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될놈이다-1152화 (1,151/1,826)

§ 나는 될놈이다 1152화

“참 착한 사람이었어요. 그렇지 않나요?”

“맞아. 요즘 잘나가는 이유를 알 것 같더라.”

이다비와 태현은 남우연 칭찬을 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참된 아이돌!

친절하게 사인, 사진 등등 다 들어주는 남우연의 태도에 둘 다 살짝 감동한 상태였다.

물론 남우연은 유성 게임단으로 팬을 갈아타고 있었지만….

* * *

[제국의 적, 하늘의 약탈자 가루다 왕국이 공격을 선언합니다! <하늘의 대침공>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모험가들이여, 뭉치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가루다 왕국의 날개 달린 전사들은 막을 수 없을 테니 말입니다!]

“꿀 좀 빠나 했더니 또 습격이야?”

“이번에도 알아서 잘 막겠지.”

“여기까지 오진 않겠지?”

하늘섬에 올라온 플레이어들의 숫자는 상당히 많았다.

중앙 대륙이 한적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이 올라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플레이어들 모두가 싸우려고 하지는 않았다.

대부분이 고렙이 아닌, 가볍게 즐기는 플레이어들이었으니 당연했다.

제작이나 탐험을 즐기는 플레이어들!

사실 판온에 미쳐 사는 고렙 이상 플레이어들보다 이런 플레이어들의 숫자가 압도적이긴 했다.

“성벽으로 들어오라고 하는데. 영지 수비전에 참가해달래.”

“에이… 뭐하러?”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요새인데, 좀 벽이 부실해 보이거든. 다른 곳으로 갈까?”

“그럴까? 경치 좋아서 여기 있었는데,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이런 플레이어들의 특징은 바람처럼 자유롭다는 것!

중앙 대륙처럼 한 도시에 자리 잡으면 아까워서라도 버티는 일이 거의 없었다.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쌓은 친밀도나 특권도 없는 데다가, 하늘섬은 워낙 넓어 새로 갈 곳이 무궁무진했다.

생각지도 못한 대이탈!

대형 길드들 입장에서는 ‘헉’ 소리가 나오는 반응이었다.

-다들 어디가?! 말려! 싸우지 않아도 되니까 안에서 제작이나 도와달라고 해!

-이러다가 우리 길드원들만 남겠다! 야! 우리 길드원들만으로는 성벽 다 못 막아! 어떻게든 불러 모아!

-영지전 하기 싫대요! 구경이 좋다고….

대규모 영지전은 어마어마한 인원이 들어가는 싸움이었다.

단순히 싸우는 전투 직업뿐만 아니라, 뒤에서 지원해 주는 제작 직업 플레이어들도 필요한 싸움!

이걸 모두 자기네 길드에서 충당하는 길드는 극소수였고, 대부분은 일반 플레이어들도 퀘스트 뿌리면서 끌어와야 했다.

그런데 이 퀘스트 받을 플레이어들이 우르르 가버리니….

“안 돼! 돌아와!”

“여러분! 영지는 안전합니다! 안 쳐들어오니까 남아주세요!”

“안 쳐들어오는데 왜 남아달라고 하나요?”

“그… 그건… 에잇! 문을 막아버리겠다!”

대형 길드들은 그제야 자기들이 착각했다는 걸 깨달았다.

아예 강제적으로 묶어버리는 길드 동맹이나, 인기가 너무 높아서 알아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태현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사람들은 의외로 영지전에 집착하지 않았다!

할 수 있으면 하고, 못 할 거 같으면 빠지고.

특히 지금처럼 전설 퀘스트에, 대형 길드들도 믿음직스럽지 않으니 다들 ‘에이 난 안 할래’, ‘별로 안 좋아 보여’ 하면서 빠지는 것이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다들 당황하고 있는 사이, 가루다 왕국 전사들이 쳐들어오기 시작했다.

펄럭펄럭-

“?”

“새인가?”

“와이번인가?”

“아니… 저건… 습격이다! 습격! 습격! 길드원들 성벽 위로 올라오라고 해!”

[<가루다 왕국 비행 전사>들이 성벽 위를 습격합니다!]

-끼에에엑! 끼엑!

-강철 깃털 발사!

등 뒤에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는 가루다 왕국 전사들이 깃털을 쏘아내자, 무슨 묵직한 바윗덩이처럼 깃털이 날아 들어와 성벽 위를 후려갈겼다.

“마법 가동시켜! 김태현이 날아올 때 대비해서 준비한 것들 있잖아!”

“예!”

[<중력의 사슬> 마법이…]

[<원한의 닻> 마법이…]

[……]

[……]

성벽 위에 설치된 마법 공성무기들이 빛을 발했다.

날아다니는 놈들을 요격하는데 특화된 무기!

날아오는 태현을 상대하기 위해 비싼 골드 주고 산 무기였는데, 이렇게 쓰게 될 줄이야.

그래도 그나마 준비해놔서 다행이었다. 안 그랬으면 그대로 성벽을 뺏겼을 것이다.

“야, 길드원들 성벽 위로 다 달려오라고 해! 장난 아니다!”

“이 자식들 숫자가 뭐 이리 많아?!”

<고대 제국 이탈자> 기사들처럼 한 명 한 명이 레벨 500, 600 넘는 막강한 위력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가루다 왕국 전사들은 무슨 모기 떼인 양 와글와글 성벽 위를 점령하고 치고 빠지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날아다니는 놈들은 한 번 밀리면 잡기 힘든데 숫자까지 많으니 난이도가 2배!

파파파파파팍!

[<가루다 왕국 비행 궁수>들이 화살비를 쏘아냅니다!]

[머리를 조심하십시오!]

“후퇴! 후퇴! 이러다 전멸하겠다!”

“숫자가 너무 많아!”

습격이라고 해도 수십 정도 들어올 줄 알았던 길드들은 호된 꼴을 당했다.

준비가 조금이라도 덜 되어 있던 곳은 그대로 영지를 뺏겼고, 김태현이 올까 봐 정말 철저하게 준비한 곳만 간신히 1차 습격을 버틸 정도!

-가루다의 이름으로!

-가루다! 가루다!

날아다니는 전사들이 신나서 플레이어들 뒤를 쫓았다.

-아래 땅 놈들은 아래로 꺼져라!

-하늘은 우리 가루다 왕국의 것이다!

* * *

안 그래도 김태현 상대해야 하느라 심란했던 대형 길드들은 이 악재에 골치 아파했다.

-습격이라길래 그냥 몬스터들처럼 조금 왔다가 갈 줄 알았는데, 무슨 오크들 같아!

-비행 오크야, 비행 오크!

-오크보다 더 끔찍하지. 이 자식들 기동력이 장난이 아니라서 진짜 사방팔방에서 다 튀어나온다고. 우리 길드는 좀 안쪽에 있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뭐? 그래서 배짱부리고 있었던 거냐?

-배짱은 누가…! 모함하지 마라!

바깥쪽 길드들부터 당할 줄 알았는데, 날아다니는 놈들이다 보니 가는데 순서 없었다.

그냥 괜찮은 먹이다 싶으면 날아서 우르르르!

-이거 그냥 막는 걸로는 안 돼. 하늘성 다시 띄워서 결계 만들어야 해!

숫자가 워낙 많이 몰려오니, 결계 치지 않는 이상 정말 일이 귀찮아질 수도 있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했다.

하지만….

-하늘성 띄울 수 있는 사람?

-…….

-…….

-솔직히 양심적으로 모든 길드들이 각출해서 하늘성 띄우자. 다 힘 모으면 하늘성 하나 정도는 만들 수 있겠지.

-미쳤냐?? 성 하나 짓는 것도 현실 빌딩 가격만큼 나가는데 하늘성은 대체 얼마나 나가려고….

-김태현은 어떻게 지었지?

-그건 마계에서 훔쳐 온 거잖아.

-…김태현은 어떻게 훔쳐 왔지?

-왜, 알면 가서 훔쳐 오게??

-양심 없는 소리인 거 아는데, 김태현은 퀘스트 안 깨냐? 이런 거 잘 깨잖아.

-와, 나도 길마긴 한데 너는 정말 양심이….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긴 해. 누가 익명으로 김태현한테 퀘스트 깨달라고 해보자.

-각자 길드원들 동원해서 김태현한테 익명으로 요청하는 건 어때?

* * *

<고대 제국 이탈자>들은 퉁퉁 부은 얼굴로 말했다.

-가루다 왕국 놈들은 하늘섬 근처에 있는, 기회만 되면 달려들어서 약탈하려는 아주 사나운 도적 떼 놈들입니다!

“해적… 아니, 공적이라고 해야 하나. ‘왕국’이라고 하는데 왕도 있나?”

-예.

고대 제국 이탈자들의 말에 따르면, 가루다 왕국은 전부 다 전사에 약탈자들로 이뤄진 왕국이라고 했다.

하늘을 돌아다니면서 약탈할 걸 찾아 덤비는 사나운 전사들의 왕국!

당연히 왕은 그만큼 사나운….

“도적놈이라는 거지?”

-아주 잘 아십니다!

[카르바노그가 <고대 제국 이탈자>들이 정신을 차린 걸 보니 흐뭇하다고 말합니다.]

‘나도 뿌듯하다.’

그 고생을 하며 설득한 보람이 있구나!

역시 사람은 대화만 하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였다.

[현재 <고대 제국 이탈자>들의 공포 수치가 최대치…]

[현재 <고대 제국 이탈자>들이 명령에 복종합니다!]

[현재 <고대 제국 이탈자>들이 당신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고대 제국 이탈자>들 사이에서 당신의 악명이 최대치…]

메시지창은 무시하고, 태현은 말을 이었다.

“어쨌든 난 하늘성 안을 확인해야 하는데, 그동안 시간을 벌어야 한다. 가루다 전사들이 여기로 오면 너희들이 막아낼 수 있겠지?”

-예!

-이 기회에 다른 곳을 약탈하러 가는 것도….

“하늘성이나 지켜라.”

-예….

<고대 제국 이탈자>들은 시무룩했지만 태현은 그들의 반응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이제 좀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하늘성을 뒤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후. 진짜… 원래라면 그냥 성 이용 허락받고 들어가서 뒤지면 되는 일인데….’

[카르바노그가 아키서스 관련은 모든지 다 한 번씩은 더 꼬여 있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 * *

[<추락한 하늘성>의 통로에 들어왔습니다.]

[폐쇄된 도서관을 발견했습니다!]

[명성이 오릅니다.]

[……]

[……]

“오오….”

일행은 감탄했다.

대충 봐도 수천 권이 넘는 책이 쌓여 있는 도서관!

대부분의 책꽂이들이 넘어지고 박살 나고 먼지가 쌓여 있어서 엉망이었지만, 그래도 이 책들 중 1%만 건져도 대박이었다.

[고대 제국어 지식이 부족합니다.]

[카르바노그가 도와줍니다.]

[책 제목을 해독하는 데 성공합니다!]

[<고대 제국 함정 걸작선> 책을 얻었습니다.]

“각자 자기가 쓸 만한 책들도 찾아보자.”

“나 이거 못 읽는다고 뜨는데.”

“…내가 찾으면 말해주지.”

생각해 보니 고대 제국어 관련 지식은 어지간해서는 없는 게 보통!

태현은 뒤지면서 쓸 만한 게 있으면 일행들에게 넘겼다.

“케인. 여기 책 받아라.”

“오… 뭔데?”

“<돌연변이 피부 강화술>.”

“…그냥 방패 관련 스킬은 없냐?”

“아, 책이 그렇게 딱딱 나오겠냐.”

태현은 폭탄 관련 제작법은 없나 기대했다.

물론 태현은 공격용 폭탄, 수비용 폭탄, 기습용 폭탄, 놀이용 폭탄, 장식용 폭탄 등 온갖 폭탄의 제조법을 갖고 있는 기계공학의 달인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더 강력하고 더 새로운 폭탄을 찾는 게 기계공학 대장장이!

고대 제국에서 쓴 적 있는 폭탄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수많은 책들을 확인하고 읽었습니다! 지혜가 오릅니다.]

[고대 제국어 지식이 오릅니다.]

[명성이…]

[고대 제국의 죄수들이 당신을 더 높게 평가합니다!]

‘아니 이런 미친놈들이.’

스탯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데 갑자기 메시지창이 뜨자 태현은 질색했다.

그딴 평가 필요 없어!

<아키서스 성기사단장을 찾아서-아키서스 교단 퀘스트>

고대 제국의 후손들인 하늘섬 사람들은, 고대 제국 시절에 있던 다양한 직업들을 제각각 이어받았다.

대륙의 아키서스 교단은 멸망했지만 하늘섬의 아키서스 교단은 연락이 끊긴 덕분에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아키서스 교단을 이끌었던 성기사단장의 흔적을 쫓아라!

성기사단장의 능력을 이은 후손이 있다면 그건 아키서스 교단의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

아키서스 교단 관련 역사를 수집하다 보니 뜨는 퀘스트창!

드디어 뜬 퀘스트창에 태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역시 하늘섬에 뭔가 있긴 있었군!’

게다가 아키서스 교단 성기사단장이라니.

이름만 들어도….

[좀 수상쩍어 보인다?]

‘…듬직하다고 하려고 했는데. 카르바노그. 선입견은 좋지 않아. 주교 펠마른을 보라고. 능력 있는 주교잖아.’

[언데드인 점을 빼놓으면 안 된다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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