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될놈이다-1163화 (1,162/1,826)

§ 나는 될놈이다 1163화

[이데르고 교단 전사들이 쓰러집니다!]

[역병이 퍼져 나갑니다!]

그러나 이데르고 전사들의 무서움은 숫자뿐만이 아니라 그 까다로움에 있었다.

죽고 나서도 여러모로 상대방을 괴롭히는 추가 효과!

‘이 정도면 교단이 아니라 언데드 아냐?’

이런 놈들도 교단이랍시고 신성력 쓰고 있다는 게 솔직히 좀 어이가 없었다.

이 정도면 언데드지…!

-크윽. 이런 더러운 놈들 같으니!

-비겁하게 역병을 쓰다니! 정정당당하게 덤벼라!

하늘섬에서 온 고대 제국 이탈자들이나 가루다 전사들은 역병이 퍼져 나가자 괴로워했다.

워낙 레벨이 높고 HP가 많아서 역병 좀 걸린다고 바로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원래 이런 디버프의 무서운 점은 중첩이 된다는 점이었다.

계속 쌓이다 보면 레벨 높은 사람도 쓰러진다!

“사제들 힐 넣어!”

“예!”

-사디크 재생의 화염!

[사디크의 화염이 당신의 몸을 감쌉니다!]

[화염이 각종 상태 이상을…]

[……]

화르륵!

사디크 사제들도 당연히 회복 스킬이 있었다.

사디크 교단이라고 불장난만 하고 다니는 건 아닌 것!

“HP는 회복 안 되나?”

“어, 상태 이상만 치우는….”

“…뭐 기대한 내가 바보지. 이다비! 힐 좀 부탁할게!”

“네!”

“…….”

사디크 사제들은 갑자기 서글퍼졌다.

각 교단마다 장단점이 있는 법인데 HP 회복 좀 못했다고…!

* * *

-김태현 파티, 이데르고 교단 공략 시작!

-생방송 진행 중! 김태현 파티와 가장 가까이에서! 지금 바로 감상하세요!

-김태현 퀘스트에 3번이나 참가했던 적이 있는, 믿음직한 플레이어 <가르든>! 가르든 방송만 믿고 따라오시면 김태현 퀘스트를 생방송으로….

태현 파티가 이데르고 교단 토벌에 나선 건 순식간에 퍼졌다.

애초에 숨기려고 하지도 않았으니 소식이 퍼지는 건 당연했다.

무엇보다 지금 대륙 플레이어들한테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건 이데르고 교단이었다.

싸워야 하는가?

아니면 피해야 하는가?

그도 아니면 아예 멀리 도망을 쳐야 하나?

그런 와중에 가장 먼저 이데르고 교단을 토벌하러 나선 태현 일행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역시 김태현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겠고요….

-확실히 악신 교단 일어날 때마다 김태현이 다 해결한 느낌이긴 해.

-아니거든? 다른 사람들이 해결한 것도 있거든?

-뭐 있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이데르고 교단 그래서 어떻게 상대할 수 있는지 아는 사람? 지금 길가에 지나가는 거 보이는데 싸워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되네.

-솔직히 레벨 별로 안 높아 보이던데.

-절대 만만히 보지 마라! 레벨은 좀 낮아 보여도 숫자가 장난 아냐. 하나 잡으면 열 마리가 오고 열 마리 잡으면 백 마리 와. 그리고 잡을 때마다 역병 터지는 게 진짜 장난 아니다. 무조건 힐러 많이 데리고 가야 해.

-숫자 너무 많아서 나는 그냥 한동안 하늘섬 가 있으려고.

-야. 위기가 기회 아니냐? 다들 사라지면 나 혼자 퀘스트 독점해서 마을에서 공적치 쌓고….

-응. 그러다가 이데르고 교단 만나서 죽고.

-너만 그런 생각 할 수 있는 줄 아냐?

-길드 동맹에서도 토벌대 모집 퀘스트 떴다. 오스턴 왕국 플레이어는 참가하는 게 좋을듯.

-미다스 길드에서도 뜨고… 그냥 중앙 대륙 길드들은 다 하는 모양인데?

당연한 일이었다.

이데르고 교단은 지금 온갖 곳에서 일어나서 날뛰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몬스터 웨이브까지 흡수한 덕분에, 다른 왕국들은 비상을 외치며 움직이는 중이었다.

지금 못 막으면 정말로 위험하다!

-난 길드 동맹 쪽에 참가해야겠다.

-길드 동맹보다는 미다스 길드가 낫지 않나? 길드 동맹 외부인 험하게 다루잖아.

-맞아. 화살받이로 쓸 것 같지.

-쓸 것 같지가 아니라 실제로 쓰고도 남을 놈들임.

-그럼 미다스 길드에 갈까….

-에랑스 왕국 퀘스트가 낫지 않을까?

-플레이어가 낫지, NPC들은 더 까다롭기도 한데….

-난 김태현 쪽에 참여하려고. 경험치 좀 얻어야지.

-김태현 파티도 좋긴 한데 거기 고렙 아니면 끼기 힘들지 않아?

-ㄴㄴ. 절대 아님. 김태현 퀘스트에 은근히 저렙들 많음.

-말이 되냐? 김태현이 하는 퀘스트 난이도가 얼마인데 저렙들이 끼어?

-아니라니까. 내가 직접 봤어.

-진짜? 저렙도 가서 낄 수 있나?

곳곳에서 나오는 증언들에, 플레이어들은 솔깃해하기 시작했다.

태현의 플레이는 대단했지만 사실 거기 따라가기는 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었다.

가장 어려운 퀘스트를 가장 먼저 하는 사람이니, 어지간한 고렙 플레이어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건 착각!

태현은 보통 플레이어들이 있으면 대충 다 써먹었다. 있으면 있는 대로 다 쓰는 게 태현인 것이다.

* * *

“태현 님. 플레이어들이 계속 오고 있는데요.”

“그래? 생각보다 많이 오네. 잘 됐다. 직업별로 나눈 다음 파티 짜서 있게 하자.”

“네!”

이데르고 교단 전사들의 공격을 다섯 번째 막아내자 상대도 어느 정도 느려졌다.

태현은 그 틈을 타 플레이어들을 나눴다.

“요리사들은 가운데로 모이고, 대장장이는 그 옆에! 직업별로 나눠서 모여! 재료 줄 테니까 닥치는 대로 만들어서 버프 줘! 사제들은 이쪽으로!”

“어, 저희 레벨 낮은데 만들어도 괜찮나요?”

“괜찮아! 어차피 숫자가 중요한 거니까! 아키서스 사제들! 버프 걸어줘!”

아키서스 사제들은 자기들이 강력한 회복 마법은 못 걸어도, 회복 마법을 걸 수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강력한 버프는 걸어줄 수 있었다.

특히 제작 직업 관해서!

[<아키서스의 행운 어린 기도>가…]

[<아키서스의 행운 어린 기도>가…]

[행운이 중첩됩니다!]

[추가 효과가 들어갑니다!]

“!!”

이렇게 많은 사제들에게 행운 버프를 받는 건 대부분 처음이었다.

자리에 모인 플레이어들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스킬을 사용했다.

-아탈리 왕국 비전 중급 요리!

-수프 전문 요리!

-고기 도축 요리!

-괴식….

“아니. 괴식 요리는 좀….”

“뭐? 너 괴식 요리 무시하냐?!”

괴식 요리 스킬을 익히고 있던 플레이어는 벌컥 화를 냈다.

감히 괴식 요리를 무시하다니!

“너희들은 힘든 퀘스트 없이 순탄하게 판온을 해서 그렇지! 나처럼 힘든 퀘스트 많이 하고 나면 괴식 요리도 그냥 달달한 디저트 같아!”

“그게 뭔 개소리야?!”

“야! 지금 떠들 시간 없어! 저기 앞에 이데르고 교단 놈들이 또 올라오잖아! 빨리 만들어야 해!”

[<아탈리 왕국의 특별 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아키서스의 행운이 깃듭니다!]

[요리의 단계가 한 단계 더 올라갑니다!]

[요리 스킬이 크게…]

[요리에 추가 효과가…]

“오오옷!”

[<고기와 당근, 감자를 섞어 만든 특제 영양 수프>를 만들었습니다!]

[아키서스의 행운이…]

[요리의…]

“나도! 나도!”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운이 정말 좋아야 한 번 나올까 하는 걸작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아키서스의 행운은 희박한 가능성도 뽑아내는 것이다.

지금 앞에 이데르고 교단 괴수와 전사들이 우글거리는데도 플레이어들은 신이 나서 스킬을 써댔다.

“음식 돌려! 이거 드세요!”

“아니 전 배가 부른….”

“아 뭐 더 먹으면 좋지! 중첩! 중첩 모르나!”

“으어억!”

덕분에 전투 직업 플레이어들은 평소에는 잘 받지도 않는 온갖 버프들까지 다 챙겨받았다.

“화술 스킬 버프는 어디에다 쓰라고?!”

“좋, 좋긴 한데 이렇게까지 필요한가?”

“괴식 요리로 만든 한약 받아가십쇼! 한국인이라면 제발 한약 먹읍시다!”

“…….”

“…….”

플레이어들은 매우 갈등했다.

아….

괴식 요리면 효과가 좋긴 할 텐데….

저걸 먹어야 하나??

* * *

[이데르고 교단 전사들이 후퇴합니다!]

“더 이상 안 나온다! 돌격! 놈들의 역병 연못을 태워버려야 해!”

태현이 외치자 플레이어들은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 나갔다.

몇십 차례 넘게 괴수와 전사들을 소환해대며 버티던 이데르고 교단이었지만, 태현이 이끄는 공략대가 뚝심 있게 버티자 결국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키서스의 신성 영역!

태현은 쐐기를 박을 때라는 걸 깨달았다. 바로 권능 스킬을 사용해 근처에 있는 공략대 전체에 버프를 걸었다.

콰콰콰콰쾅! 콰콰콰쾅!

뒤에서 <아키서스 포병대>가 화끈하게 지원을 해줬다.

HP가 얼마 안 남은 괴수들을 다 때려눕히는 공격!

-사디크의 화염 파도!

[<사디크의 화염 파도>가 역병을 불태웁니다!]

[이데르고 교단의 역병이…]

[……]

곳곳에서 화염이 넘실거렸다. 사디크 교단 사제들은 일단 불부터 지르고 봤다.

이데르고 교단 상대하는 데에는 불장난이 최고!

“아 불 좀 그만 지르면 안 됩니까?!”

“너무 뜨겁잖아! 난 화염 내성도 없어!”

“오히려 방해돼!”

플레이어들은 원망을 터뜨렸다.

한창 신나게 싸워야 하는데 화염 피해서 움직여야 하는게 영 거추장스러웠던 것이다.

이 배은망덕한 반응에 사디크 사제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저런 못된 놈들…! 누구 때문에 불을 지르고 있는데!”

“상급 사제님! 힘내시지요! 저놈들은 뭘 몰라서 저러는 겁니다!”

기껏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 진심을 몰라주는 모험가들의 모습에, 사디크 사제들은 땅을 치고 슬퍼했다.

“사디크 놈들은 하여간 너무 파괴적이라니까. 팀킬도 막 할 거 같아.”

“맞아. 괜히 대륙을 박살 내려고 한 놈들이 아니야.”

“크윽…!”

[이데르고 교단의 괴수들이 시체를 먹고 강해지기 시작합니다!]

[이데르고 교단의 거대 괴수가 나타납니다!]

“!”

이데르고 교단에서도 마지막 발악으로 거대 괴수가 나왔다.

다른 괴수들의 시체를 먹고 덩치를 부풀린 괴수!

넓적한 도마뱀처럼 생겼지만 그 덩치는 거의 공룡 수준이었다.

‘흠. 맷집 좋아 보이는군. 포격으로 정신 못 차리게 만든 다음 돌아가서 치명타로 폭딜 퍼붓고 약점 만들어서 계속 녹여 버리면….’

태현이 머리를 굴리는 사이, 옆에서 사디크 성기사들이 깜짝 놀랐다.

“저, 저거…!”

“?”

“우리 교단 마수잖아?!?!”

“…….”

[……]

태현과 카르바노그는 동시에 할 말을 잃었다.

“어… 내가 사디크를 딱히 못 믿어서는 아닌데, 쟤네는 아무리 봐도 이데르고 교단 마수 같은데….”

“우리 교단 마수가 맞습니다! 놈들이 가져가서 오염시킨 겁니다!”

“그렇군. 알겠다. 내가 저놈을 쓰러뜨려서 편안하게 죽게 해주지.”

[카르바노그가 아키서스는 참 친절도 하다고 말합니다.]

“안 됩니다! 안 그래도 교단의 마수가 없는데! 저놈을 설득시켜주십시오!”

-끄우오에에에엑!

말에 맞춰 괴수가 울부짖었다. 절대 설득 안 될 것 같은 태도였다.

“…음. 내가 화술의 달인이긴 하지만 솔직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카르바노그가 그냥 무시하고 검으로 대화하자고 말합니다!]

괴수 한 놈만 남아서 설치는데 저걸 굳이 뭐하러 설득하나!

그냥 편하게 잡아버리지!

그러나 사디크 교단 사제들은 눈물로 호소했다.

“저놈은 잡으면 정말 도움이 될 겁니다!”

“<아키서스의 성스러운 동물원>에도 넣을 수 있습니다! 기르게 해주십시오! 저희가 사랑으로 보살피겠습니다!”

“…….”

넣고 싶지 않아!

태현은 질색했다. 아무리 괴수가 강하고 세다고 해도 그렇지 뭔 저런 놈까지…!

-이 이데르고 님을 믿지 않는 쓰레기 같은 놈들! 이데르고 님의 마수가 너희를 벌할 것이다!

괴수 위에 타고 있는 이데르고 교단 사육사 NPC들이 기세등등하게 외쳐댔다.

그 외침에 분노한 사디크 성기사들이 달려갔다.

“헛소리하지 마라! 사디크 교단의 마수 알을 훔쳐서 기른 주제에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뭐? 사디크 교단? 어쩐지 같잖은 화염을 부리는 놈들이 있다더니 하찮은 사디크 놈들이었구나! 멸망한 줄 알았는데 아직 남아 있었다니!

“…….”

태현은 살짝 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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