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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066화 (1,065/1,826)

§ 나는 될놈이다 1066화

태현도 폭탄을 쓸 거지만, 혼자서는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고대 수인족 전사들은 워낙 맷집이 좋고 단단해서 폭탄으로 제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답은 더 크고 더 많은 폭탄!

‘문제는 지금 그걸 쓸 만한 놈들이 많지 않다는 거지.’

태현이 데리고 있는 놈들 중 그나마 폭탄을 쓸 수 있는 건 고블린들!

고블린들은 지금 저 숲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으니 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폐하. 저희의 대장장이 기술과 마법만으로도 충분히 싸울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저희에게는 저희의 전통이 있습니다.”

“흠. 그러면 수인족 전사들하고 1:1로 붙어볼 건가?”

“…….”

“…….”

드워프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건 좀 치사하지 않아?!

“방벽에 마법을 설치하면 수인족 전사들도 넘어오기 힘들지는 않을까 싶….”

“아, 시끄럽고. 그렇게 싸워서 언제 잡나. 그리고 사람은 적극적으로 싸워야 해. 공격이 최고의 방어라고. 버티기만 하면 뭐가 나아지나.”

[최고급 화술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겔렌델 공작이 설득됩니다!]

‘아니 왜 네가 설득되냐?’

드워프들 설득하려고 한 말에 감동 받은 건 겔렌델 공작!

공작은 박수를 열렬하게 치며 외쳤다.

“바로 그겁니다! 역시 폐하께서는 뭘 좀 아시는 분입니다. 오크를 그렇게 쓸어버려야 하는데!”

“고맙네. 겔렌델 공작. 그런데 좀 떨어져주지 않겠나?”

그러거나 말거나 겔렌델은 무시하고 태현 옆에 찰싹 붙어서 따라다녔다.

갈카드 드워프 사신단들은 투덜댔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받아들였다.

그들의 힘만으로 싸우기에는 고대 수인족 부족들이 너무 무시무시했던 것이다.

“장로님. 그냥 싸우기에는 너무 위험합니다. 아무리 우리가 강한 드워프들이라고 해도….”

“맞습니다. 이번만은 그냥 넘어가는 게….”

갈카드 드워프들이 싸우는 방식은 전사들과 거의 비슷했다.

무겁고 단단한 중갑을 갖춰 입고, 묵직하게 치고받는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드워프 전사들에게는 마법이 있다는 점이었다.

마법사라는 게 아니라, 싸우기 전에 장비에 각종 마법을 새겨서 싸우는 것이다.

갑옷에서 <반룡의 화염>이 나오고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철퇴의 복수>가 나오는 드워프 마법전사들은 무시무시한 위력을 갖고 있었다.

안 그래도 드워프 전사들은 종족 특성으로 단단하고 강했는데, 거기에 마법 부여까지 들어가니….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고대 수인족 부족들은 위험하다!

“하지만 폐하. 기계공학은 불안정하고 위험한 스킬 아닙니까? 이제 와서 저희가 배운다고 쓸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대들은 좀 떨어져서 폭탄을 써야 할….”

“…….”

드워프들이 정색하자 태현은 급히 달랬다.

“당연히 농담이지. 물론 기계공학 스킬이 없으니 쓰기 힘들겠지만, 다들 대장장이 기술 스킬이 높을 테니 어느 정도는 커버 되겠지.”

대장장이 기술 스킬이 높으면 기계공학 스킬을 쓸 때도 보너스가 붙었다.

“그리고 폭탄 같은 건 다 내가 만들 테니 걱정 안 해도 되네.”

[<최고급 기계공학>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폭탄 연계술> 스킬을…]

[<추가 개조> 스킬을…]

[칭호…]

[고블린들의 비전 제작법을…]

[……]

[새로운 기계공학 아이템을 제작하는데에 추가 보너스를 받습니다!]

태현의 기계공학 스킬은 이제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거장 수준이었다.

최고급 기계공학 6!

수많은 성과 요새와 드래곤을 터뜨려 왔기에 가능한 레벨!

플레이어들 중에서는 독보적인 수준이었고, 진지하게 전설 기계공학 스킬을 노려도 될 수준이었다.

NPC들 중에서 태현보다 높은 기계공학 스킬을 가진 NPC를 찾기 힘들 정도!

[카르바노그가 그건 다들 기계공학을 안 익혀서 그런 거 아니냐고 합니다.]

‘조용히 해라.’

어쨌든 이런 기계공학 스킬 레벨에, 고블린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그들의 제작법을 배운 태현이었다.

고렙 대장장이들이 스스로 제작법을 만들 수 있듯이 태현 또한 그러했다.

‘낮은 기계공학 스킬을 가진 놈들도 무리 없이 다룰 수 있는 난이도에, 재료 적게 들어가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공성 병기.’

양심 없는 조건이었지만, 태현 정도 스킬 레벨이라면 이런 양심 없는 조건을 원해도 됐다.

뛰어난 대장장이는 만원을 받고서도 검 두 자루, 갑옷 세 벌, 방패 하나를 만든 다음 거스름돈 천원을 남겨오는 법!

[<아키서스의 간이 박격포> 제작법을 완성했습니다!]

아키서스의 간이 박격포:

내구력 ?/?, 물리 공격력 ?/?, 마법 공격력 ?/?

패시브 스킬 ‘아키서스의 인도’, 패시브 스킬 ‘아키서스의 위력 강화’, 패시브 스킬 ‘아키서스의 보너스’.

위대한 기계공학 달인이자, 신에게 선택받은 화신이 만든 소형 대포다.

다급하게 만든 간이 대포지만 그 위력을 무시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이 대포에는 아키서스의 힘이 실려 있으니.

(내구력은 대포 재료에 따라 달라짐)

(공격력은 장전된 폭탄에 따라 달라짐)

‘쓸 만하군.’

태현은 오랜만에 제작 직업으로서의 뿌듯함을 느꼈다.

폭탄이 아닌, 이런 공성 병기 제작으로도 이렇게 쓸 만한 아이템이 나오다니!

진지하게 제작만 해도 랭커로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이다.

‘내구력과 공격력이 랜덤인 건 어쩔 수 없고, 생각보다 스킬도 괜찮군.’

전부 다 패시브 스킬인 건 기계공학 스킬이 낮은 사람들도 쓰기 좋았다.

기계공학 스킬이 낮은 사람들은 스킬 발동하다가 역으로 데미지 입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아키서스의 인도>는 명중률 보정, <아키서스의 위력 강화>는 데미지 보정, <아키서스의 보너스>는….

한 발 쏘면 가끔 두, 세 발 나가는 아키서스식 보너스!

무엇보다 좋은 건 제작이 빠르고 크기가 작다는 점이었다.

<아키서스 포병대>의 드워프들은 무조건 크고 아름다운 대포를 좋아했다.

-히히힉! 더 크게! 더 아름답게!

-어차피 악마놈들 에너지로 발사하는 건데 좀 더 커도 돼! 더 크게 갖다 붙여!

<악마가 빙의된 대포>나 <신성력이 부여된 거대 대포> 같은, 거인들이 끌고 다닐 정도의 대형 대포들!

그러나 그게 오히려 단점일 때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지금 같은 경우!

하도 대포가 크니 용용이나 흑흑이가 데리고 올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정도면 괜찮지?”

“괜찮은데요? 토왕이한테 넣어도 될 거 같아요.”

무게 제한은 토왕이한테 상관이 없었다. 일단 배 속으로 넣기만 하면 되니까.

크기만 작으면 OK!

-????

물론 저걸 삼켜야 하는 토왕이 입장에서는 기가 막힌 소리였다.

그만 먹여!!

* * *

뚝딱뚝딱-

태현의 명령에 따라 드워프들은 열심히 일했다. 일손이 부족하자 겔렌델 함대의 엘프 전사들까지 나와야 했다.

지하도시 입구 근처로 드워프식 요새가 순식간에 만들어지고, 그 요새 벽에는 드워프들이 마법을 부여했다.

동시에 임시 대장간에서는 아키서스의 간이 박격포>가 만들어졌다.

과연 드워프들의 솜씨는 대단해서 갖고 온 다니는 금속들만 써서 순식간에 간이 박격포 여러 대를 만들어냈다.

“드워프들. 이 정도는 쓸 수 있을 것 같나?”

“예. 폐하.”

“이 정도라면 저희도….”

걱정 많던 드워프들도 태현이 만들어 준 소형 대포에는 감탄했다.

이 정도 난이도면 쓸 수 있겠다!

고블린들이 만드는 기계공학 아이템과는 차원이 다른 안정성이었다.

물론 고블린들이 봤다면 ‘아니 폐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데 뭐 이렇게 재미없고 심심한 걸 만드십니까??’라고 했을 테지만.

[괴수, <도시파괴자>가 배고파합니다!]

[<도시파괴자>의 불만도가 올라갑니다!]

한창 요새를 완성시켜나가고 있는 도중에 메세지창이 떴다. 태현은 혀를 찼다.

‘거인보다 더 많이 먹는군. 하긴 덩치가 몇 배긴 한데….’

싸운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배고파하는 괴수!

태현은 귀찮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직까지 괴수가 싸워주고 있었으니까.

‘더 만들어야겠군.’

[괴수, <도시파괴자>가 배가 고파서 이성을 잃습니다!]

‘??’

[괴수, <도시파괴자>가 바다 밑으로 돌격합니다!]

“!??!?!?!”

[?!?!?!?]

촤아아아아악-

저 멀리 거대한 파도가 일어나더니 정말 괴수가 바닷속으로 달려가는 게 보였다.

예상 밖의 일에 태현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

태현도 당황할 정도의 상황!

‘어떻게 한다?’

태현의 계획은 원래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춘 다음 수인족들을 여기까지 끌어들여서 크게 데미지를 주고, 그걸로도 안 되면 지하도시로 바로 후퇴해서 고대 제국 망령들도 끌어들이는 거였는데….

“드워프들은 여기서 준비하고 있어라! 난 잠시 갔다올 테니!”

태현은 괴수 뒤를 쫓아가기로 했다.

저렇게 길을 만들어주는 상황을 그냥 두고볼 수는 없다!

태현의 명령에 드워프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충성스러운 드워프들이었기에 태현이 없어도 알아서 요새를 잘 보강하고 대포들을 배치해 놓을 것이다.

“폐하! 따라가겠습니다!”

그러나 겔렌델 공작은 태현의 뒤를 바짝 쫓아 달려왔다. 자기 부하들도 데리고!

물론 부하들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엘프 전사들의 사기가 내려갑니다!]

[엘프 전사들의 불만도가 올라갑니다!]

겔렌델만 신난 상황!

태현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냥 요새 지키는 게 낫지 않나?”

그러다가 진짜 부하들이 반란이라도 일으키면 태현도 곤란해진다!

그러나 겔렌델은 단호했다.

“같이 싸울 기회 아니겠습니까. 제게도 그 영광을 나눠주시지요!”

‘왜 내 근처에는 다 또라이들밖에 없을까?’

[카르바노그가 자기 빼고는 다 비정상이라며 동의합니다.]

‘너도 포함이야….’

* * *

[틸라우를 함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틸라우를 점령했습니다!!]

[공성전에 참가한 모든 플레이어에게 막대한 보상이 들어옵니다!]

[경험치가…]

[명성이…]

[공적치 포인트…]

[……]

“와아아아아아아!”

공성전에 참가하고 있던 플레이어들은 진심을 담아 소리쳤다.

가장 짜릿하고 통쾌한 순간!

한번 이 맛을 보면 공성전에 중독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치열하게 싸우고 싸워서 마침내 들어오는 막대한 보상!

플레이어들은 서로 칭찬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싸웠던 사람들도 지금은 서로를 칭찬했다.

“이야, 사공 길드가 해낼 줄 알았다니깐요. 사공 길드만큼 잘 싸우는 곳이 또 어딨습니까?”

“하하하. 파델라 길마께서 그렇게 말하시니 부끄럽습니다! 저번에는 그렇게 못 싸운다고 하시더니….”

“그때는 정말 못 싸웠으니까 그랬었죠! 하하하!”

“하하하, 하하하….”

그렇지만 가장 기쁜 건 역시 우드스탁 길드였다.

중반까지만 해도 솔직히 실패할 줄 알았다. 틸라우 백작과 기사단이 너무 강했던 것이다.

역시 아키서스 십자군, 아니, 에르네스토 백작령 전사단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

‘아키서스 교단 NPC들은 이상한 축복이나 해주는 웃기는 놈들인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아키서스 교단!

그건 우드스탁 길드한테도 충격이었다. 태현 아니면 별 볼 일 없는 약한 교단이라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갈락파드는 웃으면서 다가왔다. 우드스탁은 그 인자한 모습에 살짝 안심했다.

왠지 모르게 푸근한 우리 할아버지 같다!

싸울 때는 이상하게 미친 사람 같았지만, 싸움이 끝나고 나니 그때 모습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푸근한 인상!

갈락파드는 역시 웃으면서 말했다.

“허허… 모험가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 네. 뭡니까?”

“이제 도시가 함락되었으니 안에 있는 다른 교단 건물들은 전부 다 치워버리겠습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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