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될놈이다-1228화 (1,227/1,826)

§ 나는 될놈이다 1228화

“귀… 귀여운데요?”

이다비는 아기 레드 드래곤의 모습에 홀린 표정을 지었다.

아기 레드 드래곤은 정말 귀여웠다.

용용이나 흑흑이처럼 다 큰 놈들이 덩치 줄이는 것으로는 따라올 수 없는 천진난만한 귀여움!

-…….

-…….

두 드래곤은 질투 섞인 눈으로 쳐다보았다.

‘레벨로 승부하자!’

‘마법도 못 쓰는 게….’

그러나 태현은 냉정했다.

“아직 방심하지 마. 이다비.”

“네?”

“이제까지 저 알에게 영향을 줬던 걸 떠올려봐.”

이다비는 눈을 감고 생각해 봤다.

으음…!

“바로 입을 열고 파이토스 만세나 사디크 만세를 외칠지도 모른다고. 혹은 악마 공작을 따를지도….”

“그건 확실히 무섭긴 하네요.”

“너희 둘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세연은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귀여운데 뭔 막말을!

“그리고 드래곤이 악마 공작을 왜 따라? 드래곤인데!”

“어렸을 때 조기 교육 잘못 받으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없어!”

-캬오.

아기 레드 드래곤은 짧게 울면서 버둥거렸다. 소리치는 이세연을 무서워하는 태도였다.

“앗. 미안. 목소리 좀 낮춰야겠다.”

“드래곤이 그런 걸로 겁먹으면 안 되지 않나?”

“아기잖아!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세연은 태현을 타박했다.

아무리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아직 어린 아기인데 무슨!

그러나 아기 레드 드래곤은 태현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레드 드래곤아. 사디크나 파이토스를 믿을 거면 그냥 지금 말해라.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두게.”

-캬오오?

태현의 말에 아기 레드 드래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 소리를 하는 거지 이 아버지는?

“흠… 아닌가? 사디크나 파이토스나 악마 공작 추종자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애가 좀 큰 다음 그러면 어떡하지?”

“쓸데없는 소리 할 거면 내놔! 차라리 내가 돌볼 테니까.”

이세연이 아기 레드 드래곤을 뺏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아기 레드 드래곤은 다급하게 태현의 뒤로 숨었다.

“…내… 내가 뭘 했다고? 내 악명이 높아서인가? 내가 흑마법이 너무 높아서?”

“아니…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진정해. 이세연.”

이세연 눈가에 눈물 맺히는 걸 처음 본 태현도 당황했다.

얘 왜 이래?

“얘가 아직 철이 안 든 데다가 레드 드래곤이잖아. 레드 드래곤은 기본적으로 성질이 더럽다고.”

-캬오!

아기 레드 드래곤은 태현의 뒤통수를 때렸다. 물론 별다른 타격은 없었다.

“이것 봐. 더럽잖아.”

-주인님. 그건 그냥 주인님께서 도발하신 것 같….

태현은 아기 레드 드래곤을 들어서 팔에 안은 다음 흔들어줬다.

아기 레드 드래곤은 금세 화가 풀렸는지 꺄르르 웃었다.

“녀석. 쉽군.”

[아기 레드 드래곤을 잘 돌봐주었습니다!]

[명성이 오릅니다.]

[레드 드래곤 종족 사이에서 명성이 미약하게 쌓입니다.]

[레드 드래곤 종족 사이에서 공적치 포인트가 미약하게 쌓입니다.]

“…!”

태현은 깜짝 놀랐다.

명성은 별 상관없었고, 공적치 포인트가 쌓인다는 점에 놀란 것이다.

‘아니 공적치 포인트가 쌓인다고?’

드래곤 껴안고 둥기둥기 좀 해줬다고 공적치 포인트가 오른다니.

게임을 이렇게 날로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었다.

“용용이. 흑흑이. 너희는 왜 잘 해줘도 공적치 포인트가 안 오르냐?”

-…….

-…….

졸지에 화살을 맞은 두 드래곤은 침묵했다.

-주인이여… 우리는 다 자란 드래곤이다….

-주인님. 저희 나이가 몇 살인데….

드래곤 종족은 어린 아기를 돌봐주는 것에만 공적치를 부여했지, 다 자란 놈은 자기가 알아서 살아야 했다.

사디크를 믿든 아키서스한테 사기를 당하든 다 자기 용생인 것!

“그렇군. 그러면 지금 어릴 때 잘 해줘야겠는데.”

-꺄르르!

“일단 이름부터 지어줘야겠군. 네 이름은….”

“적적이인가요?”

“아니, 지금 패턴을 봤을 때는 빨빨이 아닐까?”

이다비와 이세연이 옆에서 수군거렸다. 그러자 아기 레드 드래곤이 정색했다.

-캬오!

“싫은가 보군. 그러면 불불이로 하자.”

-캬오. 캬오오.

“???”

“????”

이다비와 이세연은 당황했다.

아니 그건 좋다고?

별 수준 차이 없는 작명인데…?

‘그냥 태현 님이 지어줘서 좋은 거 아닐까요?’

‘와. 김태현한테는 안 어울릴 정도로 착한 드래곤이네.’

이세연은 안쓰러워했다.

태현한테 저렇게 착한 펫이 생기다니.

마음고생 좀 하겠구나!

“이세연. 너도 좀 안아봐.”

“응?”

이세연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괜찮아?”

“…뭐 갖고 도망치려고?”

“아니거든… 내놔. 안아볼래.”

“옛다.”

-캬오오.

불불이는 순순히 안겼다. 이세연은 매우 기쁜 표정으로 아기 레드 드래곤을 쓰다듬었다.

-캬오. 캬오.

불불이는 뭔가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이세연의 품에 안겼다.

아, 이 사람이 어머니인가 봐!

“저도 만져봐도 될까요?”

“응. 이세연. 잠깐 가져가도 괜찮지?”

“응. 이다비 씨도 안아보세요.”

이세연은 다시 이다비한테 넘겼다.

-캬오오…?

불불이는 혼란스러워했다.

어, 이 사람이 어머니인가?

“태현 님. 불불이가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은데 제가 안아도 되는 거 맞나요?”

“음? 혼란스러워할 게 없는데. 착각 아니야?”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은데….”

이다비는 일단 쓰다듬었다. 불불이는 갸르릉대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기 레드 드래곤을 잘 돌봐주었습니다!]

[레드 드래곤 종족 사이에서 명성이 미약하게 쌓입니다.]

[레드 드래곤 종족 사이에서 공적치 포인트가 미약하게 쌓입니다.]

<한 생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세계 하나가 필요하다-레드 드래곤 퀘스트>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아기 레드 드래곤이 당신의 손에 들어왔다.

드래곤들은 종족의 아기는 절대 남에게 주지 않고 보호하지만, 가끔은 예외도 있는 법.

그런 만큼 당신에게는 막대한 의무와 책임이 생겼다.

아기 레드 드래곤을 잘 돌보고 키워 훌륭한 어른 레드 드래곤으로 키워내라!

보상: ?, ???

(어떤 레드 드래곤이냐에 따라 보상이 달라짐)

“…잠깐만. 나 퀘스트할 때 얘 데리고 다녀도 되는 거 맞나?”

[카르바노그가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합니다.]

화신을 따라 다닌다→못된 것만 배운다→삐뚤어진 레드 드래곤이 된다→퀘스트 실패!

“놓고 다니면?”

화신이 없어서 삐뚤어진다→퀘스트 실패!

“…….”

-캬오?

“…열심히 잘 해봐야겠군.”

-주인님. 저도 한 번 안아봐도 되겠습니까?

“너 뭐 공격하려는 거 아니지?”

-아, 아, 아님니다.

“…….”

흑흑이는 불불이를 껴안았다. 그리고는 속삭였다.

-난 너보다 훨씬 나이 많은 블랙 드래곤이다. 나한테 까불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블랙 드래곤은 레드 드래곤보다 우월하다. 블랙 드래곤은 레드 드래곤보다 우월하다….

세뇌교육 시도!

불불이는 한심하다는 듯이 흑흑이를 쳐다보았다.

일단 이 드래곤은 확실히 자신의 부모가 아닌 것 같았다.

* * *

-캬오.

“<느부캇네살 토벌>에 가사를 붙이는 게 어때?”

“…내가 그 노래 써먹어서 안 돼.”

“언제 만든 거야!?”

“굶주린 혼돈에 관해서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버프도 받기 좋고.”

“그게 제일 좋긴 하겠다.”

-캬오오.

“그래그래. 심심하다고? 저기 네 형들하고 놀아.”

-캬오오!

불불이는 화냈다.

골드 드래곤하고 블랙 드래곤은 내 형이 아닌데!

“너무 그러시지 마세요. 자. 여기 토왕이 옆에 앉으렴.”

이다비는 불불이를 들어서 토왕이 옆에 앉혔다.

불불이는 강력한 힘이 느껴지는 토끼의 모습에 당황해했다.

얘는 뭐하는 토끼지?

-캬오오?

-카르릉!

토왕이는 화를 냈다.

불불이가 자기를 먹잇감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이마에 피도 안 마른 레드 드래곤이 어디서 감히…!

-캬, 캬오.

불불이는 겁을 먹고 얌전해졌다.

아버지 근처에는 이상한 놈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좋아. 다 됐다.”

[퀘스트를 완료합니다!]

[노래 스킬이 오릅니다.]

[탑의 음유시인들이 노래를 평가하고 보상을 결정할 것입니다!]

[……]

“적성에 맞지도 않는 노래 작곡하느라 힘들었어.”

이세연은 피곤한 표정으로 말했다.

원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인데….

“고맙게 됐어. 다음에 꼭 보답할게.”

“그래. …잠깐. 뭘로 보답할 건데?”

별생각 없이 대답했던 이세연은 퍼뜩 고개를 들었다.

“뭘로 보답하냐니… 글쎄. 네가 필요한 것에 맞춰서 보답해야 하지 않나?”

“그… 그렇구나.”

이세연의 목소리에 태현은 수상쩍다는 듯이 이다비에게 말했다.

“쟤 당황한 게 수상쩍지 않아?”

“평소의 이세연 씨 아닌가요?”

“어마어마한 함정을 파고 있는 걸지도….”

“그러시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캬오오.

태현이 가까이 다가오자 불불이는 품속으로 뛰어들었다. 태현은 받아서 안으며 물었다.

“그런데 용용아, 흑흑아. 드래곤은 언제 다 자라게 되는 거지?”

-어… 주인이여. 그건 드래곤마다 다 차이가 있어서….

-레벨이 빨리 오르면 빨리 자라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음. 레벨 업인가 역시.”

태현은 불불이를 보며 생각했다.

얘를 어떻게 레벨 업 시킨다?

어떻게든 퀘스트에 같이 경험치를 나눠줘야 할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이세연. 넌 다음 퀘스트 뭐였지?”

“난 이거 끝나면 제국 쪽 관리한 다음 흑마법사 NPC 하나 찾아야… 아니. 잠깐만. 이걸 왜 물어봐?”

“별생각 없이 물어봤는데 나도 사실 대답해 줄 줄은 몰랐지.”

이세연은 어이없다는 듯이 태현을 쳐다보았다.

물어본 사람이나 대답한 사람 모두 당황!

“월드컵 선수들 슬슬 명단 준비해야 하니까 물어본 건데….”

“아. 그건 그래.”

“두 분이 뽑는다고 하셨죠?”

이다비의 물음에 이세연은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뽑는 게 아니라요, 그러니까, 선수 선발 과정에 저희 의견을 좀 받아준다는 건데….”

“우리가 뽑는 거 맞아. 이다비.”

“…….”

이세연은 태현을 노려보았다.

지금 사람이 기껏 듣기 좋게 돌려 말하고 있는데….

“이미 이다비한테 말했는데 숨겨봤자 뭔 의미가 있어.”

“말… 말했어?”

“넌 말 안 했어?”

“팀원들한테 말했다가는 서로 곤란해질 수도 있지 않아?”

이세연은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팀원을 선발해야 하는 입장은 결코 유쾌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만약 떨어질 경우 원망이나 실망을 자기가 직접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세연은 자기 팀 선수들한테 최대한 말을 아끼려고 했다.

“아니. 난 그냥 말하고 자를 건데.”

“…….”

태현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케인을 탈락시킬 수 있었다.

이세연과의 차이!

이세연은 그 모습에 살짝 반성했다.

‘김태현은 저렇게 팀원을 믿어주는데….’

“저. 이세연 씨.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이게 무슨 진정한 신뢰 같은 게 아니거든요….”

이다비는 어이가 없어서 해명에 나섰다.

이세연이 뭔가 오해하고 있는 표정이었던 것이다.

* * *

“?”

보상을 줘야 할 음유시인 NPC가 와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보통 NPC가 아닌 것 같았다.

“저… 저 NPC는…!”

“누구죠?”

남설연은 깜짝 놀라서 눈을 깜박였다.

“저도 모르겠는데요.”

“…….”

“…….”

“이세연… 사촌언니가 꽤나 짓궂으신….”

“아니, 여기 탑에서 제가 모르는 NPC는 없거든요.”

남설연은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랭커인 데다가 시작할 때부터 여기서 시작했는데 모르는 NPC는 없었던 것이다.

“탑의 마스터 중 한 분….”

“???”

“…의 할아버지십니다.”

“아.”

남설연은 납득했다.

탑의 마스터의 할아버지면 못 봤을 수도 있긴 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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