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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21)화 (21/169)

21화 승급 시험(1)

B등급 던전을 추가적으로 몇 곳을 더 클리어하여 충분한 실적을 쌓은 김창훈은 6월이 되어서야 정식으로 승급 시험을 신청할 수 있었다.

이 소식은 곧 언론을 통해서 퍼졌고 사람들은 시험을 언제 치르는가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그도 그럴 것이 A등급 헌터의 승급 시험은 총 2종류가 있었는데 이 중 김창훈이 선택한 시험이 난이도가 높은 시험이기 때문이었다.

바로 S등급 헌터와 1 대 1 대결. 또 다른 하나의 시험은 A등급 던전을 클리어하는 것인데 당연히 혼자서 할 필요 없고, 승급 시험을 신청해 두고 아직 승급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다른 B등급 헌터들과 한 팀이 되어서 함께 갈 수 있었다.

그래서 이 편이 오히려 합격률이 높았다. 그냥 A등급 던전을 클리어하면 되니 말이다. 여러 기업에서도 B등급 헌터들을 지원하였으니 여러 가지로 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에 비해서 S등급 헌터와 1 대 1 대결을 펼치는 것은 순수한 개인의 실력으로 결정된다. 개인의 실력에 자신이 있다고 이 방식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그럴 때마다 S등급 헌터들은 자신들이 왜 차원이 다른 존재인지 몸소 보여주었다.

그러다 보니 S등급 헌터와 1 대 1로 대결하는 것을 선택하는 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현재에 와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이 방법을 선택한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그 몇 년 만에 이 방식으로 A등급 헌터 승급 시험을 보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니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그 도전자가 장차 S등급 헌터가 될 것이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6월 23일이라고 했지?”

“예.”

이창수의 물음에 김창훈은 담담히 대답하였다.

“S등급 헌터와의 싸움이라……. 구경 가야겠네.”

“구경할 수 있을까요?”

“가능은 하지. 섬에서 떨어진 곳에서 배를 타고 보면 되니까. 아마 지금 전 세계의 몇몇 방송국에서 이번 시험을 무조건 촬영해야 한다고 미친 듯이 달려들고 있을걸?”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안 그래도 출연료 준다고 해서 수락해 두었습니다. 다행히 상대도 수락했고요.”

“검성이라고 했지?”

“예.”

“이야. 사형제들 간의 대결이네.”

이창수의 말에 김창훈은 미소 지었다. 회귀 전이라면 감히 상상도 못 할 단어가 붙었다.

‘내가 검성의 사제로서 인식이 되는 날이 오다니.’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대한 헌터 학교에서 박임로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사람은 검성이 최초였고 그 다음은 김창훈이 두 번째였으니 말이다.

“직접 만난 적은 있어?”

“아니요.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관심도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이번에 저와 대결해 줄 S등급 헌터로서 스스로 지원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구나. 크으, 검성이라. 무시무시한 사람에게 걸렸네.”

“S등급 헌터는 누가 걸려도 다 마찬가지죠.”

“그러고 보니 너는 이미 몇 번이나 싸워 봤겠네?”

“예. 비록 제대로 전력을 다해서 싸운 적은 없지만 대련은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하는 것은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그냥 제가 가르침을 받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대등한 관계에서 싸워야 하니까요.”

“하긴. 아무리 검성이라도 널 상대로 방심하지 않을 거다. 어찌 되었든 진짜 재미있겠네. 이날 무조건 휴가 써야겠다.”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재미있을 겁니다. 확실하게 말이죠.”

S등급 헌터와의 대결. 김창훈으로서도 매우 기대가 되었다. 과연 지금의 자신이라면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아주 좋은 시험대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기는 건 내가 될 겁니다, 검성.’

천마는 무적이다.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되새기며, 승급 시험 날짜가 오기를 기다렸다.

* * *

6월 23일. 드디어 검성과 김창훈의 대결이 펼쳐지는 날. 여유가 좀 되는 사람들은 대결이 펼쳐지는 무인도 근처에 요트나 유람선을 빌려 타고 무인도를 관찰하였고.

방송국에서는 각종 헬기나 소형 드론을 띄워서 무인도의 모습을 담아냈다. 그리고 그 모든 장면은 TV 생중계로 생생하게 방송이 되었고 보통의 사람들도 TV를 통해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모두의 관심의 받고 있는 두 사람. 검성과 김창훈은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착용할 수 있는 장비들을 모두 착용한 상태였다.

“드디어 이렇게 직접 만나네. 선생님으로부터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 만나서 반가워, 후배.”

검성이 웃으며 말하자 김창훈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저도 처음 뵙겠습니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하하. 고마워. 솔직히 아저씨 인사 안 받아 주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거든. 애들이 요즘 사춘기라 그런지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참 어렵단 말이지.”

한숨을 쉬며 사춘기에 접어 든 자식을 둔 중년 아버지의 고충을 말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아저씨의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동네 아저씨처럼 보이고 그렇게 행동한다고 해도 그는 대한민국의 4명밖에 없는 S등급 헌터이자, 최연소 S등급 헌터인 검성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남자였으니 말이다.

“이번 시험에서 내가 지원한 이유를 알아?”

“잘은 모릅니다.”

“선생님이 참 재미있는 아이가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나도 궁금해져서 말이야. 아저씨 개인적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거야. 그러니 너무 부담 가지지 마. 그냥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면 되는 거야.”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면 기다리는 관객도 많으니 슬슬 시작해 볼까.”

그리고 인상 좋은 아저씨의 모습은 사라지고 한 자루의 검이 된 검사만이 서 있었다. 빛과 함께 나타난 한 자루의 검을 쥔 검성은 날카로운 눈으로 김창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덤비라고. 후배. 그래도 선공은 양보해 주지.”

그 말에 김창훈은 침을 삼켰다. 진짜 S등급 헌터가 지금 전력을 다해서 싸우려고 한다. 검성이 내뿜는 기세는 어마어마했다.

‘그때 만난 드래곤 수준이다.’

회귀 전. 자신을 죽였던 드래곤. 그 드래곤이 자신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기에 김창훈은 미소 지었다.

‘이 남자를 이긴다면, 날 죽인 그 드래곤도 죽일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김창훈의 몸에서도 강력한 기세가 뿜어진다. 천마군림보가 발동된 것이다.

“좋은 기세다! 후배!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겠지?”

“물론입니다. 이제 시작이죠.”

한 발 앞으로 나아가며 다시 기세가 강해진다. 검성을 짓누르는 힘이 강해진다. 그 힘에 검성은 웃으며 대항한다.

그리고 다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김창훈. 3번 중첩된 천마군림보가 그 힘을 본격적으로 뿜어내기 시작하자 무인도가 흔들리며 무인도의 바위들이 부서지고 바다가 요동친다.

“이건 미쳤군.”

“음. 이 정도였단 말인가. 영상에서 보던 것 이상이야.”

“왜 B등급 헌터들이 멀리 떨어져서 걷는지 이해가 가는 군.”

그리고 바다에 띄운 배 위에서 이 모습을 보던 이들은 자신들이 있는 곳까지 느껴지는 강력한 기운에 자신들도 모르게 감탄했다.

동시에 정부에서 왜 배를 띄워서 구경하는 것까지 거리에 제약을 두고 B등급 이상의 헌터들만 탑승할 수 있도록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C등급 이하의 헌터들은 이걸 버티기도 힘들겠지.’

강했다. 검성이나 김창훈. 그저 자신들의 기운을, 기세를 내뿜고 있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어지간한 헌터들은 두 사람의 주위에 접근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두 사람은 다른 헌터들과 차원이 다른 힘을 보여주고 있었다.

“강하군.”

“허허. 졸업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그새 또 성장했구나.”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보며 미소 짓고 있는 두 노인.

“제자들이 잘 커서 좋겠어. 박임로.”

“그대야말로 이 나라의 헌터들이 이렇게 강해지니 좋지 않은가? 마이클.”

“그것도 그렇지.”

대한 헌터 학교의 교장인 박임로. 그리고 국제기구인 헌터 협회의 한국 지점 지점장인 마이클 킴. 두 노인은 서로 기분 좋다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이 나라의 헌터들이 강해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자네는 누가 이길 것 같은가?”

마이클의 말에 박임로는 아직까지 서로 노려보고 있는 김창훈과 검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본래라면 무조건 검성. 저 아이의 손을 들어주었을 텐데, 이렇게 김창훈 저 아이가 성장했으니 이제는 모르겠군.”

“그렇게 말하는 것치고는 말에 힘이 없군.”

그 말에 박임로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가?”

“자네는 누가 이길지 이미 예상이 되는 모양이군.”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

“검성인가?”

“아니.”

그 말에 마이클 킴이 살짝 놀라며 말했다.

“의외로군. 정말인가?”

“검성. 그 아이도 정말로 굉장한 아이지.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아. 저 아이는 분명 재능이 없어. 하지만 저 아이가 가지고 있는 무공이 문제야. 그 무공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본 그 어떤 스킬들보다 강력하지. 그 무공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다는 것과 장기전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1 대 1 단기전에서는 아마 저 아이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야.”

“놀랍군.”

“자네도 보면 이해가 될 걸세. 이제 움직이는군.”

가만히 있는 검성을 향해서 먼저 움직인 것은 김창훈이었다. 천마뇌절각을 사용하여 순식간에 검성의 앞에 다가간 김창훈이 발을 휘두르자 검성은 자신의 검을 휘두르며 그 발을 막았다.

폭음과 함께 무인도의 일부가 완전히 박살 났지만, 이것은 시작 신호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는 듯이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서 미친 듯이 공격을 시작했다.

‘역시 불리하다.’

천마기로 전신을 강화하고 어떻게든 대처를 하고 있으나 검성의 공격은 날카롭고 빠르고 강했다. 모든 부분에서 김창훈이 밀렸다.

‘이게 S등급 헌터.’

말 그대로 차원이 달랐다.

“후배! 이게 전력은 아니겠지!”

검성의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당연한 말씀을!”

그리고 이번에는 천마파천장을 사용하는 김창훈. 그런 김창훈을 보며 검성도 공격을 피하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다시 한번 거대한 폭음과 함께 두 사람이 서 있던 장소가 파괴된다.

“위력 하나는 진짜 끝내주는군. 최대한 그 공격을 흘리고 있는데도 손이 다 저릿할 정도야.”

“가진 것은 힘밖에 없어서요.”

“그것도 좋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힘들어. 네 단점에 대해서는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김창훈의 단점. 그건 전 세계에 모든 이들이 알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바로 너무 강력한 공격을 하다 보니 그 전투를 오래 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대로 계속 시간만 끌어도 내 승리다. 그걸로 만족할 생각은 아니겠지? 후배.”

“물론입니다. 그러니 제 내공이 다 떨어지기 전에 승부를 봐드리죠.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선배님. 이걸 생명체에 사용하는 것은 저도 처음이니까요.”

김창훈의 몸에서 검은색의 불꽃이 피어오른다. 그것을 본 검성은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검에 ‘검강’을 만들었다.

“죽지 마세요.”

그리고 김창훈의 손짓에 따라 검은색의 불꽃이 파도가 되어서 검성을 덮치고 나아가 무인도와 바다를 가르고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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