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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113화 (1,112/1,826)

§ 나는 될놈이다 1113화

“…….”

[…….]

-…….

[니팅거스를 설득하는 데 성공합니다!]

[화술 스킬이 크게 오릅니다!]

[최고급 화술 스킬 3이 최고급 화술 스킬 4로 변합니다.]

[최고급 화술 스킬 레벨이 4에 도달했습니다. 전설 화술 스킬을 위한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전설을 향하여-화술 스킬 퀘스트>

한 스킬의 최고급에 도달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최고급은 그 스킬의 대가(大家)만이 할 수 있는 것!

그러나 전설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건 그 대가들 중 한 명만이 가능하다.

가장 먼저 전설의 경지에 도착하라! 그리 한다면 당신의 이름은 전설이 되리라.

보상: 전설 화술 스킬.

기계공학은 6이었지만, 화술은 4부터 전설 퀘스트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둘 다 어려운 건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화술이 더 어려울지도 몰랐다.

가면 갈수록 스킬 올리기가 힘들어지니….

드래곤한테 협상을 얻어내는 정도가 아니면 크게 오르지 않는 수준!

[……]

[레벨 업 하셨습니다!]

[……]

한 번에 레벨 업을 두 번이나 했지만 태현은 지금 그런 거에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니팅거스가 너무….

예상 밖의 반응을 보여준 것이다.

[카르바노그가 자기도 이건 예상 못했다며 당황합니다!]

니팅거스가 화신의 일격을 맞고 생각보다 데미지를 크게 입는다→데메르 시간 되돌리기 걸고 한 대 더 때린 후 레이드.

니팅거스가 화신의 일격을 맞고도 나름 버틴다→데메르 시간 되돌리기 걸고, 화신의 일격으로 협박하기.

니팅거스가 화신의 일격을 맞고도 이빨도 안 들어간다→데메르 시간 되돌리기 걸고, 무조건 도망치기.

이 세 가지 정도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니팅거스가 화신의 일격을 맞고 분노조절에 성공해서 협상을 시도한다’는 태현도 예상 못 했던 것!

‘저놈. 무슨 생각이지?’

[아마 화신의 능력을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하다고 판단한 게 분명합니다! 카르바노그도 놀랄 정도였으니 니팅거스가 속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렇군.’

현재 태현의 힘은 태현이 봐도 놀라운 수준이었다.

가능한 버프를 모두 받고 화신의 일격까지 때려박은 힘.

지금 <용의 파멸>과 <용의 추락>을 맞은 데다가, 살벌한 전투천사들과도 싸워야 하는 니팅거스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투천사들. 어떻게 생각하나?”

-놈을 속여서 뜯어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주인이시여. 니팅거스는 아직 힘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놈이 목숨을 걸고 날뛰면 주인께서도 위험합니다. 놈이 속았을 때 갈취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 품위 있게도 말한다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누구 천사 아니랄까 봐 갈취부터 나온다!

하지만 카르바노그도 그 전략에는 동의했다.

서로 끝까지 목숨을 걸고 싸운다면 서로에게 남는 게 없이 위험했다. 니팅거스가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을 때 받아주는 게 좋았다.

‘<데메르의 시간 되돌리기>를 쓰지 말아야 하나? 한 번 때리고 얻은 게 너무 많은데.’

레벨 2업에, 검술 스킬에, 화술 스킬, 각종 칭호와 보상들….

지금 당장 목숨이 위험하지 않다면 <데메르의 시간 되돌리기>를 쓰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았다.

1년….

1년은 긴 시간이지만, 견적이 안 나올 정도의 시간은 아니었다.

<화신의 일격>은 언젠가 다시 쿨타임이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니팅거스 같은 예외가 아니면 <화신의 일격> 없어도 충분히 싸울 수 있긴 하고.’

태현이 침묵하자 니팅거스가 초조해졌는지 다시 말했다.

-그러고 보니 알렉세오스 님에게 가호를 받으신 적이 있으신 것 같은데, 저도 알렉세오스 님과 연관이 있습니다. 제 먼 친척분 되십니다.

“…그, 그렇군.”

예상치 못한 가족 공격에 태현의 정신이 살짝 혼미해졌다.

니팅거스…!

분노 조절 못하는 레드 드래곤이 저렇게 가족까지 꺼내서 나올 줄이야…!

[카르바노그가 도저히 못 봐주겠다며 시선을 돌립니다!]

-주인이여. 니팅거스가 저러는 꼴은 도저히 못 봐주겠다!

-주인님. 저도….

카르바노그, 용용이, 흑흑이 모두 시선을 피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니팅거스는 꿋꿋하게 화술을 시도해 왔다.

-이렇게 보면 아키서스 님과 제가 인연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하하하.

“그, 그렇군.”

태현은 아까부터 계속 ‘그렇군’만 연발하고 있었다.

그만큼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

-아키서스 님께서 아탈리 왕국을 다스리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래서 아탈리 왕국의 도시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빡쳐서 아탈리 왕국 쪽으로 가고 있었지만, 일단은 건드린 적 없다!

니팅거스는 그렇게 항변했다.

-혹시 제가 끼친 피해가 있다면 배상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화를 푸시지요. 아키서스 님께서도 저를 공격하셨으니 기분이 풀리지 않으셨습니까?

과연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다.

은근슬쩍 ‘너도 나 팼으니까 셈셈으로 치자!’로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었다.

나이를 괜히 먹은 것은 아닌 셈!

“음. 그래. 나도 알렉세오스와 많이 친하니 서로 끝까지 피를 보는 건 좋지 않겠지. 또 내가 드래곤과는 인연이 많기도 하고.”

-!

태현이 협상에 응하자 니팅거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야 하나 싶었는데….

‘아키서스의 화신… 무서운 놈이다! 인간 주제에 어떻게 저런 힘을 가졌단 말인가? 학카리아스를 잡았다는 게 헛소문이 아니었군!’

제정신이 돌아온 니팅거스는 태현을 매우 매우 고평가하고 있었다.

일단 태현이 쌓은 명성과 악명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악마 공작부터 시작해서 드래곤까지 레이드한 인간 영웅 아닌가!

물론 니팅거스 정도 되는 드래곤쯤 되면 명성과 칭호, 업적만으로 겁먹지는 않았다. 아무리 대단한 영웅이라 하더라도 ‘그래봤자 하등한 종족 아니냐’ 같은 반응을 먼저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태현은 실력으로 보여줬다.

무시무시한 아키서스의 군세들부터 시작해서, <화신의 일격>으로 화룡점정을 찍은 힘!

그 <화신의 일격>은 정말로 무시무시했다.

니팅거스의 모든 방어력을 뚫어버리고 그대로 HP를 회복 불가능하게 쫙 깎아내는 일격은, 레드 드래곤 특유의 광란과 분노도 풀어버릴 정도로 살벌했던 것이다.

‘내가 지지는 않겠지만 이런 하찮은 인간 놈과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 자체가 손해다!’

그 일격이 있는 한 아무리 드래곤의 생명력이 강력하고 방어력이 대단하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니팅거스는 몰랐다.

자신이 태현의 전투력을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군세부터 시작해서 화신의 일격을 몇 번이고 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알렉세오스 님과 친하다니 잘 됐습니다. 저도 정말 많이 친합니다.

“나도 엄청나게 친했지. 음음.”

서로가 서로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던지고 있었다.

-저는 보물을 빌릴 정도로 친했습니다.

“나는 권능과 축복을 받을 정도로 친했는데.”

‘이 인간 놈! 정말로 알렉세오스와 친한 게 분명해! 어떻게 그 성질 더러운 알렉세오스와…?’

‘이 자식 진짜 보물 빌린 거 맞아? 훔친 거 아냐?’

어찌 되었든 간에, 협상은 시작되었다.

한 마리의 드래곤과 한 명의 사람은 드넓은 평야에서 서로 가까이 붙었다.

아키서스의 천사들은 그 주변을 빙 둘러쌌다.

-크르륵….

-어허. 조용히 해라. 악마 놈아. 회의 중이잖느냐.

* * *

“…????”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 줄 사람 없나요?”

갑작스러운 드래곤과의 대화!

대기하고 있던 공격대만 당황한 게 아니었다.

지금 이 근처에는 공격대 말고도 목숨 걸고 구경 온 사람들이 제법 됐다.

원래 잃을 거 없는 플레이어들은 악마 대공이 날뛰어도 구경하러 오는 법.

니팅거스가 화끈하게 도시를 두 개 날리고 이동하는데 궁금하지 않을 리 없었다.

그렇게 조심조심 멀리서 쫓아오던 사람들은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하늘에서 나타난 아키서스의 군세들.

그 군세들을 이끌고 위풍당당하게 레드 드래곤에게 돌격하는 태현!

판온을 오래 한 플레이어들도 본 적 없는 눈부신 광경이었다.

-김… 김태현이 레이드한다!

-진짜 저대로 돌격한다고? 데리고 다니는 포병대는? 끌고 온 공격대는 다 어디에 두고?

-너무 무모한 것 아닌… 헉.

-뭔 속셈으로… 헉.

근처에 모인, 목숨 아깝지 않고 니팅거스를 쫓아 온 플레이어들이 대충 수백 명이 넘었다.

그 플레이어들이 일제히 침묵!

누가 입을 다물게 시키지도 않았고, 딱히 본인들도 입 다물려고 한 게 아니었다.

그러나 모두의 입이 그냥 다물어졌다.

사람은 정말….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게 되면 입이 다물어지는구나!

꽝!

김태현이 화신의 일격을 집어넣자, 플레이어들은 일제히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잡았나?!

잡은 건가?!

그러나 그 다음의 일은 더욱더 예상을 벗어난 일이었다.

“니, 니팅거스가 무릎을 꿇었다?”

“무릎 꿇은 거 맞아? 뭔가 대화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안 들려!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하나?”

“저기 가까이 갈 생각이 드냐? 미친놈 같으니….”

구경하러 오긴 했지만 거리는 엄청나게 떨어져 있었다.

그야 더 가까이 들어가면 뼈도 못 추릴 테니 당연한 일.

그 탓에 니팅거스와 태현의 대화는 들리지도 않았다.

태현이 개인 방송을 틀어줬다면 좋았을 테지만 지금 태현은 그런 것에 신경 쓸 정신이 없는 상황.

플레이어들은 궁금해서 미칠 수밖에 없었다.

“대체 무슨 상황이야?!!”

“니, 니팅거스가 항복한 거 아닐까?”

“미쳤냐? 드래곤을 어떻게 항복시켜!”

“그러면 드래곤 사냥은 말 되는 거고? 김태현한테 불가능이 어디 있어!”

“누가 저기 가까이 가서 들어 볼 사람 없냐?”

“…….”

“…….”

“이런 겁쟁이들!”

“겁쟁이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대가리가 있냐 없냐의 문제 같은데….”

“저기 가까이 다가가는 건 뇌가 없는 거지.”

플레이어들은 모두 동의했다.

아무리 구경이 좋아도 그렇지, 100% 확실히 죽는 곳에 고개를 들이미는 놈이 어디 있단 말인가!

“가자! 준비해!”

“예!”

“????”

그러나 패기 넘치게 나서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니팅거스 공격대> 관련으로 영화를 찍으려던 촬영팀이었다.

원래라면 <니팅거스 공격대>가 성공하고, 이 눈물 넘치는 우정과 팀워크를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로 담아낼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호러 영상이 찍히게 된 것이다.

-공격대들이 모이고 준비하고 떠드는 영상은 있는데, 그냥 아쉽게 실패했다고 하고 결말을 낼까요?

-그게 무슨 맥 빠진 결말이야. 물어봐. 2차 레이드는 없대?

-지금 분위기 보니 끝난 것 같습니다. 준비한 게 다 날아간 것 같아요.

-아… 이거 이사회에서 기대 많이 한 기획인데….

영화 스트리밍 기업들은 자기 사이트에 자기들만의 영화를 독점적으로 올리고 싶어했다.

남들과 차별화되는 영화!

그리고 판온은 그런 영화를 만들기에 완벽한 게임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볼거리가 전부 다 들어 있었으니까.

이번이 바로 그 프로젝트의 야심찬 시작이었는데….

-김태현이 공격대 만들었답니다!

-김태현이 니팅거스 잡으러 갔답니다!

-!!!

-찍어! 직접 찍어야 해!

-김태현이 잡을 수 있을까요?

-그건 모르겠고, 무조건 확보해! 제대로 영상 못 확보해서 남들이 찍은 거 갖고 오면 우리는 단체로 모가지야!

촬영팀은 앞으로 내달렸다.

지금 수십 개가 넘는 영상이 올라오고 있었지만, 정말 쓸 만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가까이 붙어야 했다.

가자!

더 가까이!

“우, 우리도 갈까?”

남들이 하면 흔들리는 게 사람 마음.

촬영팀이 목숨 걸고 달려가자 남은 사람들은 ‘그래도 저 정도까지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착각에 빠졌다.

우르르르-

-!

니팅거스는 저 멀리서 몰려오는 사람들의 모습에 긴장했다.

‘이 인간 놈이… 은근히 협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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