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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567화 (1,566/1,826)

§ 나는 될놈이다 1567화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기계공학 스킬이 크게….]

[굶주린 혼돈의 전사들에게 커다란 타격을 입힙니다!]

[치명타가….]

[…….]

[…….]

강철의 유성.

태현이 기계공학 스킬을 올리면서 얻었던 강력한 보상 중 하나였다.

<강철의 유성>

기계공학자의 손짓 한 번에 저 먼 하늘에서 날아와 지역을 날려버리는 강력한 폭탄입니다.

(수량 제한:1)

말이 폭탄이지 이 정도면 거의 대마법사들이 모여서 시전하는 메테오와 비슷하다고 봐야 했다.

그만큼 만드는 것도 오래 걸렸고,재료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갔다.

왕국을 갖고 있는 태현도 만만찮을 정도로.

하지만 태현은 결국 완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

폭탄에 미친 기계공학 대장장이들의 도움 덕분이었다.

태현은 이 폭탄을 골짜기 뒤편에 고이고이 모셔놓고 언젠가 쓸 때를 대비하고 있었고….

그 날이 오늘 이렇게 찾아온 것이다.

‘아깝지만 지금은 써야 할 때다. 괜히 저 자식한테 플레이어들 죽고 파티 날아가면 분위기 이상해져.’

태현도 상황이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다.

지금이야 골짜기 플레이어들의 뜻이 하나로 모여 있지만 여기서 막히면 언제 배신자가 나오고 이탈자가 나올지 모르는 것이다.

화끈한 기세를 보여줘야 한다!

[지진이 일어납니다!]

[화염으로 인해 주변이 녹아내립니다!]

[용암이 솟구칩니다!]

[주변이 다시 한번 흔들리고 지진이 일어납니다!]

“으… 으어어!”

“으아아아악!”

“…<아키서스의 신성 영역>!”

근데 화끈한 기세를 보여주는 건 좋았지만 너무 세게 보여준 것 같았다.

태현은 다급하게 신성 영역 스킬까지 깔았다.

아키서스의 축복만으로 커버가 안 될 수준!

간신히 흔들리는 상황에서 균형을 잡은 플레이어들은 뒤늦게 충격에 빠졌다.

“정, 정말 잡은 거야!? 그냥 한 방에?!”

“말하는 대사도 안 듣고…?!”

“레벨이 대체 몇이나… 허억!!”

방금까지 싸우고 있던 플레이어들은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니, 정말 그 보스 몬스터가 한 방에 잡힌 거라고!?

아무리 선빵필승이라는 말이 있다지만 이건 너무 황당하지 않은가.

“잡았습니까!?”

뒤에서 급하게 달려온 파티들이 궁금함 가득한 얼굴로 외쳤다.

뒤에 있는 바람에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 주변이 갑자기 ‘쾅’하고 터져나가더니 뒤집어 엎어진 건 본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잡았어.”

“오. 어떻게 잡았습니까? 무슨 스킬로 잡았죠?”

“되게 빨리 잡았네요?”

“…그러게 말이다…!”

* * *

-…….

-…….

골짜기 근처의 생방송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단체로 입을 쩍 벌렸다.

‘와, 이런 걸 보다니 앞으로 뭘 봐도 안 놀라겠구나’하는 생각만 오늘 몇 번씩 한 것 같았다.

처음에 골짜기 플레이어들한테 폭탄 목걸이 채우고 등 뒤에 총을 겨눠서 앞으로 전진시킨 것만 해도 충분히 놀라웠는데, 그걸로 또 굶주린 혼돈의 전사들과 팽팽하게 싸우질 않나, 그리고 마지막에는 보스 몬스터를 향해….

-지금 대체 뭘 본 거임??

-방금 말 다 하기도 전에 잡지 않았냐?

-김태현이 원래 피도 눈물도 없어서 상대가 하는 말 끝까지 안 들어주잖아. 남이 변신할 때 때릴 놈임.

-아, 아니, 저 보스 몬스터 저렇게 잡을 수가 있는 거야? 그보다 대체 무슨 스킬이야? 메테오인가?

-메테오가 현재 플레이어들이 시전할 수 있는 마법이긴 해?

-폭탄 같은데….

-폭탄이 저걸로 어떻게 되냐고!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기는!

-맞아. 폭탄은 던지고 설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저건 그냥 하늘 위에서 내려왔잖아. 마법이겠지.

-김태현이 마법을 주로 안 쓰긴 하지만 아예 못 쓰는 건 또 아니잖아.

-이제까지 왜 안 썼대?

-쓸 필요가 없었나 봐.

-야. 이렇게 되면 굶주린 혼돈 의외로 또 막히는 거 아니냐?

-어억. 나 굶주린 혼돈 쪽에 가입했는데….

-이런 스파이 놈! 죽어라!

-어떻게 할까 간 보고 있었는데 그냥 굶주린 혼돈 쪽에 가입하지 말아야겠다.

-다른 길드들은 뭐하고 있는 거지? 골짜기 쪽 수습한 거 보면 다른 곳도 수습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러게. 생각보다 할 만할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태현이 노린 대로 생각해 주고 있었다.

굶주린 혼돈 이벤트가 의외로 도전할 만한 난이도일지도 모른다!

‘다른 길드나 랭커 놈들도 좀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태현은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첩자 때문에 방송 공개는 못 하더라도, 유명 길드나 랭커들이 활약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들은 한 차례 더 흔들릴 가능성이 높았다.

태현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여럿이 같이 하는 게 당연히 더 효과적일 수밖에 없었다.

<판온 리그, 생각치도 못한 월드 퀘스트로 인해 연기되나?>

<판온 최대 이벤트… 게임단들 ‘당혹’…>

“!”

게시판에 올라온 뉴스들을 보고 태현은 뒤늦게 깨달았다.

생각해 보니 지금 굶주린 혼돈이 대륙 곳곳을 점령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막고 있는 거라면….

‘투기장으로도 못 가나??’

리그를 열려면 투기장이 필요했다.

그것도 아무 투기장이나 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골짜기에 있는 아키서스 투기장 같은 곳에서 경기를 열 수는 없지 않은가.

정해진 투기장으로 선수들이 이동해서 싸우는 형식이었는데 굶주린 혼돈 때문에 이게 막혀버린 것이다.

“리그 연기되나 본데?”

“뭐!? 진짜!?”

케인은 소파에 앉아 있다가 벌떡 튀어 올랐다.

판온 내 이벤트가 현실에 영향을 끼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진짜 연기되는 겁니까?”

“글쎄… 다른 방법을 떠올리면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말하는 거 보니 제때 해결 안 되면 연기될 것 같은데.”

게임단 담당자들은 지금쯤 아마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판온 월드컵으로 어마어마한 흥행을 뽑아놨으니, 그 기세를 타고 이번 해 후반은 판온 리그로 멋지게 장식하자고 벼르고 있었을 텐데….

갑자기 판온 내에서 대형 이벤트가 터져서 리그가 연기되다니.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판온 쪽에서 도와주지 않을까요?”

“판온 쪽 발표 보니까 개입 안 한다던데. 애초에 이런 거 감안하고 열린 리그였으니까….”

선수들이 로그아웃되거나 투기장에 입장 못 할 가능성도 낮지만 있었던 리그였다.

…이런 식으로 아예 출입이 봉쇄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지만.

‘게임단 운영이 이런 식으로 변수가 생길 줄은 몰랐는데.’

태현은 팔짱을 끼고 생각에 빠졌다.

단순한 선수의 위치가 아닌 만큼 게임단의 운영도 생각을 해놔야 했다.

다행스러운 건 팀 KL이 압도적으로 자금이 넉넉한 게임단이라는 것.

아마 지금 판온 1부 리그 게임단 중 가장 압도적으로 넉넉할 것이다.

그만큼 소규모였으니까!

프런트도 없고 시설도 따로 없고 직원들도 없으니 돈이 나갈 구석 자체가 별로 없었다.

‘이번에 받은 광고가 3개였고. 리그 쪽 참가해서 나오는 수입은 그럼 일시 중단인가? 그러면 대충….’

태현이 계산을 하는 사이 다른 선수들은 자기들끼리 떠들었다.

“케인. 너 지금 노드란체 섬이지? 거긴 어떠냐?”

“바다가 완전히 봉쇄되긴 했는데 섬에는 적이 안 올라오더라고.”

“오… 다행인데. 넌 어떻게 할 거냐?”

“후후. 걱정 마라. 당연히 다 대책을 세워뒀지. 창고에 넣어 놨던 씨앗을 사용해서 농사를 지을 거다. 농사량을 늘리고 낚시까지 한다면 완전히 교역이 봉쇄되었어도 꽤 쾌적하게 지낼 수 있겠지.”

케인은 제법 그럴 듯한 영주처럼 말했다.

노드란체 섬을 통치한 지 나름 오래된 만큼 통치에도 경험이 붙은 것이다.

“…뭔 소리 하는 거야? 어떻게 뚫고 나올 거냐고.”

“지금 설마 그 섬에서 박히셔서 이벤트 끝날 때까지 계시려는 건 아니라 믿습니다??”

물론 최상윤과 정수혁은 그걸 물은 게 아니었다.

둘은 황당하다는 듯이 케인을 쳐다보았다.

지금 한시라도 빨리 뚫고 나와서 한곳에 모인 다음 이벤트에 대응할 생각을 해야지, 섬에 틀어박혀서 어떻게 버틸지 고민을 하고 있었어!?

그 시선을 깨달은 케인은 급히 변명했다.

“잠, 잠깐! 물론 나도 빠져나갈 방법은 고민하고 있었지!”

“오… 뭔데?”

“뭡니까?”

케인은 머리를 굴렸다.

딱히 아무것도 생각을 안 해놓긴 했지만, 그렇다고 정말 생각 안 해놨다고 하면 욕먹을 것 같고….

‘생각해 내라…! 날아서 대륙으로 간다? 아니야. 날아도 잡혀. 헤엄치는 건 더 위험하고. 섬에 있는 플레이어들을 제물로 바치고 그사이에 도망치는 건….’

<뉴욕 라이온즈, 리그 연기 공식 발표… ‘이번 판온 이벤트에 집중하겠다’>

<연기된 판온 리그, 퀘스트 방송으로 전환되나?>

<1부 리그의 다섯 게임단이 공식으로 발표를…>

“!?”

여럿 고민하는 사이 새로운 발표가 올라왔다.

사실, 이번 사건의 심각함을 생각해 봤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판온 리그가 한두 명이 참가한 일이 아니지 않은가.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리그 방송 대신 퀘스트를 한다고?”

“리그 경기 방송을 틀 수 없으니 대신 퀘스트 영상을 집중적으로 중계한다는 거겠지. 아예 중지했다가는 피해가 어마어마할 테니까.”

대형 게임단들도, 리그에 투자한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이번 사태는 악몽에 가까웠다.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

이번 이벤트가 판온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이벤트인 만큼, 그 퀘스트 중계는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랭커들 퀘스트는 생중계 잘 안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랭커들은 자기들 퀘스트를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켜는 순간 온갖 방해와 견제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그런데 지금 같이 굶주린 혼돈 퀘스트에서 그런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도 상상이 안 가는군.’

“그런데도 하는 겁니까?!”

“게임단 쪽에서 선수들을 설득한 것 아닌가 싶은데.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선수들이 방해받고 싶지 않아 하더라도 현실의 상황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다.

다른 게임단들은 퀘스트 진행 상황 바로 알려주면서 방송하는데 자기들만 혼자 빠지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최상윤은 신중한 표정으로 물었다.

“태현아. 우리도 이거 할 거냐?”

“해야 하지 않나?”

“아닙니다.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선배님은 적이 많지 않습니까.”

긍정파인 케인과 달리 정수혁은 부정파였다.

안 그래도 월드컵 우승을 달성한 덕분에 다른 게임단의 견제란 견제는 다 받고 있을 태현이었다.

같이 퀘스트 방송을 진행한다면 어떤 견제가 들어올지 몰랐다.

단순히 굶주린 혼돈으로 갈아탄 플레이어들뿐만 아니라 선수들까지 상대해야 할 수도 있다!

태현은 눈을 감고 고민했다.

그러다가 입을 열었다.

“하자.”

“!!”

최상윤은 솔직히 놀랐다. 태현이 안 할 줄 알았던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면 모를까, 게임단을 이끄는 이상 할 수 있는 건 해야겠지. 좀 더 불리해진다 하더라도.”

“정… 정말 괜찮나?”

정작 찬성해 놓은 케인이 갑자기 걱정이 되는지 주저했다.

태현의 적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기회에 진짜 터지는 거 아니야?

“어차피 이번 퀘스트는 혼자 할 생각 없었어. 당장에도 골짜기에 있던 플레이어들 도움을 받았고… 계속해서 같이 깨게 되겠지. 그러면 어차피 숨기려고 해도 새어 나갈 수밖에 없을 거야.”

“과연… 거기까지 생각한 건가.”

최상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길드원들끼리 움직이는 게 아니라 태현처럼 일반 플레이어들을 다수 이끌고 다니면 노출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될 거라면 이득을 보고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어떤 식으로 방송할지는 내가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결정할 문제고,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뭐지?”

“골짜기로 와. 굶주린 혼돈의 부하들이 사방에 있으니 조심해서 와야 할 거야.”

태현의 말에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하겠지만 충분히 자신이 있었다.

이 정도쯤은 할 수 있어야 팀 KL 선수 아니겠는가!

“…….”

그러는 사이 케인은 혼자 새파랗게 얼굴이 질렸다.

‘바다 어떻게 건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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