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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341화 (1,340/1,826)

§ 나는 될놈이다 1341화

“내가 왜 너희 동ㄹ….”

-동료를 도와라!

-공격!

태양 도적단의 등장에 암살단들은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외쳤다.

-천박하고 더러운 놈들답게 도적들과 함께하는구나!

‘지들은 암살자면서….’

태현은 살짝 억울해졌다.

누가 누굴 욕하는 거야?

물론 나름 귀족 출신인 왕국 지하 암살단 입장에서, 태양 도적단은 근본 없는 도적 무리일 뿐이었다.

-죽여!

-이 쓰레기들이!

[난투가 벌어집니다!]

[던전 전체에 <피의 광기>가 펼쳐집니다! 던전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모든 사람들의 방어력이….]

‘화끈한데….’

이곳저곳에서 칼이 날아들고 스킬이 번쩍이는 아수라장!

아까보다는 몇 배나 더 혼란스러운 난장판이었다.

[<왕국 암살자의 낙인>에 걸립니다!]

[회피율이 내려갑니다!]

[<왕국 암살자의 낙인>에 걸립니다!]

[회피율이 내려갑니다!]

‘조심 좀 해야겠군.’

암살단이 쓴 저주 스킬들 중에는 100%로 들어오는 스킬들도 있었다.

태현은 슬슬 빠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암살단의 수준이 꽤나 높았던 것이다.

‘레벨과 별개로 성가셔.’

여기 있는 암살단원들을 이끄는 상급단원의 레벨이 300에서 400 정도.

가장 높은 보스 몬스터가 300에서 400 정도면 판온에서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니었다.

물론 태현 기준의 이야기긴 했지만 어쨌든….

하지만 레벨과 별개로 성가신 적들은 따로 있는 법.

갖고 있는 직업이나 스킬에 따라 레벨이 낮아도 얼마든지 성가셔질 수 있었다.

아다만티움 갑옷을 입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오는 100% 명중의 저주!

이런 스킬들을 갖고 있는 놈들은 언제나 귀찮고 성가신 상대였다.

‘굳이 이런 좁은 곳에서 섞여서 싸울 이유가 없지.’

태현은 언제나 자신이 준비한 곳에서 자기가 주도하는 싸움을 선호했다.

이런 난장판은 빠지면 그만!

-도망쳐라! 우리가 널 지켜주겠다!

-크악! 빨리! 빠져나가라!

“….”

빠져나가려던 태현은 태양 도적단 NPC들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주변 플레이어들의 시선이 일제히 태현한테 쏠린 것이다.

원래라면 혼란을 틈타 그냥 훌쩍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태양 도적단 놈들이 괜한 소리를 해가지고…!

“설, 설마 우리를 두고 도망가려는 건 아니지??”

“안 돼!”

“양심 있으면 절대 그러지 마라!”

방금까지 길 막고 통행세 걷으려던 놈들이 뻔뻔하게 태현의 발목을 붙잡고 가지 말라고 징징댔다.

양심이 없나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약탈자 플레이어들은 원래 양심이 없긴 했다.

“떠나면 진짜 사람도 아니다!”

“그래. 사람 아닌 걸로 하지 뭐.”

“아니야! 아니야! 가지 마! 우리가 잘못했어!”

“우리를 떠나지 마! 같이 싸워줘!”

“엉엉엉엉!”

약탈자 플레이어들은 눈물로 호소하며 태현을 가지 못하게 붙잡았다.

그들도 지금 눈치가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저 정체 모르는 무시무시한 랭커가 이탈하고 나면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쯧. 알겠다. 거기 붉은 모자 쓴 놈, 녹색 가죽 입은 놈, 창 들고 있는 너는 앞으로 나가고. 활 들고 있는 너희 둘은 뒤로. 그리고 지팡이 들고 있는 너 자꾸 MP 아끼면서 눈치 보면 죽여 버린다. 스킬 빨리 써.”

“아, 아니. 쿨타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까는 쿨타임 3초던데 지금은 무슨 12초로 늘어났냐? 개소리 하지 말고 써라. 한 번만 더 군소리하면 죽여 버린다.”

양심 없이 자기 MP만 아끼던 마법사 플레이어는 얼굴을 붉혔다.

다른 약탈자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저런 치사한 놈! 같은 파티로서 그럴 수 있단 말이냐!”

“너는 인간도 아니다!”

“시끄럽다. 아까 맞기 싫어서 뒤로 빠지던 놈.”

“….”

화살이 돌려지자 다시 다른 약탈자들이 야유를….

“머리 굴리거나 수작 부리는 놈 있으면 바로 뒤에서 공격 날아간다. 개수작 부리지 말고 싸워! 이상하게 싸우지 않으면 붙을 만한 상대다.”

[최고급 전술 스킬을 갖고 있습니다!]

[악명이 매우 높습니다.]

[무질서하고 악명 높은 모험가들을 지휘하는 데에 보너스를 받습니다!]

[추가 버프가….]

[….]

태양 도적단이 나타나서 어그로를 끌고 있는 데다가 여기 플레이어들 숫자도 제법 많아서 힘 합치면 싸울 만했다.

약탈자 플레이어들이 힘을 제대로 안 합쳐서 문제!

하지만 태현이 뒤에서 채찍질을 해대자 나름 파티 플레이라는 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야!! 너 왜 뒤로 빠져!”

“HP 10% 밑이라서 회복하려고 빠진다! 포션 좀 먹자!”

“구라치지 마 이 자식아! 아까 체력 확인 스킬 써보니까 너 47%였어!”

“적한테 스킬을 안 쓰고 나한테 써?!”

‘저것들 같은 파티였다는 게 신기하군.’

…물론 그래도 여전히 서로 물어뜯긴 했지만, 임시 약탈자 파티는 어떻게든 암살단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퍼퍼퍼퍼퍽!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치명타가….]

그리고 가장 활약하는 건 역시 태현이었다.

-화염의 폭발!

<혼돈과 악마와 불의 검>에 담겨 있는 스킬을 폭발시키자 주변을 화염이 뒤덮으며 암살단을 물어뜯었다.

-사디크의 화염 창, 사디크의 화염 창, 사디크의 화염 창!

그 위로 사디크의 화염 마법을 추가로 쓰자 더욱더 불꽃의 힘이 올라갔다.

약탈자 플레이어들이 기겁해서 뒤로 도망칠 정도!

‘저 미친놈 우리까지 같이 죽이려고 저러는 거 아니야!?’

‘저런 미친놈이 대체 어디서…!’

재칼은 암살단원 한 명을 연달아 두들겨 패서 쓰러뜨린 다음 시선을 돌렸다.

태현이 거의 적 한가운데 사이에 들어가서 날뛰고 있었다.

“어이! 너무 위험하잖아!”

재칼은 허겁지겁 도우러 달려 들어갔다.

아무리 회피에 자신 있는 딜러여도 그렇지 저렇게 포위되면 눈 깜빡하는 사이에 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태현은 묵묵하게 하나씩 죽이면서 빠져나왔다.

사디크의 화염 마법을 써서 암살자들을 물러나게 만든 다음, 그렇게 만들어 진 공간 사이에서 검을 휘둘러 치명타를 폭발!

태현은 주변에 화염이 펼쳐져 있어도 데미지를 안 받을 방법이 있어서 이런 식으로 싸우는 거였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광기 넘치는 방식이었다.

같이 타죽자는 것처럼 보인다!

* * *

“저긴가 본데?”

루돌프 길드원들은 던전에서 일어난 소란을 듣고 발걸음을 옮겼다.

근데 생각보다 소리가 좀 많이 큰데?

“…!!!!”

도착한 길드원들은 깜짝 놀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좀 많이 달랐던 것이다.

“대, 대장. 이거 뭡니까?”

그냥 파티 하나가 아니라, 파티 대여섯개 정도 되는 인원들이 한 곳에 모여서 싸우고 있었다.

상대는 처음 보는 NPC 단체였는데, 암살자 계열 직업인지 살벌하게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플레이어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태양 도적단도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놈들과 싸우고 있었고….

“와, 저런 길드가 있었습니까? 처음 보는 길드인데?”

루돌프 길드원들은 약탈자 플레이어들을 길드로 착각했다.

서로 나름 진형 갖추고 협력해서 싸우고 있던 것이다.

길드 아니면 이 주변에서 저런 파티 플레이는 찾아볼 수가 없다!

“저런 길드 못 봤는데? 뭐지?”

“앗. 저기 재칼 놈입니다.”

“…!”

재칼을 발견한 길드원들은 더더욱 놀랐다.

재칼이라면 더더욱 저런 길드와 상관이 없을 텐데?

하지만 그런 의문과 별개로, 저 처음 보는 파티는 정말 잘 싸웠다.

멀리서 보고 있는 길드원들은 파티의 대화가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아, 니가 앞으로 가라고 XXX야!

-뒤에 이르기 전에 제대로 싸워!

-제대로 싸우고 있거든! 야! 이 자식 스킬 아끼고 있다! 이 자식 스킬 아끼고 있어!

-안, 안 아꼈어!!

…같은 서로 물어뜯는 대화와 별개로 겉으로 보기에는 꽤나 그럴듯한 플레이!

암살자 NPC들이 사납게 사방에서 달려들며 공격을 퍼부어도 어찌어찌 버텨내며 반격을 해냈다.

-후퇴해라! 크으윽!

-두고 보자. 네놈들을 절대 내버려 두지 않겠다!

결국 암살단이 먼저 후퇴를 결심했다. 대부분이 전멸한 이상 더 이상 싸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루돌프 길드의 방송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안달이 나서 재촉했다.

-어디 던전이죠?

-처음 보는 놈들인데 뭐하는 놈들임??

-좀 더 접근해봐! 안 보이잖아!

-빨리 접근해! 다 놓치겠다!

-언제 싸움???

물론 시청자들이 재촉한다고 해서 길드원들이 달려가진 않았다.

상대 숫자가 너무….

많았던 것!

지금 시비 붙었다가는 자칫하다가는 전멸할 수도 있었다.

“모두 조용히 해. 아직 저쪽이 우리 발견 못 했다.”

클로스는 길드원들에게 단단히 명령했다.

하지만 그들은 방송을 보고 있던 사람들을 잊고 있었다.

시청자들은 재빨리 다른 약탈자 플레이어들의 개인 방송으로 넘어가 고발을 시작했다.

-저기 다른 길드 숨어 있음!!

-빨리 가서 붙잡아! 스파이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건 하나밖에 없었다.

더 커다란 난장판!

“대장님!! 저기 길드 놈들이 숨어 있답니다!”

“대장님! 루돌프 놈들이랍니다! 아주 사악하고 못된 놈들입니다! 아작을 내버리시죠!!”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약탈자 플레이어들은 태현에게 살갑게 굴었다.

언제 봤다고 대장?

“루돌프 길드는 꽤 강한 길드라고. 조심하는 게 좋겠어.”

재칼의 말에 다른 약탈자들이 사납게 비판했다.

“네가 뭘 안다고!”

“케인이랑 같은 길드 출신이면 다냐? 분위기 잡지 마라!”

“야. 근데 저분도 케인이랑 같은 길드 출신이래.”

“헉. 그래?”

루돌프 길드는 매우 어색하고 불편한 자세로 걸어 나왔다.

언제 공격받을지 모르는 어색한 상황!

“저놈들이 따라온 게 분명합니다. 대장! 밟아버립시다!”

“놈들을 로그아웃시키고 아이템을 뺏자!”

약탈자들은 흥분해서 태현에게 외쳤다.

그 모습에 루돌프 길드원들은 더더욱 긴장했다.

저놈이 이 약탈자들의 우두머리인가 보다!

-보통이 아닌 놈입니다. 저 많은 인원을 저렇게 데리고 다니다니!

-길드도 아닌 거 같은데 그러면 파티 모집으로 저놈들을 데리고 다닌다는 거 아닙니까?

약탈자 플레이어들만큼 말 잘 안 듣는 놈들도 없었다.

조별과제에서 날로 먹는 사람들만 모아 놓은 수준!

그런 놈들을 저렇게 많이, 파티를 맺고 데리고 다니다니….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범상치 않았다.

‘일단 숙여야 한다.’

“우, 우리는 쫓아온 게 아니다. 그냥 던전에 들어왔을 뿐.”

“쫓아온 거다!! 루돌프 길드 같은 곳이 이런 던전에 왜 왔겠어!”

“맞아! 대장님. 속지 마십시오! 제게 명령만 내리시면 저 놈의 모가지를 뎅겅 따오겠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따오겠습니다!”

약탈자 플레이어들은 신이 났다.

등 뒤에 든든한 빽이 있으니 평소에 없던 자신감도 생겨난 것이다.

이번 기회에 못마땅했던 루돌프 길드도 패고, 걔네 장비도 좀 뺏자!

“흠. 확실히 잘나가는 길드라면 굳이 이런 던전에 파티까지 짜서 오지 않을 텐데.”

태현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쫓아온 건가?

“아니! 그건 사정이 있어서….”

“그 사정이란 건 바로 대장님을 비열하게 기습하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당장 죽여야 합니다!”

“죽여야 합니다! 죽여야 합니다!”

[카르바노그가 이것들 너무 시끄럽다고 투덜댑니다.]

“진짜 퀘스트 때문에 왔다고!”

-멍청한 놈! 그걸 말하면 어떡하냐!

클로스는 길드원을 구박했다.

아무리 겁을 먹어도 그렇지 퀘스트 정보를 발설하다니!

“오. 무슨 퀘스트지?”

“그, 그건….”

-빨리 말하지 못하겠나! 이분께서 기다리시지 않나!

태양 도적단 NPC들이 성질을 내며 무기를 붕붕 휘둘렀다.

나름 마을에서 친밀도 올려서 친해진 NPC들이 저쪽 편만 들어주자 루돌프 길드원들은 억울해서 죽을 것 같았다.

저런 나쁜 새끼들…!

‘다시는 훔쳐 온 물건 안 팔 거다.’

‘기껏 일퀘 다 깨줬더니 이따위로 뒤통수를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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