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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4)화 (4/169)

4화 중간시험 1등을 향해서!

대한 헌터 학교의 중간시험은 총 2번 치러진다. 첫 시험은 이론 시험. 대한 헌터 학교의 기본 교육 과정에 있는 수업들을 이수하면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들이 나오는 시험이다.

그렇기에 수업을 듣지 않았던 학생들은 당연히 대부분이 낙제점이 나온다. 물론 이미 그 수업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상관없는 이야기다.

그 다음은 실전시험. 이 시험은 직접 교사들과 하는 대련이다. 죽이거나 완전히 몸을 상하게 하는 것만 하지 않을 뿐, 그 이외에는 실전과 같이 대련을 하기 때문에 이 실전시험에서 다치는 학생들도 많았다.

‘아니, 몸이 멀쩡한 사람이 없었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진짜 실전을 통해서 구르고 구른 B등급 헌터들과의 대련이다. 학생들이 이기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리 봐준다고 해도 너무 수준 차이가 극명했다.

“다음 김창훈!”

“예!”

이론 시험에 대해서는 시험 보기 일주일 전에 시험 범위를 한 번 보고 잊어버린 부분만 다시 공부한 김창훈이다.

그가 20년간 헌터 생활을 하면서 절대로 쉬지 않은 것이 바로 공부와 수련이다. 무력이 약한 헌터가 살아남고 싶다면 정보와 지식이라도 많아야 했으니 김창훈은 20년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를 계속해 나아갔다.

그렇기에 이론 시험은 간단하게 통과했다. 오히려 만점이 나오지 않을 수준으로 말이다.

“먼저 김창훈 학생은 이번 대련 중에 그 스킬의 사용을 일부 제재합니다.”

“예?”

“자신이 직접 그 힘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그건 함께 싸우는 동료들에게도 민폐가 되는 겁니다. 특히 김창훈 학생과 같이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스킬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그 말에 김창훈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무엇보다 헌터는 국민들을 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만약 도심 한복판에 몬스터가 나타나고 그 몬스터를 막기 위해서 김창훈 학생이 그 스킬을 도심 한복판에서 사용한다면 몬스터에게 당한 것보다 김창훈 헌터에 크게 상처를 입을 국민들이 많아질 겁니다. 그래서야 헌터라고 부를 수 없죠.”

틀린 말이 하나도 없는 정확한 교사의 지적. 그 지적에 김창훈은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회귀하기 전, 천마군림보의 힘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서 벌어진 여러 가지 일들.

동료들에게 피해를 준 적도 있으며 교사가 말한 그대로 일반 민간인에게 피해를 준 적도 있다. 그것을 알고 김창훈 스스로도 이 힘을 어떻게든 제어하려고 해 봤다.

하지만 제어가 불가능했다. 그나마 하는 제어라면 3중첩이 가능한 천마군림보를 몇 번 중첩시키느냐가 전부였다.

“억울하다면 그 힘을 제어하면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헌터가 되어서도 민간인에게 큰 상해를 끼쳐서 범죄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대련을 시작하도록 하죠. 참고로 말하자면, 스킬의 사용을 제재 당했다고 해서 추가 점수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헌터가 할 행동이니까요.”

“예.”

“그러면 대련을 시작하도록 하죠.”

교사의 말에 김창훈은 바로 천마군림보를 사용했다. 그러자 이 대련을 구경하기 위해서 온 학생들은 모두 자신들의 몸을 짓누르는 무형의 기를 느끼며 각자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버티기 시작했다.

‘2중첩은 안 되겠군.’

그나마 김창훈의 스킬에 대해서 알고 미리미리 버틸 자신이 없던 학생들은 이곳에 오지 않았기에 천마군림보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피를 토하거나 하는 학생들은 없었다.

‘천마기의 능력치가 올라가며 더 위력이 강해졌는데도 의외로 잘 버티네.’

천마군림보의 본래의 목적은 무형의 힘으로 적을 압박하여 행동을 둔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즉, 공격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격은 어떻게 하는가? 본래라면 여기서 천마신공의 2초식을 사용해야 하지만 아직 2초식을 익히지 못했다. 그렇다면 과거의 김창훈은 여기서 어떻게 싸웠을까?

“갑니다!”

땅을 박차며 김창훈이 교사에게 돌진하며 주먹을 뻗었다. 그 주먹에는 검은색의 ‘천마기’가 둘려져 있었고 그것을 본 교사는 자신의 주무기인 날이 세워지지 않은 칼을 들어서 김창훈의 주먹을 막아냈다.

그러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교사의 몸이 뒤로 살짝 밀려났다.

“흡!”

그리고 그런 교사를 향해서 이어지는 김창훈의 앞차기. 이번에도 발에 검은색의 천마기가 둘러져 있었고 교사는 그 공격을 피하며 역으로 자신의 검으로 김창훈의 몸을 찌르려고 했다.

그 검을 천마기가 둘러진 다른 주먹으로 강하게 치며 막아낸 김창훈은 전력을 다한 공격을 이어갔다. 그가 천마군림보를 사용한 후에 전투하는 방법이 이것이었다.

천마기를 이용한 전투! 무기도 다룰 줄 아는 김창훈은 각 상황에 맞춰서 최대한 무기를 바꾸어서 사용했으나 2초식을 습득한 이후로는 줄곧 자신의 손과 발만 사용하며 싸워왔다.

그렇게 약 8년을 싸우다 보니 지금 가장 익숙한 것은 죽기 직전까지 사용하던 이 격투술이었다.

“담겨 있는 힘이 좋지만 느립니다!”

교사의 몸이 순식간에 움직이며 김창훈의 옆을 점유하자 감창훈이 미처 몸을 움직이기 전에 교사의 검이 휘둘러졌다.

김창훈이 입고 있는 학교에서 준 체육복의 일부가 찢어지며 옆구리에서 피가 새어 나온다. 깊숙하게 베인 것이 아닌 그냥 피부만 살짝 베인 상처지만 아픈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거냐?’

사람은 아프면 반드시 행동에 드러나게 되어 있다. 특히 이렇게 근접에서 격렬하게 움직이는 중이라면 그 상처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심지어 처음 깊은 상처를 입으면 고통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기에 교사들은 그 부분을 알아보기 위해서 일부러 실전시험에서 학생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흡!”

짧게 숨을 들이마신 김창훈은 곧바로 자신의 주먹을 크게 휘둘렀다. 옆구리의 상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모습과 태도에 살짝 고개를 끄덕인 교사는 김창훈과 조금 거리를 벌리기 위해서 뒤로 물러났다.

허공을 김창훈의 주먹이 가르고 그때 생긴 빈틈을 노린 교사가 김창훈의 어깨를 향해 검을 찌르려고 할 때.

김창훈은 미소 지었다. 그 미소를 본 교사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기에 바로 자신의 움직임을 멈추려고 했으나 그보다 김창훈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주먹을 크게 휘두르며 돌아간 몸을 이용해 아예 몸을 돌리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교사를 향해서 돌려차기를 한 것이었다.

그것을 본 교사는 곧바로 몸에서 마나를 방출시켜 몸을 옆으로 날리며 김창훈의 돌려차기를 피하였다. 그 후 다시 돌진하여 검을 찔렀다.

그러나 이번에도 김창훈은 최대한 몸을 비틀어서 어깨를 완벽하게 찔리는 것은 피했으나 오른쪽 어깨에 살짝 상처가 생겼다.

그 상처를 본 김창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뒤로 살짝 물러났다. 뒤로 물러난 김창훈을 보며 교사가 말했다.

“그만할 겁니까? 김창훈 학생.”

그 말에 김창훈은 자신의 남은 천마기를 가늠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것도 통하지 않으면 그만하겠습니다.”

“그 스킬을 더 강하게 사용하는 것은 금지입니다.”

“알겠습니다.”

천마군림보의 2중첩이 금지 당했으나 상관없었다. 지금 하려고 하는 것은 천마군림보와 상관없으니까. 김창훈은 남은 천마기를 모두 소모하며 지금까지와 다른 매우 빠른 속도로 교사에게 돌진하였다.

이에 교사도 살짝 놀랐으나 곧 침착하게 검기를 만들며 김창훈의 최후의 공격에 대비하였다. 그리고 그 검기를 보며 김창훈은 전력을 다해서 손을 내밀었다.

‘장법이라. 나쁘지 않지만, 그건 제대로 사용했을 때의 이야기. 차라리 주먹이나 발차기가 더 효과가 좋았을 거다. 이 부분은 감점 요소로군.’

속으로 김창훈의 대한 평가를 내린 교사가 검기에 휩싸인 검을 김창훈의 손바닥을 향해서 찔렀다. 손바닥에 상처를 내서 함부로 이런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알려 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교사의 생각과 달랐다. 검기에 휩싸인 교사의 검과 천마기에 휩싸인 김창훈의 손바닥이 충돌하자 폭음과 함께 충돌한 곳을 중심으로 그 힘의 여파가 사방으로 퍼지며 놀랍게도 교사가 뒤로 네 발자국이나 밀려난 것이었다.

힘에서 밀렸다는 생각에 교사가 당황하며 김창훈을 보자 김창훈은 혀를 차며 말했다.

“여기까지입니다.”

“음… 수고하였습니다. 김창훈 학생.”

그 말에 김창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련장을 내려가자 주위에 있던 학생들이 비키며 길을 만들어 주었고 그 길을 통해서 김창훈은 자신의 기숙사로 향했다.

‘검은 부숴 버릴 생각이었는데.’

천마기를 가득 담아서 하는 공격. 비록 어리숙하지만 천마신공의 2초식을 흉내 낸 공격이었다. 과거에도 쏠쏠하게 써먹었던 공격이었는데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천마기 양이 부족해서 그래. 역시 아직 천마군림보를 유지하며 싸우는 것은 무리인가.”

양만 충분하면 세상아 파괴하지 못하는 것은 없는 것이 천마기며, 그 천마기를 바탕으로 사용하는 것이 천마신공이다.

단 한 번이지만 전력을 다한다면 A등급 헌터도 피떡으로 만들 수 있었던 힘이다. 그런데 고작 B등급 교사가 든 평범한 철검조차 파괴하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후우. 천천히 가자. 천천히. 24년의 시간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중이잖아, 나.”

11월 말에 있을 기말시험. 그때는 반드시 교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더욱 수련시간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김창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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