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될놈이다 1168화
태현도 사디크의 권능 스킬을 몇 개 가지고 있었다.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 화력 하나는 화끈한 스킬들!
이걸 그냥 쓰면 조련술 스킬이고 뭐고 몬스터를 태워 죽일 가능성이 컸다.
“괜찮습니다! 저희가 돕겠습니다!”
“너희들이 돕겠다는 게 태우는 걸 돕겠다는 게 아니라고 믿는다!”
[살다 보니 사디크 교단도 믿고 참 세상이 희한하게 돌아간다고…]
‘…시끄러!’
태현은 사디크의 화염을 불러내서 와이번에게 쏘아냈다.
[<사디크의 화염>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하는 화염 관련 스킬에 사디크의 화염 속성을 추가합니다!]
[기계공학 스킬로 인해 화염 관련 스킬 데미지가…]
[<레드 드래곤의 화염>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하는 화염 관련 스킬에 레드 드래곤의 화염 속성을 추가합니다!]
[태초의 불이…]
[……]
[……]
[……]
[너무 강력한 거 아니냐고 카르바노그가 당황합니다!]
사디크 사제들이 잊고 있었던 게 있었다.
태현은 사디크 관련 스킬만 받은 게 아니었다.
레드 드래곤 관련으로 추가 화염 스킬도 있었고, 기계공학도 최고급에 대장장이 기술 스킬도 최고급.
거기에 이제까지 얻은 칭호들까지.
이 모든 효과들을 합하면….
마법 스킬은 <느부캇네살의 흑마법>과 <냉기의 저주>만 남았지만, 화염학파 전문 랭커 뺨 때릴 정도의 추가 보너스가 들어갔다.
화르르르르르륵!
태현이 쏘아낸 화염이 살벌한 소리를 내며 와이번을 물어뜯으려고 했다.
태현은 사디크 사제들을 보며 물었다.
“사디크 사제들! 불은 질렀다! 자! 이제 정화해 봐!”
“어….”
“그게….”
“…….”
[……]
태현, 태현 일행, 카르바노그 모두 정색하고 사디크 사제들을 쳐다봤다.
너희 설마….
이제 와서 못 한다고 하지는 않겠지?
그 눈빛을 느꼈는지 사디크 사제들이 다급히 외쳤다.
“교황님이 가진 신성력이 필요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강할 줄은 몰랐단 말입니다!”
“대체 뭔 짓을 하고 다니셨길래 화염의 힘이 이렇게 강합니까! <사디크의 화염 통제>! <사디크의 화염 통제>!”
“<사디크의 화염 지배>! 크윽! 말을 안 들어! 미쳤나 봐!”
[사디크 사제들이 화염 통제에 실패합니다!]
[화염이 번집니다!]
-꾸에에에에엑! 꾸에에에엑!
원래라면 이 주변에 붙은 사디크의 화염들을 전부 모아서, 그 힘으로 정화를 시도해야 했다.
그러나 사디크 사제들이 실패하자 화염은 그냥 와이번을 공격했다.
“…그냥 다음 괴수 찾아볼까??”
케인이 물었지만 태현은 고개를 저었다. 괴수는 가능하면 잡지 않는 게 좋았다.
게다가 지금 저 놈 잡으면 화염 쓴 모두(태현 포함)한테 디버프 들어간다!
“사디크 사제들! 포기하지 마라. 난 너희들을 믿는다!”
“김태현…!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좀 정도껏 해야지 그런 말을 하면 누가 믿… 읍읍.”
“좀 닥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케인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사디크 사제들. 너희들이 사디크를 믿는 마음은 진심이잖냐! 포기하지 마라!”
“아니 사실 저희도 그냥 포기하고 아키서스로 갈아탈까 생각했….”
“닥치고 포기하지 마!”
[최고급 화술 스킬을…]
[최고급 전술 스킬을…]
[강력한 행운…]
화술+전술+행운으로 합쳐진 협박, 아니 응원!
태현의 강력한 응원 버프를 받은 사디크 사제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화염 통제에 들어섰다.
화염을 다스려야 한다!
“사디크 사제 놈들! 실패하면 전원 해고해 버린 다음 너희들 신전은 카르바노그 신전으로 바꿔버린다! 너희들 신전 동상은 카르바노그 동상 앞에 세워놓는 장식물로 바꿔버릴 거야!”
[카르바노그가 환호합니다!]
[매우 강력한 협박에 성공했습니다!]
[사디크 사제들의 능력이 매우 크게 상승합니다!]
“우오오옷! 우오오오오옷!”
“크아아아앗!”
[사디크 교단 최상급 사제의 경험치가 크게 올랐습니다! 사디크 교단 주교로 전직합니다!]
[사디크 교단 상급 사제가…]
[……]
[……]
불가능한 일에 뛰어들면 자연스레 성장하는 법.
사디크 교단 사제들은 빠르게 성장했다.
그들은 눈물을 흘렸다.
아, 이것이 사디크 님의 깊은 ㄸ….
“뭘 울고 있어!? 집중 안 하냐!?”
“죄, 죄송합니다!”
물론 태현은 그런 메시지창에 감동 같은 걸 받지 않았다.
태현이 감동 받는 메시지창은 자기 레벨 업이었지 남 레벨 업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레벨 업했다고 엉엉 울고 있다니!
[화염 통제에 성공합니다!]
[현재 수준으로 할 수 없는 기적적인 일에 성공했습니다! 행운 스탯이 오릅니다!]
[사디크 교단의 힘이 오릅…]
[사제들이…]
[……]
[……]
됐다!!
-사디크의 정화!! 사디크의 정화!!
화염을 통제하는 데 성공한 사제들은 바로 정화를 시도했다.
화염이 워낙 강력했기에 이데르고 교단 역병이 순식간에 불타버렸다.
[이데르고 교단 역병이 화염에…]
[……]
[……]
[정화에 성공했습니다!]
[퀘스트를 달성했습니다!]
“?”
[?]
-?
뭔 퀘스트?
<사디크 치유의 권능-사디크 교단 퀘스트>
때로는 가장 파괴적인 힘에서 치유의 힘이 나오는 법.
사디크 교단은 흔히 파괴와 화염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오해를 많이 받지만, 위대한 사디크 님에게는 치유의 힘도 있다.
물론 치유의 힘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가장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하리라.
하지만 그 길 끝에는 사디크 님이 가진 치유의 힘이 주어지리라!
보상: 사디크의 권능 스킬.
[카르바노그가 언제 퀘스트 받은 적 있냐고 묻습니다.]
‘딱히 받은 적 없는데….’
퀘스트 안 받았어도 조건 달성하면 그냥 권능 스킬 주는 사디크!
아키서스 교단과는 다른 친절함이 엿보였다.
[사디크의 권능 스킬, <사디크 치유의 화염>을 얻었습니다!]
<사디크 치유의 화염>
사디크의 힘이 담긴 화염을 소환합니다. 이 화염은 닿는 자를 치유합니다.
[<사디크 치유의 화염>을 얻었습니다.]
[악명이 매우 높…]
[신성력 스탯이 기준을 달성…]
[새로운 퀘스트, 사디크 괴수의 권능이 시작됩니다!]
[카르바노그가 사디크 왜 이러냐고 의아해합니다.]
이럴 힘이 있으면 사디크 사제들한테나 퍼줘야지, 왜 아키서스 화신한테 퍼준단 말인가.
물론 이건 딱히 사디크가 의도한 게 아니었다.
그냥 자격 있는 사람에게 퀘스트가 나오는 것일 뿐!
<사디크 괴수의 권능-사디크 교단 퀘스트>
사디크 교단은 강력한 괴수들을 힘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단순한 힘만으로 괴수를 지배할 수는 없는 법!
괴수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채찍과 당근 두 개 모두가 필요한 것이다.
사디크의 흉폭한 화염으로 괴수를 채찍질하고, 사디크 치유의 화염으로 괴수를 회복해서 사로잡아라!
보상: 사디크의 권능 스킬.
<사디크 치유의 화염>을 얻으면 나오는 다음 퀘스트.
괴수 조종의 권능 스킬을 노리는 퀘스트!
이걸 얻기 위해서는 사디크의 화염으로 괴수를 잡고 설득해서 부려먹어야 했다.
태현은 무의식적으로 흑흑이를 쳐다보았다.
‘흑흑이는 무효겠지?’
[이미 신수인 놈은 안 될 것 같다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그러나 퀘스트는 다른 방식으로 깨졌다.
아까부터 불타고 있던 와이번이 정화가 끝나자 고개를 땅에 박고 항복을 한 것이다.
-꾸에에에엑!
[<역병 날개의 와이번>이 항복합니다!]
[화술 스킬이 조금 오릅니다.]
[신성력이 오릅니다.]
[사디크 교단의 명성이 오릅니다.]
[……]
[……]
[퀘스트를 달성했습니다!]
[조련술 스킬이 <사디크의 화염 조련술> 스킬로 변합니다!]
[현재 조련술 스킬이 너무 낮습니다. <사디크의 화염 조련술> 스킬로 인해 고급으로 조정됩니다!]
[……]
[……]
[레벨 업 하셨습니다!]
“…사디크…!”
태현은 감동해서 사디크의 이름을 외쳤다.
이것이 사디크의 불꽃처럼 화끈한 애정인가?!
게다가 역병 지대 탈출하기 전까지는 레벨 업 못할 줄 알았는데, 그 레벨 업까지!
‘맨날 무시하고 구박해서 미안해, 사디크!’
[카르바노그도 같이 사과합니다!]
딱히 사디크가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들으면 더 화나겠지만 태현과 카르바노그는 사과했다.
‘<사디크의 화염 조련술> 스킬이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사디크 사제들과 같이 낑낑대며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원활한 진행이 가능할 것!
“보셨습니까, 교황님! 이것이 바로 사디크 님의 기적입니다!”
“사디크 님의 힘 덕분에 이 와이번이 제정신을 차리고 항복한 거 아니겠습니까!”
사디크 교단 사제들은 재빨리 기회를 틈타 외쳤다.
그러니까 저희도 영지에서 지원 좀 해주세요!
“불 질러서 HP 깎은 다음에 항복 받아낸 게 사디크 힘은 아니지 않나?”
풀려난 케인이 당연한 의문을 말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태현이 옆에서 미친듯이 버프 걸어준 덕분이지 딱히 사디크 때문은 아닌 것 같….
사디크 사제들은 펄쩍 뛰었다.
“정화는 사디크 님의 화염 덕분이었습니다! 역병을 정화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맞는 말이었다.
이데르고 교단의 역병은 독하고 사악해, 각종 치유 마법에도 끈질기게 버텼다.
그걸 화끈하게 날려 버리는 것이 사디크의 화염!
…물론 그렇게 말해도 사람들은 잘 안 들었다.
‘사디크 놈들 역시 영 믿을 게 안 돼….’
‘김태현네 골짜기에서 쓸 만한 건 역시 아키서스 교단인가. 사디크 화염 때문에 고민해 봤었는데 영 별로군.’
‘화염 보니까 통제도 못하는 거 같고, 팀킬하기 딱 좋겠어. 폭탄 하위호환이네.’
자리에 모인 길드원들은 빠르게 평가를 끝냈다.
그리고 이 평가는 더 빠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됐다.
-사디크 교단 애들이 괴수 통제하려다가 실패해서 화염 폭주할 뻔했다고?
-와, 그거 무슨 기계공학 대장장이 같은 놈들이네.
-더 심한 거 아냐!?
빠르게 악명이 올라가고 있었지만, 사디크 교단 사제들은 그것도 모르는 채 의기양양해하고 있었다.
“교황님. 이런 기적을 보았으니 이제 저희 교단을 믿는 모험가들이 좀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음… 글쎄… 그게… 그렇게 쉽게 되면 내가 왜 그런 고생을 했겠니.”
“?!”
* * *
-사디크의 화염 조련술!
태현이 스킬을 사용하자, 거북이 괴수에게 화염으로 된 올가미가 날아갔다.
꽉!
‘MP 소모가 좀 심하긴 하군.’
조련술 스킬들은 대체로 다 MP 소모가 심했다.
태현처럼 총 MP 양이 부족한 사람한테는 꽤나 아쉬운 페널티였다.
조련술을 사용하면서 미친 듯이 폭딜을 넣지 못하는 것이다.
[카르바노그가 왜 그런 흉악한 생각을 하냐며 당황해합니다.]
조련술 할 거면 조련술 해야지 왜 팰 생각을 해!
그러나 태현은 언제라도 조련술에 실패하면 괴수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MP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폭탄을 장전하고 있었다.
[최고급 화술 스킬이…]
[신성력이…]
[명성…]
[화염 추가…]
-꾸어어! 꾸억!
쿵-
거북이 괴수가 무릎을 꿇었다.
[<파이토스의 성스러운 거북이>를 조련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명성이 오릅니다!]
[이 괴수를 무사히 파이토스 교단에 돌려보내 준다면, 파이토스 교단에서는 매우 고마워할 것입니다.]
[성장시켜서 돌려보낼 경우 추가 보상이…]
“어, 돌려보내 주실 겁니까?”
“미쳤냐?”
태현은 단칼에 잘랐다.
걔네 교단 영웅도 데리고 있는데 괴수를 돌려줄 리가 있나!
[이데르고의 역병 괴수들이 당신의 활약을 저지하기 위해 찾아옵니다!]
“전투 준비! 모은 괴수들을 지원할 준비해라!”
태현 일행이 역병 지대에서도 설치고 나서자, 괴수들이 주변에서 몰려들기 시작했다.
‘마침 잘 됐다.’
태현은 모은 괴수들로 싸움이 되나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역병 지대 탈출을 위한 첫 발자국!
[<파이토스의 성스러운 거북이>가 자기는 싸우기 싫은데 꼭 싸워야 하냐고 묻습니다.]
“애들아. 저 거북이가 가장 앞에 서고 싶댄다.”
-꾸에엑! 꾸엑!
태현의 명령에 괴수들은 재빨리 거북이를 들어 가장 앞에 세워줬다.
파이토스 교단의 성수니까 튼튼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