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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6)화 (6/169)

6화 영약과 여름 수련(2)

김창훈은 자신의 앞에 마주 앉은 이 학교의 교장인 박임로에게 천마신공의 2초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니까, 1초식은 애초에 공격형 초식이 아니라 그냥상대를 억압하기 위한 용도이고 2초식부터가 진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초식인데. 1초식의 위력을 생각하면 2초식은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로군.”

“예, 그렇습니다, 교장 선생님.”

박임로는 아까보다 더 재미있다는 눈으로 김창훈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그럴 수 있겠어. 김창훈 학생이 지금보다 더 약할 때에도 개인 수련방은 김창훈 학생의 스킬을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지. 그런데 그보다 더 강한 스킬을 사용한다고 한다면 확실히 이번에도 마찬가지인 결과가 나타나겠군.”

“인형이 파괴되는 것을 넘어 개인 수련방의 벽을 파괴하고도 만약에 그 힘이 남아 더 뻗어 나간다면 애꿎은 학생들이 다칠 수도 있으니,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나라면 걱정이 없다는 거군.”

“예. 교장 선생님은 S등급 헌터시니까요.”

헌터들 중에서도 최고 등급인 S등급 헌터. 대한민국 내에서도 다섯 명도 안 되며 전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초인’의 영역에 들어간 존재다.

그런 사람이라면 전력을 다한 천마파천장이라고 해도 충분히 별 다른 부상 없이 버틸 수 있을 거라고 김창훈은 생각한 것이다.

“확실히 그렇겠지. 그 1초식이란 것도 무시무시했는데 그런 걸 고작 제압용으로 사용하는 무공의 제대로 된 공격용 초식이라면. 일반 교사들에게 사용하기에는 위험한 부분이 있어.”

그 말에 옆에 있던 교사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내가 해야겠지. 우리 학교의 모토는 배우고자 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가르친다는 것이니까.”

“감사합니다, 교장 선생님.”

김창훈이 인사를 하며 말하자 박임로는 웃으며 말했다.

“나 또한 이 학교의 선생으로서 당연한 일을 하는 거지. 김창훈 학생도 알겠지만 헌터는 스스로 성장해 나아가며 스스로 모든 일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직업이야. 언제 어디서 몬스터나 헌터를 노리는 범죄자들이 나타날지 모르는 일이니까.”

“그렇죠.”

그가 죽은 이유도 그것이다. 갑자기 도심 한가운데에 나타난 드래곤 한 마리. 그 드래곤 때문에 김창훈이 죽었으니 그는 박임로의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16살 아이들이 뭘 안다고 그런 어린아이들에게 그런 자유를 주느냐고 욕을 듣기도 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야.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성숙한데. 16살이면 이미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은 알아. 하물며 이 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헌터가 되겠다고 자기 장래도 결정했어. 그러면 이 아이들이 해야 할 것은 그 목표를 위해서 달리는 거지. 우리는 그걸 도와주는 거고. 달리려고 하는 의지도 없는 사람들을 가르치기에는 우리의 시간과 자원은 무한하지 않네.”

냉정한 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이 학교는 매년 200명의 신입생을 받으며 낙제 제도를 통해서 실력이 부족하거나 다른 부분에서 부족함을 발견하면 가차 없이 쳐낸다.

그렇게 4년 동안 고르고 고른 학생들만 졸업을 시키고 그 학생들은 한 명의 헌터로서 분명한 자기 몫을 다하도록 만든다.

그것이 바로 이 학교의 설립 목적이며 김창훈의 눈앞에 있는 교장이자 S등급 헌터인 이 노인의 목적이다. 실제로 이 학교에서 졸업한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최소 C등급 이상의 헌터가 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40대의 나이에 겨우 D등급의 헌터가 된 김창훈의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였으며, 사람들은 그를 보고 대한 헌터 학교의 유일한 오점이라고 하였다.

그만큼 이 학교는 헌터 양성에 있어서만큼은 대한민국 내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었고 그만큼의 성과를 내는 곳이었다.

‘날 제외하고는.’

그 사실이 새삼 뼈아프게 다가오고 있었지만 이제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 모든 것은 ‘과거’가 되었고 현재는 중간시험 1등을 하고 교장 선생이 직접 봐주겠다고 말한 이 학교의 전도유망한 유망주였으니 말이다.

“그러니 나는 자네 같은 학생들을 좋아해. 자신이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이들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자세. 그것이야말로 헌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가장 올바르다고 할 수 있는 자세야. 그 생각을 부디 끝까지 잊지 말게나. 그러면 자네는 아주 훌륭한 헌터가 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박임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대련장으로 가지. 자네의 그 스킬. 내가 직접 받아주겠네. 그걸로 자네의 스킬의 장점과 단점을 함께 알아 보세나.”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임로의 뒤를 따라 갔고 교사도 이들의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3명이 온 대련장의 중심에서 김창훈과 박임로가 서로 마주 보았다.

“공격하게. 망설이지 말고 전력을 다해도 된다네.”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가겠습니다.”

김창훈은 그렇게 말하고 박임로를 향해서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몸에 힘을 뺀 상태에서 그저 최대한 빠르게 손을 뻗었다.

천마파천장은 그 자체로도 매우 강력하다. 그렇기에 천마파천장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위력이 아니라 속도다. 상대를 맞추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마치 권투에서 잽을 날리는 것과 같이 가볍게 손을 뻗는다. 하지만 그 손에 뭉쳐 있는 천마기. 그리고 그 천마기로 인해서 발현된 천마신공 2초식 천마파천장의 힘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 힘을 느낀 박임로는 곧바로 자신의 모든 전력을 다해서 김창훈의 공격에 대한 방어를 시작했고 박임로의 방어와 김창훈의 천마파천장이 충돌하는 그 순간.

거대한 폭음과 함께 대련장이 완전히 주저앉아 버렸고, 대련장 밖에 있던 교사는 그 힘의 여파에 마나까지 사용하며 억지로 자리를 지켰다.

대련장이 있었던 곳. 그 중심에는 피어오르는 먼지연기 속에서 뒤로 크게 밀려난 김창훈이 간신히 서 있었으며.

“허허. 이것 참.”

박임로의 경우는 아까까지만 해도 없던 장갑이 그의 손에 껴져 있는 상태였다.

“대단하다는 말도 부족해. 이건 전율스럽군.”

그 말에 김창훈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강한 반탄력을 받아서 뒤로 크게 밀려났지만 그래도 내상은 없었다.

‘힘 조절이 능숙하다. 역시 S등급은 다르다 이건가.’

전력을 다한 천마파천장이었다. 자신이 가진 모든 천마기를 소모해서 한 공격. 그런데도 박임로는 멀쩡하였다.

‘괜히 A등급과 S등급 헌터가 고작 한 등급 차이지만 괜히 그 한 등급 차이는 평생을 노력해도 뛰어넘기 힘들다고 하는 것이 아니구나.’

딱 한 등급 차이지만, 완전히 차원이 달랐다.

“내가 설마 이걸 꺼내게 될 줄은 몰랐네. 그만큼 자네가 한 그 공격은 매우 강력했어. 나도 이걸 꺼낼 만큼 말이야.”

박임로가 자신의 손에 낀 장갑을 보며 말하자 김창훈이 말했다.

“그것이 교장 선생님의 주무기군요.”

“그렇지.”

배틀 메이지 혹은 전투 마법사라고도 불리는 이들로서 단순히 마법만 쓰는 것이 아닌 근접전까지 완벽하게 대비하며 싸우는 이들.

일부는 마검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크게 보면 마검사 또한 결국 배틀 메이지의 일종이다. 단지 이들은 무기로 검을 사용할 뿐이다. 그리고 박임로는 주먹을 사용하는 배틀 메이지였다.

그리고 지금 그가 낀 저 장갑이 그가 사용하는 ‘무기’다.

마법사들에게 무기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마법의 위력을 더 강하게 해 주는 하나의 도구라는 것을 감안하면 박임로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온전하게 천마파천장을 막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아마 이게 없었다면 나도 내상을 입었을 거야. 자네도 그렇고. 마법사들에게 무기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자네도 알고 있겠지?”

“예. 마법의 위력을 강하게도 해 주지만 더욱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게 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쉽게 말해서 효율을 올려 주는 거야. 그러니 내가 무기를 소환하여 착용한 거지. 자네의 그 공격은 이걸 착용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서로 상처 없이 막아낼 자신이 없었거든.”

그렇게 말하며 박임로는 웃으며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굉장하다는 말도 아까워. 전율스러운 위력이었네. 비록 한 번밖에 사용하지 못하겠지만 점차 성장하면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겠지.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한 번으로도 충분하네. 자네는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 준 것이니까.”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리고 당분간은 대련장을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으니, 좀 더 개인 수련에 매진하는 것을 추천하네.”

“그럴 생각입니다.”

김창훈은 방금 천마파천장을 사용하며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그가 사용한 천마파천장은 모든 장비를 착용한 과거의 자신보다 조금 약하다는 것을.

이것은 바꿔 말하면 장비만 어느 정도 갖추어진다면, 지금의 자신이 사용한 천마파천장이 과거 죽기 전의 자신이 사용한 천마파천장보다 강하다는 이야기였다.

‘과거의 나를 이렇게 빨리 따라잡을 줄이야.’

물론 이미 한 번 지나갔던 길이며, 이번에는 천마의 도움으로 특별한 특성을 받았고 영약도 먹었다. 거기다가 그때와 다르게 천마신공을 익히는 데 있던 시행착오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고작 약 4개월 만에 여기까지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만 했다면 회귀 전에도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부분이 아쉬웠지만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한 김창훈은 다시 한번 박임로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대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닐세. 다음에 또 필요하면 부르게나. 자네는 특별히 내가 직접 대련 상대가 되어 줄 테니까.”

“감사합니다.”

오늘은 참 얻은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하는 김창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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