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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19)화 (19/169)

19화 실적을 쌓아라(1)

프리 포지션으로 확정을 받은 이후로, 다시 호흡을 맞추고 있을 때 B등급 던전 공략 1팀이 가야 할 던전이 배정되자 그 던전 공략에 대한 사전 준비가 시작되었다.

사전 준비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최대한 던전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다. 환경은 어떻고 날씨는 어떻고, 배경은 어떠하며 나타나는 몬스터들의 종류는 어떠하고 혹시 위험한 동식물은 없는지.

이 모든 것들을 체크해 나아가는 것이었다. 김창훈으로서는 회귀한 이후로 두 번째로 가는 던전이었지만 그래도 처음 던전으로 가는 것처럼 두근거렸다.

그렇기에 김창훈은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최대한 던전에 대한 정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좋은 점이 있다면 과거와 다르게 지금은 회사에서 거의 모든 정보를 구해서 가져다준다는 것이었다.

회사 안에 있는 정보팀이 김창훈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가져다주니 스스로 정보를 조사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김창훈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공부를 소홀하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 가는 다른 팀원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더욱 철저하게 공부를 하였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다.’

말이 좋아서 프리 포지션이지. 사실 팀 입장에서는 커다란 짐 덩어리를 달고 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김창훈이 강하다고 하지만 그 힘은 조절이 안 되어서 아군마저도 다치게 할 수 있다.

그런 주제에 제대로 된 경력도 경험도 없다. 그러니 팀원들이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 B등급 던전 공략 1팀 입장에서는 아주 머리가 아픈 짐 덩이 그 자체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들은 김창훈을 한 명의 팀원으로 받아들였고 그를 도와주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전투 방식을 일시적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이창수가 말하기는 하지만 김창훈으로서는 고마울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더욱 열심히 이번 던전 공략에 참여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던전의 공략 날이 되자 공략해야 할 던전의 포탈 앞에 B등급 던전 공략 1팀 전원이 모여서 마지막 점검을 해 나아갔다.

“모두 장비하고 소모품, 그리고 응급소품들 확인해라.”

팀장인 이창수의 말에 팀원들은 익숙하게 장비와 소모품. 그리고 응급소품들의 개수들을 확인하였고 김창훈은 자신이 이번에 새롭게 받은 장비들을 확인했다.

요청했던 가죽이 아닌 천으로 만든 과거 조선시대의 양반들이나 입을 법한 헐렁거리는 무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무복을 입은 김창훈을 보며 이창수가 말했다.

“그게 이번에 받은 장비야?”

“예.”

“멋있기는 한데. 좋아?”

“예. 이렇게 보여도 검기도 그냥 막아내는 천이라고 합니다.”

“휘유~ 돈 많이 썼겠는데.”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팔랑거리는 천으로 된 옷. 하지만 어지간한 갑옷들보다 그 방어력이 더 뛰어난 옷이었다. 그리고 이 옷에 걸린 단 하나의 능력은 스킬의 위력을 크게 증가시켜 주는 것.

딱 김창훈이 원하던 장비 그 자체였다. 신발은 가죽으로 만든 신발이었고 손에 끼고 있는 장갑도 가죽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 두 장비들 또한 스킬의 위력을 증가시켜 주는 능력 하나밖에 없는, 튼튼한 장비들이었다.

“그래도 폼은 나겠네. 나중에 그 천마군림보라고 했던가? 그거 사용하면서 뒷짐 지고 걸을 때 주변의 몬스터들이 알아서 압사되면 크으. 간지 작살이네.”

이한이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감탄하는 모습을 보며 김창훈은 피식 웃었다. 그도 조금 생각을 해봤지만 확실히 멋지다는 생각은 들었다. 남자의 가슴을 불태우는 작은 로망 같은 모습이었다.

“헛소리 그만하고 점검이나 제대로 해. 저번에 해독제 하나 빠트려서 고생한 거 잊지 않았겠지?”

왕이연의 말에 이한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예예.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혹시 몰라서 다 여유분을 준비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마지막 점검까지 끝낸 후 이창수가 팀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모두 준비가 끝난 것 같으니, 출발한다.”

그 말과 함께 일행은 전원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던전 안은 사전에 얻은 정보 그대로 사막이었다.

“모두 자료 봤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곳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은 모두 스콜피온류다. 쉽게 말하면 전갈들이지. 함정을 파고 기다리다가 급습하는 것을 즐기는 놈들이다. 그러니 조심해야 한다.”

이창수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사전에 연습한 그대로 간다. 김창훈, 네가 앞장선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김창훈이 앞장서서 나아갔다. 동시에 천마군림보를 발동시킨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모래가 움푹 파인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연속해서 2번 더 천마군림보를 사용하자 3중첩된 천마군림보가 김창훈 주변의 모든 것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 상태로 천천히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김창훈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이창수는 천마군림보의 압박감이 사라지게 되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여기까지가 영향력의 범위로군. 거리는?”

그 말에 이한이 말했다.

“대략 150m 정도 되네.”

“머네. 이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하자. 들었지? 창훈아.”

- 예, 들었습니다.

귀에 끼고 있는 통신기로 바로 의견을 주고받은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천마군림보의 범위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 거리를 잘 생각해야 한다. 만약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이 초식을 사용한다면 너를 중심으로 얼마나 거리를 벌려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주어야 하니까. 네가 직접 사람들과 거리를 벌리는 것이 가장 좋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 예, 팀장님.

“그러면 계속 이 거리를 유지하면서 나아갈 테니까, 움직이자. 몬스터들이 나타나면 적당히 대응해. 아차 하면 바로 우리가 나서서.”

말을 하려던 찰나 김창훈의 오른쪽에서 모래가 하늘로 갑자기 솟구쳤다. 숨어 있던 스콜피온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퍽!

나타났던 스콜피온의 껍질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그 몸이 그대로 짓눌린 상태로 모래에 흩어진다. 그 모습을 본 이창수는 살짝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도와줄 테니까.”

-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통신을 잠깐 끊은 이창수가 말했다.

“진짜 개사기네.”

“어쩌겠어. 저게 저 아이의 스킬이고 무공인데. 그보다 저 시체 회수할 수 있겠어? 완전 짓눌린 것 같은데? 크기를 보면 자이언트 스콜피온이었네.”

“일단 가서 보면 알겠지. 챙길 수 있는 것만 챙기자. 나머지는 버릴 수밖에 없지. 어떻게 하겠어.”

“오케이.”

그 후 팀원들은 김창훈이 지나간 길을 뒤따라서 걸어갔다. 종종 김창훈을 덮치기 위해서 나타나는 몬스터들이 있었지만 그 몬스터들은 모두 김창훈의 천마군림보 속에서 짓눌리며 죽어야 했다.

그중 그나마 시체가 멀쩡하게 남은 몬스터들의 시체는 미리 가져 온 아공간 가방에 넣었고 도저히 상태가 안 좋은 몬스터들은 중요한 부위만 따로 챙기며 이동하였다.

“엄청 편하네.”

이한이 이창수를 보며 말하자 이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러네. 필드가 매우 까다로운 곳인데, 이렇게 편하게 걷게 될 줄이야.”

앞서 나가는 김창훈이 주변의 모든 몬스터들로부터 시선을 끌어주고 있었고 모두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니 뒤따라가는 B등급 던전 공략 1팀으로서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종종 김창훈과 통신을 주고받으며 다친 곳은 없는지, 혹 이상한 것을 발견했는지 목은 마르지 않는지 물어보는 것이 전부였다.

“완전 짐꾼이 된 기분인데요?”

왕이연의 말에 이창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도 그래. 어찌 되었든 나쁜 것은 아니잖아? 이렇게 안정적으로 던전을 클리어해서 돈을 받을 수 있다면 손해 볼 것이 없지. 그리고 우리가 또 언제 저 녀석이랑 같이 던전에 가겠냐? 오늘 딱 보니까 확신이 되더라. 저 녀석은 분명 S등급 헌터가 될 거야.”

“그러면 나중에 자랑이나 해야겠네. 저 녀석을 가르친 사람이 나라고.”

이한의 말에 팀원들은 모두 웃으며 각자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모두 긴장하며 주위를 살폈다.

“이한.”

“우리 주위에 있는 몬스터는 없어. 내 탐지 범위에 잡히지 않아.”

반경 100m 안에 있는 몬스터라면 땅 속에 있어도 하늘 위에 있어도 반드시 감지할 수 있는 이한. 그가 없다고 하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지진은 자신을 노린 것이 아니었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샌드 웜!”

사막에서 살고 있는 거대한 애벌레. 하지만 그 실체는 사막의 모든 것을 집어 삼키며 먹고 다니는 무시무시한 포식자였다.

“김창훈! 샌드 웜이다! 던전의 보스가 샌드 웜이야! 다리 밑을 조심해라!!”

이창수의 외침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무언가 밑에서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것을 느낀 김창훈이 천마기를 다리에 집중하여 그대로 옆으로 뛰어 오르자 김창훈이 있던 자리에 거대한 무언가가 솟구쳤다.

거대한 입을 가지고 거대한 몸을 가진 사막의 절대적인 포식자. 샌드 웜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그 샌드 웜조차 천마군림보의 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솟구쳤던 몸이 사막에 빠르게 떨어지며 샌드 웜은 타격을 입었는지 꿈틀거리며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야! 김창훈! 1초식 풀어! 지금 바로 합류한다!”

이창수의 외침에 김창훈은 담담히 말했다.

- 아닙니다. 저 혼자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창훈은 주먹을 쥐었다. 자신을 향해서 입을 벌리며 빠르게 다가오는 샌드 웜을 향해서 김창훈이 주먹을 뻗는다.

‘천마붕산권.’

산을 무너트리는 천마의 일 권이 펼쳐지고 북 터지는 소리와 함께 샌드 웜의 몸이 폭발하며 그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그 장면을 멍하게 보고 있는 B등급 던전 공략 1팀원들. 그리고 잠시 뒤 샌드 웜이 있던 자리에 검은색의 포탈이 나타나자 던전이 클리어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창훈은 그때 천마군림보를 해제하였고 통신기를 통해서 말하였다.

- 이거 신기록 달성인 것 같은데요.

그 말에 이창수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던전에 들어와서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알기 위해서 시간을 0시로 맞추었는데 지금 그의 손목시계는 아직 1시간을 넘지 못했다.

“진짜. 직접 보니 어처구니가 없네.”

단 일격에 A등급 몬스터를 죽인다는 것. 영상에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진짜 S등급 찍겠네.”

왕이연의 말에 다른 이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검은색 포탈로 향했다. B등급 던전 클리어 시간 54분 32초. 전 세계 최고 신기록 갱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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