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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265화 (1,264/1,826)

§ 나는 될놈이다 1265화

<광기의 폭발 검법>

사람은 절대 통제할 수 없는 폭발의 힘을 빌려 상대를 공격하는 검법입니다. 미치지 않고서는 절대 쓸 수 없는 검법입니다.

“…….”

[…….]

태현과 카르바노그의 얼굴이 동시에 썩어들어갔다.

둘 다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꽝 뽑았다!

-흠흠. 좋은 게 나오셨습니까?

“고도로발. 넌 아키서스 포인트 100점 감점이다.”

-!?!?

고도로발은 충격을 받았다.

아니!

해달라는 대로 해줬는데!

“이런 스킬을 주다니….”

-내, 내가 주는 게 아니라 <가루다 예언의 거울>이 모험가 안에 숨겨진 힘을….

“시끄러워, 인마.”

태현은 이미 빈정이 상해 있었다.

마법이나 다른 좋은 게 많은데 왜 하필 저런 쓰기도 힘들어 보이는….

‘일단 폭발 터져도 회피 있으니까 내가 다치지는 않겠지만, 주변에 아군 있으면 너무 쓰기 힘들겠는데.’

폭탄이야 던지면 된다지만 검술은 옆에 사람 있으면 같이 휘말리는 것 아닌가.

딱 봐도 쓰기 어려워 보인다!

* * *

[<가루다 예언의 거울>이 당신을 시련의 장소로 인도합니다.]

파아아앗!

스킬을 얻기 위한 시련의 장소.

<광기의 폭발 검법>에 맞는 시련의 장소가 태현의 눈앞에 펼쳐졌다.

“…?”

아무것도 없는 텅 빈 황야였다. 몬스터 하나 없는 풍경에 태현은 당황했다.

‘뭐냐?’

당황하는 사이 하늘에서 빗방울이 하나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투두둑, 투둑!

그러더니 점점 비가 강해졌다.

[카르바노그가 빗방울 소리가 참 듣기 좋다고 말합니다.]

‘지금 그렇게 즐길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카르바노그. 주변에 뭐 있는지 확인 좀 해줘.’

그러나 카르바노그가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답이 곧 나왔으니까.

콰콰콰쾅!

“!!!!”

[!!!!]

빗방울이 어느새 폭탄으로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떨어지는 빗방울이 닿을 때마다 폭발한다!

“이런 미친…!”

[<광기의 폭발 검법 시련>을 통과할 경우 스킬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하필이면 시련장이라서 태현이 갖고 있던 장비는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

쓸 수 있는 건 낡은 목검 하나뿐!

‘뭐 어쩌라는 거야?’

태현은 옆으로 내달렸다. 빗방울이 워낙 거세게 떨어지고 있어서 사실 별 의미가 없긴 했지만….

촤아악!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목검으로 휘두르자 순식간에 폭발이 일어났다.

[회피에 성공….]

[회피에 성공….]

[회피에….]

태현은 데굴데굴 굴렀다.

만약 행운 스탯이 없었다면 태현이라도 절대 통과하지 못했을 빡센 시련이었다.

‘고도로발 이놈…!’

딱히 고도로발 잘못은 아니었지만 태현은 고도로발을 탓했다.

원래 미운 놈은 뭘 해도 미운 법!

쾅! 콰쾅! 콰콰쾅!

빗방울이 땅에 닿거나 자기들끼리 부딪히면서 폭발하자 주변은 무슨 전쟁터처럼 시끄러웠다.

‘일단 침착하자.’

태현은 상황 파악을 위해 집중했다.

일단 지금 당장 죽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태현의 행운 스탯이 어느 정도 버텨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행운은 100% 다 막아주는 게 아니다. 몇천 대, 몇만 대 맞다 보면 회피 실패가 뜰 거고.’

실제로 태현을 잡는 방법으로 랭커들 사이에서 많이 나왔던 방법이었다.

-그냥 엄청나게 많이 때리면 되지 않나?

-크게 한 방보다는 자잘하게 수천 방씩 때리면 몇 대는 맞을 거 아냐.

물론 그 방법들은 모두 다 실패했다.

그런 공격을 쓰는 사이 태현은 그냥 자리에서 벗어난 다음 반격을 가해왔던 것이다.

엄청나게 많이 때릴 기회 자체를 주지 않았던 것!

하지만 이 폭탄비는 그런 게 가능했다.

계속 몸으로 버틸 수는 없다!

‘시련을 통과한다는 게 일정 시간 동안 버티면 되는 건가?’

[카르바노그가 그게 틀림없다고 말합니다.]

태현은 최대한 목검을 휘두르며 빗방울을 막아내고 튕기고 피해냈다.

옆에서 계속 폭발이 터지고 터졌지만 태현은 어떻게든 회피로 버텨냈다.

…그런데도 딱히 달라지는 건 없었다.

계속 떨어지는 폭발비!

“카르바노그!”

[카르바노그가 자기도 몰랐다고 항변합니다!]

상황을 보니 아마 버티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설마 근처에 몬스터 있나? 그런 건 아닌 거 같고….’

-행운의 바람 소환!

태현은 권능 스킬을 사용했다. 버티는 것도, 몬스터 처치도 아니라면 답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이 비를 어떻게든 멈추게 하는 것!

검술과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해보긴 해야 했다.

[무작위 속성을 가진 행운의 바람이 소환됩니다!]

[칼날바람이 미친 듯이 몰아칩니다!]

휘이이이이이잉!

사나운 소리와 함께 주변을 바람이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빗방울들도 연쇄 폭발을 일으켜 더욱더 사납게 울부짖었다.

[폭발이 더욱 강화됩니다!]

[시련의 힘이 더욱더 강화됩니다!]

[시련을 통과할 경우 <광기의 폭발 검법> 스킬의 레벨이 오릅니다!]

“…….”

시련 난이도를 올려 버린 덕분에 보상도 올라갔다.

하지만 태현에게는 별로 기쁜 소식이 아니었다.

[카르바노그가 그러니까 운빨스킬 작작 썼어야 했다고 외칩니다!]

쉬이이익!

칼날 같은 바람이 날아오고 거기에 맞춰 폭발 빗방울까지.

“반격의 원!”

태현은 날아오는 빗방울 하나를 잡고 <반격의 원> 스킬을 사용했다.

공격 하나를 타이밍 맞춰서 되돌려 보내는 검술 스킬.

수백 개가 넘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지금 턱도 없는 시도긴 했지만 몸이 무심코 반응했던 것이다.

[<반격의 원>에 성공합니다!]

[공격이 되돌아갑니다!]

콰콰쾅!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튕겨나간 물방울이 폭발하면서 다른 물방울을 날려 보낸 것!

순간 생긴 공간 덕분에 태현은 몸을 지킬 수 있었다.

“…!”

태현은 멈추지 않고 다음 빗방울을 노리고 <반격의 원> 스킬을 사용했다.

[<반격의 원> 스킬을 연속으로 성공시켰습니다!]

[공격이 되돌아갑니다!]

[시련의 통과를 위해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아니, 이런 미친…!’

태현은 그제야 이 시련을 어떻게 깨는 건지 깨달았다.

빗방울을 계속 연속으로 타이밍 맞춰서 쳐내야 하는 것!

‘미친 거 아냐?’

태현이 행운 스탯 없었으면 클리어하기 전에 HP가 너덜너덜하게 되어 탈락했을 것이다.

[<반격의 원> 스킬을 연속으로 성공시켰습니다!]

[공격이 되돌아갑니다!]

[검술 스킬이 오릅니다!]

셋, 넷, 다섯.

태현은 오랜만에 초심을 느꼈다. 정말 장비 하나 없이 맨몸으로 이렇게 컨트롤 싸움만 하는 건 또 오랜만이었던 것이다.

쾅! 콰쾅! 콰콰쾅!

빗방울이 튕겨 나가고 폭발하고를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그 도중에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다시 처음부터 연타를 성공시켜야 했다.

그러나 태현은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휘둘렀다.

‘솔직히 기계공학 장비 100개 만들었던 것보단 쉽지!’

검만 휘두르면 되는 일이 훨씬 더 쉬웠던 것!

콰콰콰콰쾅!

[<광기의 폭발 검법 시련>을 통과합니다!]

[<광기의 폭발 검법>을 얻었습니다!]

[검술 스킬이 오릅니다!]

[명성이….]

[레벨 업 하셨습니다!]

“!”

비전 검술 스킬이 만만치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시련을 통과했다고 레벨 업이라니!

갑자기 쌓여 있던 원한이 풀리고 고도로발에 대한 미움이 살짝 녹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 아까 감점했던 아키서스 포인트 다시 돌려줄 거냐고 카르바노그가 묻습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태현은 <광기의 폭발 검법> 스킬을 확인했다.

어떤 스킬인지 설명만 읽어서는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쉬익-

[<광기의 폭발 검법> 스킬을 사용합니다!]

[정확한 타이밍에 스킬을 사용하면 폭발이 일어납니다!]

쾅! 콰쾅!

폭탄도 안 넣은 검이 휘둘러지는데 폭발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상대를 맞출 때 정확한 타이밍에 스킬을 쓰면 일어나는 폭발!

만약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틀리면….

[<광기의 폭발 검법> 스킬이 실패합니다!]

[폭발이 당신을 덮칩니다!]

“…….”

뭐 이런 쓰레기 스킬이 다 있어!

태현이 행운 스탯 없었다면 절대 쓰지 않았을 미친 스킬이었다. 아무리 태현이라지만 태현도 사람이었던 것이다.

급한 상황에서 정신없이 싸우는데 100% 확률로 다 성공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도 행운 스탯 있어서 쓸 수 있으니 망정이지….’

[정확한 타이밍에 스킬을 사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화염 폭발>이 일어납니다!]

[정확한 타이밍에 스킬을 사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신성 폭발>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추가 광역기가 들어간다는 건 좋았다.

매번 쓸 때마다 가방에서 폭탄 꺼내고 장전하느라 온갖 묘기를 벌였어야 했는데….

[시련의 난이도를 올려서 통과한 덕분에 스킬 레벨이 추가로 올라갑니다.]

[<광기의 폭발 검법>의 다음 스킬이 추가됩니다!]

[<폭발 도약>을 얻습니다!]

<폭발 도약>

폭발을 일으켜 움직입니다. 그냥 움직이면 안 되는 걸까요?

<광기의 폭발 검법> 안에 들어 있는 이동 스킬, <폭발 도약>!

이건 매우 간단한 스킬이었다.

몸 한 군데에 폭발 일으켜서 빠르게 이동하는 스킬!

-폭발 도약, 폭발 도약, 아키서스의 첫 번째 공격!

태현은 아래에서 위로 솟구친 다음 위에서 다시 방향을 틀어 앞으로 날아가고 공격을 날렸다.

마치 지그재그로 날아가는 로켓 같다!

[카르바노그가 이게 화신인지 고블린들이 만든 장난감 로켓인지 모르겠다고 걱정합니다.]

겉으로 보면 너무 기묘한 모습!

‘아니. 의외로 괜찮군.’

하지만 태현은 의외로 대만족했다.

생각보다 성능이 좋다!

안 그래도 태현은 이동기가 적어서 <아키서스의 돌격>처럼 쿨타임이 긴 권능 스킬을 억지로라도 써야 했다.

탈출로도 써야 하니 평소에는 못 썼던 경우가 많았고.

하지만 <폭발 도약>은 원할 때 몸에 폭발을 일으켜 움직임을 꺾을 수 있었다.

이론상 지금 계속 발바닥 쪽에 폭발을 일으켜서 위로 나는 것도 가능!

[왜 그렇게 해서 날아야 하냐고 카르바노그가….]

그냥 비행 마법을 배워!

아니면 용용이를 타거나!

“움직임이 불규칙하단 것도 아주 마음에 들어.”

직선으로 날아가다가 다시 폭발을 일으켜서 옆으로 꺾는 식으로 변칙적인 활용 가능!

태현은 생각했던 것보다 검술 스킬이 쓸 만하자 대만족하며 시련의 장소를 빠져나왔다.

* * *

“어? 다들 먼저 와 있었네?”

태현은 류다영과 류태수가 투기장에서 기다리고 있자 의아해했다.

둘이 먼저 시련을 통과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행운 스탯의 힘이 없었다면 훨씬 더 오래 걸렸을 텐데, 둘은 먼저 깬 건가? 실력이 대단한데?’

역시 한국 대표로 뽑힐 정도로 실력이 있는 선수다웠다. 태현은 내심 감탄했다.

“감사합니다! 김태현 선수 덕분에 비전 검술 스킬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슨 소리를. 시련 통과한 건 각자 알아서 통과한 거니, 자기 실력이지.”

류다영은 고개를 살짝 흔들고는 말했다.

“시련은 별로 어렵지도 않았고… 저도 김태현 선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안 어려웠어?”

“?”

“?”

둘은 서로 쳐다본 다음 말했다.

“별로 안 어려웠습니다만? HP 10%인 상태에서 몬스터 사냥하는 거였는데, 원래 광전사 직업이라 별로 안 어려웠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파이토스 스킬 일곱 개를 연계해서 쓰는 거였고, 세 번 만에 성공했습니다.”

“…….”

태현은 할 말을 잃었다.

왜….

왜 나만??

[화신이 이제까지 한 업적들이 있어서….]

강제 최고 난이도 고정!

“김태현 선수는 어떤 시련이었습니까?”

“…그냥 빗방울 피하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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