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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269화 (1,268/1,826)

§ 나는 될놈이다 1269화

한 번 검을 휘두를 때마다 살벌한 효과음이 났다.

콰콰콰콰쾅!

[<광기의 폭발 검법>이 폭발을 일으킵니다!]

[<화염구의 폭발>이 주변을 휩씁니다!]

[<광기의 폭발 검법>이 폭발을 일으킵니다!]

[<비산하는 냉기의 폭발>이 주변을…]

[<광기의 폭발 검법>이 폭발을 일으킵니다!]

[<굶주린 혼돈의 폭발>이 주변을…]

누가 보면 마법사 랭커들이 모여서 광역기를 퍼붓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만큼 태현이 새로 얻은 비전 검술 스킬은 살벌하고 위력적이었다.

문제는 아군, 적군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데미지를 준다는 것!

게다가 실수 한 번 하면 바로 태현을 추가적으로 공격하는 미친 검술이었다.

양날의 검이 아니라, 뒤쪽 날만 유난히 더 날카롭게 갈려 있는 검 수준!

‘이다비가 뒤에 있다. 이다비가 뒤에 있다….’

태현은 뒤에 이다비가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뒤에 케인이나 흑흑이, 혹은 카르바노그가 있었다면 별 상관이 없었지만 이다비는 다치게 할 수 없었으니까.

[카르바노그가 지금 그게 무슨 뜻이냐고 정색합니다.]

아무리 육체 없이 화신 곁에 있다지만 막말을 하다니?

하지만 태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집중했다.

타이밍!

<광기의 폭발 검법>은 타이밍이 전부였다.

빠르고 어지럽게 움직이는 와중에 타이밍을 맞춰서 스킬을 발동시켜야 했다.

워낙 난이도가 높은 탓에 컨트롤에는 자신이 있는 태현도 어느 정도는 실패할 각오를 하고 쓸 정도였다.

[성공했습니다! 검술 스킬이…]

[……]

[……]

하지만 놀랍게도 카오제다차를 공격하면서 한 번도 실패가 뜨지 않았다.

기적에 가까운 컨트롤!

“태현, 님은, 대체, 왜, 이런, 스킬들만, 얻게, 되는, 걸까요!?”

용용이의 곡예비행과 사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발 때문에 이다비의 목소리는 마구 흔들렸다.

멀미 날 수준!

“나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판온 시스템이 날 엿 먹이는 거 같아.”

“그건, 잘, 모르겠….”

“공격해! 김태현이 발을 완전히 묶었어!”

이세연이 태현 대신 지휘를 내리기 시작했다.

카오제다차는 놀라운 맷집으로 버티고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태현이 계속해서 공격을 퍼붓는 탓에 스턴 상태에서 벗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태현! 계속 폭발 터뜨려서 스턴으로 묶어 놓을 수 있겠어?”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태현은 황당하다는 듯이 되물었다.

이 거대 괴수 상대로 혼자서 계속 연속으로 폭발 데미지 넣으면서 회복하지 못하게 발을 묶으라고?

저거 마법사라고 근접 딜러한테 못하는 말이 없었다.

“역시 그거까지는 무리야? 알겠어! 뒤로 물러서!”

“아니. 할 수 있긴 해.”

퍼퍼퍽!

태현은 말과 동시에 다시 검을 휘둘렀다. <광기의 폭발 검법> 스킬과 함께 <아키서스 검법>이 사용됐다.

[<아키서스의 세 번째 공격> 스킬을 사용합니다!]

[적중한 곳에 새로운 약점이 생겨납니다.]

[추가 효과를…]

[스턴 상태에 빠졌습니다!]

[카오제다차의 스킬이 취소됩니다!]

“…….”

“…….”

보고 있던 사람들은 황당하다는 듯이 태현을 쳐다보았다.

힘들다며!

입으로는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라고 해놓고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게 어이가 없었다.

“역시 김태현 선수십니다!”

류태수는 감탄하며 공격을 넣었다. 이세연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라면 해낼 줄 알았어.”

“아니… 원래 이런 거 시키면 안 되거든? 어디 가서 딜러들한테 이런 거 시키지 마라.”

“하지만 넌 해냈잖아.”

“…….”

태현은 오랜만에 말문이 막혔다.

그건 그렇긴 하지….

‘저렇게 떠들면서 싸워도 되는 거 맞나?’

류다영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공격을 퍼부었다.

태현은 저렇게 이세연과 떠들면서도 기가 막히게 카오제다차를 묶어 놓고 있었다.

그 살벌하던 괴수 몬스터가 사방에서 터지는 폭발에 비틀거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아키서스의 신성 영역으로 인해…]

[……]

[……]

[최고급 전술로 인해…]

그렇게 싸우는 와중에도 태현은 주변에 버프를 주는 걸 잊지 않았다.

아키서스의 화신인 태현과, 아키서스의 사제인 이다비가 힘을 합쳐서 버프를 걸자 그 효과는 장난이 아니었다.

교단들은 다 특색이 있었다.

힐에 특화되거나 방어에 특화되거나 공격에 특화되거나….

그리고 아키서스 교단은 행운에 특화된 교단이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놀라운 행운으로 공격을 회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스킬 소모 MP가 줄어듭니다!]

[쿨타임이 초기화됩니다!]

[놀라운 행운으로 카오제다차의 파손된 비늘을 얻었습니다!]

“…!”

“!”

류태수와 류다영은 다른 파티 플레이에서는 볼 수 없는 효과에 기겁했다.

정말 차원이 다른 아키서스 효과!

‘치명타나 회피는 그렇다 쳐도, 스킬 쿨타임에….’

‘…잡지 않은 몬스터 보상이 먼저 나오는 건 대체…?’

아키서스 교단에 대해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옆에서 효과를 직접 겪어 보니 정말 신기했다.

대체 이 교단의 방향은…?

“문제라도 있어? 공격에 집중해!”

“아닙니다!”

쩔쩔매는 카오제다차 위로 온갖 공격이 퍼부어졌다.

태현 일행이 워낙 한 명 한 명이 다 뛰어난 랭커이기도 했고, 그 위로 이세연이 이끄는 언데드 군대가 합류하자 공격은 더욱더 매서워졌다.

-카롸롸롸롸롸롸롸!

[하늘의 괴수, 카오제다차가 쓰러집니다!]

[명성이 크게 오릅니다!]

[레벨이 오릅니다!]

[가루다 왕국 안에서 평판이 크게 오릅니다!]

[검술 스킬이 오릅니다!]

[기계공학 스킬이 오릅니다!]

[……]

[……]

거대한 뱀을 닮은 괴수가 쓰러졌다. 놈은 쓰러지고 나서도 추락하지 않고 하늘에 둥실둥실 떠 있었다.

“저거 어떻게 해야 하지?”

“일단 섬으로 끌고 가서 아이템 챙겨야 할 것 같은데.”

[가루다 왕국에서 아키서스 교단의 명성이 올라갑니다!]

[퀘스트가 갱신됩니다!]

<아키서스 성기사단장의 후예-가루다 공주의 비밀>

아키서스 성기사단장의 후손은 가루다 왕국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소문에 따르면 가루다 왕국의 공주는 그 성기사단장의 후손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한다.

놀랍게도 당신은 하늘의 괴수, 카오제다차를 쓰러뜨렸다!

원래라면 쉽게 만날 수 없는 신분이지만, 가루다 공주는 당신이 어떻게 카오제다차를 쓰러뜨렸는지 알고 싶어 할 것이다.

공주를 설득해 성기사단장의 후손을 찾아내라!

보상: ?, ???

‘어라. 공주가 성기사단장의 후손이 아니었군. 하긴….’

[카르바노그가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웃습니다.]

왕국 공주가 뭐가 아쉬워서 아키서스 교단 같은 사이한 교단에 입문한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당근 일주일 압수다. 카르바노그.’

[?!]

* * *

-아니! 카오제다차를 잡다니!

-카오제다차를 잡은 모험가잖나!

-카오제다차를 잡은 하늘대장장이다!

“…좀 지나가면 안 되나?”

-카오제다차를 잡은 하늘대장장이가 지나간다고 한다! 다들 길을 비켜줘!

-우오옷! 카오제다차를 잡은 하늘대장장이가 숨을 쉬잖아!

“이거 괴롭히는 거 아니지?”

“그냥 NPC들이 좋아하는 거 아닌가요?”

“아무리 봐도 괴롭히는 거 같은데….”

태현의 의심과 별개로, 가루다 전사들은 진심으로 환호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모험가들은 태현 때문에 졸지에 욕을 먹고 있었다.

-카오제다차를 잡은 모험가들도 있는데 자네들은 뭘 하나?

-카오제다차도 못 잡는데 여기는 왜 있나? 정말 더럽게 뻔뻔하군!

“그나저나 카오제다차 요리 퀘스트까지 뜨는군.”

<카오제다차를 요리하라-가루다 왕국 퀘스트>

가루다 전사들은 강한 사냥감을 잡은 뒤 그 사냥감을 요리해 먹는 풍습이 있다.

하늘의 괴수 카오제다차는 가루다 전사들이 해체해서 먹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냥감.

카오제다차를 요리해 가루다 전사들에게 대접해라.

보상: ?, ???

“요리사들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만…?”

“그럴 필요 없어. 김태현이 요리 스킬 있거든.”

“…?”

류다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요리 스킬이 얼마나 높길래?

“확실히 요리 스킬이 높으니까 이럴 때 편하군. 여기 요리사 데리고 오는 것도 고생이었을 텐데.”

가루다 왕궁은 허락 받지 않은 사람은 착륙할 수도 없었다.

요리사를 구해오려고 해도 힘들었을 것!

“이건 별로 어려운 퀘스트가 아니죠?”

“그렇지? 쉬운 퀘스트니까 편하게 깨고 바로 왕국으로 들어가자.”

태현은 별로 긴장하지 않았다.

일단 태현부터가 최고급 요리 스킬을 갖고 있는 뛰어난 요리사였다.

게다가 그냥 평범한 스킬도 아닌 <아키서스의 권능 요리> 스킬 아닌가!

…사실 평범한 요리 스킬이 더 나았을 수도 있긴 했지만 어쨌든!

‘적당히 고기 잘라서 구운 다음 대접하면 되겠지.’

척척척-

“?”

안에서 우르르 몰려나오는 소리에 태현은 고개를 들었다.

화려하게 치장한 가루다 왕족들이 나와서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카오제다차를 잡았다고?

-예! 게다가 카오제다차를 직접 요리하겠다고 합니다.

-카오제다차는 몸에 독이 가득해서 쉽게 요리하기 힘들 텐데 그걸 요리하겠다니. 정말 대단하군.

-저자가 바로 그 유명한 하늘대장장이입니다. 그 정도 모험가라면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 그 하늘대장장이라면 당연히 가능하겠군.

“…….”

태현의 동작이 멈췄다.

그… 그랬나?

‘최고급 요리 스킬 있으니까 해독 관련 없어도 뭐 알아서 잘 되겠지?’

[카오제다차의 고기가 <굶주린 혼돈>에 의해 오염되어 있습니다!]

[<굶주린 혼돈>의 힘이 요리를 방해합니다!]

“…….”

맹독에다가 <굶주린 혼돈>까지 겹친 상황!

-모험가여. 그 요리가 완성될 경우 가장 먼저 먹는 영광을 내게 줄 수 있겠는가?

“아니 잠….”

-고맙네! 기대하고 있겠네!

[가루다 왕족들이 가장 먼저 카오제다차의 요리를 먹을 것입니다!]

[퀘스트를 해결하십시오!]

* * *

오스턴 왕국 남부 역병지대.

웬 미친놈들이 역병 폭탄을 터뜨린 덕분에 어지간한 플레이어들은 접근도 하지 못하는 마굴이었다.

하지만 길드 동맹과 미다스 길드는 손을 잡고 이 마굴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왜냐?

“…스미스 미친놈….”

“쉿. 조용히 해.”

스미스한테 계속 밀리고 있었다. 두 길드에게는 새로운 땅이 필요했다.

이제까지는 그냥 버려둔 땅이었지만….

어떻게든 회복시켜서 손에 넣어야 한다!

-이곳은 실로 오염된 곳이로다!

-살아 있는 자들은 숨도 쉬지 못할….

비싼 공적치 포인트를 사용해 고용한 교단 고위 NPC들이 경악해했다.

아니 이런 흉악한 곳이 있다니!

“정말 이 땅을 정화시킬 방법이 있는 거 맞나?”

“우리 길마님을 무시하는 거냐? 있다고 말했잖냐. 다 준비한 방법이 있으시다.”

“…아. 안 무시한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이게 바로 안 튀어나오네.”

“…….”

미다스 길드원의 말에 길드 동맹 길드원들이 울컥했다.

그들도 몰래 쑤닝을 욕하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욕하면 또 기분이 달랐던 것이다.

까도 우리가 깐다!

“이 자식들이….”

“나도 길드 동맹 소속이었던 적 있었거든? 쑤닝 욕할 자격은 있지.”

“닥쳐. 배신자 놈아.”

“그런데 길드 동맹이 김태현 불러서 선수들 뽑는다던데 그거 진짜냐? 헛소문이지?”

“김태현이 아니라 김대현일지도 몰라.”

“아니, 그냥 이름만 같은 김태현인 거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확실히 가능성 있군.”

“…….”

미다스 길드원들의 수군거림에 길드 동맹 길드원들은 더더욱 분노했다.

“김태현 온다고! 김태현 진짜 온다고 몇 번을 말하냐고!!”

물론 그렇게 말해봤자 별로 설득력은 없었다.

“그러시겠지. 사실 나도 김태현하고 절친임.”

“난 김태현하고 같은 초등학교 나옴.”

“너 미국인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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