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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096화 (1,095/1,826)

§ 나는 될놈이다 1096화

그러나 태현의 회피력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회피에 성공…]

[회피에 성공…]

[회피에 성공…]

[혼종 골렘이 혼란스러워합니다.]

[혼종 골렘이 공격을 포기합니다!]

“…….”

-침입자, 제거 실패. 침입자, 제거 실패. 나는 무능하다. 나는 무능하다.

“?!??!”

혼종 골렘은 멈추더니 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일행은 당황해서 서로 쳐다보았다.

‘야. 그냥 가려고 하는데?’

‘말려야 하나?’

‘저걸 왜 말려요? 적인데.’

‘그, 그러면 잡아야 하나?’

태현도 당황해서 카르바노그에게 물었다.

‘쟤 왜 저래?’

[명령을 이행할 수 없으면 포기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고대 제국 마법사들은 이렇게 합리적이었다고…]

‘합리고 뭐고 간에 저걸 내버려 두면 어떻게 되는데?’

[다른 동료들을 불러오지 않겠냐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

퍼퍼퍼퍼퍽!

태현은 망설임을 끝내고 번개처럼 움직였다.

스탯 작업 좀 더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런데 지금 골렘 들어온 거면 거의 들킨 거 아닌가요?”

“앨콧이 시선을 확실히 잘 끌어주고 있나 본데? 더 안 들어오는 거 보면….”

골렘이 와서 꽤나 시끄러웠을 텐데도 사람이 안 달려온다는 건, 그만큼 다른 쪽에 시선이 쏠려 있는 게 분명했다.

대단하다 앨콧!

“나는 그보다 이런 골렘이 아직 있다는 게 신기한데. 얘 왜 아직도 있냐?”

“뭐가?”

“보통 이런 건 간수 용도잖아. 죄수들이 다 멀쩡히 돌아다니는데 왜 멀쩡히 돌아다니냐는 거지.”

“…!”

일행들은 그제야 태현의 말뜻을 깨달았다.

죄수들이 알아서 돌아다닐 정도면 감옥은 완전히 끝난 셈인데 아직도 간수 역할을 할 법한 골렘이 있다니?

“죄수들이 뺏은 거 아냐?”

“그랬으면 이렇게 멋대로 나타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좀 이상하긴 하군.”

* * *

“요 쥐새끼 같은 놈! 드디어 잡았다. 캬하하!”

“…!”

앨콧은 완성된 포위망에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공격해서 튀어볼까?’

한 놈을 잡아서 포위망을 뚫고 나가려면….

-암살자의 눈!

상대가 자기보다 얼마나 강한지 알려주고 약점을 알려주는 스킬이었다.

자기보다 강하면 붉은색으로, 약하면 흰색으로….

그리고 죄수들은 전부 다 활활 타오르는 붉은색!

‘…망했군!’

“항, 항복하겠습니다.”

원래라면 어떻게든 도망쳤겠지만, 앨콧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김태현이 있으니 구하러 오겠지!

조금 잡혀 있으면 됐다.

“항복이라니. 너는 무슨 속셈으로 여기에 온 놈이냐?”

죄수가 묻자 앨콧은 당황했다.

원래 목적은 말하기 좀 그랬고, 적당한 핑계가 뭐가 있더라?

“그, 제 물건을 훔쳐간 놈들이 있는데 그놈들을 쫓아 왔습니다.”

“어? 설마 그놈들인가?”

죄수들은 당황했다.

마침 새 동료가 생긴 줄 알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미안하게 됐군. 그놈들은 우리의 새 동료가 될 놈들이라서. 동료를 넘겨줄 수는 없지.”

“음… 앗. 이러면 어떨까? 저 친구도 동료로 받아주는 거야.”

미친 아이디어를 내는 키메라 괴수!

앨콧은 질색해서 외쳤다.

“필요 없다!”

[화술 스킬이 낮습니다.]

[<고대 제국의 괴수들>은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광기에 빠져든 상태입니다. 설득에 페널티를 받습니다.]

[설득에 실패합니다!]

“허허. 쑥스러워서 저러나 본데?”

“하긴 서로 화해하면 좋겠지. 같이 시작할 동료들이야 많으면 좋잖나? 서먹함도 덜할 것이고….”

“아니 필요 없다니까!”

-김태현! 김태현! 야! 아까는 정신없어서 대답 못 했는데 도와줘!

-어? 아. 나 지금 스탯 작업 좀 더 하려고 했는데 많이 급하냐?

-많이 급해 이 자식아! 빨리 와!

이러다 케인 되겠다!

* * *

앨콧의 호들갑에 태현 일행은 빠르게 움직였다.

찾는 건 쉬웠다. 아까 시끄러운 소리가 난 곳을 찾아 요새 안을 달리면 됐으니까.

곳곳에 위치한 감옥 막사를 지나, 앨콧이 포위된 골목에 도착!

태현 일행이 멀리서 달려오는 걸 발견하자 앨콧은 마계에서 아키서스를 만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여기야! 여기라고!”

“?”

키메라 죄수들은 고개를 돌렸다. 처음 보는 일행의 모습에 죄수들은 놀라….

지 않았다.

“엇. 뭐야. 저 친구. 키메라잖아?”

“우리 중에 저런 자식을 낳은 친구가 있었나? 우리는 자식을 못 낳는데…?”

[종족이 키메라입니다!]

[고대 제국의 죄수들이 당신에게 매우 호감을 표합니다!]

[친밀도가 크게 오릅니다!]

“…….”

가장 앞에서 방패 들고 있던 케인은 메시지창에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뒤에 있던 정수혁이 슬쩍 물었다.

“설마 케인 씨. 저분들하고 친인척 관계는….”

“뭔 개소리야 인마!?”

그러나 고대 제국 죄수들은 이미 케인을 동족으로 여기고 있는지, 우르르 달려와서 케인을 만지고 쓰다듬고 친근해하기 시작했다.

“이놈 봐. 팔이 여섯 개인데? 아주 잘 뽑혔군.”

“살을 보니 비교적 나이가 젊은 것 같은데. 하하. 잘 됐네. 잘 됐어. 젊은 피가 좀 있어야지.”

“…아니, 누구를 같은 취급하는 거야? 이거 안 놔?!”

케인은 울컥해서 키메라 죄수들을 밀어내려 했다.

[힘 스탯이 밀립니다!]

[키메라 죄수들을 밀어낼 수 없습니다!]

“!”

그러나 케인보다 힘 스탯이 더 높은 키메라 죄수들!

그 괴력에 케인은 깜짝 놀랐다.

“이거 우리 새 동료를 찾으려고 열심히 노력할 필요가 없었는데? 혹시 친구는 더 없나? 같은 종족인?”

키메라들이라면 영지에 더 있긴 했다.

아키서스의 돌연변이들!

태현은 케인에게 신호를 보냈다.

-좀 더 캐물어 봐. 뭐하는 놈들인지 알아야 할 거 아냐.

그러는 사이 앨콧은 슬쩍 눈치를 보며 거리를 벌렸다.

케인이 어그로를 끈 사이 일행에 합류!

“크흐흑… 죽는 줄 알았다…!”

“에이. 공격받지도 않았으면서.”

“지금 키메라로 만든다고 하는데 그게 안 무섭게 생겼냐?!”

“케인 보니까 나름 적응 잘 하던데 뭘.”

일행들이 떠드는 동안 케인은 필사적으로 화술을 시도했다.

화술 스킬은 낮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해야 할 때!

“크흠. 여러분들은 왜 이 요새에 있으신 겁니까?”

“우리? 우리는 제국의 부활을 위해 있지.”

“????”

옆에서 듣고 있던 태현은 의아해했다.

뭔 부활?

“우리는 말이야. 제국의 진정한 혼을 이은 사람들이지. 우리가 아니라면 누가 제국을 부활시킬 수 있겠나? 언데드들? 턱도 없는 소리!”

아스비안 제국의 언데드 귀족들이 들으면 화냈을 소리!

하지만 죄수들의 말은 맞는 말이었다.

그들처럼 살아 있는 고대 제국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정말 특이한 방법으로 살아 있긴 했지만…!

“하지만 우리의 숫자는 너무 적어. 제국을 부활시키려면 더 많은 동지가 필요해.”

“그래서 동지를 만들려고 하는 거지. 암.”

<고대 제국의 부활-고대 제국 퀘스트>

고대 제국 감옥 요새에 갇힌 죄수들은 귀족들부터 범죄자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고대 제국이 멸망하자 자신들만이 고대 제국의 후손이라고 생각하며 제국을 부활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예전에 멸망한 제국을 부활시키는 건 만만치 않은 일.

그들은 불사(不死)의 동료들을 늘려 힘을 키우고, 고대 제국 감옥 요새 지하에 갇힌 황자를 꺼내려고 한다.

만약 그들을 도와 제국을 부활시킬 수 있다면 생각지도 못한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

보상: ?, ???, ????

퀘스트 등급: 전설

“!!!”

아직 드래곤 퀘스트를 깨지도 않았는데 새로 나온 전설 등급 퀘스트!

하지만 전설 등급 퀘스트인 게 납득이 갔다. 예전에 멸망한 고대 제국을 부활시키자고 하는 퀘스트라니….

‘물어볼 게 너무 많은데.’

태현은 순간 고민에 빠졌다. 궁금한 구석이 너무 많은 퀘스트였던 것이다.

‘하나씩 물어보자.’

“지하에 황자가 있다고? 이 요새 지하에?”

“그럼. 예전에 누명을 쓰고 지하에 갇히신 막내 황자님께서 계시지.”

귀족들도 갇혔으니, 왕족들도 갇혔다 해서 이상할 건 없었다.

이 죄수들을 이끌 가장 높은 신분!

그게 바로 지하에 갇힌 막내 황자였던 것이다.

“무슨 누명을 썼지?”

“백성들을 마음대로 죽이고 다녔다는 누명을 쓰셨지.”

“저런. 왜 그런 누명을?”

“흠. 대로에서 백성들을 닥치는 대로 죽여서 아닐까?”

“…그러면 누명이 아니잖아?”

“무슨 소리냐? 황자님께서 죽이실 수도 있지. 그런 죄로 여기까지 보내진 게 잘못인 거야.”

“아….”

태현은 바로 깨달았다.

미친놈들이구나!

[카르바노그가 상종 못 할 또라이들이라고 말합니다!]

고대 제국 시절부터 살아 있었으니 미치는 게 당연한 것!

안 죽으려고 스스로를 키메라로 개조한 놈들이니….

평범해 보여도(사실 겉모습도 이상했지만), 그 광기는 보통이 아니었다.

“그렇군. 그 황자님께서 나오셔서 제국을 만드시면 정말 좋은 제국이 되겠는걸.”

“하하. 뭘 좀 아는걸. 키메라기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곧 키메라가 되려고 준비하고 있지.”

[화술 스킬이 매우 높습…]

[……]

[……]

[거짓말이 성공합니다!]

[친밀도에 추가 보너스를 받습니다!]

“역시. 키메라의 관상이 있다 싶었지!”

죄수들은 태현의 말에 대만족했다. 앨콧은 매우 억울했다. 내 말은 듣지도 않던 놈들이…!

“그런데 제국이 부활하면 지금 있는 왕국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태현은 문득 의아해져서 물었다.

고대 제국의 영토는 대충 에랑스 왕국, 오스턴 왕국, 잘츠 왕국, 아탈리 왕국, 에스파 왕국, 덩글랜드 왕국 등 대충 중앙 대륙 왕국이란 왕국은 다 합친 수준의 거대한 영토였다.

“당연히 황제 폐하께 바쳐야지.”

“으음!”

보통 미친 게 아니야!

태현은 다시 한번 느꼈다.

다른 왕국들이 ‘아 예 하하 고대 제국의 후손이라는데 드려야죠’ 하고 잘도 넘기겠다!

“하지만 우리도 다 생각이 있다.”

“오… 무슨 생각이?”

“왕위를 넘기면 제국의 귀족 칭호와 영주 자리를 주는 관대한 제안이지. 어때?”

“…다들 정말 좋아서 달려들겠군!”

케인이 질겁한 눈빛을 보냈다.

-야! 얘네 완전히 미친놈들인데 언제까지 대화해야 해?!

…라고 말하는 눈빛이었다.

‘기다려 봐라. 미친놈들은 상대할 때 조심해야 해. 조심해서 피해야지.’

이 죄수들은 제국이 멸망하고 나서, 스스로를 키메라로 바꾸고, 지하에 갇힌 황자를 꺼내기 위해 계속 꼬라박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 실패했기에 동료들을 찾고 있는 것!

여기서 키메라 종족으로 갈아타고 <고대 제국의 죄수들>에 가입하게 되면….

-완전 망하는 거야! 알고 있지?!

-알고 있으니 조용히 좀 해. 적당히 설득해서 빠져나갈 거니까.

태현도 제국 깃발 달고 날뛸 생각은 없었다. 아탈리 왕국을 어떻게 만들었는데….

“아까부터 신경 쓰인 건데… 혹시 자네 아키서스 교단 관련자인가?”

“!”

키메라 죄수의 물음에 태현은 놀랐다.

다행히 상대방 눈빛에 ‘아키서스 죽어!’ 같은 자주 보이는 감정은 없었다.

“아키서스 교단의 교황이지.”

“엇. 정말인가! 교황님! 저는 아키서스 교단 성기사였습니다!”

“…사실 사디크 교단의 교황….”

그러자 이번에는 옆에서 튀어나왔다.

“앗! 교황님! 저는 사디크 교단 성기사였….”

“아오 이 끈질긴 놈들.”

“?!?!?”

사디크 교단은 뭐 이리 불쑥불쑥 튀어나와?!

태현은 혀를 찬 다음 말했다.

“아키서스 교단 교황 맞다.”

사디크보다는 아키서스가 낫지 그래도!

“이렇게 교황님을 뵙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그렇게 영광인가?”

“예! 솔직히 교단이 망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카르바노그가 웃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꽉 깨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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