로 들어온 김창훈은 입고 있던 장비들을 하나하나 일단 대충 벗어두고 일단 샤워부터 하였다.

열대우림에 갔다 왔더니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샤워를 끝내고 욕실에서 나온 김창훈은 자신의 장비들을 잘 주워 담아 근처의 적당한 곳에 두어 땀을 말렸다.

김창훈이 사용하는 장비들 정도의 수준이면 청결 유지는 기본적으로 달려 있는 옵션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하는 일이었다.

이는 과거 회귀 전의 헌터로서 생활한 20년간의 습관에서 나오는 행동이었고 이번 삶에서는 김창훈 개인적으로 오늘 하루 고생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보여 주는 하나의 장식 같은 것이기도 했다.

“어디 보자. 내일은.”

대한 그룹에서 미리 건네 받은 그가 러시아에서 해야 할 일들. 그중에서 모스크바에 있는 A등급 던전을 클리어한 다음에 할 일은 카잔에 있는 몬스터들을 잡는 것이었다.

“도시 근처에 몬스터가 있다라. 참 여기도 판타지 해.”

대한민국이라면 꿈도 꾸기 힘든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의외로 평범한 일상이었다. 사실 해외 어딜 가도 대한민국처럼 안정적인 국가가 없었다.

그만큼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얼마나 치안 유지에 신경을 쓰는지 보여 주는 하나의 단면이며 동시에 헌터들의 수와 질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 주는 증명이기도 했다.

“잡을 건 B등급들이네.”

오우거와 그 밑에 있는 자잘한 몬스터들. 러시아로서도 이 정도의 몬스터들은 가볍게 처리할 수 있다. 러시아도 알아주는 헌터 강국이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몬스터들의 수다. 단순히 몇십 마리가 아니라 그 자잘한 몬스터들까지 합쳐서 1만이 넘는 몬스터들이 카잔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도시이다 보니 직접적인 화력 공격은 힘들다. 그러니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이 몬스터들을 처리해 주기를 바란다라……. 천마군림보를 힘 조절 하면서 사용하라는 이야기네.”

3중첩은 가능한 피하고 2중첩을 하는 선에서 정리하자는 생각을 하며 김창훈은 손에 쥔 종이를 옆으로 던지고 침대에 몸을 누웠다.

“으아. 푹신해서 좋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던전으로 갔다가 식사를 하고 샤워까지 했다. 그동안 쌓인 피로와 식곤증이 동시에 닥쳐오며 김창훈은 그렇게 잠이 들었다.

* * *

“굉장하군.”

“확실히 이 정도면 S등급 헌터가 맞다고밖에 할 수 없지. 검성이 봐주면서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가 봐.”

“처음부터 아니라고 했잖아.”

모스크바의 어딘가의 방안. 그곳에서 4명의 남녀가 모니터에서 나오는 영상을 보며 말했다. 그 영상은 모스크바에 있는 A등급 던전을 클리어한 김창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자이언트 킹콩의 파이어 브레스는 위력 하나는 발군인데. 그걸 역으로 압도하며 자이언트 킹콩을 재로 만들어 버리는 저 검은색 불꽃도 어마어마하네.”

“실제로 상대하면 상대할 수 있겠어?”

“상대야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저런 무식한 공격을 그냥 맞는 이들은 없을걸?”

“상대도 그걸 알고 거기에 맞춰서 대응할 것 같은데?”

“그러니까 싸우고 싶지 않다는 거겠지. 아마 다른 S등급 헌터들도 모두 마찬가지일걸? 다른 것은 몰라도 스킬 위력 하나만큼은 아마 전 세계에 있는 S등급 헌터들 중에서도 최고일 수 있어.”

“직접 S등급 헌터에게 물어볼 수 없다는 부분이 아쉽네.”

“그보다 어떻게 할 거야? 포섭할 거야?”

“그러면 좋지. 하지만 상대는 돈이나 여자에 움직이는 타입이 아니야. 나탈리를 보고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아. 거기다가 돈도 영약을 구매하는 데 다 사용했다고 하더라고.”

“힘을 추구한다는 거야?”

“아직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그래. 그러니 무리하게 나서지 말고 일단 호감을 쌓는 정도로 가자고. 나중에 일이 터지면 그때 포섭해도 늦지 않아.”

“오케이. 나탈리에게도 그렇게 전할게.”

그 말과 함께 그들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와 각자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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