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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17)화 (17/169)

17화 B등급 던전 공략 1팀(4)

천마기 능력치 80에 도달하며 천마신공의 위력은 더욱 강해졌다. 그렇기에 그의 졸업 시험에서 보여 주었던 때 보다 천마파천장의 위력은 더욱 강했다.

그럼에도 인형은 부서지지 않았다. 강한 충격을 받아서 크게 흔들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부서지지 않았다. 그 자체 하나만으로 김창훈은 놀란 눈으로 인형을 바라보았다.

- 와우! 정말로 굉장합니다! 이 정도면 지금까지 측정한 기록들 중 최고 수치에요! A등급 헌터들이 한 전력 공격의 위력도 뛰어넘는 수치에요! 우리 대한 그룹에 속한 모든 헌터들 중에서도 최고입니다!

이시한의 들뜬 목소리에 김창훈은 이제 불쾌하다는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신의 공격을 버틴 인형을 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은 것이었다.

- 하하. 조금 기분이 나빠지신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습니다. S등급 헌터의 공격에도 버티도록 만들어진 인형이거든요.

“그렇단 말이죠.”

김창훈은 눈앞의 인형을 보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분명 S등급 헌터의 공격에도 버틸 수 있다고 했으니 제가 이걸 파괴한다면 S등급 헌터와 동수 혹은 그 이상이라는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렇죠?”

- 단순한 공격의 위력만 놓고 보자면 그렇죠. 물론 저도 S등급 헌터의 진정한 위력은 모릅니다. 우리 회사에 S등급 헌터가 없다 보니 자세한 기록을 뽑아 낼 수 없었거든요.

“그렇군요. 그러면 제가 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김창훈의 몸에서 검은색의 불꽃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것도 버티나 해 보죠. 천마멸염공!”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천마신공의 다섯 번째 초식인 천마멸염공. 김창훈의 몸에서 뿜어진 검은색의 불꽃이 김창훈의 손짓에 따라서 그의 앞으로 퍼지자 모든 것들이 불꽃에 휩싸였다.

- 무슨 이런 위력이!!!!

이시한의 감탄하는 목소리에 김창훈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잠시 후 검은색의 불꽃이 사라지자 보이는 것은 분명 일부 녹아내렸지만 아직도 멀쩡하게 서 있는 인형의 모습이었다.

- 엄청납니다! 그 전에 사용하였던 그 공격에 비해 지금 보여준 공격의 위력의 수치만 놓고 보자면 족히 2배 이상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부서지지 않네요.”

-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니까요! 이 정도의 위력이라면 당장 S등급 헌터라도 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왜 당신이 B등급 헌터인 겁니까!

이시한의 목소리를 뒤로하며 인형을 바라보는 김창훈은 이제 살짝 짜증이 났다.

‘그래, 누가 이기나 해 보자. 이번에도 버티면 내가 인정한다.’

남아 있던 천마기를 모두 끌어 올린다. 그러자 김창훈의 몸 주위에 검은색의 연기 같은 천마기들이 뿜어지며 김창훈의 몸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마지막입니다.”

천마신공 6초식. 천마대멸겁. 그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초식이었다. 모든 천마기를 끌어 올리고 그 천마기를 집중하여 손을 뻗는다.

그러자 일순간 방안이 어둠에 잠식되었다. 소리도, 빛도 없었다. 잠깐의 암전 끝에, 김창훈의 눈에 보이는 것은 푸른 하늘이었다.

- 이게 무슨…….

인형은 물론 방을 이루고 있던 벽이 사라졌다. 말 그대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천마기를 모두 사용하지는 했지만 푸른 하늘을 보자 이제야 속이 뻥 뚫린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실험 잘 했습니다. 정말로 제 앞에 아무것도 없어서 다행이네요. 만약 여기가 도심지였으면 엄청난 일이 벌어졌을 겁니다. 여기 위치 잘 잡았네요.”

- 아니 그게 아니라. 이게 도대체.

“그러면 테스트.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그만 쉬어야겠네요. 문 좀 열어 주세요.”

- 네.

이시한의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김창훈은 문을 나섰다. 곧이어 멍하니 자신을 보는 팀원들을 볼 수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작은 TV에 방 안의 모습이 나타나 있었다.

즉 이들은 자신이 방금 인형을 지우고 나아가 방의 벽도 완벽하게 지워 버린 일격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되었다. 이에 김창훈이 웃으며 말했다.

“테스트 끝났는데 이제 뭘 더 해야 하나요? 선배님들. 솔직히 지금은 좀 지쳤는데 말이죠.”

그 말에 정신을 차린 이창수가 말했다.

“아. 그러면 오늘은 이것으로 종료야. 그, 따라와라. 서울로 돌아가는 워프 게이트가 있는 곳을 알려 줄 테니까. 이 연구소로 오는 워프 게이트는 일방통행으로 사용하는 것이라서 다시 서울에 있는 본사로 돌아가려면 다른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야 하거든.”

“예.”

그렇게 회사에 첫 출근한 김창훈의 파란만장한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 * *

“이게 가능한 거야?”

“결과는 가능하다고 나왔습니다, 회장님.”

“음.”

대한 그룹의 회장. 그는 지금 자신의 비서가 가져 온 보고서를 보며 고심에 잠겼다.

“그 인형은 우리가 정말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거야. S등급 헌터는 없더라도 S등급 헌터를 상대해서 이길 수 있는 마법이나 무기들을 실험하기 위해서 만든 거지.”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회사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나다는 헌터들도 그걸 파괴하지 못했어. 흠집도 내기 힘들어 했지. 그런데 바로 오늘 회사에 입사한 막 20살 된 B등급 헌터가 그 인형을 가루도 남기지 않고 지워 버리고 더 나아가서 우리 연구소의 실험실을 파괴하고 나아가 그 너머에 있던 안전장치용으로 만든 10m 두께의 콘크리트 벽까지 완전히 지워 버렸다고?”

“결과로만 보면……. 그렇습니다.”

“미치겠군. 우리가 사람을 데려 온 것이 아니라 괴물이라도 데려 온 건가?”

“괴물도 약한 표현이라고 하더군요. 하여튼 하나 확실한 것은 회장님. 우리 대박입니다.”

“이것 참. 너무 어이가 없으니 기뻐하기도 힘들군.”

“좋은 소식이니 그냥 기뻐하셔도 됩니다.”

“그래. 기뻐해야지. 우리가 한 배팅이 틀리지 않았다는 거니까.”

“이시한 소장의 말로는 당장 S등급 헌터라고 해도 믿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단지 한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문제? 어떤?”

“일회성입니다. 물론 공격의 위력을 생각하면 일회성이 아닌 점이 더 이상하지만, 물어본 바에 의하면 처음 사용했던 그 장법은 자신이 최대 10번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고 그 이후에 사용했던 검은색 불꽃을 만드는 스킬이나 마지막에 사용한 스킬은 아마 하루에 각각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내공 소모가 어마어마한가 보군.”

“그렇습니다.”

“그래도 A등급 미노타우르스를 한 번에 죽인 이 공격을 하루에 10번이나 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이야기야. 내공이 정말로 많이 늘기는 늘었나 보군.”

“그런 영약들을 다 먹었는데 안 늘어나면 오히려 우리가 곤란하지요.”

“그건 그래. 어찌되었든 돈값도 영약값도 확실하게 한다 이거로군. 이창수 팀장은 뭐라고 해?”

“함께 던전을 가는 것은 힘들다고 합니다.”

“왜?”

“너무 강합니다.”

“응?”

“김창훈 헌터가 트롤이나 오우거를 압사시킨 그 스킬을 사용하면 자신들도 겨우 옆에 있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 스킬은 최대 3중첩이 가능한 스킬이라고 하는데, 자신들은 한 번만 사용한 상태에서 버티는 것이 전부라고 합니다. 2중첩만 되어도 주위에 서 있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창수 팀장의 의견입니다.”

“즉, 스킬의 위력이 너무 강해서 팀으로서 함께하기 힘들다 이건가?”

“예.”

“아무래도 이번 계약은 정말로 대박인 것 같군.”

“그렇습니다, 회장님.”

“좋은 이야기야. 하지만 단순히 강하기만 한 것은 곤란해. 그 힘을 제대로 컨트롤 할 줄 알아야지. 이창수 팀장에게 힘 조절에 대한 부분을 좀 더 강조해서 알려 주라고 해. 그리고 실적만 쌓으면 바로 A등급 헌터로 승급 시험 보는 것으로 하고 A등급 던전을 가는 팀에 넣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김창훈 헌터가 자신에게 주어진 돈으로 강한 독성을 가진 독약을 구한다고 합니다.”

“독약?”

“예. 듣기로는 독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한 헌터의 독공도 쉽게 해소하였다고 하니, 확실히 그쪽에서도 어느 정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신청받은 장비도 방어력과 스킬 위력만 올려 주는 것으로 부탁받았습니다. 최대한 스킬 위력을 올려 주는 장비들 위주로 맞추어 달라고 하더군요.”

“해 달라는 대로 해 줘. 그리고 독약이라. 독공이라도 익힐 생각인가?”

“그건 저희도 모르죠.”

“그것도 일단 최대한 협조해 주도록 해. 그리고 영약이 더 필요할 것 같은데. 미리미리 수배해 두도록. B등급 던전은 김창훈 헌터에게는 산책 나가는 거나 다름없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어. 그러니 몬스터들의 시체도 쓸어 담을 수 있을 거야. 그 부산물들에 대한 계산 확실히 하자고.”

“예.”

“계약 기간이 길지 않아. 그러니까 그것도 염두에 두고. 최대한 맞춰 주도록 해. 이제 S등급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헌터 기업이라는 간판도 버릴 때가 되었잖아?”

“물론이죠.”

“무슨 수를 써서라도 S등급 헌터로 키우고 재계약하게 만든다. 그걸 염두에 두고 움직이도록 해.”

“예. 회장님.”

그렇게 대한 그룹 회장이 김창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 애정도 더 강해졌다. 당장 S등급 헌터만큼의 공격력을 가진 존재.

여기서 더 큰다면 S등급 헌터도 공격이란 면에서는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S등급 헌터가 없어서 실패했던 모든 입찰 경쟁도, 그 동안 무시받았던 과거도 이제 끝낼 때가 왔다.’

어떻게든 김창훈을 키워내 반드시 평생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그는 김창훈이 어서 성장하기만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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