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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310화 (1,309/1,826)

§ 나는 될놈이다 1310화

-크… 크어억… 이데르고 교단 이놈들…!

1왕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쓰러졌다.

이데르고 교단같이 하찮은 놈들에게 당하다니!

[왕국의 반역자, 1왕자가 영원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그가 일으킨 반란은 이것으로 끝났지만, 그를 따르는 부하들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복수를 주의하셔야 할 겁니다!]

[에랑스 왕국의 치안이 크게 오릅니다!]

[에랑스 왕국의 민심이 크게…]

[……]

[……]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굶주린 혼돈이 당신에게 분노합니다!]

[신성 스탯이 오릅니다!]

[다른 교단 사이에서 당신의 명성이 퍼집니다!]

[에랑스 왕국의 국왕이 당신의 활약을 높게 살 것입니다. 돌아가서 보고하십시오!]

대부분의 데미지는 움바카가 주고, 태현은 막타를 친 것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레벨업 두 번을 할 정도의 경험치가 들어왔다.

그만큼 1왕자의 레벨과 신분이 대단했던 것!

[아이템을 얻었습니다.]

[아이템을 얻었습니다.]

[아이템을…]

[……]

원래라면 아이템 확인은 나중에 안전할 때 하는 태현이었지만, 이번에는 이야기가 달랐다.

아이템 확인이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에랑스 왕국 1왕자의 목을 얻었습니다!]

[아키서스 교단을 멸문시킨 피의 원수를 갚았습니다!]

[가레티아를 찾아가 아키서스 교단 성기사단장의 고대 신전을 같이 방문하십시오.]

‘됐다!’

다행히 1왕자의 목을 얻는 데에 성공했다.

혹시나 싶어서 걱정했는데 확실하게 손에 넣은 것이다.

이제 이 섬을 탈출해서 돌아가기만 하면 됐다.

[에랑스 왕국 1왕자의 목을 얻었습니다!]

“?”

[?]

태현과 카르바노그는 당황했다.

뭐지?

[에랑스 왕국 1왕자의 목을 얻었습니다!]

‘아니 이런 미친…!’

태현은 경악했다.

치킨 한 마리 시켰는데 목이 3개 든 것도 아니고 무슨 목이 3개 나와!!

하도 행운이 높아 아이템 획득에 보너스를 받으니 이런 기현상이 일어났다.

[카르바노그가 많아서 나쁠 거 없지 않냐고 합니다.]

‘아니. 기분이 나쁜데.’

솔직히 가방에 왕자 목 3개 있는 건 매우 소름 끼쳤다.

케인도 아니고 왜 목이 3개가 있어?

-크어어어어어어!

움바카는 매우 분노했다.

밖에서 온 침입자가 자신의 먹이를 훔쳐간 것이다.

요리에 자존심이 강한 움바카 입장에서는 용서할 수 없는 짓!

고오오오-

“?!”

태현은 깜짝 놀랐다. 움바카가 고개를 젖히더니 입 위에서 거대한 마력의 구체를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저건 마치….

‘드래곤 브레스!?’

드래곤 전문가답게 태현은 징조를 빠르게 깨달았다.

저건 브레스다!

“모두 후퇴 준비해! 빠져나간다!”

“!”

뒤에서 공격을 날리고 있던 플레이어들은 멈칫했다.

후퇴하라고?

…물론 대찬성이지!

방금 가만히 있다가 1왕자 잡은 덕분에 또 공짜로 경험치를 받은 플레이어들이었다.

후퇴한다고 해서 아무런 불만도 없었다.

아니, 태현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자기들이 먼저 도망쳤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여기 있는 몬스터들 레벨이 살벌했던 것이다.

“크윽! 싸워서 다 잡고 싶었는데 물러나야 한다니! 분하다!”

“하지만 김태현이 뒤로 물러서라고 하니 어쩔 수가 없군!”

그래도 자존심이 있어서 플레이어들은 매우 내키지 않은 시늉을 했다.

할러스는 그 모습에 물었다.

“김태현한테 싸우게 해달라고 할까? 김태현이라면 싸울 수 있을 것 같….”

“빨리 튀어!”

“뒤로 물러서자!!”

“…???”

-역병 폭발! 끊임없는 맹독의 샘! 이데르고의 지독한 저주!

태현은 가장 뒤에서 닥치는 대로 마법을 사용했다.

아키서스의 화신 상태였다면 차라리 저런 스킬을 막기 더 쉬웠을지도 몰랐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이데르고의 화신 스킬이라도 써야 한다!

‘하여간 이데르고 놈 별로 도움이 안 되는군!’

[카르바노그도 동의합니다!]

“역병 기사, 앞으로! 네가 막아줘야 한다!”

-크르르륵!

역병 기사는 움바카에게 붙어 맹렬하게 공격을 날리기 시작했다.

녹슬고 독이 묻은 검을 휘두르자 거기서 역병의 기운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와 움바카를 공격했다.

-크어!

역병 기사의 공격이 움바카를 짜증 나게 만들었는지, 움바카는 브레스를 준비하던 걸 멈추고 역병 기사를 후려쳤다.

콰드드드득!

[역병 기사가 일격에 치명상을 입습니다!]

움바카의 공격력은 무시무시했다. 그 강하던 역병 기사가 일격에 찌그러졌다.

하지만 이데르고 교단의 권능도 만만치 않았다.

[역병 연못이 소모됩니다!]

[역병 연못의 힘으로 역병 기사가 부활합니다!]

주변에 있던 역병의 힘으로 빠르게 부활하는 역병 기사!

역병 기사는 싸움을 진흙탕으로 몰고 가고 있었다.

태현 일행이 도망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쿠어어!

움바카는 짜증 섞인 표정으로 역병 기사를 몰아붙였다.

팽팽한 것처럼 보였지만 명백히 움바카가 유리했다. 역병 기사는 제대로 된 데미지 자체를 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도중 움바카는 결국 태현 일행이 도망치고 있는 걸 발견했다.

-쿠어어어어어어어!

움바카는 눈에 불꽃을 튀기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들켰다!”

“김태현! 어떡하지!?”

플레이어들은 다급하게 외쳤다.

지금 움바카가 달려오면 두셋은 죽을 것 같았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 방법이 필요하다!

‘아. 이데르고 놈 이럴 때는 정말 도움 안 되네!’

아무리 강한 마법을 쏴봤자 움바카는 그냥 무시하고 달려들 가능성이 컸다.

그 정도로 방어력이 단단했던 것이다.

놈의 시선을 어떻게든 돌리려면….

“…미친 짓 같지만…!”

태현은 아이템을 꺼냈다. 폭탄이 아닌, <에랑스 왕국 1왕자의 목>이었다.

3개나 있으니 두 개는 필요 없다!

휙, 휙-

태현은 하나는 왼쪽으로, 하나는 오른쪽으로 던졌다.

[카르바노그가 지금 대체 뭐하는 짓거리냐고 황당해합…]

-쿠어?

움바카는 혼란에 빠졌다.

분명 침입자 놈이 뺏어간 목이 두 배로 되어서 돌아왔다?

“…통했다!! 튀어!!!”

가장 뒤에 있던 태현이 외치자 남은 플레이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 나갔다.

할러스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물었다.

“대체 어떻게…?!”

“…말하자면 좀 길어지니 나중에 설명해 줄게.”

태현 일행은 미친 듯이 내달렸다.

그러는 사이 기사들은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시선을 돌렸다.

뒤에서 그 소란이 일어나는데 아무리 집중해서 싸우고 있는 기사들이라 하더라도 못 볼 리가 없었다.

그들은 경악해서 외쳤다.

-왕… 왕자님!!!

그들이 싸우는 사이 어느새 머리와 몸통이 분리되어버린 1왕자!

“몬스터 놈들이 한 짓이다!”

태현은 살짝 양심에 찔려서 외쳤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악명이 너무 높습니다!]

[사이가 최악…]

[설득에 실패합니다!]

-이데르고 교단 놈들!!!!! 죽여 버리겠다! 너희 더러운 족속의 하나하나 끝까지 찾아서 죽여 버리고야 말겠다!

-듣고 있냐!! 이데르고 교단!!! 기사로서의 명예를 걸고 맹세하겠다! 너희를 죽이기 위해 살아갈 거란 말이다!!

[에랑스 왕국 기사들이 영원한 맹세를 다짐합니다!]

[피맺힌 원한으로 인해, 저들은 이데르고 교단이 멸망하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기사들은 분노와 증오가 절절 끓어오르는 목소리로 외쳤다.

이제까지와의 원한과는 차원이 다른 원한이었다.

이데르고 교단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바치리라!

-쿠어어어!

-개자식들! 절대 도망치지 못하게 해주겠다!

기사들은 모든 걸 내팽개치고 태현 일행을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황금고릴라들은 그런 기사들을 쫓아 내달리기 시작했다.

서로 쫓고 쫓기는 정신 나간 레이스가 섬 해변을 향해 펼쳐진 것이다.

* * *

“김태현. 이건 위험해! 이건 진짜로 위험해!”

여기 있는 플레이어들은 전부 다 랭커였다.

하지만 그런 랭커들도 공포에 떨고 있었다.

뒤에서 쫓아오고 있는 놈들이 너무 무서웠던 것이다.

잡히면 진짜 로그아웃 당할 거 같다!

“흠. 방법 중 하나가 있긴 한데….”

“뭔데!? 뭔데?! 뭐든지 하겠어!”

“파티원 중 한 명 희생시켜서 버프 거는 스킬이 있….”

“…….”

“…….”

그거 케인이 대회에서 당했던 거 아닌가?

그 스킬을 쓰겠다는 말에 모두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농담이다. 어차피 지금 상태에서는 쓸 수도 없는 데다가, 그거 쓴다고 다 상대할 수 있는 보장이 없지.”

저기 고릴라나 기사들은 하나씩 떼어 놓고 잡아야지, 저렇게 무식하게 다 몰려 있을 때는 <화신의 일격>이 있어도 무리였다.

‘차라리 <아키서스의 형상>이라도 쓸 수 있으면 좋겠는데.’

새로 얻은 스킬, <아키서스의 형상>.

상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위장하는 쓸데없는 스킬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쫓기는 입장이 되다 보니 그 스킬이 갑자기 선녀처럼 느껴졌다.

하필 이데르고 놈 때문에!

-저희 교단의 다른 동료들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 아니. 아키서스 교단 놈들이 변장한 걸 수도 있어서 위험해.”

태현은 기억을 잃은 이데르고 사제의 말을 슬쩍 넘겼다.

지금 찾아봤자 태현의 힘이 되어주기는커녕 태현의 목부터 자르려고 할 놈들이었다.

“그, 그러면 이대로 끝이라고?”

“다들 이상한 소리 하지 마! 김태현 님께서 아무 계획도 안 세우지 않았을 리가 없잖아!!”

“너 방금 김태현 님이라고 했냐?”

이제 할러스는 숨길 생각도 없이 대놓고 팬심을 드러냈다.

퀘스트 하는 걸 보면서 푹 빠져든 것이다.

원래라면 절대 깰 수 없는 난이도의 퀘스트를 온갖 변칙으로 깨는 그 모습에는 탐험가의 정수가 있었다.

이것이 탐험가다!!

“김태현 님! 말해주십시오! 방법이 있다고!”

“음… 있긴 해.”

“!?!?”

태현의 말에 모두의 얼굴이 밝아졌다.

역시 김태현이구나!

“김태현 이 자식, 사람 놀리기는!”

“믿고 있었다구!!”

“하하하 짓궂긴!!”

“그런데 그 방법이 좀 미완성이라 쓰고 싶지는 않았는데….”

“지금 그걸 따지게 됐어?! 뭐든지 좋아! 뭔데!”

“배 타고 섬 뜨는 거지.”

“…!”

태현의 말에 일행은 깜짝 놀랐다.

아직 생각지도 못해봤던 것이다.

이 섬은 날아서 탈출할 수도, 마법으로 탈출할 수도 없었다.

오로지 바다로 헤엄쳐 나가야 하는 섬!

그런 배를 구하려면 보통 일은 아닐 테니, 이 섬을 돌면서 마을을 찾고 퀘스트를 깨야 할 거라 생각했다.

“이 섬에는 마을이 없어. 있는 건 몬스터밖에 없는 거 같다. 설사 마을을 찾으려고 해도 그 전에 우리가 죽을 가능성이 높고.”

“하… 하지만 배를 어디서 구해?”

“저번에 임시 요새 만들 때 안에서 만들어 놓고 있었지. 아직 덜 완성되긴 했지만 탈 수는 있을 거야.”

“잠깐. 언제 만들었다고?”

듣고 있던 길드원 중 하나가 의아해했다.

분명 태현에게 주어진 시간은 요새 지으면서 남은 짧은 시간과, 장비 수리하면서 기다리던 짧은 시간밖에 없지 않았나?

그 짧은 시간만으로 만들 수 있다고??

“그, 그게 말이 되나? 필 씨. 그게 말이 됩니까?”

“말이… 말이 안 되는 거 같은데 김태현은 말이 되는 거 같기도 하고….”

대장장이, 필은 황당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 짧은 사이에 배를 만들 수가 있나?

“물론 다 만들지는 못했어. 하지만 탈 수 있다는 게 중요하잖아.”

“그렇지.”

“일단 탈 수만 있으면… 헉! 쫓아왔다! 속도 올려! 버프 걸어줘!”

“알고 있어! <질풍의 가호>! <바람 신의 축복>!”

“김태현! 배는 어디 있지?!”

“저기 앞에 있는데?”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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