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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28)화 (28/169)

28화 러시아 원정(1)

대한 그룹에서 작정하고 밀어 준다고 해도. A등급 던전이 그렇게 흔하게 나타나는 곳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에 A등급 던전을 갈 수 있는 헌터가 김창훈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대한 그룹이 제시한 것은 바로 해외 원정이었다. 실력이 있는 헌터들 중에서 더 많은 돈을 원하거나 혹은 더 많은 실적을 원하는 헌터들은 자국 내에서만 활동하지 않는다.

그들은 전 세계적으로 활동을 하는데, 대한 그룹은 김창훈에게도 그런 이들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어떤가 하는 제안을 해 온 것이었다.

당연히 김창훈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거절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좋겠다. 러시아도 가고.”

“내가 지금 해외 관광 나가냐?”

러시아로 향하기 전에 짐을 챙기는 김창훈을 보며 부러워하는 그의 동생. 이에 김창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는 이 나라에서 태어난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해. 러시아 상황이 어떤지 너도 알고 있지?”

“알고 있지. 그래서 형이 가는 거잖아?”

러시아는 인구수에 비해서 그 땅이 너무 넓었다. 특히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오지에 있는 던전들은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계속 던전이 방치가 되면 던전 내에서 쌓인 몬스터들이 지구로 나타나는 일명 ‘던전 브레이크’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러시아는 이 던전 브레이크로 고생하고 있는 국가들 중 한 곳이었다. 너무 넓은 땅을 가지고 있다 보니 제대로 던전 관리가 안 되었고 그 결과 곳곳에서 나타난 던전 브레이크.

그로 인해서 일부 영토는 아예 몬스터들의 손에 넘어갔다는 것을 러시아 정부가 시인할 정도로 러시아에는 던전도 많았고 몬스터들도 많았다.

그리고 이건 비단 러시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캐나다나 미국과 같이 사람의 수에 비해서 영토가 넓은 국가들은 모두 이 던전 브레이크 현상에 대해서 머리를 싸매고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물론 그 고민의 답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헌터들과 모든 병력을 쏟아 부어서 몬스터들을 다 죽이면 된다. 단지, 그걸 위해서 투입되는 세금이나 인력들을 생각하면 수지타산에 맞지 않다 보니 적극적으로 토벌에 나서지 않을 뿐이었다.

“형. 그런데 러시아 말 할 줄 알아?”

“전혀.”

“통역사분이랑 같이 다니겠네?”

“그렇겠지.”

“통역사분은 미인?”

“음.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회사에서 알아서 준비해 준다고 했거든. 뭐, 알아서 잘 준비해 주겠지. 내가 지금 여자 만나러 가는 것은 아니니 아마 남자가 아닐까 싶긴 하다.”

“아쉽네.”

그 말에 김창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왜? 여자 소개 시켜 달라고 하게?”

“응.”

“너 좋다고 붙는 여자들 없어?”

“있지.”

“그런데 뭐가 문제야?”

“형이 주목적이니까 문제지.”

그렇게 말하며 김창훈의 동생은 한숨을 쉬었다.

“날 좋아해서 접근한다는 느낌이 단 1도 없더라. 다 형을 노리거나 아니면 날 호구 삼아서 어떻게든 뜯어먹을 생각이 가득한 여자들만 접근해. 덕분에 아주 짜증나 죽겠다.”

그 말에 김창훈이 웃으며 말했다.

“다 꺼지라고 하지 그랬어?”

“그랬지. 그러더니 욕하고 가더라. 하여튼 누구 덕분에 이 동생은 피곤한 삶을 살고 있는 중이야.”

그렇게 말하며 그는 김창훈에게 손을 펼쳤다.

“이렇게 고생하는 동생을 위해서 친형으로서 약간의 보상을 주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은데, 아닐까?”

“용돈 달라는 말을 참 잘 돌려서 말한다.”

“헤헤. 형님, 아우에게 한 푼 적선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알았다. 나중에 네 통장에 돈 보내 줄게.”

“많은 거 안 바래. 큰 거 한 장만 줘라.”

“100만 원.”

“에이, 형님. A등급 헌터가 왜 이렇게 손이 작으실까?”

그 말에 김창훈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자신의 동생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네가 나가서 100만 원 벌어 보던가.”

“형님. 동생이 꼭 사고픈 핸드폰이 있는데 그게 211만 원입니다. 그거만 사 주십쇼.”

“너 핸드폰 바꾼 지 얼마나 되었지?”

“1년 3개월 되었습니다. 형님.”

그 말에 김창훈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250만 원 통장에 넣어준다. 그걸로 끝이야.”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형님! 제가 짐 챙기는 것도 좀 도와 드릴까요? 러시아에 가면 아무래도 한국 음식이 그립지 않겠습니까? 고추장 챙겨 드릴까요?”

180도 달라진 동생의 태도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그러냐. 거기서도 한국에서 만든 고추장 다 판다. 그러니 그런 걱정 마라. 알아서 잘 먹을 테니까. 너는 부모님이나 잘 모시고, 공부나 해라. 좋은 대학 가야지.”

“헤헤. 그냥 형님 매니저로 어떻게 안 될까요?”

“내 매니저 하고 싶으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 어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거다. 이쪽 업계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고.”

“그냥 평범한 곳에 취직할게.”

“알아서 해라.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

그리고 다 챙긴 짐을 대한 그룹에서 받은 아공간 가방에 넣은 후 말했다.

“이제 나 간다.”

“엄마하고 아빠 보고 가지. 오늘 낮에 가게?”

“그래. 괜히 보고 가면 더 가기 힘들어진다. 집 잘 지켜라.”

“알았어!”

그렇게 동생과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선 김창훈은 미리 대기 중인 대한 그룹에서 보내 준 차를 타고 인천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러시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김창훈은 자신이 가야 할 A등급 던전에 대한 정보들을 받아서 확인했다.

대한 그룹이 준비해 둔 A등급 던전은 총 5곳. 러시아 전역에 흩어져 있었는데 이 5곳의 A등급 던전은 오직 김창훈에게만 할당되어 있었다.

“이동 시간만 해도 만만치 않겠는데?”

워낙 넓은 러시아의 땅이다. 그 전역을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던전들이 있는 곳을 살펴보면 아무리 짧은 거리에 있는 던전도 차를 타고 8시간은 이동해야 할 거리에 있었다.

“이래서 헬리콥터를 준비해 준다는 거구나.”

러시아 정부의 허가를 받아서 이동할 때는 모두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는 당연히 엄청난 혜택이었으나 실적이 없기에 S등급 헌터 면허가 없을 뿐. 실력은 사실상 S등급 헌터와 다를 것 없는 김창훈에게는 당연한 조치였다.

명목상 A등급 헌터일 뿐. 김창훈의 대해서는 이미 많은 이들이 그를 S등급 헌터로 대우를 하기 때문이었다.

“도착하면 바쁘게 움직여야겠네.”

A등급 던전 5곳 말고도 러시아 정부에서 따로 요청한 것들이 있었고, 김창훈은 가능하면 그 요청을 전부 들어줄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러시아로 향하는 첫 원정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될 거란 생각을 하며 김창훈은 눈을 감았다.

* * *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그곳에 내린 김창훈은 VIP 전용 통로를 통해서 편안하게 공항에서 나왔고 그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2명이었다. 한 명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국인 남성이었고 또 다른 한 명은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서양 여성이었다.

푸른색의 머리카락과 녹색의 눈이 참 특이한 여성이었는데, 김창훈은 그녀를 본 뒤에 그 옆에 선 한국인 남성을 바라보았다.

“아. 일단 서로 인사부터 해야겠네요. 저는 이번에 러시아행을 함께 따라다닐 통역사 이장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분은.”

이장훈이 여성을 소개하려고 할 때 여성이 먼저 김창훈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러시아 정부에서 나온 나탈리라고 합니다.”

능숙한 한국말에 살짝 놀란 김창훈은 나탈리라 자신을 소개한 여성의 손을 잡아 악수를 하며 말했다.

“김창훈이라고 합니다. 한국말 잘하시네요.”

“러시아와 한국은 바로 옆에 있는 국가이기도 하고, 한국의 기업들과 헌터들이 러시아에 많이 진출해 있으니까요. 한국의 가요나 드라마도 러시아에서 유명하고요. 그러다 보니 요즘 들어서는 많은 러시아 청년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헌터 업계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한국어는 반쯤 필수입니다.”

그 말에 김창훈은 괜히 자신이 뿌듯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해외로 나오면 다 애국자가 된다고 하더니 이런 느낌인가 보네.’

“오시느라 피곤하실 텐데, 일단 예약해 둔 호텔로 이동하시죠. 오늘 하루는 푹 쉬고 내일부터 던전에 대한 이야기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나탈리의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빨리 던전부터 가도록 하죠. 모스크바에 하나 있지 않습니까? 그걸 정리하고 난 후에 호텔로 가도 늦지 않습니다.”

그 말에 나탈리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같이 갈 사람이 준비되어 있다고 했는데, 그분들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아니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제가 함께 던전에 들어갈 테니까요.”

그 말에 김창훈이 살짝 놀라며 말했다.

“나탈리 씨가요?”

“예. 저도 A등급 헌터입니다. 그러니 문제없습니다.”

A등급 헌터란 말에 이장훈도 놀라고 김창훈도 놀랐다. 그런 고급인력이 고작 자신을 마중 나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으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하였다.

“그런 분이 왜 이곳에…….”

김창훈이 의아함을 가지며 물어보자 나탈리는 담담히 말했다.

“S등급 헌터는 아직 아니지만 실력은 S등급 헌터와 다를 것 없는 분이 김창훈 님입니다. 그러니 그에 따른 최소한의 격을 맞추기 위해서 제가 나온 것입니다. 무엇보다 A등급 던전에서 김창훈 님의 보폭에 맞춰서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어중이떠중이들은 있어 봐야 방해만 될 테니 아예 제가 김창훈 님과 함께 던전에 들어가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던전 내에서 몬스터들을 죽이신 후에, 그 시체를 챙기는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그러니 빠르게 던전을 클리어만 해 주시면 됩니다.”

“정산 비율은 계약한 그대로 5 대 5고요?”

“예. 원하신다면 조금 변경을 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아닙니다. A등급 헌터와 함께하게 되는데 이 정도면 아무것도 아니죠. 솔직히 저는 돈보다는 실적을 쌓는 것이 더 우선이라서요. 단지 제 입장이 있어서 100% 다 드리지 못했을 뿐. 마음 같아서는 몬스터 시체에 대한 대금은 다 드리고 싶네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면 바로 던전으로 가시겠습니까?”

“예.”

“알겠습니다. 차에 타시죠.”

그리고 나탈리가 운전석에 탑승하였고 이장훈이 조수석에, 김창훈이 뒷좌석에 탑승하자 차는 부드럽게 움직였다.

“이곳에서 모스크바에 있는 A등급 던전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릴 겁니다. 도로 사정에 따라서 더 줄어들 수도 있고,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멀리 있는 던전이 아니네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정부로서는 가장 빠르게 없애고 하는 던전입니다.”

“잘도 저에게 차례가 왔네요. 수도에 있는 A등급 던전이라면 가장 빠르게 제거해야 할 대상일 텐데.”

“최근 들어 러시아에 던전 출현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그렇습니다. 덕분에 던전 브레이크도 더 자주 발생하게 되었고, 그것 때문에 마을이나 도시를 덮치는 몬스터들을 막기 위해서 많은 헌터들이 동원되다 보니 거기서 인원의 공백이 나온 것입니다.”

나탈리의 설명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게 러시아 정부가 A등급 던전 5개를 주면서 요구했던 것들 중 하나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에게 몬스터들을 잡아 달라고 한 거군요.”

“예. 김창훈 님의 그 스킬 힘이라면 다수의 몬스터들을 처리하기에 아주 적합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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