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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될놈이다-1048화 (1,047/1,826)

§ 나는 될놈이다 1048화

[<타락한 유니콘의 털가죽>으로 인해 모든 원거리 스킬들의 조준에 크게 페널티…]

[<타락한 유니콘의 환영 그림자>로 인해…]

타락한 유니콘은 유니콘답게 각종 회피 스킬들을 떡칠하고 있었다. 여기서 숨만 쉬어도 바로 텔레포트로 도망치리라.

‘하지만 가까이 다가오면….’

유니콘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보면 정신이 팔리게 마련!

악명 스탯 높은 약탈자 플레이어들을 보고 반해서 헤롱거리면, 빈틈이 분명 드러날 것이다.

‘와라!’

퉷!

그러나 타락한 유니콘은 침을 한 번 딱 뱉더니 그대로 뒤로 사라져버렸다.

“…….”

“…….”

[저걸로는 턱도 없는 것 같다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그냥 유니콘을 타락시키면 안 되나?”

“방법도 모르는데 그걸 언제….”

“후.”

태현은 한숨을 한 번 쉬고 말했다.

“하긴 다른 사람 도움 받아서 날로 먹으려고 했던 게 잘못이지.”

이제까지 날로 먹으려고 했지만 날로 못 먹었던 퀘스트가 몇 개던가!

슬슬 깨달아야 했다.

결국 모든 퀘스트는 직접 해결해야 한다!

[카르바노그가 위로합니다.]

“케인. 나와라.”

“헉… 드디어 폭탄인가?!”

“그, 그렇군…! 폭탄이야!”

뒤에 있던 약탈자 플레이어들이 경악했다.

김태현이라면 하나밖에 없다!

이 숲을 통째로 날려 버리려는 거야!

‘개멋있어…!’

“…아니거든 미친놈들아.”

태현은 질색하는 눈빛으로 약탈자들을 쳐다보았다.

분명 태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플레이를 했는데, 왜 어쩌다가 이런 이미지가 생긴 걸까?

“어? 자폭 아니었어?”

“자폭 아니었습니까?”

케인과 MC도 깜짝!

“…따라오기나 해 인마. 지수야. 너도 좀 도와줄래?”

“네!”

“타이럼 사냥꾼들도 데리고 와줘야 해.”

“네….”

정말 데리고 가기 싫은 표정이다!

* * *

유니콘 계열 몬스터들은 공격력 없는 태현이라고 봐야 했다.

회피력만 비정상적으로 높은 도주형 몬스터들!

그러나 태현도 계속 저주를 맞으면 약해지고 회피 불가능한 저주가 있듯이, 유니콘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권능들 다 써서라도 힘으로 때려잡는다.’

신의 예지를 써서 가장 좋은 위치를 잡은 다음, 타락한 유니콘이 들어오는 순간 바로 영역 선포.

동시에 슬라임 분신을 소환해서 상대를 현혹시키고 뒤에서 아키서스의 돌격을 써서 붙는다.

그 다음은 카르바노그의 창을 쓰든….

‘카르바노그의 창이 안 먹힐 수도 있나? 회피력이 워낙 높으니….’

[카르바노그가 발끈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유니콘 정도가 자신의 권능을 막아내지는 못할 거라고 자신합니다!]

‘다행이군.’

창을 쓰든, 아키서스의 저주를 쓰든 발을 묶는다!

한 번 발을 묶으면 사방에서 거세게 덤벼들 것이다.

게다가 태현한테는 공공이도 있었다.

빙글빙글빙글-

‘들어오는 순간 디버프 폭탄이다.’

빙글빙글!

‘…얘 내 말 알아들은 거 맞겠지.’

태현은 빠르게 지시를 내려서 다시 한번 좁은 포위망을 만들었다.

최고급 전술 스킬은 어디 가지 않아서, 버프 받은 포위망은 촘촘하게 숲을 쪼갰다.

[최고급 전술 스킬로 인해 파티 전체에…]

[……]

“안 나타나는데, 약탈자 플레이어들을 다시 보낼까요?”

“아니. 괜히 자극하는 것보다는 기다리자.”

태현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타락한 유니콘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타락한 유니콘이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숨을 죽였다.

약탈자 플레이어들은 미끼 역할도 제대로 못 했지만, 이번에 있는 건 태현이었다.

과연 세계 최고 플레이어 중 하나인 태현은 어떤 활약을 보여줄 것인가?

꿀꺽!

누군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김태현의 스킬을 여기서 보게 되다니…! 평생 자랑해도 되겠다!’

‘눈 한 번 깜박이면 놓칠지도 몰라!’

‘내가 이런 걸 방송으로 잡게 되다니….’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얽히는 바로 그때!

타락한 유니콘이 후다닥 달려오기 시작했다.

“!??”

‘뭐야?!’

다그닥, 다그닥-

원래 침입자를 보면 무조건 도망쳐야 하는 타락한 유니콘이 이쪽으로 달려오자 일행은 깜짝 놀랐다.

‘타락한 유니콘이 공격하는 건가?’

‘유니콘은 공격 능력이 거의 없지 않아?’

‘타락한 유니콘은 뭔가 다를지도…?’

[타락한 유니콘이 당신의 악명 스탯을 보고 반합니다!]

[아키서스의 화신입니다! 타락한 유니콘이 당신의 위업에 감동합니다!]

[신성 스탯이 매우 높습니다! 타락한 유니콘이 당신의…]

[……]

촤아악-

타락한 유니콘은 태현 앞에서 멈춰 서더니 재빨리 혓바닥을 내밀어 태현의 손을 핥았다.

그러고는 마치 재롱이라도 부리듯이 고개를 푸르르 흔들어댔다.

절대복종의 자세!

[타락한 유니콘이 당신의 밑으로 들어옵니다!]

[악명이 크게 오릅니다!]

‘내가 뭘 했다고…!’

[아키서스 교단의 명성이 크게 오릅니다!]

[타락한 유니콘의 이름이 <아키서스의 타락한 유니콘>으로 변합니다!]

[<아키서스의 타락한 유니콘>은 대륙에서 손꼽히는 마수로, 그 명성은 오래전부터 내려오고 있습니다. 사악한 이들이 보면 당신의 탈것을 부러워할 것입니다!]

[<아키서스의 타락한 유니콘>은 겁이 많고 전투 능력이 거의 없지만, 도망치는 능력 하나만큼은 매우 강력합니다.]

[……]

“…….”

-…….

[…….]

태현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메시지창을 쳐다보았다.

타락한 유니콘은 그 유명세에 비해 의외로 쓸모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탈것 구하려고 온 게 아니라 뿔 구하려고 온 거긴 했지만….

‘무엇보다 겁이 많다는 건 좀 심각한 문제인데.’

태현과 같이 다니는데 겁이 많으면 어쩌란 말인가.

물론 도망치는 능력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나 하위호환 아닌가?’

[카르바노그가 동의합니다.]

아무리 타락한 유니콘이 잘 도망친다 하더라도 태현보다 잘 도망치지는 못할 것이다!

강력한 행운 스탯과 각종 뺏은 권능으로 무장한 태현은, 생존능력 하나만큼은 아무도 따라올 수 없었다.

-잘 들어왔다. 유니콘. 내가 바로 블랙 드래곤 흑흑이다. 잘 모시는 게 좋을 것이다.

흑흑이는 그새 유니콘한테 다가가 으스대고 있었다.

새로 들어온 마수한테 확실히 누가 위인지 알려주겠다!

타락한 유니콘은 깜짝 놀라더니 고개를 숙였다.

-후후. 그래. 바로 그렇….

푹!

그리고 들이박기!

타락한 유니콘이 고개를 숙였던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이 자식이 감히!?

-푸흐흥!

투닥거리는 둘을 보며 태현은 의아해했다.

‘겁 많다고 하지 않았나?’

[겁이 많아도 사디크의 마수는 만만해 보였던 게 아닐까 하고 카르바노그가 추측합니다.]

‘…….’

사디크가 이제 좀 진짜로 불쌍해지는데…!?

“으음. 그래. 뭐. 있어서 나쁠 건 없지.”

태현은 타락한 유니콘의 쓸모를 찾다가 포기하고 불렀다.

“자. 이리 와라.”

-푸르릉!

유니콘은 신이 나서 다가왔다.

“뿔 좀 빌릴게.”

-푸릉?

뽁!

-푸흐흥!!

타락한 유니콘은 깜짝 놀랐지만 태현이 한 발 더 빨랐다.

[<타락한 유니콘의 뿔>을 뽑았습니다!]

-푸흐흥! 푸흥! 푸흥!

타락한 유니콘은 매우 화가 났는지 앞발을 구르며 화를 냈다.

[카르바노그가 사디크 같은 짓이라며 욕하고 있다고 전해줍니다.]

‘그런 욕으로 사람 마음을 흔들려고 하다니. 아직 멀었군.’

그러는 사이 반가운 메시지창이 떴다.

[<태초의 불>에 필요한 재료를 전부 모았습니다!]

<태초의 불-대장장이 기술 퀘스트>

경지에 오른 대장장이들은 더욱 강한 화염을 다룰 수 있고, 그 경지를 뛰어넘은 대장장이들은 세계가 처음 열릴 때부터 있었던 <태초의 불>을 조금이나마 다룰 수 있다.

<태초의 불>은 모든 금속을 녹일 수 있는 강력한 화염!

인성은 개판이지만 뛰어난 대장장이인 드워프 베켈프는 <태초의 불>을 조금이나마 다룰 수 있다.

그러나 <태초의 불>을 위해서는 강력한 재료가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재료를 구해 <태초의 불>을 완성시켜라!

-블랙 드래곤의 비늘.

-타락한 유니콘의 뿔.

-세이렌의 눈물.

-불사조의 깃털.

‘오오…!’

태현은 반가운 메시지창에 눈을 반짝였다.

드디어 하늘성에 <태초의 불>을 설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아다만티움 녹여서 세트 아이템부터 만들어야겠다.’

아다만티움 갑옷! 아다만티움 건틀렛! 아다만티움 부츠! 아다만티움 손수건!

[카르바노그가 정신 차리라고 말합니다!]

‘걱정 마. 카르바노그. 난 제정신이니까.’

태현은 유니콘을 쳐다보았다. 타고 다녔다가는 지가 알아서 도망칠 것 같고….

‘역시 토왕이처럼 쓰는 게 답인가?’

토왕이는 전투 능력은 없었지만, 전투 외적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유니콘도 그런 면에서는 매우 뛰어난 탈것!

‘하긴 내가 도망칠 때 누구를 업고 도망칠 수는 없으니까, 나쁘지는 않을지도 모르겠어.’

-????

-김태현 직업이 혹시 ‘유니콘 조련사’였나요?

-아니… 진짜 테이머 계열 아님? 데리고 다니는 희귀한 펫들도 그렇고 진짜 테이머 아닌가?

-아키서스의 테이머나 아키서스의 마수 조련사 같은 거 아님?

태현도 어이가 없었지만, 보고 있던 사람들은 더더욱 놀랐다.

유니콘이 저렇게 쉽게 다가오는 건 처음 본다!

유니콘을 얼마나 잡기 힘든지 잘 아는 플레이어들일수록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 이건 사기야…! 사기라고!

-김태현이 손에 뭐 들고 있던 거 아닌가? 유니콘이 좋아하는 아이템 같은 거.

-진짜 그런 거 아니면 설명이 안 되는데요??

-김태현이 악명 스탯 높아서 그런 거 아님?

-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높아봤자 얼마나 높다고 타락한 유니콘을 한 번에 끌어당기냐! 그러려면 몇만은 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신성 관련 직업이잖아?? 유니콘이 따를 이유가 없는데??

플레이어들은 대혼란!

그러거나 말거나 태현 일행은 유유히 떠날 준비를 했다.

“잠, 잠깐. 김태현 선수! 잠깐만요! 방금 있었던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설명을… 안 돼! 날아간다!”

“김, 김태현 선수!”

사전에 말한 대로 퀘스트 끝나자마자 쿨하게 떠나버리는 태현!

* * *

“지… 지원군이 왔습니다!”

“뭐? 진짜?!”

우드스탁 길마는 화들짝 놀랐다.

태현이 정말 지원을 보내주다니?!

‘김태현…! 오해해서 미안하다!’

“내가 뭐라고 했냐! 김태현이 겉으로는 성질 더러워 보여도….”

“실제로도 성질 더럽지 않나요?”

“조용히 해! 부정 타게 어디서!”

[공성전에 <에르네스토 백작령 전사단>이 참가합니다!]

[공성전에 <악마의 대장간 대장장이>들이 참가합니다!]

“봐라! 이걸!”

“오….”

“진짜 제대로 된 전력이잖아?”

“김태현이 우리 길마님을 진짜 신경써주는 건가? 아니, 뭐가 예뻐서?”

“그러게?”

“…….”

우드스탁은 이를 갈며 외쳤다.

“나가서 플레이어들한테 이 소식을 알려주기나 해!”

“예!”

‘어. 근데 악마의 대장간이 어디였지?’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우드스탁의 고민과 별개로, 플레이어들의 반응은 최고였다.

김태현이 지원을 보내주다니!

“김태현이 지원을 했다는 건 할 만하니까 보낸 거겠지?”

“그렇지! 당연히 그거밖에 없지.”

이탈하던 파티들도 다시 돌아오는 태현의 이름!

해산되려던 공성전에 다시 활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더워 죽겠는데 빨리 좀 끝냈으면 좋겠다.”

“밤이면 모를까 낮에는 쪄죽을 정도니 뭔….”

플레이어들은 여기서 <화산의 저주>가 멈춘 줄 알았다.

그러나 <화산의 저주>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었다.

“전사단 들어온다! 서쪽 성문 쪽에 도착했대! 보러 가자!”

“그런데 <에르네스토 백작령 전사단>이 뭐하는 NPC들이지?”

“글쎄? 기사단인가? 어쨌든 이상한 놈들은 아닐 거 아냐! 그거면 됐지!”

“하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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