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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29)화 (29/169)

29화 러시아 원정(2)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의 자신이라면 모든 장비를 착용했을 때, A등급 몬스터들까지도 천마군림보 하나로 제압이 가능했다.

그런 김창훈의 힘을 생각하면 러시아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이상할 것 없었다. 김창훈과 같이 광범위한 공격을 계속 사용하며 몬스터들을 죽일 수 있는 스킬을 가진 헌터는 많지 않았으니 말이다.

“카잔이었던가요?”

김창훈의 말에 나탈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거리도 멀지 않은 곳이니 금세 도착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오늘은 이곳의 던전을 갔다가 내일은 그곳으로 가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그 후로 더 이상 대화는 없었다. 어색한 공기가 가득한 차 안에서 이장훈도 어색해서 그런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고.

김창훈은 딱히 할 말이 없기에 가만히 있는 데다 나탈리는 운전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어색한 공기가 가득한 차는 계속해서 움직였고.

약 1시간 정도가 되어서야 목표로 했던 던전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이곳입니다.”

나탈리의 말에 3명 모두 차에서 내렸고 그곳에 있는 러시아의 경찰들을 향해서 나탈리가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 주며 던전의 입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장훈 씨는 차를 타고 근처 모텔에서 기다려 주시면 됩니다.”

나탈리의 말에 이장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그 말에 김창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오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하하. 전 신경 쓰지 마시고 천천히 오시죠. 그러면 조심해서 갔다 오세요.”

이장훈의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탈리와 함께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던전 안은 사전에 받은 정보 그대로 나무들이 울창한 열대수림이었다.

“덥네요.”

“열대수림이니까요.”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었다. 그렇기에 김창훈은 살짝 뻘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장비부터 착용할게요. 잠깐 시간을 주세요.”

“천천히 하십쇼.”

나탈리의 말에 김창훈은 메고 있던 아공간 가방을 열어서 그 안에서 대한 그룹에서 무상으로 지원받은 자신의 장비들을 꺼내서 하나하나 착용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입고 있던 옷들은 잘 접어서 아공간 가방 안에 넣어두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준비 다 되었습니다.”

반의 말에 나탈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이동하도록 하죠. 제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따라가면 될까요?”

“음. 그건 일단 해 봐야 알 것 같습니다. 나탈리 씨가 직접 경험을 해 보고 괜찮다 싶은 거리를 유지하면 될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먼저 1단계로 가 볼게요.”

그리고 김창훈이 천마군림보를 한 번 사용하자 주변의 모든 공기가 무거워졌다. 그 안에 있는 나탈리는 자신의 몸에서 마나를 내뿜으며 그 힘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이제 좀 더 거리를 벌리도록 하죠. 한 50m 정도요. 제가 앞장서서 가겠습니다.”

그리고 김창훈이 나탈리가 있는 곳으로부터 약 50m 정도 거리를 벌린 후에 김창훈이 나탈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2단계 갑니다!”

“예!”

그리고 김창훈은 천마군림보를 다시 한번 사용하여 천마군림보를 2중첩 하자 김창훈의 주변의 땅이 움푹 파였고 나무들이 부서진다.

50m 정도 거리를 두고 있던 나탈리는 순식간에 배 이상으로 자신을 압박하는 힘이 강해진 것에 놀라며 더욱 많은 마나를 내뿜으며 말했다.

“최소 200m는 거리를 벌려야 할 것 같습니다!”

나탈리의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김창훈은 좀 더 앞으로 나아갔다. 나탈리가 말한 200m 정도 거리를 벌린 후 뒤돌아서 나탈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떻습니까!”

그 말에 나탈리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말했다.

“괜찮습니다!”

“그러면 마지막 단계 갑니다!”

그 후 천마군림보를 한 번 더 사용하여 천마군림보를 3중첩 하였다. 그러자 200m의 거리를 벌렸는데도 나탈리는 자신을 짓누르는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나탈리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제부터 제가 적당히 거리를 두고 뒤따라가겠습니다!”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일부러 무리해서 달리거나 하지 않았다. 뒤에서 나탈리가 따라오고 있으니 그것을 감안하여 천천히 가는 것이었다.

“S등급의 헌터…….”

나탈리는 점점 더 멀어지는 김창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녀도 A등급 헌터로서 A등급 헌터와 S등급 헌터의 사이에는 결코 쉽게 뛰어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김창훈은 그런 벽을 더욱 크게 느끼게 하는 존재였다.

‘스킬이 좋아서 강해졌다. 이쪽 업계에서는 그 자체가 능력인 법이지.’

우연이든 운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강한 스킬을 얻었다고 다 강해질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헌터가 자신의 스킬을 얼마나 활용하고 그걸 통해서 어떤 결과를 나타내느냐이다.

그리고 김창훈은 아주 훌륭한 결과를 보여 주고 있었다. 옆에 있던 나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3m 크기의 거대한 원숭이가 김창훈의 근처에 접근하려고 할 때, 천마군림보의 힘에 의해서 그대로 땅에 짓눌리며 죽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B등급 몬스터가 접근도 못 하는군.”

그저 영상으로 보던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며 나탈리는 어느 정도 천마군림보의 압박감에서 자유로워지자 그제야 김창훈의 뒤를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하는 일은 마치 짐꾼과 같았다. 김창훈이 지나간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남겨지는 몬스터들의 시체 중 쓸 만한 시체들을 따로 챙겨 온 아공간 주머니에 넣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일에 대해서 나탈리는 단 한 마디의 불평도 없었다. 상대는 역대 최연소 S등급 헌터라고 불리는 천재를 넘어선 괴물이다.

그런 괴물의 뒤처리를 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탈리는 어떻게 하면 저 괴물과 같은 S등급 헌터가 될 수 있을지가 더 신경 쓰였다.

‘저 압박감 속에서 버틸 수 있으면 될까?’

김창훈이 앞으로 걸어가는 도중 그의 근처에 있던 10m가 훌쩍 넘는 바위가 부서지고 땅에 깊숙하게 박히는 모습을 보면 지금 김창훈의 주변의 공간이 어떤 상태인지 더 볼 것도 없었다.

지금도 그가 한 발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땅이 움푹 파이면서 그가 내뿜는 힘을 버티지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검성은 저런 힘을 정면으로 받아쳤지.”

검성과 김창훈의 대결. 그것은 아직도 엄청난 화재 영상이었다. 특히 A등급 헌터들에게는 더 그러하였다. S등급 헌터들이 1 대 1로 싸우는 것은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고.

가장 최근에 벌어진 전투가 바로 검성과 김창훈의 전투였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김창훈이 A등급 헌터라고 해도 그것이 그냥 면허만 받지 못한 상태라는 것을 모르는 이들은 없었다.

실질적인 전투력은 S등급 헌터인 검성과 동급. 파괴력 하나만 놓고 본다면 그 이상이라는 것을 이미 그 대결을 통해서 보여 주었다.

‘조금 더 접근해 보자.’

S등급 헌터가 되기 위해서는 김창훈이 내뿜는 저 무형의 힘을 가볍게 받아칠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며 나탈리는 스스로를 시험하자는 생각으로 김창훈과의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발씩 그 거리를 좁힐수록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히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지만 마치 20㎏의 모래추를 하나씩 자신의 몸에 추가하는 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움은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정도의 압박감 속에서 언제 행동을 해  았겠는가? 그녀는 이 압박감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면 그것이야말로 S등급 헌터가 되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장은 무리겠지.’

김창훈과의 거리를 약 300m까지 좁힌 나탈리는 다시 거리를 벌려야 했다. 그 이상 나아가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마나와 체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제대로 김창훈의 뒤를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벽은 여전히 높구나.”

한숨을 쉬며 나탈리는 조용히 김창훈의 뒤를 따라갔다. 한편, 나탈리가 혼자만의 고민에 빠진 것을 모르는 창훈은 앞으로 나아가면서 주변을 살폈다.

“열대수림이라서 그런지 나무 때문에 시야가 잘 안 잡히네.”

3중첩 한 천마군림보로 인해서 그의 근처에 있는 나무들이나 나뭇가지들은 자동으로 땅에 처박혔지만 그렇다고 해도 멀리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래서야 보스 몬스터를 찾을 수가 없네.’

알아서 나와 준다면 좋겠지만 언제 나올지 알 수 없었다. A등급 던전의 대략적인 크기는 경기도 면적의 3배라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아침에 돌아다닐 수 있는 크기도 아니었다.

“좀 더 화려하게 움직여 볼까.”

그렇게 중얼거리고 김창훈은 몸에 천마기를 끌어 올렸다. 이에 김창훈의 뒤를 따라가던 나탈리는 움찔하며 좀 더 거리를 벌렸다.

천마기를 내뿜는 김창훈의 모습은 천마군림보에 힘과 맞물리며 절대자의 모습을 얼핏 보여 주고 있기에 나탈리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본능적으로 스스로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린 것이었다.

“천마만상.”

천마기가 사방으로 퍼진다. 그리고 퍼진 천마기가 수천 개의 검은색의 망치가 되어서 허공에 자리 잡는다.

“가라.”

천마만상의 가장 큰 특징은 사방에 퍼진 천마기를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검도 되고 도끼도 되고 창도 되고 망치도 된다. 심지어 주먹으로도 손바닥의 형태로도 만들 수 있었다.

그렇기에 만상(萬狀).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다는 의미의 초식 명을 사용하는 것이었고. 지금 김창훈이 사용할 수 있는 천마신공들 중 가장 강한 천마신공의 초식인 만큼 위력도 발군으로.

검은색의 망치들이 김창훈의 앞으로 쏘아지며 모든 것들을 파괴하였다. 단어 그대로, 나무도, 몬스터도, 벌레도, 바위도 모든 것들이 검은색의 망치들에 의해서 파괴되었고.

김창훈의 앞으로 600m 정도는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그렇게 정리된 풍경을 본 김창훈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제야 시야가 확 트이는 느낌을 받은 것이었다.

‘계속 나아가면서 나무들을 파괴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물론 천마만상을 계속 사용할 생각은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하나의 실험이었으니 말이다.

그는 어느 정도 앞으로 나아가다가 천마붕산권이나 간간히 한 번씩 사용하며 몬스터들의 시선을 최대한 끌어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다 보면 보스 몬스터도 튀어나오겠지.’

던전 내의 몬스터들은 던전 안에 인간들이 존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동안의 수많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었다.

‘자, 어서 나와라. 여기 사람 있으니까.’

김창훈이 하려고 하는 것은 그런 몬스터의 습성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있다는 것을 광고하여 몬스터들을 끌어 모아 처리한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김창훈만의 던전 클리어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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