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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111화 (1,110/1,826)

§ 나는 될놈이다 1111화

김태현이 니팅거스를 잡으려고 공격대를 만들었다!

이 소식은 순식간에 판온 전체로 퍼졌다. 모두가 니팅거스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와중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김태현! 김태현! 김태현! 김태현! 김태현! 김태현! 김태현!

-김태현이 너희 친구냐? 님 자 뒤에 붙여서 불러라.

-김태현 님! 김태현 님!

-어허. 어디서 김태현 님을 함부로 부르냐? 앞에 빛 자 붙여서 불러라.

-아니 이 상황에서 니팅거스 잡겠다고 나선다고? 와. 진짜 랭커는 생각이 다르구나. 이래서 랭커인가?

-아뇨. 그건 김태현이 이상한 거임.

-나도 랭커인데 잡을 생각 전혀 안 들었거든? 랭커라고 같은 취급하지 말아주라.

게시판에 있던 랭커들은 정색했다.

누굴 같은 취급 하고 있어!

그들도 랭커였지만 지금 니팅거스 잡을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랭커는 그냥 레벨이 남들보다 조금 더 높은 사람인 거지, 미친 사람이 아닌 것이다.

-김태현은 무슨 생각이 있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니팅거스는 무리 같은데.

-그게 너하고 김태현의 차이 아니겠냐. 다들 안 된다고 할 때 혼자서 잡은 게 처음도 아니고.

-그렇지만 진짜 니팅거스는 무리 같잖아. 도시 날리는 거 못 봤냐?

그 말에 모두가 동의했다.

이제까지 매번 고난이도 퀘스트를 깨왔던 태현이었고, 매번 안 된다는 말을 듣고서도 해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번에는 정말 안 될 것 같다!

그만큼 니팅거스가 도시 날리는 영상이 강렬했던 것이다.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던데.

-하지만 김태현은 드래곤 레이드 한 적 있잖아.

-그건 상황이 다르지… 게다가 쟤가 더 세 보이는데.

-악마 군세하고 싸울 때만 해도 ‘와 얘네보다 더 센 놈들이 또 나올까?’ 싶었는데 이렇게 바로 나올 줄은 몰랐다.

-니팅거스는 잡는 게 아니라 피해야 하는 상대라니까.

태현의 팬들도 걱정과 우려를 할 정도의 상대!

드래곤은 잡는 게 아니라 피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다른 걸 기대했다.

-김태현 님… 제발 한 번만 죽어주세요… 리그 경기를 재밌게 만들어주세요…!

-팀 KL 전멸하면 리그 경기 어떻게 되는 거냐? 최소 한 경기, 두 경기는 자동패배하는 거 아냐?

-후보 선수 없지? 얘네 그런 거 없잖아?

다른 팀 팬들!

특히 태현과 곧 싸우게 될 팀의 팬들은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제발 한 번만 죽어줘 김태현!

넌 솔직히 한 번 죽어도 충분히 세잖아!

* * *

앨콧의 부름에 달려온 길드 동맹 랭커들은 어마어마한 숫자에 당황했다.

게다가 여기는….

“잠, 잠깐만. 앨콧. 설마… 너 지금 설마….”

“긴급 대형 전설 퀘스트에 온 걸 축하한다. 너희가 올 줄 알았지.”

앨콧은 자기 할 말만 하고 재빨리 돌아섰다.

이럴 때는 길게 말하는 게 오히려 손해였다.

할 말만 하고 튀자!

물론 길드 동맹 랭커들은 그런 개수작에 넘어가지 않았다.

‘이 미친 자식이 김태현 공격대에 우리를 데리고 와?!’

‘돌았냐?!?!’

‘심지어 그냥 공격대도 아니라 니팅거스 잡으러 가는 공격대잖아!’

김태현과 같이 노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솔직히 그들도 ‘김태현 전설 퀘스트 같이 할래?’ 하면 ‘크윽… 분하다! 거절할 수가 없어!’ 했을 테니까.

근데 이건 니팅거스 레이드잖아!

‘김태현 전설 퀘스트 같이 할래?’가 아니라 ‘김태현하고 같이 죽을래?’ 수준!

“야! 앨콧! 이 자식아! 무시하지 말라고! 이리 오라고!”

“너 이 자식 이리 안 와? 죽고 싶냐?!”

“됐어. 그냥 가면 그만이지. 빨리 떠나자고. 괜히 니팅거스하고 같이 묶이기라도 하면….”

랭커들이 서둘러 떠나려고 하자, 이번에는 케인이 다가왔다.

“??”

“파티에 참가해놓고 명령에 따르지 않는 건 용서할 수 없다. 명령에 따라라!”

“뭔 개소리야??”

“우린 파티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비켜! 팔 여섯 개인 놈아.”

랭커들은 케인을 욕했지만 케인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지금 그의 뒤에 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애들아! 얘네가 감히 명령을 거역하려고 해!”

“뭐? 어떤 놈입니까!”

“감히 공격대의 규칙을 어기다니!”

우르르-

그 많던 플레이어들이 순식간에 주변을 둘러싸고 포위망을 완성시키자 길드 동맹 랭커들은 기겁했다.

그냥 저렙 플레이어들이 아니었다. 고렙 이상은 기본에 랭커들도 우글거렸던 것이다.

‘미친…!’

“뭐? 나보고 팔 여섯 개라고?”

“아, 아니. 그건 오해가 있….”

길드 동맹 랭커들은 눈물을 흘리며 공격대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다.

뭐 이런 놈들이 다 있냐!

* * *

-크아아아아아아아아!

[레드 드래곤 니팅거스가 <분노한 용의 울음>을 사용합니다!]

[지진이 일어납니다!]

니팅거스는 여전히 빡쳐 있었다.

<용의 추락>과 <용의 파멸>이라는 두 대마법을 맞은 탓!

먼 동쪽의 제국, 아스비안 제국은 드래곤 사냥에 있어서는 전문가였다.

그 제국에서 나온 대마법은 아무리 니팅거스라고 해도 쉽게 떨쳐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쿵, 쿵, 쿵, 쿵-

니팅거스는 약화된 상태로 움직였다. 날지 못하는 탓에 근처에 있는 모든 걸 다 파괴하면서!

-크르르르….

니팅거스는 멈칫했다.

바다 근처의 도시들은 전부 치운 상태.

이제 골라야 했다.

오스턴 왕국 쪽으로 올라가든, 아탈리 왕국 쪽으로 내려가든.

그리고 니팅거스는 골랐다.

아탈리 왕국 쪽으로!

“젠장.”

멀리서 일행을 끌고 온 태현은 혀를 찼다.

결국 니팅거스와 한 번은 부딪히게 된 것이다.

태현은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계산했다.

‘후방에는 플레이어들이 대기하고 있다. 펠마른이 이끄는 사제단의 버프를 받으면 최소한 두세 번 정도는 공격할 수 있겠지. 그 이상은 무리다.’

고렙 이상으로 구성된 무시무시한 공격대였지만 태현은 과대평가하지 않았다.

니팅거스의 대마법 앞에서는 특수한 스킬이 없으면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레벨로 어떻게 비빌 수준이 아닌 것이다.

데미지를 넣을 수는 있어도 한 방에 무너진다!

‘포병대와 성기사단들은 강력하긴 한데, 플레이어들과 달리 한 번 날리면 매우 골치 아파진다. 최대한 후방에 두고….’

“김, 김태현. 난 준비 됐다. 명령만 내려줘!”

케인이 옆에서 입을 열었다.

긴장한 게 뻔히 보이는데 어떻게든 멋있어 보이려는 허세!

태현은 피식 웃었다.

“그래. 가자. 걱정 마라. 케인. 일이 꼬여도 어떻게든 여기 있는 놈들 목숨은 살려서 돌려보낼 테니까.”

태현은 언제나 최악을 대비했다.

이 상황에서 최악은 공격대의 전멸.

그걸 피하려면….

‘혼자서 어그로 끈 다음 오스턴 왕국으로 죽어라 달리는 거지.’

“간다! 자, <아키서스의 결의>!”

태현은 바로 스킬을 사용했다.

악마 군세와 싸우면서 권능 스킬들을 많이 쓴 상태였기에 뭘 아낄 상황이 아니었다.

쓸 수 있는 건 전부 쓴다!

“<아키서스의 주사위>!”

[랜덤으로 스탯을 고릅니다!]

[행운이 영구적으로 소모됩니다!]

[14! <위대한 바람의 가호>가 파티 전체에 걸립니다!]

[속도 관련에 크게 보너스가 들어갑니다!]

행운 소모에 속도 버프!

<아키서스의 주사위>도 좋게 나왔다.

이제 <아키서스의 결의>만 좋게 나오면….

[한뜻으로 뭉친 플레이어들이 경험치를 내놓습니다!]

[모인 경험치만큼, 일시적으로 아키서스의 군세가 소환됩니다!]

두근두근!

태현도 이 스킬에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어느 정도가 나올 것인가?

“어? 뭐야?”

“<아키서스의 결의>? 경험치를 내놓으라고?”

“이런 걸 누가 내놓겠어. 나는 내놓겠지만!”

“맞아. 이 스킬 좀 아닌 것 같은데. 다들 이기적으로 굴면 모일 경험치가 없을 거 아냐. 물론 나는 내놓겠지만.”

“확실히 그건 그래. 나라도 내놓아야겠군.”

공격대 플레이어들도 태현과 비슷하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태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이 ‘남이 안 낼 테니까 나라도 내서 김태현 도와줘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 결과….

[경험치가 모였습니다!]

[아키서스의 군세가 소환됩니다!]

콰르릉, 콰쾅! 콰르릉!

갑자기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구름이 옆으로 갈라지며 그 사이로 밝은 빛이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어… 어? 뭐야? 무슨 일이야?”

“잘 모르겠지만 뭔가…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

빠빠빠빠빰-

“???”

웅장한 악기 소리에 태현은 당황했다. 카르바노그도 비슷하게 당황했다.

[이렇게 요란하게 사운드를 넣다니, 보통 놈들이 아니라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보통 이런 요란한 BGM 깔고 나타나는 놈들은 레벨 좀 높은 놈들!

촤아악!

그리고 아키서스의 군세가 나타났다.

[아키서스의 천사들이 아키서스의 나팔을 불며 나타납니다!]

‘천사들이다!’

태현은 놀랐다. 아키서스의 천사라니!

[게다가 최소 최상급 천사 이상이라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파이토스나 사디크 교단의 천사는 만난 적이 있었지만, 그들은 대부분 평범한 천사였다.

그러나 지금 나타나는 천사들은 최상급 이상!

‘최상급 아키서스 천사라니… 그런 게 있었단 말이야?’

태현은 놀랐다.

솔직히 <아키서스의 아기강아지> 같은 거 나올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카르바노그가 놀랐습니다. 모험가들이 저렇게 경험치를 바치다니 미친 것 아니냐고…]

‘야.’

태현은 무시하고 천사들의 모습을 쳐다보았다.

최상급 전투천사라니, 분명 여섯 장의 날개를 달고, 머리에는 빛의 고리가 있으며, 온몸에서 휘황찬란한 광채를 뿜어내는 위엄찬 모습이겠지?

태현뿐만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들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대중적인 천사의 이미지!

…그러나 아키서스의 천사들은 그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놓았다.

“…….”

“…….”

일단 머리가 세 개에, 팔이 여섯 개였다.

“케, 케인 업그레이드판?”

“닥쳐….”

옆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확실히 케인 업그레이드판이라고 할 법했다. 무엇보다 천사들은 케인보다 훨씬 살벌한 기세를 내뿜고 있었던 것이다.

천사… 보다는 악귀에 가까운 모습!

살기 가득한 얼굴에, 여섯 개 팔에 들린 무기들.

그리고 천사의 날개 같은 건 없었다. 대신 등 뒤에 이글거리는 오오라가 넘실거리긴 했다.

‘저건 천사가 아니라 아수라 아닌가?’

삼두육비의 괴물, 아수라!

물론 아수라도 따지고 보면 천사 비슷한 거긴 한데….

[카르바노그가 천사는 주인의 영향을 받으니 모습에 너무 놀라지 말라고 합니다.]

‘그거야 그렇지만 저건 좀 심하게 다르잖아…!’

사디크도 일반적인 천사의 모습이고 파이토스도 일반적인 천사의 모습인데….

누가 보면 전사와 돌연변이의 신인 줄 알겠다!

-전차를 몰아라, 하찮은 것들아!

-아키서스의 전차를 몰아라!

“??”

게다가 아키서스의 천사들은 말을 타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두 바퀴 전차를 타고 있었다.

그거까지는 괜찮았다.

말 대신 전차를 끌고 다닐 수도 있었으니까.

문제는 그 전차를 끌고 있는 게 말이 아니라….

흉폭한 악마들이라는 점이었다.

악마들을 탈것으로 부려먹는 아키서스의 천사들!

“…….”

“…….”

공격대가 모두 할 말을 잃을 정도로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컬쳐쇼크!

저, 저게 대체 뭐냐??

그러는 사이 아키서스의 군세들은 하나둘씩 틈을 빠져나와 하늘을 내달려 태현의 앞에 도착했다.

-주인이시여! 당신의 부름에 미천한 종들이 이리 도착했습니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키에에에에엑!

-이 악마 놈이 시끄럽게! 조용히 하지 못해!

아키서스의 전투천사는 한 팔에 든 채찍을 휘둘러 악마를 후려갈겼다. 번쩍이는 섬광과 불꽃이 타오르며 악마를 공격했다.

-주인이시여! 명령을!

“그, 그래. 명령을 내려야지.”

태현은 간신히 정신줄을 붙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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